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변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물자는 더더욱 구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지난번에 갔을때는 아직 여유로워 보였지만 혹시 또 모르지, 그 사이에 어떻게 됐을런지. 은채가 입술을 깨무는 것에 지은은 네 입가를 검지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톡, 하고 쳤다. 음, 다른 생존자인가... 다른 생존자를 찾는다면 그게 희소식이 될지 비보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뭐든지 닥쳐봐야 아는 법이었다. 반 정도는 다른 생존자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었고, 나머지 반 정도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점점 썩어가고 있으니까."
바로 눈앞에서 본 적은 없지만 여하튼 시체니까 굳이 죽이지 않아도 알아서 썩어 문드러져 뼈만 남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다만 환경에 따라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수십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좀비가 뼈가 되어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
"준비 다 됐으면 나가자."
배낭을 매고 손에는 소방도끼를 쥐었다. 간단하게 야구배트만 들고 나갈까 싶었지만 중간에 생각을 바꾸었다. 만약 조금 멀리까지 나가게 된다면 배트만으로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는. 본인 역시 악취를 조금이나마 막아줄 검정색 마스크를 올려 쓴 뒤 현관 앞에 적당히 쌓아둔 것들을 옆으로 치웠다. 혹시라도 현관이 뚫렸을 때를 대비한 간단한 방해물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드나들 곳은 필요하니 통행이 힘들 정도로 쌓아두지는 못했다. 지능 없는 좀비들의 발을 잠시 묵어둘 정도는 되겠지만. 여하튼, 지은은 네가 준비가 되었음을 확인한다면 현관문을 조용히 열고 최대한 발소리를 죽인 채 밖으로 나갈 것이다. 시야 내에 들어오는 좀비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쪽을 눈치챈 것 같지도 않다. 아마 충분한 주의만 기울인다면 유혈사태 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봐버린 이상 바로 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굳이 일을 사서 벌일 필요는 없겠지. 지은은 네게 조용히 지나가자는 손짓을 보낸 뒤 최대한 발소리를 죽인 채 걷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체격도 있다보니 처음에는 발소리를 죽이는 게 가장 어려웠지만 다행스럽게도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든 기척을 완전히 까지는 아니어도 거의 지울 수 있게 되었다.
// 으악 한참이나 늦은 답레네요 늦어서 죄송해요!! 요새 정신을 어디 빼놓고 사는지 모르겠는 상태여서...
네 말에 어깨를 움츠러트리면서 작고 빠르게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확실히 주변의 물자들이 그대로 그 자리에 있어줄 거라는 희망은 일찍 접어둔 편이였지만 그래도 눈에 익은 익숙한 주변에서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는 다른 곳까지 이동해야할지도 모른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 아니었으니까. 비약적인 생각들을 깊고 진지하게 이어나가며 입술을 깨물고 있던 은채는 지은의 손길에 눈을 길게 깜빡이다, 곱게 눈매를 휘어냈다. 아직 여유가 있길 바랄 뿐이야. 최소한, 너와 내가 위험을 무릎쓰고 낯선 곳으로 이동해야하는 선택지를 선택할 필요가 없도록. 생존자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야.
점점 썩어가고 있다는 지은의 말에 가느다란 눈매 속의 회색 눈으로 창문 밖을 넌지시 바라보던 은채가 미간을 찡그렸다. 곧 검지로 문질러서 펴내며 머리를 하나로 묶었지만. 넌지시 던지는 은채의 회색 눈동자에 짙은 혐오감과 이 사태가 오래 지속된 탓에 보이는 피로감이 조금 스쳐지나갔다. 피곤해. 머리를 묶고 은채는 마스크로 코와 입을 막으면서 속으로 말을 삼켜냈다. 언제쯤 이 사태가 끝나고 걱정 없이 잘 수 있을까? 아니 이 사태가 끝나기는 할까? 생존자가 있기는 하고? 냉소적인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기에 그것을 억지로 잘라내버렸다. 네가 소방도끼를 챙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 손은 야구 배트로 향했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손잡이에 테이프를 감은 그것을 손에 쥐자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익숙했다.
바리게이트를 치우고 앞장서는 지은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작은 기척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금새 뒤쫒아오기 때문에 바닥에 떨어져 있는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아주 작은 파편들을 피해 은채는 숨을 죽이고 발소리를 낮췄다. 주변을 경계하며, 울음소리인지 아니면 고통스러워하는 신음소리인지 모를 소리들이 뒤섞여 있는 공간을 나아가기 시작했다.
