덕분에 다른 동료를 다치게 만들었고, 하루는 초롱초롱한 눈을 한 체 혜림을 바라보다 이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깨문다. 카사의 팔이 날아간다, 치료를 했던 카사의 몸에 검이 박혀든다. 그것은 자신을 지키려다 그런 것이었으니까. 물론 카사의 포지션에선 당연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제 몸 하나는 보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 서포터는 물론 다른 사람들을 돕는 위치라는 것은 알지만, 발목을 잡지 않게 제 몸을 지킬 수 있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어야 돕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조금이라도 익혀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여쭤봤어요.. 아무래도 의념발화가 기초가 될 것 같아서.. "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하루가 자신의 손을 매만지며 잠시 눈을 내리깔았다. 역시, 누군가 다치는 모습을 보는 것을 떠올리는 것은 영 좋지 않단 생각을 하면서.
무엇이든 완전히 계산하고 행동할 순 없습니다.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주는 세상 같은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증거, 가득 쏟아져나오는 내 생명을 보고도 '그렇구나' 납득할 수 있었겠죠. 오늘은... 잘 해내지 못한 겁니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 간신히 서 있는 것이 고작, 싸움 같은 건 이제 무리란 걸 잘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웃기지 마라고, 건방떨지 마라고. 그 말을 하는 당신은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걸까요? 이 상황에서, 정말로? 웃음 떨어진 얼굴로 어느새 힘이 풀려 있던 다리를 일으켜세워 일어나봅니다.
처음 의념을 각성했을 때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 권태에 젖은 머리를 일깨우고, 사고방식을 뒤흔드는 듯한 충격. 너는 할 수 있어. 할 수 있겠지? 해. 라니─이곳에 온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무언가를 해낼 것 같지 않았던 나에게 그런 말을. 이전의 동료와 싸울 때 나는 무엇을 했나요. 그녀를 지키기 위해 싸웠고, 그를 돕기 위해 싸웠습니다. 지금의 동료와 싸울 때 나는 무엇을 했나요. 그가 나를 지켰기에, 싸우는 그들을 보며 뒤에서 생각했을 뿐. 그런 역할을 요구받았다 생각했기에. 필요해지기 전까지 무기를 뽑아들지도 않았던가요. 됐어, 이런 건. 장기를 이식하듯 나 자신에 녹아든 태도를 뜯어냈다. 나아가는 법을 알려줬으니까 할 수 있겠지. 싸워라, 가디언답게, 영웅답게. 그런 말을 들었다고 당장 영웅처럼 굴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의 기억을 잊어버리려 해도 잊어버릴 수 없는 기억처럼 소중히 간직해둔다면. 그렇게 될까. 목줄을 뜯어내고도 목장에 우두커니 앉아 있던 짐승은, 인간의 탈을 뒤집어쓴 무정(無情)은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잘 모를,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에 차올라, 지금만큼은 흘러내리지 않고 구슬을 한가득 채워간다.
"나, 랜스가 되려는 생각은 완전 접었는데."
이건, 완전히 랜스 하라는 것 같잖아. 이런 걸 요구하는 건 싫어, 알겠어? 라고 말하는 듯, 반항하듯, 강화된 신속을 적극적으로 발휘한다. 마치 꿰뚫는 창과 같이 매섭고 날카롭게, 채찍을 휘두른다. 고블린 하나하나, 과분하다 싶을 만큼 깔끔하게. 앞을 가로막는 적을 모두 찢어놓을 수 있는 힘을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하나, 많은 단수들에게 한 번씩 정확히, 쳐내듯 튕겨낸다. 모든 것은 고블린 킹을 향해 단 한번의 공격을 꽂아넣으려는 성현을 감히 방해하려 드는 것들을 치워내기 위해, 도와주기 위해. 이 의뢰가 끝나면 같이 샴페인이라도 따자, 어때?
#의념기 쓰고 나서 망념이 얼마나 남았는진 모르겠네요. 그냥 다 쏟습니다. 꿰뚫는 창에. 망념 99 가즈아!!
>>763 자신이 할 일을 마치고 에릭은 느긋하게 자리에 앉습니다. 어디에선가 만들어진 붉은 의자에 앉아, 자신의 제자들이 펼치는 재롱을 지켜볼 뿐. 더 이상 나서지는 않습니다.
나이젤이 팔을 뻗어 가볍게 채찍을 휘두르자 한 무리의 고블린들이 육편이 되어 사라집니다. 말 그대로 폭력에 어울리는, 압도적인 힘입니다! 그렇게 고블린들을 쓸어버리는 나이젤을 뒤로한 채 성현은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우며 주먹을 내뻗습니다. 풍압, 아주 짧은 풍압이 지나가고, 고블린 왕의 머리는 너무나도 간단하게 짓이겨 사라지고 맙니다. 이리도 허무하게 끝날 일이었나, 하고 나이젤과 성현은 생각하지만.. 에릭은 당연하다는 듯 웃습니다.
보스를 토벌하였습니다! 이후 의뢰를 계속 진행해주세요!
>>769 가람은 검도부의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꽤 많은 부원들이 검을 쥐고, 자시를 잡으며, 휘두르고 있습니다. 그 중앙에는 한 미청년이 부원들로 보이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릿저릿할 정도로 느껴지는, 강자 특유의 향기가 흘러나는 것 같습니다.
" 휴식. "
학생들이 검을 내리고 휴식을 취하는 틈에, 연푸른 기운이 도는 검은 눈동자가 가람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꺼냅니다.
" 신입이십니까? "
>>772 " 덱? 덱이야 사실 뭐.. 무난한 거 많지. 예를 들면 스타더스트도 괜찮은 편이고, 래빗월드같은 덱들도 보편적이고 말야. "
여러 덱들의 이름과 효과를 듣습니다! 스타더스트 - 우연, 확률에 우선시한 덱. 래빗월드 - 다수, 반복 확률을 우선시한 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