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조금 진정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자리에 앉아 신기한 색을 한 허브티를 조금 마십니다.
"확실히 도움이 되네요. 아까까지 계속 뛰어다녀서... 음... 빨리 뛸 수 있는 건 멋지지만 일단 슈비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아, 목줄은 이 근처에 있는 사거리에서 끊어졌어요. 차가 오나 보는 사이에 그만..."
강아지 이름은 슈비군요. 이어서 그는 핸드폰을 켜고 갤러리를 보여줍니다. 거의 전부가 강아지 사진입니다! 강아지는 전신이 핸드폰 정도 되는 길이의 흰 털로 덮여 있고, 눈이 새까맣고 동글동글합니다. 사진을 보니 슈비는 네 발로 있을 때 무릎 바로 아래까지 오는 크기인가봅니다.
"좋아하는거요? 간식이랑 산책을 좋아하고... 요즘엔 높은 곳에 오르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나무에도 올라가려고 하고."
의뢰인은 지도 앱을 켜서 사장님에게 알려주려고 하...... 는 순간 휴미가 달려나갑니다! 1층에 있던 가벼운 물건들이 휘날립니다. 휴미는 돌아와서 정리하세요. 뒤이어 기사님이 휴미를 따라가자 잘 부탁한다며 고개를 끄덕여 인사합니다. 둘이 슈비를 찾으면 좋겠군요!
여하튼 의뢰인은 다시 지도 앱으로 시선을 옮겨서 여기저기 알려줍니다. 별로 특별한 건 없네요. 공원, 가로수길, 그런 곳들입니다. 강아지가 흔히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들이요.
"그게 참 이상하죠... 아무래도 슈비가 큰 개이니만큼 말씀하신대로 줄도 꽤 튼튼한 재질이거든요. 어쩌면 오래 써서 닳아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닳은 부분을 물어뜯어서 그대로 끊어진 거죠."
의뢰인은 느와르에게 나름대로 줄이 끊어진 이유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확실히 오래 썼다면 아무리 튼튼한 줄이라도 어디 한 군데는 나갔을수도 있겠네요.
"저... 근데 좀 무례한 발언일지도 모르겠는데...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 모두 아니마라면 동물로 변해서 목줄에 남아 있는 냄새로 추적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조심스럽게 제안합니다.
그무렵 휴미와 기사님은 사거리에 다다릅니다. 통행이 많은 거리답게 사람도 많고 동물도 많네요. 근처에 동물병원이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케이지 안에 있는 고양이 한 마리가 주사 맞으러 가는 길이라는 걸 아는 것처럼 쌩 하고 달리는 휴미를 향해 야옹야옹 울어댑니다. ......그리고 신호등 주변에 의뢰인이 보여주었던 리드줄과 같은 색을 한 천조각이 보입니다. 조금 작긴 하지만 발견할 수 있겠지요.
"그 이상함이 중요한 것이네요. 슈비 씨의 행동 동기가 무엇 인가를 알 수 있다면 수색이 한결 수월 하겠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줄이 끊어졌다가 아니라 왜? 줄을 끊었는가? 이니까요. 슈비 씨가 타인에게 경계심이 높다면 웬만해서는 사람이 원인은 아닐 거에요. 당연하게도 세상에는 늘 예외라는 것이 있으니 만큼이니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죠"
그녀는 의뢰인의 설명과 함께 대답를 듣고는 손에 들고 있던 찻주전자를 탁자에 내려놓고는 말했습니다
"붐비는 곳을 산책할 수 있을 정도로, 경계는 하지만 심하게 그러진 않아요. 우리가 낯선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비슷하죠. 가금씩은 정말 사람같다니까요. 우리 슈비는 누가 버린 아이를 데려왔는데 전 주인한테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 똘똘하고... 아, 이런, 또 자랑으로 흘러가네."
자식 자랑이군요!
"평소에 줄을 이갈이용으로 쓰거나 하진 않아요. 별로 관심도 없는 것 같았고요. 그러게요. 왜 그랬을까..."
이상한 일입니다. 슈비는 왜 줄을 물어뜯었을까요? 본인, 아니, 본견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네요.
기사님과 휴미는 안타깝게도 큰 성과는 얻을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가 기억하기엔 줄 색이 너무 흔했습니다. ...대신 저쪽에, 저쪽 전봇대에 튀어나온 못에 같은 색을 띤 조각이 보입니다. 못에 뜯긴 걸까요? 그런데 저쪽으로 가면 나오는 건 산 뿐인데...?
"그렇군요~ 혹여나 슈비 씨의 전 주인에 관련하여 아시는 바가 있나요? 후후, 아끼고 사랑하는 대상이라면 늘상 이뻐하여 자랑하고 싶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다른 사람이라면 별 신경 쓰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녀는 전 주인이라는 의뢰인의 언급에 굳이 물어보았습니다
"평소에는 없을만한 행동, 그리고 별반 다를 게 없는 거리. 그곳에서 그러한 행동을 했다면 슈비 씨에 강렬한 욕구와 동기에 영향을 줄 무언가가 당시에는 있었다는 것이겠죠. 이것이 무엇이냐 에 따라선 일이 쉽게 풀어 질 수도 아닐 수도 있겠네요 그나저나 차를 더 드시겠나요? 서비스이니 부담 가지실 필요도 없답니다~"
"공격성을 드러내는 소리는 없었으니까 아마 아닐 겁니다. 하지만 만약 그거라면... 어디까지나 강아지를 유기한 전주인 잘못이니 찾아가서 한 대 쳐주고 싶군요. 외모도 성별도 모르지만요."
느와르의 말에 의뢰인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슬슬 나가서 합류할 것 같으니 차는 그만 마셔도 되겠지요.
"그 거리에 특별한 건 없었는데... 동물병원이 하나 있긴 하지만 병원 간다고 탈주하는 아이는 아니라서요. 나가서 수색하던 분들이 뭔가 찾으셨기를 바라야겠네요. 아, 그럼 짐 좀 내려둘게요. 들고 다니기에는 무거워서요."
그리고 의뢰인은 신발을 고쳐신습니다.
산 입구에 강아지 발자국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강아지는 산으로 올라갔거나 그 주변에 있을 것 같네요. 높은 곳을 좋아한다 했으니 멋모르고 계속 올라가다 정상까지 갔을지도 몰라요. 그 말은 우리도 정상까지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의뢰 하다가 등산까지 하게 생겼군요! 산 입구에서 합류한 여러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