//답레 쓰는데 일주일 걸린 거 실환가?(놀랍게도 실화였다) 그래도 열두시 전에 줄 수 있어서 다행이네88 요즘 진짜 탈탈탈탈 털려가고 있다보니 정신이 오억광년 나갔다가 돌아오고 그래:< 그러니까 진짜 천천히 느긋하게 답레줘! 답레 올리고 가볼게:> 이번주도 화이팅이야!
으앗 신경쓰지 마세요! 저도 충분히 오래 걸리고 있는걸요 :< 어음 일단 물자 구하러 편의점까지 가는데는 문제 없었다고 할까요? 얌전히 갔다가 얌전히 돌아오면 뭔가 밋밋할 것 같기도 한데, 가는 길, 물자를 구하러 가서, 혹은 돌아오는 길, 이 셋 중 하나에 뭐 좀비나 생존자를 마주한다던가 하는 일이 있어도 될 것 같고? 아니면 지금 남지은 씨랑 윤은채 씨가 떡밥 던지는(?) 대로 근처 편의점에 물자가 없어서 더 멀리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도 재밌겠네요. 답레 쓰고 있다가 이 부분 어떻게 할까 걸려서 여쭤봐요! 은채주가 원하시는 방향이 있으면 그쪽으로 잡으면 될 것 같고 아니라면 그냥 다이스 굴려서 정해도 될 것 같네요!
o<< 날씨가 미쳐부렀어...(죽어감) 어앗 어느쪽이든 재미있어보이는데!:> 그럼 물자가 없어서 더 멀리까지 나가야하는 상황에서 좀비들에게 몰려서 전전긍긍해하는 생존자들(1-2명 정도의 엑스트라들)이 등장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결국 그들과 물자를 나눠야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갈등!(이라고 하지만 정작 갈등을 느끼는 건 생존자쪽이였고)(아무말 대잔치) 응! 어느쪽이든 재미있을 것 같으니 다이스도 좋아:> 답레는 천천히 줘잉~~~:> 답변해놓고 다시 죽어가러...o<<
더 멀리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에 네가 어깨를 움츠리는 것이 보였다. 확실히 당장 코 앞에 뭐가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더 멀리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은 그저 불안하게 느껴질 뿐일 것이다.
"그냥 가정일 뿐이니까."
위로라도 하려는 양 얼버무리듯이 중얼거렸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면 그게 최선일테지. 이런 상황에 지치고 힘든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테지만, 그 말인즉슨 제 힘듦을 거리낌 없이 표출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자신과 비슷한, 혹은 자신보다 좋지 못 한 상황에 놓여있을지 모를 사람을 붙잡고 신세한탄을 하려면 얼굴에 철판을 얼마나 깔아야 하려나. 이런 상황이 되기 전이라고 해서 딱히 솔직담백한 성격이었던 건 아니었으니 아무래도 좋을런지 모르겠지만.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는 것들 사이를 헤집고 지나가며 들리지 않을 한숨을 내쉬어 본다. 집안일도 아니고, 대체 청소는 왜 이렇게 해도해도 끝이 없는지. 주기적으로 주변을 청소해주었기에 이 정도 수준이라는 사실에는 한숨만이 새어나왔다. 부정적인 감정들을 애써 눌러담으며 도착한 집 근처 편의점에서는 영 좋지 못 한 광경이 펼쳐졌다. 누군가가 싹 쓸어갔는지 동나 있는 물자들. 지은은 인상을 팍 찌푸렸다. 표정의 변화가 보다 다채롭고 알기 쉬워졌다는 것은 좀비들이 나돌아 다니게 되면서 바뀐 것 중 하나였다. 그 표정 변화의 대부분이 짜증이라는 점이 문제였지만. 잠시 숨을 고르려 마스크를 턱 밑까지 잡아 내리며 대충 묶어올린 머리를 헤집는다.
"오늘은 더 멀리까지 가봐야 될 것 같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어느정도의 물자는 남겨두었다. 이제와서 남은 게 없다는 말은 주변에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된다. 과연 이게 좋은 일일지 나쁜 일일지는 알 수 없었지.
