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이분법이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정체 모를 소년의 손이라도 붙잡아야만 했다. 살기 위해선 이 소년의 발이라도 붙잡아야 했다. 나는, 영웅이라는 꿈을 꾸었을 뿐이다. 분명 그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존경을 받는 그런 영웅이 말이다. 소년은 키득거리며 날 바라봤다. 마치 즐거운 장난감을 만났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저런 눈이라도 괜찮다. 나는 소년에게 손을 뻗었다. 좋아. 내 소원을 이루어다오.
그러고보니 지아 양, 지난 가디언칩 대화를 끝으로 반응이 없으셨던데...무슨 일이라도 있으신 것일까요? 조금 마음에 걸렸었던 대화였기에 역시 아무래도 안부를 여쭤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다시금 가디언칩 연락처란을 열었습니다. 맨 위에 있는 네 명의 사오토메를 제치고 스크롤이 내려가고 내려가고 또 내려갔습니다. Y...Yoon....아, 여기 있네요!
[똑똑~? 🎵] [깨어계신가요 지아양~? ] [평안한 밤이어요! ] [٩(๑❛ᴗ❛๑)۶]
평안한 밤이 아닐지라도, 적어도 인사할 때에는 평안을 비는 게 좋겠지요? 문자를 보낸 뒤 느긋하게 베개에 몸을 기댔습니다. 답장은 늦어도 아무래도 좋습니다...
후안주께서 말씀하신거 되게 좋아보이네요. 솔직히 갓 시트내서 진행에 참가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은 각자 목적이 있고, 캐릭터마다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뭔가를 따라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거든요... 무작정 이런 걸 해보고 저런 걸 해보고 한다고 해도 내가 이제 뭘 해야 하지? 하고... 혼자서 끙끙 고민하고 앓게 되고.. 위키의 정보를 본다고 해도 해당 캐릭터가 뭐하는 캐릭터이며, 어디서 처음 등장했고, 어떻게 언급되는지도 모르니 잡담에도 못 낀다고 생각해요... 당장 저만해도 에반 에반 하는 거 위키를 봐도 기억을 못해가지고 에반이 누구였지... 뭐하는 사람이었지... 하고 혼자서 고민했어요.
당장 게이트 클로징! 이라는 목표가 생기면 일단 그거에 집중이라도 할 수 있고, 게이트 클로징을 좀 더 잘 하고 싶다! 하는 욕구가 생겨서 수련이나 혹은 더 성장하기 위해 동아리 가입이나 그런 걸 할 수 있겠죠? 또, 보상으로 GP를 받으면 그 GP가 있기 때문에 초반 육성에 도움이 될만한 아이템을 산다거나 혹은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본다거나 하는 선택도 할 수 있겠죠. 자유를 깨닫기 위해선 약간의 억압이 필요한 것처럼, 처음 오신 분들에게 의도적으로 어떠한 목표나 목적을 제시하는 거 진짜 좋아보여요.
>>710 전혀 아니야... 인간관계 - 지인은 찬후 1명밖에 없음, 그마저도 호감도가 올라 갔는지 아닌지 구분을 못하겠음. 동아리 부원이 몇 명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 의뢰 - 1번이 끝! 그마저도 버스 탔음! 그림 - 망념 집중 포화 밖에 모름! 거기다 그림...만.., 그려서... 뭐해.... 쓸모가 없어!
허수아비가 어디 있지? 허수아비는 수련장에 있지. 수련장은 어디 있지? 찬혁이가 아프란시아니까 아프란시아에 있겠지. 아프란시아는 어디 있지? 아프란시아 학교에 있는데... 찬혁이는 허수아비 끌고 수련장을 나오고 학교까지 나와서 나이젤이 있을 만한 곳으로 온 건가? (머리 도는 중)
강찬혁은 인생 최대의 실수를 했다. 그것을 의념으로 강화된 지속적인 숟가락 공격을 받으며 실감했다. 바로 허수아비를 심하게 다루는 것이었다. 강찬혁은 열심히 허수아비를 두들겼다. 때리지 말라는 말에 "닥쳐 깡통아" 라면서 계속 때렸다. 하지만 그러다가 허수아비를 끄는 버튼이 멈춰버렸고, 허수아비는 갑자기 "두둥 둥 두둥" 하는 옛날 살인로봇이 나오는 BGM을 송출하더니, 레벨이 10 올라서 강찬혁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매우 다행히도, 허수아비는 칼, 몽둥이, 총 따위의 살벌한 물건이 아니라 숟가락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다행이 아니었으니, 계속해서 공격받으니 이것도 미칠 지경이었다.
"그만 좀 때리라고!!!!"
강찬혁은 뛰어다녔고, 허수아비도 뛰어다녔다. 뛰어다니는데 선생은 학생이 숟가락으로 허수아비에게 처맞는 기막힌 광경을 보고 웃기 바빴고, 다른 이들도 사진으로 찍어서 신문부에 보내기만 했다. 강찬혁은 바깥으로 나가면 괜찮겠지 싶어서 바깥으로 나갔는데 또 따라왔다. 따라오길래 도망치고, 도망치길래 따라가는 물고 물리는 싸움이 계속되다가 어느새 제노시아 학교 앞의 제노시아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공원까지 나왔다.
'저건 또 뭐야?'
"아오, 쪽팔려..."
이거 가디언 후보생들이 많아도 엄연히 민간인 구역이라 의념 써서 박살냈다가 민간피해 낼 수도 없고, 그렇게 생각하던 와중 익숙한 사람이 보였다. 강찬혁은 반가운 마음 반 기대 반으로 뛰어갔다.
[ 우연찮게 게이트에 휘말린 시트캐들 앞에 나타난것은 수 많은 음식들과 바텐더복을 입은 중년의 사내 김진단 씨였다. 김진단은 이 게이트는 자연소멸 할 것 이며 그 전에 자신의 술을 대접하는게 소원이라고 하는데... 과연 시트캐들의 비설을 떡밥마냥 천기누설 해버리는 김진단씨의 정체는?!]
나이젤은 자판기에서 이온음료를 뽑아 마시며 벤치에 기대 있었다. 딱히 수분손실이 난 건 아니지만 평범한 음료수에 비하면 덜 달아서 좋았던가. 그래서 이 공원에 나온 목적이라면... 별 거 없었다. 혹시 여기서 책을 빌렸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면 겸사겸사 돌려줄 겸 산책 경로에 넣었다. 그 사람은 만나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적당히 얘기하는 소리를 들으며 쉬는 것도 좋았다. 그런 느긋한 상황이었지만... 뭔가 시끄러운 소리가?
"아, 사용자님. 오랜만이에요."
대체 무슨 사건에 휘말린 걸까. 제노시아 교에서 이번엔 함정 허수아비를 만들어 버렸던 것인가? 숟가락으로 사람을 때리는 개그스러운 공격을 하는 걸 보면 유력하다. 고 사건과 전혀 상관이 없는 추측을 하던 나이젤은 아무튼 위험해 보이니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채찍을 꺼냈다. 감아서 휙. 하면 되겠지... 하고 날린 채찍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