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피터지게 싸우는 것만이 전략적 열쇠는 아니다. 메딕은 다른 이들과는 달리 치유라는 방법으로 싸움터에 섰다. 오리지늄 아츠는 공격적인 방식뿐만이 아닌 치유적인 방향으로도 발달되었으며, 메딕은 그 힘과 지식을 아군을 보살피는데에 사용한다. 이것은 상당히 고도의 지식이며 그렇기 때문에 메딕의 존재는 희귀하고, 이런 포지션을 도맡으려 하는 자들도 드물지만 절대 이들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싸움이 길어지며 기세등등했던 동료들이 점점 지쳐갈때, 결국에 찾는 것은 항상 메딕의 존재유무일것이기 때문이다.」
장난스러운 대답에 피식 웃으면서도 걱정하는 기색을 내비쳤다. 그래도 리타의 말 속에 진심이 들어있다는 것은 눈치챌 수 있었으니 더 걱정하는 말을 하지는 않기로 했던가. 잔소리도 처음엔 좋을지 몰라도 여러번 듣다보면 귀찮으니까. 이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며, 동시에 나중에 또 안 자는게 걸리면 그때 가서 제대로 잔소리하자고 생각한다.
" 좋지. 제일 먼저 안 보여주고 다른사람 먼저 보여준다면 그 때는 삐질 거지만. "
농담스레 말하며 미소지었을까. 정말 삐진다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조금은 슬플지도 모르지. 이상한 부분에서 욕심을 부리는 거 아니냐고 하면 어쩔 수 없다. 나름 짱친 관계였으니까 그정도 욕심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사블랴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걸어가다가 자신을 물그럼히 바라보는 리타를 향해 고개를 갸웃하며, 왜 그래? 라고 가볍게 물어보았다. 무언가 생각하는게 있는 걸까.
" 난 북극곰이니까 이정도는 괜찮아. "
역시나 농담을 던지면서 겉옷을 건네주었다. 그러면서도 어차피 우르수스에 있었을 땐 이것보다 더 추웠는 걸. 이라면서 웃어보였다. 아무래도 감기에 걸릴 일은 없다고 생각했을까. 추위에 강한 것도 맞는 말이었지만 말이다.
" 내 방은 어떤 이미지였던 걸까... "
장난스레 말한 것에 투덜거리는 척 하며 그녀를 따라 과자를 꺼내고, 맥주캔을 딴다. 그냥 마시려던 찰나, 리타가 건배하자는 듯 손을 내밀자 그제서야 깨닫고는
" 얼마든지 편하게 놀다가. 앞으로도 자주 놀러오고. "
나 혼자 숙소에 있으면 쓸쓸해. 라고 말하고는 캔을 부딪히며 짤막하게 건배. 정도만 덧붙였다. 활발한 건배사를 붙이기에는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애초에 마땅히 붙일만한 것도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