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웅이 되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박수와 환호 소리, 나에 대한 칭찬을 늘여놓는 매스컴, 모두가 영웅이라 추켜세우는 박수. 나를 사랑하는 사람까지. 분명 행복해야 마땅할 삶이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나는 영웅으로의 삶보다 과거의 그 삶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소시민다운 생각이었다. 소년은 나를 보며 말헀다. 이제 행복하지 않아? 모든 것을 다 가졌잖아. 나는 답했다. 모든 것을 가지긴 했지. 나 스스로를 빼고 말야. 소년은 그때서야 꺄르르 웃으며 날 바라봤다. 바-보. 그걸 이제 아셨어?
카사는 의외로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언제나 즐거웠고, 아는 누군가, 그러니까, 친구에게서 배우는 것은 특이나 즐거웠다. 외로움이 기쁨으로 바뀌는 것은 카사에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에릭도 웃고 있었다. 눈을 마주보고, 소리를 내어 즐거움을 표현하고, 진심으로 자신을 봐주고 답해준다. 그게 즐거웠다. 처음에 경계심이 있어서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이것저것 배우고, 에릭의 도움으로 여러가지를 배우고, 자신도 에릭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마음을 놓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카사는, 그러니까, 아는 것이 적었다.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라 해도 경험해본 바가 적고, 노력해서 지식을 긁어 모은 기간이 남보다 월등히 적었다. 그럼에도, 혹은 그렇기에 특정 분야에는 자신이 있다 할수있었다. 예를 들자면, 늑대에게는 당연하겠지만 언어가 없다. 언어보다는, 상대에게 몸과 표정으로 보이는 부분이 소통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왜 이런 얘기를 꺼내는 가 하면, 카사는 에릭의 얼굴의 변화를 눈치 챌수 밖에 없었다는 말이다.
".......에릭?"
해맑은 미소가 연기마냥 순식간에 사라진다. 조심스레 말을 꺼내게 되는 카사. 에릭이 다시 꺼낸 가면의 미소에 대한 카사의 반응은, 두려움에 가까울 정도였다.
"......어... 왜 그래? 할멈을 알아?"
머리를 굴리면 그 쪽에서 반응 했으니까... 미간이 모여져 심장이 떨어지는 감정을 그대로 표출한다. 그러다가 아예 새파랗게 변하는 얼굴.
"에에에에엑?!?! 왜?!!? 아니 왜??!! 내가 싫어진거야?!?"
저번에 분명 위험한 자라고 이야기를 나눴다! 죽이겠다고 약속 같은 것도 했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에릭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주 그냥 죽이겠다는 말이지 않는가?!?!
사격의 경우 - 사정거리와 명중률, 그리고 파괴력도 기대할 수 있음. 탄약은 부피부터가 투척물과 다르기에 보급에 있어서도 상당한 이점을 볼 수 있다. 원거리에서 안정적으로 고위력의 공격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거리 공격수의 역할에 충실함. 다만, 폭발물의 다양한 운용에 있어선 투척을 익힌 것보다는 조금 아쉬울 수가 있다.
투척의 경우 - 손에 드는 폭발물의 질량이 다르기에 다양한 탄종으로의 응용이 용이하고, 폭발물 자체의 위력도 더욱 기대하기 좋다. 총기의 탄약 구경이나, 탄약의 유무 여부에 무관하게 적당히 현장에서 의념을 주입해 무기로 사용하는 유연함이 장점.
과거 에릭 하르트만에겐 친구가 있었다. 같이 의뢰에서 뒹굴고, 그저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친구들이 있었다. 가끔은 싸우기도 했지만, 금방 풀리기도 했다. 에릭 하르트만은 그런 우정이 변하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했고, 셋은 영원히 함께 있을 것 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의뢰나 수업이 끝나면, 에릭 하르트만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카페에 다른 두 사람을 대리고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가게에 들어가서 가장 끝자리. 음악 소리가 가깝게 들리기도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조용한 자리. 혼자 앉기에는 테이블이 너무 커서 부담스러웠지만, 셋이라면 문제 없었다.