// 늦어버린 답레 대령입니다 ;3 일단 편의점에 물자가 없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으로 써왔고, 이후부터는 가는 길이든, 다른 장소까지 도착해서든 아무 시점에나 적당히 뭔가 이벤트(?)를 끼워넣어도 될 것 같아요!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
어깨를 움츠렸다가 네 말에 어깨를 펴고 가느다란 특유의 눈매를 휙 하니 접어보였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네 말은 충분한 위로로 다가와서, 은채는 지은의 손을 제 손으로 잠시 잡았다가 놓았다. "알고 있어. 그냥.. 걱정일 뿐이니까." 하고 중얼거리며 지은의 위로에 대한 답을 내려놓았다. 누구든 똑같이 힘든 상황에서 약한 소리는 손쉽게 나오지 않기 마련이였다. 내가 그러하듯, 너도 그럴거라는 걸 알고 있다. 힘들어도 지금까지 살아남았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답지 않은 생각을 하고, 은채는 기괴하고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는 시체들을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걸음을 옮기며 손가락을 꼽아 언제쯤 청소를 했는지 가늠해봤다. 슬슬 이동경로에 있는 것들을 정리해야할 주기가 돌아오고 있었다. 그나마, 주기적으로 청소하기 때문에 이정도지, 다른 곳은 얼마나 있을지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은채는 편의점 안에 남겨두고 갔던 물자들이 깨끗하게 동이 나있는 풍경에 눈썹 사이를 좁히면서 마스크를 끌어내렸다. 살아 움직이는 시체들 특유의 썩은내가 안나는 건 아니었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짜증과 함께 조금의 불안감이 스쳤다. 생존자의 손길이 닿았다. 그렇다는 건 이쪽에서 물자를 챙겼을 때의 흔적을 생존자가 봤을지도 모른다. 편의점을 털어간 생존자는 지나가는 길에 들리고 이동했는지, 아니면 이 근처를 맴돌고 있는지 알수 없다. 짐짓 진지하게 심각한 생각들을 이어가며 은채는 사람의 손길이 닿은 편의점 내부를 둘러보고, cctv에 시선이 머물렀다. 지금 저 기계를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은채는 편의점 냉장고에 남아 있는 미지근한 생수병 두개를 발견하자 그것을 들고 지은에게 되돌아왔다.
"응 그래야겠다. 어쩔 수 없지만."
생수병 하나를 지은에게 건네면서 은채는 생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속에 차오르는 불안을 씻어내보려는 행동이었다. 지나간지 얼마 안됐다면 아직 근처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으니까 조금 더 조심해야했다. 그렇게 말하면서 은채는 미지근한 생수를 마셔서 수분을 보충한 뒤 조금 더 떨어진 곳을 향해 움직이려 걸음을 옮겼다.
//챱챱 답레가 너무 늦어서 미안하드아아!!!o<< 일단 편의점에서 생존자가 지나간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는 식으로 써왔어. 아마 다음 위치로 향하는 길이나, 편의점(혹은 마트같은)에서 생존자를 마주쳐도 괜찮을 것 같아:> 아 마주친 생존자가 우호적인지 아닌지는 지은주가 편하게 마음대로 만들어도 괜찮다~~이마리야:> 그럼 답레 놔두고 가볼게:> 혹시 의논할 게 있다면 질문 놔주면 보는대로 답해줄게.
편의점에는 더 이상 쓸만한 것들이 남아있지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많이 남아있던 건 아니지만서도, 괜스레 꽤심하다는 생각이 들어버린다. 지은과 너는 근처에 있을 또 다른 생존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상대 또한 이쪽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주변에 누군가 있어, 까지는 아니어도 이곳에 왔던 사람이 있다, 수준의 정보는 제공되었으니까. 언제 왔다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당장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물자를 구해야 했다. 지은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편의점을 내부를 한 번 더 훑어본 뒤 네가 건네주는 생수병을 받아들었다.
"여기서 조금 떨어져 있긴 하지만 너무 멀지 않은 곳에 마트가 있으니까 그쪽으로 가보자."
제 집 주변이니만큼 지리는 파악하고 있다. 물론 다니던 곳이라 해봐야 학교, 편의점, 마트 뿐이긴 했지만. 지은은 편의점 밖으로 나서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갈증을 달랜 뒤 거리낌 없이 마트로 향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 수준은 아니어도 편의점 보다야 규모가 있기 때문에 진작에 탈탈 털렸을 가능성도 존재는 했다. 사태가 터지자마자 생존자들은 근처에서 물자를 되는대로 쓸어담았을테니 말이다. 편의점에서 허탕을 쳤으니 이번만큼은 물자가 남아있길 바라며 도착한 마트에는 자신들보다 한 발 일찍 도착한 손님이 있었다.
