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1:1 카톡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4260/recent 독백 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5282/recent#top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서로 다른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싸우지 맙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 는 항상 보고는 있다. [공지] 설명이 필요한 상황일 때는 이 캐릭을 쓰자! : 대지(설명충,설명이 필요한 상황에 모든 레스주들이 사용할 수 있다. 설명이 끝나면 조용해진다) [공지] 이벤트는 이 어장에서 이루어집니다. [공지]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상황극판 룰에 걸리는거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그 외 알아두면 좋은 사실: + 욕설은 자동으로 필터링 돼서 모자이크된다. + 죽은 후에도 접속 가능하다. + '톡방에 있는 이에게 악의'를 가지면 이 톡방에 있을 수 없다.
소녀의 친구가 소녀의 약칭을 호명했을 때 소녀는 숙제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과제는 소녀에게 있어 쉽기만 했고, 그랬기에 소녀는 친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왜 그래, 입 모양으로 뻐끔거렸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일종의 제스쳐였다.
"넌 나중에 가지고 싶은 이름 없어?"
한 부분을 묵음으로 처리했음에도 소녀는 그것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아차렸다. 반사적으로 주위를 둘러본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방 안, 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 소녀는 그것이 멍청한 걱정임을 알았지만 굳어진 표정을 풀지는 않았다. 넌 너무 조심성이 없어, 윽박지르듯 나온 말이었다. 지금은 너랑 나밖에 없잖아? 친구가 어깨를 으쓱였다. 태평한 모습에 소녀는 뒷머리를 매만졌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틀린 말은.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있을 리가."
우리의 자리를 망각하지 마, 76. 소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일갈했다. 그 끝은 결국 걱정이었다. 저 아래 파묻어진 불안은 묻어나오지 않았다. 넌 정말... 소녀의 친구는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알잖아, 우린 이름을 가질 수도 없고 가져서도 안 돼. 그건 15살의 일이야. 딱딱한 말이었다. 친구에게 하는 것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무적이었다. 질린다는 듯한 친구의 말도 그런 점을 지적하고 있을 것이다. 연합국의 충실한 개나 다름없다며 떠들어대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네들은 지나치게 모범적인 소녀의 행위와 그로 인한 혜택을 질시하여 하는 말이었지만, 동시에 소녀의 친구가 지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라는 것일까. 소녀는 여즉 사라지는 아이들의 끝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기는 싫었다. 소녀는 더 높이 올라가고 싶었다. 그것이 생존 욕구로부터 발로된 것인지 혹은, 더 많은 것을 가지길 원하는 탐욕에서 기인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또한 중요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진짜로 후보도 생각해본 적 없어?"
낭랑한 목소리가 소녀는 생각 속에서 꺼냈다. 소녀는 신경질적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회피하고 싶었지만 소녀는 친구의 집념을 익히 알고 있었다. 한 가지를 놓치지 않고 계속해 파고든다는 점을. 예컨대 소녀의 친구는 푸른 하늘을 보고 싶다는 일념 하에 비행물체에 관심을 가졌고, 무슨 생각인지 종이비행기와 초기 비행기의 구조를 본떠 간단한 낙서를 하고 있었다. 걸릴 뻔한 적도 수 번이었지만 소녀의 친구는 언제나 들키지 않곤 했다. 그 일에 관해서만. 그걸 알기에 소녀는 여러 번 들은 질문에 한결같이 규율을 들먹이며 사무적으로 굴었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로, 끝을 볼 생각인 것 같았다.
"없어."
진실이다. 그런 것을 생각하기에 소녀는 바빴다.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소녀는, 언젠가의 말이 생각나 문득 시선을 창으로 던졌다. 인공적인 불빛이 창 밖을 채우고 있었다. 그래, 기억났다. 뭐라 그랬더라, 이름이 그 사람을 결정짓는다고나 했던가. 적어도 그 비슷한 말이었다. 기억할 가치조차 없는 말이 왜 이제서야 떠올랐는지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왜?"
