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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 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 번 정도만 언급하는 걸로 깔끔하게 할 것. 떠날 때 미련 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 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 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 규칙에 따라 지적과 수용, 해명 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 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인간은 자신과 다른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그래서 가게 주인은 눈앞의 세 남자가 귀족이라는 걸 단박에 알아차렸다.
"아니오, 못 봤습니다."
세 남자가 놓친 것이 있다면, 자신들이 평민이 아닌 티를 있는 대로 내고 다닌다는 걸 본인들만 몰랐다는 것, 그리고 그 때문에 엮이기 싫은 사람들이 전부 똑같이 대답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그들은 더럽고 복잡한 평민의 마을을 몇 시간이나 헤집고 다니면서도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
"아무도 모른다니! 이래서 평민들은..." "이제 곧 해가 질 시간입니다." "역시 하인들을 시키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무슨 소립니까! '그것'에 대한 것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곳을 돌아다니는 게 좋지 않다는 건 아시지 않습니까. 해까지 지면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릅니다." "하여튼, '그건' 왜 갑자기 없어져서 이 사달을 내는지..." "이제 물어볼 사람도 안 보이고..."
세 명이 소득 없이 돌아다니며 줄줄이 늘어놓는 불평을 자른 건 그들의 앞을 가로막은 한 아이였다.
"나리, 나리들이 찾는 사람, 내가 아는데 알려줄까?"
열 살이나 겨우 넘겼을 법한 어린아이가 하는 말이었지만 지칠 대로 지친 세 명은 우르르 모여 아이를 닦달하기 시작했다.
"어디서 봤느냐!" "어디 있다고?" "그게 정말이냐!" "아잇, 한 명씩 말해."
어른 셋보다 아이가 더 점잖은 모양새가 되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그들은 뒤늦게 헛기침을 하는등 체면치레를 했고, 가운데 선 남자가 다시 물었다.
"우리들이 찾고 있는 것은 여자다. 이쯤 되는 키에, 검은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고, 노란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지. 네가 본 것과 같은가?" "응, 똑같아." "좋아, 그러면 안내하거라."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아이는 꼼짝도 하지 않고 오히려 한숨을 쉬었다.
"하여튼 귀족들은. 이런 걸 시키려면 돈을 줘야지, 돈을." "주제를 모르는구나! 감히 누구에게 요구를 하는 건지 아느냐?!" "그럼 안 알려줘. 나 말고 안다는 사람 있어 나리? 아니면 죽일 거야? 몰래 온 거잖아. 시끄럽게 만들려고?"
어린아이. 그것도 귀족도 아닌 평민 따위의 아이에게 이런 소리를 들은 것에 굉장한 굴욕감을 느꼈지만, 사실 아이의 말이 맞았다. 세 명은 더는 수단도, 시간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함부로 무얼 할 수가 없었다. 결국 표정을 짓이길지언정 아이에게 몇 푼 쥐여줄 수밖에 없었고, 아이는 은화를 주머니 깊은 곳에 찔러넣고 나서야 발걸음을 움직였다.
"그런데, 우리가 귀족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느냐?" "그냥 보면 아는데? 나리들이 여기 온 거 소문 다 나서 길에 아무도 없는 거야."
세 명은 그제야 알아채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의 뒤를 따라갔다.
"냄새..."
세 남자는 코를 틀어막고 골목길 앞에서 우물쭈물했다. 아이는 일찌감치 골목 안으로 들어서서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다그쳤다.
"안 들어올 거야? 이 안에 있다니까?" "이런 곳에 어떻게 들어가라고. 지저분한 데다 냄새도 나지 않느냐!" "이래서 귀족들은. 피 냄새 정도로 쫀 거야?." "피, 피라고?"
그 말을 듣자마자 세 명 중 한 명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쳤고, 한 명은 휘청이더니 벽에 몸을 기댔으며, 한 명만이 골목 안쪽으로 내달렸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을 때 남자는 자신이 온종일 찾아다니던 것을 겨우 찾아낼 수 있었다.
"여기서... 허억... 뭐 하시는 겁니까?"
짧게 숨을 고르며 말하는 남자의 물음에 소녀는 작위적인 태도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산뜻한 웃음을 짓고 대답했다.
"산책일까요?" "이런 곳에서 말입니까?"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표현에 얼빠진 목소리로 되묻는 남자를 보곤 소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눈을 감았다가 뜨고 다시 말했다.
"입막음을 시키는 것과 죽이는 쪽 중, 어느 쪽이 조용할까~ 하고 고민하고 있었답니다. 자작님이 생각하시기엔 어떠신가요?"
마침 잘됐다는 투로 묻는 소녀의 말에 질려버린 남자는 잠시 눈동자를 굴렸다. 햇빛도 잘 들지 않아 어두운 골목길에 몇 명인가 벽에 묶여있다. 손잡이 없는 날붙이들이 구속구라도 되는 마냥 그들을 묶고 있어 이미 피로 범벅이 되어있다. 그래서 피 냄새가 난다고 했었던 것인가. 하고 생각하며 아이를 보려 했으나 어느샌가 도망친 지 오래였다.
"아무리…. 이런곳이라도…. 한번에 그리 많이 죽이면 소문이 퍼질 겁니다."
겨우겨우 말하는 걸 들은 소녀는 그 말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한 명씩 풀어주면서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뭐... 하시는 겁니까?"
소녀는 당연한걸 묻는다는 듯이 남자에게 대답했다.
"마킹? 어느 정도 위험부담을 감수하는것이니말이죠. 소문이 난다면 필경 이들 때문일 테니 후일 찾아내기 쉽도록 해두는 거랍니다?"
조금이라도 입을 열면 찾아가서 죽이겠다는 말이었다. '저것'이 사람을 어떻게 죽이는지 아는 남자는 침을 삼켰다. 마지막 인원까지 마킹을 끝내고 치료 약을 쥐여준 소녀는 털고 일어나 남자를 보며 생긋 웃었다.
3지구 경찰서에서 순경으로 근무하고 있는 윌리엄은 죽을 때까지 절대 마주할 일 없을 것만 같았던 종류의 사람이 제 책상 바로 앞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곤 할 말을 잃었다. 누군가 금지단어를 검색해서 호송되어 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게 저것이라니.
베일처럼 늘어진 얇은 흑단빛 머리카락 사이로 흉흉하게 빛나는 회백색 눈은 이 도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밖에 없는 조합이었다. 호메로스!
고매하신 건축가 양반이 어쩌다가 그런 걸 찾아보다 잡혀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윌리엄은 일단 제 앞에 놓인 일이라면 대충 넘기는 일이 없는 성격이었다. 그는 일부러 발소리를 내며 성큼성큼 걸어가 제자리에 앉았다. 이 사람같지도 않은 놈의 머릿속에 어떤 불온한 사상이 들어있는지 탈탈 털어버릴 계획으로 가득차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