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7218> [상L]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독백 잡담방 -157- :: 1001

넛케주

2021-03-06 19:50:08 - 2021-03-14 07:40:05

0 넛케주 (wnKne.OVVY)

2021-03-06 (파란날) 19:50:08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1:1 카톡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4260/recent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 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577 쿠치나와 (weVobE3.nk)

2021-03-10 (水) 23:44:41

신주쿠의 밤거리는 소란스럽다. 번화가만큼의 화려한 네온사인과 시설은 없어도, 우뚝 선 고층 빌라와 아파트가 밀집된 풍경이 퍽이나 장관이다. 새벽이 되었지만 길가에는 아직도 행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젊은 대학생들이 수다를 떨며 지나가자 담벼락 위로 꼬리 아홉의 여우가 모습을 드러낸다. 인도에 드러누운 취객을 내려다보는 귀신들도 있다. 저 골목길에선 뿔 달린 꼬마 요괴들이 그림자 속에 숨어 깔깔댄다. 여러 비일상의 존재들이 득시글대는 신주쿠의 밤이다.
쿠치나와가 숨을 내뱉었다. 봄이 왔다지만 새벽 바람은 아직 서늘했다. 하얀 입김이 피어오르고, 미약한 담배 냄새가 퍼져나간다. 그는 얇은 외투 하나 두른 것이 춥지도 않은 양 주저 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요란한 도로와 상가를 지나 너른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면 인기척이 서서히 드물어진다. 가끔씩 오가는 차와 주민들을 지나쳐 아파트 입구 앞에 선다. 그렇게 집으로 막 올라가려는 찰나, 쿠치나와의 이목을 잠시 잡아둔 것이 있었다.
고양이였다. 화단에 검은 고양이가 쪼그려 앉아 구슬프게 울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녀석의 옆구리가 피로 얼룩져있었다. 등과 배를 가로지르는 큰 자상도 보였고. 상처가 꽤나 깊어보였다. 쯧. 쿠치나와는 혀 차는 소리를 냈다. 악의를 품은 인간의 짓인지, 어떤 못된 요괴의 소행인지, 아니면 영역 다툼을 벌이기라도 했는지. 불쌍하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본디 동물을 좋아하는 편도, 싫어하는 편도 아니기에 별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대로 놔두면 다른 인간이 어련히 데려가겠거니 했다. 아니면 비참하게 죽어가던지. 그는 무심한 눈길로 고양이를 내려다보았다. 녀석의 노란 눈이 촉촉이 젖어있었다. 야옹 소리에 기운이 없었다.
저런 눈으로 쳐다보면 누구라도 동정심을 느끼기 마련이다. 아주 가벼운 처치 정도는 괜찮겠지 싶어서, 쿠치나와는 상체를 숙이고서 고양이에게 손을 대었다. 고양이는 그의 손길을 피하다가 이내 얌전히 받아들였다. 이윽고 녀석의 상처가 흉터 하나 없이 아물어갔다. 피 묻은 털도 깨끗해져선 다친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아픈 게 사라지자 녀석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눈 앞의 존재를 바라본다.

"이제 가라."

쿠치나와가 저 멀리로 손짓했다. 고양이의 시선이 팔랑이는 손 끝을 향했다. 이내 뒤를 돌아 가던 길을 가려는데, 다리 사이로 엉겨붙어오는 털뭉치가 느껴졌다. 쿠치나와는 한숨을 내쉬며 고양이를 떼어놓았다.

"가라고."

그런데 이젠 아예 배를 까고 드러눕는 것이 아닌가. 쿠치나와는 곤란한 심정으로 고양이를 신발코로 툭툭 밀어냈다. 그럴 수록 녀석은 그에게 더 달라붙어왔다. 졸지에 고양이와 실랑이를 벌이는 꼴이 되었다. 계속 밀어내고 멀리 떨어트려 놓아도 이 고양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모질게 대할 수도 없으니. 참 고집 센 놈이다 싶었다.
쿠치나와는 녀석을 무시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녀석은 계속해서 그를 따라왔다. 아파트 건물 안으로도 들어오고, 승강기도 타고, 결국엔 현관문 앞까지. 최소한의 눈치는 있었는지 집 안으로 들어오려 하지는 않았다. 대신 문 뒤에서 서럽게 울기 시작했지만.
이래서 함부로 손대는 건 좋지 않다. 돌볼 환경이 되지 않는 건 아니었으나 귀찮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생명을 거둘 만한 책임감 따위도 없었고. 밖에선 쉴새없이 야옹야옹 소리가 들렸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저러다 지치면 적당히 돌아가겠거니 했다. 그렇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지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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