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웅이 되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박수와 환호 소리, 나에 대한 칭찬을 늘여놓는 매스컴, 모두가 영웅이라 추켜세우는 박수. 나를 사랑하는 사람까지. 분명 행복해야 마땅할 삶이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나는 영웅으로의 삶보다 과거의 그 삶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소시민다운 생각이었다. 소년은 나를 보며 말헀다. 이제 행복하지 않아? 모든 것을 다 가졌잖아. 나는 답했다. 모든 것을 가지긴 했지. 나 스스로를 빼고 말야. 소년은 그때서야 꺄르르 웃으며 날 바라봤다. 바-보. 그걸 이제 아셨어?
>>500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환상의 날개~ 날아~ 오르라~ 그런 유명한 노래의 한 구절이 들리는 듯합니다. 망념이 빨리 쌓이는 만큼 토끼귀가 뿅뿅뿅 소리를 내며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대로 지훈이를 끌어올려 인간이 쭉 바라왔던 새의 영역으로 인도하려 합니다. 사람은 언제나 비행을 꿈꾸고 날개를 그려왔습니다. 점점 몸이 땅에서 멀어지고, 구름에 가까워지고, 모두가 있던 섬이 작아지기 시작하고, 너른 바다가 점점 더 넓게 보이기 시작했을 땐 그 이유를 알 수밖에 없어졌을 겁니다. 아무렴, 이렇게 아름다운걸요. 언젠가 지훈이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위해 떠나왔을 고향, 다른 아는 사람들의 고향, 지금도 살아가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의 땅이 상상 속에 그려지는 듯합니다. 아직은 보이지 않지만, 저 바다를 넘어 날아가다 보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짠 바닷바람을 맡으며, 뿅뿅 돌아가는 토끼귀의 소리를 들으며, 지훈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501 그 장소로 이동합니다! 이동... 하... 어? 그 장소가 어디였죠? 바다는 아무리 헤매도 아까 그 자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같은 장소를 빙빙 돌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어디선가, "야, 야! 빨리 덮어! 막아!" 같은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505 덮어 막아 하는 곳으로 뛰어갑니다! 수수께끼의 간섭력이 막고 있던 기분이 들지만, 내가 간다!!!를 외치는 바다 앞에선 무력합니다. . . . 복면을 쓴 수상쩍은 사람들이 바닥에 뚫린 큰 구멍을 메우려 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몸으로 가려보려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안에 있던 무언가를... 바다는... 보았나요? 마치 이 세상이 단순한 창작물에 불과하다는 것처럼 여기는 듯한 누군가의 시선과 마주쳤습니다. 카메라를 든 사람들, 눈이 아플 정도로 초록색인 크로마키, 시끄럽게 떠드는 목소리. 그리고... 해룡 히르히스의 몸에서 지퍼를 열고 나오는 인형탈 연기자들. 아... 안돼! 이건 꿈이야!
바다는 청월 기숙사 방에서 일어납니다. 또 꿈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로 꿈일까요? 어쩌면 이 세상은, 정말로 누군가의 꿈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요?
>>506 크로와상 머리를 손질합니다. 맛있는 크로와상을 먹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뭔가 잘 되는 기분입니다! 에미리는 완벽하게 손질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매력이 A로 올라간 기분은 듭니다.
>>510 자, 잠깐! 망념 풀매수의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저 하늘의 별이 되려던 지훈이는 곧 추락하고 맙니다. 다행히, 하이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토끼귀에서 낙하산이 펼쳐집니다.
>>530 뿔을 잡아당깁니다. 여러 동물의 특징을 두루 가진 동물들의 왕, 용의 피가 섞였다는 증표인 사슴의 뿔이 만져집니다. 매끈할 수도, 울퉁불퉁할 수도, 휘어 있을수도, 곧게 뻗었을 수도, 단단할 수도, 비교적 말랑할 수도 있지만... 의심할 필요 없이, 너무나 당연하게, 당신에게 달려 있는 뿔입니다.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당신의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