그러나, 에릭 하르트만이 재능이란 핑계를 내세우며, 서포터로 도피하고..다른 두 사람과의 격차가 벌어지자. 그의 마음속에 생긴 질투라는 감정이 그를 날카롭게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에릭은 두 사람을 멀리했다. 만약 에릭이 두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했으면,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도와줬을 것 이다. 그들은 좋은 친구였으니까. 하지만...사소한 질투에 눈이 멀어 두 사람을 멀리한 것 은 그였다.
에릭 하르트만은 더이상 카페 가장 끝자리에 앉을 수 없게 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카사는 눈치가 빠른 아이다. 바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눈치에는 민감했다. 에릭의 변화 쯤이야 손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 이다. 그의 마음이 검게 변해가는 것 쯤이야.가볍게 눈치챌 것 이다.
" 아브엘라 말이지? 알고 있어. 그 사람에게 워리어에 대해서 아주 조금 배웠거든...... 그런데 . "
그런데.. 아브엘라는 분명 그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는 느낌으로 말했다. 재능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진 않았다. 하지만, 조바심에 미쳐가던 에릭에겐..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제자로 받아주라는 부탁을 거절당했어.... "
솔직하게 굴기로 말하자면, 에릭은 자신이 재능있는 사람을 질투한다는 것을 알고있다. 아무리 털어내고 털어내도. 자신의 결점인 부분을 상대방이 지니고 있다면, 질투는 빠른속도로 다시 쌓아올려진다. 그렇기에 에릭은 재능의 원석과도 같은 반짝 거리는 사람을.. 기피했다.
" 뜬금없지만...카사는 반짝거리는구나. "
아마 이것은 카사가 말한 '자신을 싫어하냐'는 질문에 충분한 대답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에릭 하르트만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아이에게 질투심을 느낀다. 그녀가 가진 재능과, 그녀가 가진 자신은 없는 것에 때문에
갑자기 뒤바뀐 분위기. 카사는 자기도 모르게 한 발짜국, 뒤로 물러섰다. 뭐지, 뭐지?? 잘 놀고 있었는데, 분명...!? 내가 뭘 잘못한 것일까?! 모르는 게 많고, 사람을 정확히 어떻게 대할 지 모르는 카사는 실수를 많이 해서, 실수로 에릭을 화내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친구가 없는 걸까. 으악! 이럴때는 자신이 이런 경험이 없다는 게 너무 미울수 밖에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머리카락를 흐트려 버린다. 그런 와중에 고개를 들어 살펴보는 에릭의 얼굴은... 분명 웃고 있는데, 검다.
뭘 한거지? 에릭은 친구가 많을 것이다. 뭐가 그를 그렇게 화나게 한 건지, 그는 잘 알고 있을테다. 잘못은 분명 카사에게 있을텐데, 그 잘못이 뭔지 전혀 모르겠다! 카사가 아니면 알 것이다. 순간적으로 울분이 넘쳐버린다. 왜 나는 알지 못하는 걸까. 내 주위의 사람들이 다 알 것을 왜 나는 모르는 것일까. 모두에게 쉬운 것이 나에겐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이상한 기분이다. 실제로는 질투에 가까운 감정일테다. 처음 느껴보는 이 감정을 카사는 이름을 몰랐다.
"그....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잘못했어. 정확이 뭘 잘못했는 지 알려주면, 다음부터는 안 할께..."
그래도 잘못을 하면 사과를 하는 게 옳다. 그렇게 배웠고, 혜찬선생님도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배워나가면 된다고 했으니,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사과부터 한다. 최대한 머리를 굴려 나온 결과가 이거다. 에릭을 더 열불 뻣치게 할 말이라는 것은 또 모르고.
"어?! 할멈을 알아? 어떻게 알아?!"
순간의 감정도 잊은 채, 놀라움에 눈이 접시만해진다. 이럴수가, 할멈은 나만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진심으로 놀란 건지, 한 동안 입이 벌어지다 간신히 고개를 끄덕인다. 거절당했구나. 뭐, 그럴수도 있지. 스승인 할멈은 상상하기 어렵네. 근데 그게 왜 화나게 했지? 에릭에게는 큰 일이 카사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것이 되어버린다.
"반짝...? 아니, 딱히 그렇지는..."
떨떠스럼하게 자신의 옷차림을 흩어봐도, 딱히 반짝이는 것이 붙어있지는 않아 혼란스러워 한다. 언어로 소통을 해도 이렇게 두 사람은 떨어져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