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정면 교전만으론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스페셜리스트는 그것을 위해 탄생한 용병들이다. 이들은 작전에 있어서 원래 없던 새로운 길을 만들거나 은신 및 기습, 혹은 갖가지 묘한 트릭에 정통함을 보인다. 다른 포지션이 손도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들은 기꺼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준다. 스페셜리스트의 그런 싸움을 육안으로 지켜본 혹자들은 신묘하다고도 비겁하다고도 말하지만, 다들 틀렸다. 이건 전투의 기본인 전술이다.」
좀 극단적인 사람이야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나도 맞지 않는다 해서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도 없었다. 그녀 역시 그런 경험이 있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그렇게 와닿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다만 오래지낸 정이란 것은 조금 생소한 부분이었을지도 몰랐다. 그녀에게 있어 그러한 종류의 정은 겪어본적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난해하게 와닿는건 당연했을까? 어쩌면 같은 동료도 그렇게 볼 수는 있겠지만,
"그렇구나... 오래지낸 정이라, 그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네?"
어쩌면 외롭단 감각이 너무 강해진 나머지 사람간의 정에 대해서 조금 판단이 흐려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떤 이유로 세상과 강제로 분리된 적이 있던 자신처럼, 어째서 그랬던 건진 기억나지 않지만? 오랫동안 겪어보지 않은 감각은 알게모르게 점점 잊혀져간다고 했을까, 그게 정말 타당한 이야기인진 모르겠지만.
"사이가 나빠보이기도 하고, 티격태격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뭔가가 있는거 같더라고."
오히려 맞지 않았기에 생길 수 있는 유대일지도 모른다고. 나는 답지않은 소리를 했다간 내가 뭔 소리를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적어도 그 두사람은 그랬지만. 내가 당사자가 아니니 뭐..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터였다. 뭐 말한 당사자도 잘 모르니 상대에게 잘 전해졌을런지 모르겠지만. 크게 중요한것도 아니니 상관없지 않을까.
"언젠가 너도 그런 사람을 만날지도 모르지~"
만약 아르고에 계속 있을거라면 만날 수 있을거라며. 나는 이곳에는 특이한 사람들 천지니까~ 라며 파스타 접시를 비웠다. 감염자, 비감염자. 정말 별 별 사람들이 다 있으니까 잘 맞는 사람도, 잘 맞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 뭐 그래서 재미는 있으니까 사람마다 달라도 지루하진 않을.. 까?
"나는 그냥 성격이지만, 임무에 자주 나가는 녀석들은 아예 자기 이름을 말해야할때 실수로 코드네임으로 말하는 녀석들도 봤다고~"
나는 예전에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웃었다. 그때는 되게 웃겼는데 말이지.
"음, 앞으로 한 접시 정도일까? 괜찮아~ 나는 과식을 못하거든. 배부르면 딱 거기서 알아서 멈춰~"
<초반부의 음원이 손실됨> ...이렇듯 우리는 갑자기 닥쳐오는 천재지변, 혹은 그보다도 더한 심판이 도래했음을 알수 있습니다. 저마다가 이동도시를 만들어 위험에서 멀어지려 하고 있으나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못합니다. 아직도 땅을 뒤덮고 있는 오리지늄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많은 이들이 감염자라는 명칭 하에 천대받으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다가온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것을 이용하고자 했습니다. 위기를 감수하고서라도 얻어낸 오리지늄이란 것이 우리에게 또다른 희망을 주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여전히 박해는 계속되고 있으며 오로지 힘있는자만이 권리를 취해갔습니다. 많은 이들의 살고자하는 몸부림이 수포로 돌아갔으며 오리지늄 채굴을 위한 노동을 하다 죽어가는 이웃들도 있습니다. 감염된 사람들은 그저 목숨만 붙어 있을 뿐 매일같이 밀려오는 격통과 싸워야 했으며 죽는다 해도 곱게 눈을 감지 못한 채 또다른 이들을 고통스럽게 만들 뿐입니다.
우리는 이 악순환을 반드시 끊어야만 합니다! 우리는 자유를 위해 이곳에 모였습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광석병으로부터 구원될 날이 곧 다가올 것이라 했으나 그것 또한 옛날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전쟁은 계속되고, 무의미한 살생이 늘어나고 있으며, 힘없는 이들은 계속 약해져만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우리는 더 나은 삶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다가오는 재앙을 막을 수는 없으나, 이전부터 그래왔듯 그것을 이용할 뿐입니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 다시금 성장하고,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우리는 이곳에 모여 미래를 향할 것입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누군가는 반란군이라 할 것이고, 이성을 잃은 집단이라면서 매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가 여태껏 회피해왔던 진실을 목도할 뿐입니다! 위기에서 멀어짐으로 해결점을 찾지 못한다면 그것을 돌파할줄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닥친 편협된 시선, 무차별적인 학살을 막을 수는 없으나 저항할 수는 있습니다! 그들만큼의 힘은 없으나 좌절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그들에겐 없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이 전란과 재앙에서도 인간은 진화하고, 거듭나고 있다는 증거말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거머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나아갈 것입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언젠가 찾아오게 될 안식을 받아들이십시오!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 진리를 깨달을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더이상 고통받고 있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녹음 종료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