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맛있는 것이 땡기는 2월! 너무 덥지도 않고 춥다면 추운 2월이다. 새학기인지라 아직 아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뭘 먹으러 가곤 싶지만 가게 된다면 거의 혼자 가게 될 거다...가디언 넷에라도 올려볼까? 싶지만 같이 먹을 사람 구하는 거같은 잡동사니글을 올려도 되나 싶었다. 거의 게이트나 퀘스트 관련 얘기들로 즐비한 곳이었으니까, 게다가 말투도...이건 그냥 적응이 안 되는 부분이니 말을 말자. 어쨌든간에 톡톡 적어 올려 보기로 했다.
[나랑 연어 먹으러 갈사람 요기요기 붙어라!!!!] [내용: 제목이 곧 내용이야 😉💕]
자, 이렇게 써 올리면 되려나~? 올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이렇게 올리면 되는건진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한결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기숙사 의자에 등을 그대며 기지개를 폈다. 정말 오면 좋겠다, 오면....
가디언 넷은 무법천지. 사오토메 에미리의 호의 넘치는 글 또한 요사스러운 반응으로 대해지는 공간이다. 그러니까 즉 어떤 반응이 있냐 하면은...
[나랑 연어 먹으러 갈사람 요기요기 붙어라!!!!] [내용: 제목이 곧 내용이야 😉💕] ㄴ 익명 : 연어? Lv55의 하늘연어를 말 하는 것인가?? ㄴ 익명 : 말투만 봐도 빠요엔. 이런 썩은물들이랑 같이 나가면 강제로 고레벨 게이트로 버스 납치한 다음 주머니에 GP 소매넣기 해줌. ㄴㄴ 익명 : ㅎㄷㄷㄷㄷ;;;;
같은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도 소설로만 사회성을 기른 소녀 연바다가 있었으니!
아니 대체 이 이용자 분들은 어째서 연어 먹는 사람 구하는 글도 게이트 퀘스트로 생각하시는 걸까?? 거기다 빠요엔이니 썩은물이니 이런 천박한 단어가 보이는데 이거는 또 뭐지요?? 생각할수록 이해안되는 댓글들만 올라오는걸 계속 보던 도중에 간신히 정상적인 댓글을 찾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대댓글을 작성했다. 여기에도 멀쩡한 사람이 있었구나....!! 에미리는 살았사와요!!!!
[ㄴㄴ B구역!!!!] [ㄴㄴ B구역 회색 큰 건물 있지 거기서 기다릴게!!] [ㄴㄴ 검정 베레모 쓴 사람 찾아주면 되 😉]
B구역이 식당가였고 회색 큰 건물은 거의 일식 식당들로 모인 건물이었으니 이정도면 약속 장소는 다 알려준 셈이다. 슬슬 나갈 준비를 해 보잔 마음에 온통 원피스 투성이인 옷장을 열었다. 화장은 적당히 다 했으니 이제 옷만 입고 나가보실까! 연어를 만나러 가와요🎵 연어야 기다려~~!
바다는 부푼 가슴으로 B구역을 떠올렸다. 확실히 게이트도 없을 것 같고, 연어를 파는 곳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같은 아카데미의 학생이니 위험할 일도 없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물론 이런식의 결심은 매우 위험하고, 충독적이지만 연바다에게는 이미 인터넷으로 사람을 만나면 영혼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거나 혈연보다 깊은 관계가 된다는 소설적 상식을 겸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 ㄴㄴㄴ 저는 뿔 달려 있어요! ] [ ㄴㄴㄴㄴ 익명 : 네 그리고 제 집에는 황금송아지가 나오는 게이트가 있읍니다 ^^ ]
어그로성이 짙은 발언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바다에게는 오직 전진만이 있을 뿐! 뜀걸음으로 가볍게 B지구 회색 건물에 도착하고 나서는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검정 베레모.. 검정 베레모가....
좋아, 적당한 길이의 원피스에 적당한 가방, 그리고 또 이 적당한 베레모까지 완벽하다! 이제 그 연어 도련님? 아가씨?를 B구역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아까 대대댓글로 뿔이 있다고 했는데 아무리그래도 사람인데 설마 진짜 뿔이 있을까! 설마 하는 마음에 식당가 건물 입구에 서서 기다리던 도중....저거 진짜 뿔 아니야. 진짜 사람이 뿔이 있다니 세상에 이럴수가... 어머니께서 보신다면 분명 연구 대상이라 하실 것 같은 뿔이다.
"어머🎵 연어 아가씨 오셨구나~! "
솔직히 굉장히 당황스럽긴 했지만 일단은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연어 아가씨를 맞았다. 오늘은 연어 먹는 날이니까 연어에 신경쓰자!
또, 또 이런 과장스러운 사람! 바다는 에밀리의 말투를 듣자 잠시 당황하여 눈을 크게 떴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눈을 감았다. 그래! 세상은 언제나 이 모양이었다! 소설과 현실을 구분하라던 엄마도 아빠도 전부 거짓말쟁이야! 바다는 에미리가 즐겁게 말을 하는 것을 기꺼이 들으며, 연어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선명한 선홍빛에, 희고 단단한 지방질. 매끈한 표면이 조명에 반짝이고 특유의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 끝을 찔러오는 장면을. 그렇게 되자 바다는 더 이상 연어를 향한 갈망을 참아낼 수 없었다.
" 연바다라고 해요, 에미리…?양! "
그 말을 하자마자 얼굴이 화끈해져서 길도 모르는 건물을 앞서 걷기 시작했다. 양이라니, 세상에, 정말 사람에게 누구누구양 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