"... 사람이네."
지은은 눈살을 찌푸리며 생존자들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몸은 숨긴 채다.
"어떡할래?"
// 텀은 신경 쓰지 마세요! 저도 늦었기 때무네... :/ 우호적인지 적대적인지까지 정해서 서술하면 분량이 넘 길어질 것 같아서 이쯤에서 끊었슴다... 그러니 대충 다이스로 정해보도록 하죠. 굴러라 운명의 다이스!(?) .dice 0 100. = 93 홀 - 적대적 짝 - 우호적
네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가느다란 눈매로 들려 있는 생수병의 라벨을 바라보다가 은채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쪽에서 생존자를 눈치챘으니 저쪽도 충분히 알고 있을테니까. 기분좋은 일은 아니였다. 이런 상황이 아니라 해도,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아. 이런 상황이여서 더더욱. 그렇다고 더이상 쓸만한 게 보이지 않는 편의점에 연연할 수는 없으니.
미지근하지만 사람의 신체는 대부분 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그 미지근한 물은 갈증을 채우기 충분했다. 갈증을 달래고 남은 생수병을 챙겨온 배낭에 넣은 뒤에 은채는 지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거리낌없는 걸음으로 마트로 향하는 뒤를 따르며 은채가 시선을 올려 하늘을 바라봤다. 악취를 막기 위해 쓴 마스크 안쪽의 공기가 후덥했다. 그 후덥한 공기가 익숙하지 않아서, 은채는 미간을 찌푸린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소리에 예민하다. 아니 사실은 나만 예민한걸지도 모른다. 마트에 도착하자마자 들리는 작은 소음은 주변에서 신음인지 괴음인지 모를 소리를 흘리고 있는 그것들의 소음에서도 어렴풋이 들려왔다. 은채의 걸음이 멎었다.
"우호적, 일거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긍정적인 생각이겠지?"
이미 죽어있는 것들은 상대해봤지만 살아 있는 사람을 상대하는 건 너무 오랜만인걸. 은채는 그렇게 읊조리듯이 중얼거리며 생존자들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넘기다가 손바닥에 맺히는 땀을 바지춤에 문질러 닦아버렸다. 긴장감과 불안감에 은채는 머리가 정지할 것 같았다. 이대로 모습을 드러내자니 저들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이고. 잠시 정지된 뇌가 비정상적으로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내가 나가볼게. 지은이 네가 다쳐버리면 곤란하니까."
이쪽에서 전투에 두각을 드러내는 사람은 너뿐이니까. 네가 막아설까 싶어서 네 손을 한번 꼭 쥐고 네 시선을 바라봤다.
//윤은채씨는 스불재를 실행했다!!!😀 다갓ㅋㅋㅋㅋㅋㅋ다갓 당신 왜그래!!! 물론 남지은씨가 윤은채씨를 막아서도 좋아~~~(•‾̑▽‾̑•)ノ 어차피 모브캐들은 적대적이고 구르는 건 확정이니까! 핫하! 모브를 굴리는 건 지은주가 편한대로 해주기야~~ 늦어서 미안하다!.... :/ 현생이 너무 강해요o((
그것들의 신음 소리나, 당장에라도 곧 쓰러질 것 같은 걸음 소리는 진즉에 귀에 익어 있었다. 그렇게 익숙해진 소리들 사이사이로 낯선 소리가 들려오니 몸이 바짝 경계를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글쎄. 우호적이라면 좋긴 하겠지만......"
지은은 입을 다물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어떨런지. 그렇지만 네게 구태여 다른 생존자들에 대한 위험성을 일깨워줄 필요는 없겠지. 너 역시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테니.
"뭐? 혼자 나가 보겠다고?"
네가 쥐어온 손을 지은은 마주 잡았다. 다만 손을 맞잡는다는 느낌보다는, 네가 가지 못하도록 묶어 두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지도. 지은은 미간을 찌푸렸다가 고개만 슬쩍 돌려 생존자들의 위치를 다시금 확인했다. "네가 다쳐도 곤란한 건 마찬가진데." 지은은 네게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네가 내린 결정이 영 마음에 안 든다는 눈치이다.