정말 순수한 의문에 소녀는 눈을 깜박였다. 왜? 왜냐고? 정말로, 몰라서 묻는 것일까. 그 표정에 친구는 손을 내저었다. 안 들어도 알 것 같다며 재미없는 놈이라 툴툴거렸다. 소녀는 그대로 질문을 돌려주었다. 그러는 넌? 있어? 라면서.
"왜 없겠어!"
소녀의 친구는 거의 비명에 가깝게 소리를 질렀다. 뒤늦게서야 입을 막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소리가 너무 컸다는 걸 자각한 탓이다. 소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멍청하기는. 이번에는 소녀의 친구도 반박하지 않았다. 한참을 숨죽이고 있어도 잠잠하자 그제서야 친구는 참았던 숨을 터뜨렸다. 이번만큼은 제가 잘못했다고 고개를 저으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칼리아나 첼시아 같은 이름도 예쁘고, 아, 바네사도 예쁘더라? 나비라는 뜻이래! 조안나나 샐리도 예쁘지 않아? 한참을 떠들고 나서야 숨을 골랐다.
"그래도 난 그 이름이었으면 좋겠어."
소녀는 왜 말을 하다 마냐는 듯, 그래서 무슨 이름이냐고 재촉하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헬렌."
왜냐는 소녀의 질문에 친구는 답하지 않고 방실거리며 웃기만 했다. 이렇게 이야기는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떠들던 소녀의 친구는 뒤늦게서야 한마디를 더 꺼냈다.
"아, 맞아."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한테 어울리는 이름들도 생각해놓았다면서.
"실비아 같은 이름도 나쁘진 않은데...너만 보면 그 이름이 떠올라."
비비안, 소녀의 친구는 그 이름을 말하며 작게 웃었다. 왜? 소녀가 물었다. 소녀의 친구는 다리를 끌어당겨 웅크리곤 한참 동안 입을 다물었다. 턱을 다리 위에 걸치곤 생각을 거듭하듯 눈동자를 데굴, 굴렸다.
"그냥, 넌 강인해 보여서. 왠지 나랑은 다르게 생생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매 순간이 강렬한 색으로 칠해져 있는 기분이야, 널 바라보다 보면. 그만큼 열심히 살아나가는 기분이더라."
이번에는 소녀가 입을 다물 차례였다. 그건 너잖아, 따위의 반박이나 왜냐고 묻기조차 어려웠다. 소녀는 숨을, 아주 천천히 내쉬었다. 눈이 시리다 했더니 깜박이지를 않고 있었다. 눈두덩이를 문지르며 이어지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비비안은 생기 넘친다는 뜻이래. 그게 너랑 닮았어."
다시 눈을 뜬 소녀는 어째서인지 피곤해 보였다. 지쳐 보이기도 했다. 입술을 달싹이던 소녀는 겨우 한 마디를 내뱉었다.
"...넌 너무 자기 자신을 몰라."
그런 뜻의 이름이라면 차라리 제가 아니라 친구에게나 어울렸다. 소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은 친구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렇게 멋진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어느 부분도 맞지 않았다. 진정으로 생생한 이는 자신이 아니었다. 소위 말하는 꿈 하나 없는 자신이? 아니, 차라리 무언가에라도 열정을 쏟고 있는 제 친구가 맞겠지.
"아아아, 몰라. 반박은 안 받아!"
소녀의 친구는 짓궃게 웃었다. 같이 붙어있던 세월만큼이나 둘은 서로를 잘 알았다. 소녀는 다시금 뒷머리를 헤쳤다. 답답했다. 소녀의 친구는 속도 모르는지, 혹은 알면서도 그러는지 환히 웃으며 둘만 있을 때는 헬렌으로 불러주면 안 되냐며 달라붙었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결국 항복한 소녀는, 두 손을 항복의 의미로 들어 보이고는 한 이름을 입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