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막과 신중한 사격은 언제라도 도움이 된다. 스나이퍼는 원거리에서의 지원을 통해 화망을 구성하는 사수들이다. 근거리 교전과 오리지늄 아츠가 주된 지금의 전장에서 스나이퍼의 존재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들은 원거리 무기를 통해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며 적의 공습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을 지녔다. 이런 입체적인 전술의 폭은 다른 포지션에는 없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모두 충분히 전선이 갖춰진 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동료가 스나이퍼를 믿는 만큼, 스나이퍼도 동료를 믿어야한다. 이들을 대표하는 무장은 석궁이다.」
하고, 리아의 모순된 기원에 에덴이 대답한 것은 입맞춤이 끝나고 난 뒤의 일이었다. 순식간에 돌변해서 강압적으로 팔목을 짓눌러오며 거칠게 입을 맞추어오는데도, 에덴은 반항은커녕 싫어하는 기색 하나 보이지 않고 리아를 힘겹게나마 받아주었다. 리아가 간신히 스스로를 붙잡고는 에덴에게서 떨어져나가고 나서야, 에덴은 막혀 있던 숨을 몰아쉬다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에덴의 젖어 있는 빨간 눈동자에는, 조금씩 사그라들어가고 있긴 했지만, 숨길 수 없는 열기가 한가득 담겨서 일렁이고 있었다.
온 얼굴이 빨개진 채로 시선도 제대로 두지 못하는 리아에게, 에덴은 손으로 매트리스를 짚고는 하반신을 부드럽게 끌며 다가갔다. 그리곤 리아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으려 했다.
"충분히 내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걸요."
그래서 내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행동한 것일 뿐이에요. 하고, 에덴은 옅게 웃어보인다. 불그스레한 열기가 아직 남아 있는 뺨에 보조개가 살짝 패인다. 쭈그려앉아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오니의 손목 한 쪽을 에덴으 가볍게 쥐었다. 그리고 다시 리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옅은 샴푸향을 머금은 하얀 머리카락이 쏟아진다.
>>215 네네네네넨 씁니당 저희 지구세계보다 더 좋은거 써요 그리고 신은... 저도 모르겠네용... 원작에서 풀리지 않은 정보라서요 아님 제가 놓친걸수도 있구요 이 부분은 개인이 창작하셔도 됩니다 제 생각엔 아마 화포나 총기에 기반한 그런 신 아닐까 생각하는데 아니려나요
두손으로 얼굴을 덮은 체 쭈그려 앉아있던 오니는 머리에 내려앉는 온기에 움찔하고 놀란다. 아직까지 열기가 남아 홍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에덴은 오니를 향해 희미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오니는 그것을 손가락 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간신히 거리를 뒀는데, 에덴이 다시 다가오자 다시금 열기가 올라오는 것 같았지만 결국 자신은 눈 앞의 소녀에게 휘둘리지 않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마는 오니였다.
" ....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
나와는 다르게 소중히 여기고 있구나. 오니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손목을 잡은 체 머리를 기대어오는 에덴의 하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너만이라도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길. 일단은, 지금은 그거면 충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정리한 오니였다. 자기 자신이 그렇게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마음을 먹으며 자신보다 자그마한 에덴을 품에 끌어안는다.
" 그래, 내일도 또... 나가야 할테니까. "
밤은 점점 깊어간다. 밖에서 들려오는 주정뱅이들의 고함소리도, 소란스럽게 오가는 사람들의 소리도 어느샌가 다시금 들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두사람을 위해 아주 잠시 무언가가 소리를 가로막고 있던 것처럼 희미한 소음들이 오니의 귀를 간질거렸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자신의 품에서 일정하게 울려퍼지는 에덴의 심장소리와 자그마한 숨소리가 어떤 소음보다도 크게 들려왔다. 이젠 자야했다. 한손으로 에덴을 끌어안은 체 한손을 뻗어 근처에 있던 전등의 스위치를 끈다. 순식간에 어둠이 찾아온 방 안에서 오니의 붉은 눈이 빛났다.
" 방금 전까진, 에덴이 내 어리광을 받아줬으니까 이번엔 내가 받아주기로 할까. "
어둠이 내려앉으니 커튼이 쳐진 틈 사이로 들어오는 희미한 달빛으로 두사람의 붉은 눈만이 온전히 보였다. 그덕분인지, 한결 차분해진 오니는 끌어안은 에덴을 가볍게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고는 몸을 일으킨다. 그리곤 이제는 조금 망설임 없이 에덴과 침대로 향해선 그대로 몸을 눕힌다. 에덴을 눕히고, 자신의 몸을 눕히고 이불을 끌어당겨 달빛조차도 두 사람을 비추지 못하게 가린 오니는 품 안에 에덴을 끌어안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 이럴 때는 ...이렇게 말해야 하는거겠지... "
" 사랑해 "
아주 작은 중얼거림이 에덴의 귓가에 울리고 단단한 두 팔이 에덴을 품 안으로 감싸안았다. 품안에서 잠들고 싶다는 에덴의 바램을 들어주는 것처럼.
>>229 아르고가 어케 되냐는 말인가용? 일단 광석병 환자를 대원으로 쓰고 있는건 고위계층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알고있어요 하지만 돈만 주면 손대기 귀찮은 일도 맡아준다는 특성이랑 계약을 맺고있는 의료기업쪽에서 손써주고 있기 때문에 누가 직접적으로 건드린다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예의주시 정도는 하고 있겠지만요
문득 과거의 기억이 머리를 스쳤다. 6년 전, 아르고 에이전시에 입사할 당시에도 라샤의 아츠는 이미 완성에 가까울 정도로 성장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지만 누군가와 함께 현장에서 구른 경험이 극도로 부족해 아츠의 위력은 높았지만 그만큼 아군에게도 해를 입힐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이러한 결점을 옆에서 그를 가르치며 보완해준것이 눈 앞의 여성, 라이레이였다.
"술도 처음에는 못했었는데."
나즈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잔을 집어올린 그는 위스키를 한 모금, 딸기를 한 입 먹었다.
"......"
분명 누군가는 알고있으리라, 라샤가 술을 마시게 된다면 그것은 곧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나게 될 전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