"네가 여기 숨어 있던가, 아니면 같이 나가던가."
그 외의 경우는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네 손을 쥔 손에 힘을 조금 더 가했다.
// 힘으로 막아서 버리는 치사한 남지은 씨... 내가 이러려고 널 피지컬 좋게 설정한 게 아니야 임마!! :/ 오케이 입니다~ 는 남지은 씨 황소고집 때문에 아직 만나지도 못하긴 했...(흐릿) 한 명인지 여러명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모브니까 은채주께서도 편하게 굴려주셔도 됩니다! :3 신경쓰지 마세요! 현생은 킹쩔 수 없습니다... :/ 현생은 이길 수 없는 것...
당신은 왜 빈손으로 왔죠? 예......중간에 허리가 삐끗하여 골골거리느라 답레를 못썼습니다......0(-( 답레 못들고 와서 미안해! 날이 더워져서 헤롱거리며 일하다가 잘못해서 허리를 작살내버리는 바람에 치료받고 그러느냐고 정신없이 보내서 답레를 못썼어;-; 대신 이번주 휴일까지는 꼭!!!!!답레 들고 올게. 날이 많이 덥다. 더위 조심하구 건강해야돼!!!!!:>
으엇 허리를 삐끗하시다니 괜찮으세요??? 아니 지금 그런 상황이시면 답레가 문제가 아니죠!! ;×; 저도 답레 많이 늦는걸요! 신경쓰지 마시고 몸부터 챙기셔요! 괜찮아지시기 전에 주시는 답레는 안 받을 겁니다(단호) 답레 신경쓰시지 말고 휴일에는 푹 쉬시길 바래요 은채주!! 은채주도 더위 조심하고 건강 잘 챙기세요 :3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질질 다리를 끄는 그것들의 걸음소리가 거슬렸다. 거슬렸지만 은채는 내색하지 않았다. 고통스러워하는 신음 소리도 익숙했지만 역시 이럴 때는 신경쓰일 수 밖에 없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했다. 적어도 저쪽에게 이쪽의 방향을 숨길 수 있을 거라던가.
"이런 시기에 우호적인 생존자이길 기대하는 게 지나친 기대겠지?"
조용하게 읊조리던 은채가 묵묵하게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가느다란 눈매가 더 가늘어져서 그늘을 만들었다. 제 스스로 그렇게 이야기한 게 어지간히도 우스웠다. 우호적인 생존자라니.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우호적인 사람ㅇㅣ 몇이나 될까. 모르지. 태생이 착하고 희생적이라면 우호적일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제 성격은 현실적이였다. 네게 이야기를 하고 생존자에게로 향하려다가 네 행동에 잠깐 너를 바라본다. 손을 잡는다- 보다는, 손을 붙잡아서 묶어두는 느낌.
"무기를 놓고 가면 저쪽이 공격하지 않을거라고- 생각 안하는거지?"
미간을 찌푸리며 생존자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지은의 모습에 은채는 잡혀있는 손을 몇번 꼼지락거려서 마주 잡고는 확신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알았어." 눈썹과 눈썹 사이를 잔뜩 찌푸리고 생존자들의 위치와 지은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던 은채는 한숨을 짧게 내쉬고 대답했다.
네가 그렇게 나오면 정말로 나를 저쪽으로 혼자 보낼 생각이 아예 없다는 걸 뜻하니까. 알았다는 대답을 하고 은채는 제 손을 잡고 있는 지은의 손등을 제 손으로 천천히 문질렀다. 혼자 안갈테니 안심하라는 제스처였다.
"대화는 네가 할래? 아니면 내가 할까?"
//거하게 늦어버린 답레를 바치며 머리 박을게. 진짜진짜 너무 늦었다..날씨가 갑자기 더워졌기도 하다보니 몸 컨디션이 다시 싱숭생숭해져버리고 말했다시피 허리를 아작내버려서;-; 치료받고 현생 살고 하다보니 정신이가 없었다....8ㅁ8 일단 생존자를 만나는 건 지은주에게 맡길게. 우호적이지 않은 상대니까 편하게 서술해도 될 것 같고 그러네. 모브캐의 성격을 아직 못정해서 손에 안붙는 걸수도:< 답레 올리고 갈게! 좋은 하루 보내!
