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입을 가리며 호호 웃곤 계단을 오르고 오르다보니 어느새 3층에 도착했다! 사카나야 라는 누가 지은건진 모르겠지만 굉장히 대충 지은거같은 이름의 가게 간판이 반겨주고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가게로 들어가려는 찰나...바다양이 문에 부딪혔다???
"어라... 바다양??? 괜찮으시와요? 많이 아프시지요? "
자세히 보니 문에 뿔이 걸려 못 들어가고 있으셨다. 괜히 큰 건물로 약속을 잡은 걸까 새삼스럽게 조금 후회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이정도 문이라면 지훈군도 문제없이 들어오실텐데 역시 뿔이 문제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통 인간을 기준으로 문을 만든 인테리어업체를 원망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자아 자, 조심스럽게 저를 따라 들어오시와요🎵 이러면 괜찮을 거예요! "
문을 활짝 연 뒤 가로로 걸어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여주며 따라오라는 듯 눈짓했다. 조금 쪽팔림이 느껴지긴 하겠지만 이러면 문제 없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완전 아가씨야! 정말 그림같은 아가씨의 표상! 바다는 그런 존재와 함께 무엇을 한다는 것에, 그 이전에 함께 존재하고 숨을 쉰다는 것 자체에 큰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에미리 아가씨의 에스코트를 받아 목을 깊게 숙이고 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실내의 따듯한 공기와 달큰한 간장냄새, 연어의 기름 냄새가 바다를 반기었다.
사장님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고 나서 보이는 메뉴는 간장연어덮밥, 연어회, 다시마연어회......
" 에미리 양은 어떤걸 좋아하시나요? "
양이라니, 다시 생각해도 낯간지럽고 유쾌한 발음이었다. 살짝 쑥쓰러워서 뿔뿌리 부근에 손을 얹다가 시선은 다시마연어회에 고정되었다. 비싸.. 하지만 살 수 있어!
우여곡절 끝에 가게 안에 들어올 수 있었다! 사장님의 안내를 받아 우리는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건네받았다. 연어 맛집 아니랄까봐 피자마자 보이는 메뉴가 죄다 연어 관련 메뉴들이고 특히 회 메뉴가 정말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다시마연어회라니 이름부터 신기한 메뉴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먹어봐야 겠단 생각이 든다...가격은 다 이정도면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니 괜찮은데 음료는 뭘 고르면 좋을까? 콜라? 기왕이면 펩○로 나왔으면 하는데...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질문을 받게 되어 가볍게 답했다.
"음~🎵 저는 덮밥을 좋아해요! 회도 좋아하고 초밥도 좋아하는데 연어는 덮밥을 제일 좋아한답니다~ 사르르 녹는 맛이 일품이어요~! "
그래서~! 저는 연어덮밥을 시키기로 했어요! 메뉴판에 적힌 간장연어덮밥을 콕 집어 가르키며 웃고는 역으로 바다양께 물어보았다.
"바다양은 어떤 메뉴가 가장 좋으신가요? 여기 메뉴는 뭘 고르든 다 맛있대서 후회는 없으실거예요🎵 편히 고르셔요! "
에미리의 낭랑한 목소리에 기쁨을 느끼며, 바다는 자신의 시선을 빼앗은 메뉴에 손가락을 올렸다. 멀리서 주의깊게 메뉴선정을 듣고 있던 사장은 정갈한 자세로 걸어와, 두 메뉴에 대한 가벼운 소개를 해주고는 얼마 안 있어 두 메뉴를 가져온다. 이 또한 괄목할 법한 속도여서, 바다는 지금 또 다시 소설 속 엑스트라나 주연이 된 것 같다는 감정을 가졌다.
" 우와아..! "
연어 뱃살이 다시마에 쌓여, 맛이 응축되고 감칠맛이 더해진 다시마 연어회. 연어알까지 아낌없이 올라가 탑을 쌓은 연어덮밥! 사진이라도 찍어두고 싶었다!
" 에미리양 이것 보세요 우와, 어떻게 연어 한 점이 이렇게 클 수가 있담, 우와아.. "
말 끝나기 무섭게 사장님이 오셔서 주문을 받으며 메뉴에 대해 적당히 설명해주시고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뒤에 두 메뉴를 가져와주셨다! 이게 말로만 길지 않은 시간이지 실제로는 엄청 빨리 가져와주셔서, 여기 가게 셰프님은 혹시 신속을 SSS로 찍으셨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연어를 이렇게 빠르고 먹음직스러운 모양으로 내오기도 힘들다. 어떻게 이렇게 곱게 나올수가 있는지, 정말 이건 단골이 될 수밖에 없다!
"어머🎵 그러게요, 좋은 연어네요~! 이런 두께는 지금까지 본 적 없사와요! "
혹시 섬 근처에 연어가 많이 나기라도 하는 것일까? 연어들 두께와 길이가 하나같이 기가 막혔다. 수저와 젓가락을 세팅하며 내와진 요리들을 눈에 새기다 바다양이 놀라는 걸 보고 살짝 입을 가리며 웃고 말했다.
"바다양이 좋아하시는 걸 보니 에미리는 기쁘답니다🎵 오늘 가게를 정말 잘 찾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상한 댓글 단 사람들은 분명 오늘 여기 못 온 걸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러게 누가 레벨55짜리 연어같은 댓글을 쓰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