? 권총을 들고 문전박대하는 2명의 생존자...? 제가 넣은 옵션이긴 하지만 다갓은 정말 하드한 것만 좋아하네요. 설마 조합이 저럴 줄이야. 여튼 답레는 저 결과로 해서 천천히 써올게요~ 요새 손이 자꾸 느려져서 좀 늦을 것 같아요! 답레 올라가기 전에 은채주가 >>835 보고 "아 저건 좀;;" 싶은 부분 있으시면 말씀주세요!
지은은 은채의 손을 세게 붙잡았다. 너는 분명 현실적이고 꼼꼼한 성격이었고, 사태 이후 그러한 성향이 더욱 도드라졌다면 도드라졌지, 덜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건 너를 믿느니 마니 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제 아무리 안전 운전을 해도 상대방이 부주의하게 들이받으면 사고는 난다. 네 질문에 지은은 대답하지 않았다. 애초에 우호적인 사람들이라면 무기를 들고 가도 공격하지 않을테고, 아니라면 도리어 무기가 없다는 걸 확인한 순가 기뻐할 것이다. 어느쪽일지는 직접 마주보고 대화를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문제였다.
"내가 할게. 너는 내 뒤에 있어."
말을 누가 걸어볼까-는 말솜씨로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 말을 잘하느냐 마냐 보다는, 유사시에 바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가 갑절은 더 중요했다.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때 같이 대화를 나눠보면 된다. 지은은 무기를 쥔 손에 힘을 준 채 생존자들에게로 향했다. 그들은 살아있는 누군가의 소리가 들리는 순간 경계하는 낌새를 보였고, 그들 역시 무기를 손안에 고쳐잡았다.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 도합 두명. 남자는 손에 야구배트를 쥔 채고, 지은보다 머리 하나 정도는 더 커보이며 덩치가 제법 있었다. 여자는 은채와 비슷하지만 조금은 더 작아보이는 키에 왜소하지만 기가 쎄보이는 분위기를 온 몸에 두르고 있었다. 척 보기에도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케이스는 아닌 듯 보였다.
"사람었잖아, 놀랬네. 너넨 또 뭐야?"
남자는 지은과 너를 살피듯이 노골적으로 두 사람을 훑어보았다. 목소리에서는 불쾌함이, 얼굴에서는 언짢음이 대놓고 드러난다. 그러니까 얘넨, 차분히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상대는 아니구나. 그 짧은 한마디에서 느껴졌다. 괜히 말을 걸었다고 후회하며 지은은 혀를 찼다.
"혹시 물건 털러 온거면 그냥 꺼져. 안 그래도 멀쩡한 식량 찾기가 어려워져서 남이랑 나눠먹을 생각일랑 없으니까." "물자도 많은데, 나눠 갖죠?" "대가리 깨지고 싶으면 그렇게 하던가."
남자가 위협적으로 배트를 붕붕 휘둘렀다. 지은은 제 코앞까지 다가온 배트를 손으로 살짝 밀어내며 한숨을 내쉰 뒤 어쩌겠냐는 듯,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았다.
핫!!! 답레 확인했어! :3 아니 생존자(모브)들이 만나자마자 반갑다고 배트를 휘두르다니....한성격하시는군(???) 답레는 느긋하게 줄게. 아마 이번 주말에 줄 수 있도록..노력할게:< 날씨가 갑자기 많이 더워지고 한국은 장마가 시작됐어:> 지은주 건강 꼭꼭 챙기기!
반가움의 표시랍니다(찡긋)(아님) 답레는 천천히, 느긋하게 주세요~ 저도 빠르게 핑퐁하기가 어려운 상태이므로 늦게 주시면 오히려 좋습니다(?) 헛 그렇군요. 이곳은 장마는 안 오려는지 그냥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했네요! 은채주는 안 그래도 얼마 전에 허리도 다치셨담서... ;×; 특히나 더더 조심해서 건강 잘 챙기세요!
네가 걱정하는 게 뭔지 알아서 네가 손을 세게 붙잡았을 때, 잠깐 눈살을 찌푸렸을 뿐 네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현실적이고 꼼꼼하며 생각을 오래도록 곱씹어가며 최악까지 가늠해버리는 제 성격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쯤은 지은도 알테니까. 대답을 하지 않는 지은의 모습에 은채는 그게 대답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한쪽이 주의를 기울인다고 하더라도 사고는 나기 마련이니까.
"응."
하고 은채는 지은의 말에 차분하게 대답했다. 무기를 쥐고 걸어가는 뒤를 따라 걸으면서 은채또한 제 손에 있는 무기를 고쳐쥐었다. 무기를 사용해야하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익숙하다고 하더라도 그건 저 시체들을 정리하는 게 익숙해진 것 뿐이지, 사람을 공격하는 것에 익숙해졌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둘. 무기는 둘다 손에 들고 있으며, 여자쪽은 모르겠지만 남자쪽은 네가 상대하기 버거울지도 모르겠네. 은채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첫마디가 떨어지자마자, 은채의 눈에 혐오와 허탈함이 깃든 건 필연적일지도 모르겠다.
이게 현실이지. 조금이라도 대화가 통할거라고, 현실적으로 굴러가는 머리로 생각했는데 차가운 얼음물이 쏟아져내린 기분이었다. "타협점을 찾아볼 생각은 없으신가요? 그쪽도 둘. 우리도 둘인데 공평하게 서로 반반 나눠가지기로." 위협적으로 휘둘러지는 소리가 몹시 거슬렸다. 은채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였고 그만큼 들려오는 소음에 예민했다. 주변의 소리가 배트가 휘둘러지는 소리에 묻히자, 짜증스럽게 은채는 중얼거렸다. 은채는 분명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었고 타인이 기분 나쁠까 싶어서 타인의 감정을 살펴가며 자신의 감정을 소모하는 사람이었다. 은채는 제 손에 쥔 무기를 여자에게 향하게 하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가느다란 눈매를 더 가늘게 뜬 그 모습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여우 같았다.
//답레가 토막났다:< 이 뒤의 여자가 은채를 공격했다고 해도 되고 남자가 여자를 붙들고 있음에도 신경 안쓰고 지은을 공격했다고 해도 될 것 같아서 여지를 좀 줬어:> 그러니까 다이스를 굴려보자구!>< .dice 1 10. = 4 홀이면 남자가 여자는 신경 안쓰고 지은을 공격했다. 짝이면 여자도 은채를 공격해서 맞다이 상황이? 이 시점의 은채는 똑같기는 한데 서술했다시피 지은이가 위험하게 되면 집착하는 느낌을 살짝 담았어. 내 옆에는 너뿐이야, 그러니까 너까지 잃고 싶지 않아 라는 느낌으로 봐주면 오케이:>
너의 짜증 섞인 중얼거림에 되돌아 온 것은 하이톤의 비웃음이었다. 남자는 고개를 뒤로 젖혀가며 크게 웃었다.
"없는데? 우리가 왜?"
남자는 웃음을 흘렸다가 이내 혀를 차며 배트를 이리저리 휘두른다. 위협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몸을 가만두지 못하는 성격인 듯 했다. 갈 곳을 잃은 배트가 위험하게 이리저리 휘둘러진다. 너의 무기가 여자에게로 향하고, 그에 먼저 반응 한 것은 남자였다. 그는 위협하듯이 고개를 치켜들곤 몸을 부풀리며 가까이 다가왔다. 지은은 기싸움에서 지고 들어가면 안된다는 생각에 남자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응시한다.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꺼질 것이지, 귀찮게 하네. 이건 싸우자는 거지?"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별다른 경고 없이 대뜸 쥐고 있던 야구배트를 있는 힘껏 휘둘렀다. 지은은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피했으나 그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다. 남자와 지은의 거리가 가까웠던 만큼 피한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 남자는 혀를 차며 배트를 손에 고쳐쥐었고, 지은을 노려보았다. 여자의 시선은 지은이 아닌 너에게로 향해있었고, 지은은 남자 혼자서도 무리 없이 처리할 수 있으리라 믿는 눈치였다. 대화가 오가는 내내 남자의 뒷편에 머물러 있던 여자는 무기를 쥔 채 네게로 다가갔다. 잽싸게 균형을 다시 잡은 지은은 너를 한 번 힐긋 보곤 '조심해.' 라고 입모양으로 전했다. 싸움을 피하기에는 너무 늦은 듯 하다.
// 갱신하고 갈게요! 분량도 적은데 생각보다 넘 늦어버렸다... 이 모든 것은 현생이 나쁜 것입니다(변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