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판 유저들에 의해 지정된 공식 룰을 존중합니다. ※친목&AT필드는 금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금지입니다! ※모두에게 예의를 지켜주세요. 다른 이들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어서 상판을 찾았다는 점을 잊지말아주세요! ※지적할 사항은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해주세요. 날카로워지지 맙시다 :) ※스레에 대한 그리고 저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환영합니다. 다만 의미없는 비난은 무시하겠습니다. ※인사 받아주시고, 인사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라는 다섯글자에는 생각보다 많은 힘이 있답니다. ※17세 이용가를 지향합니다. 그렇다고 수위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굉장히 편한 사람입니다. 질문하는 것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어렵게 여기지 말아주세요 XD
놈이 괴성을 지르며 바닥을 내리찍습니다. 온 몸이 흔들릴 위력의 진동입니다. 키아라는 다시 자세를 고쳐잡고, 두 손으론 총을 들어올린 채, 여전히 경계 자세를 풀지 않습니다. 놈은 키아라에게로 달려오다 주춤하며 울부짖었습니다. 뜻을 알 수 없는 괴성 사이사이로 들려오는 음절은, 저 괴물에게 아직 이성이 남아있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놈은 엄청난 괴력으로 주변의 의자들을 몽땅 부순 후, 곧 이어 다시 돌진해왔습니다. 키아라는 위험을 감지하고 재빨리 옆으로 굴렀으나, 의자 파편에서 튀어나온 날카로운 쇠 조각이 허벅지에 긁혀 옷이 찢어지고 피가 흘러나옵니다. 약간의 쓰라린 통증이 살갗을 타고 전해져오지만, 간신히 놈의 공격을 피했다는 건 다행입니다. 키아라가 자리에서 일어나 뒷걸음질치며 쏘는 총탄은, 이번엔 크토니안의 다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계속 이대로라면, 이쪽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입니다. 현장에 남은 이들도 몇 없으니까요. 경매장을 도망쳐 뛰쳐나간 이들이 어딘가에 신고해주었길 바랄 뿐입니다.
재갈이 풀린 여우아이는 재갈이 풀렸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아.. 하고 공허한 잠긴 목소리만을 뱉을 뿐입니다. 곰은 여전히 주변을 초토화시키고 있었고 죽여달라는 한 마디를 끝으로 더 이상의 이성은 남지 않은 듯 합니다. 뒤통수를 맞았지만 아무렇지 않다는 듯 주변을 마구잡이로 부숴내기만 할 뿐입니다.
다리에 총탄이 뚫렸을때 울부짖고는 이제 한 쪽 밖에 남지 않은 눈으로 사냥감을 정하고 있었습니다. 제 뒤에있던 유페미아의 발목을 잡아 던져버리곤 키아라에게 달려들어 몸통으로 들이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우아이를 바라보고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쿵. 하고 내리찍습니다. 다시 쿵. 그리고 또 쿵. 총 세 번을 내리찍고는 포효가 이어집니다.
" 동작그만 코르포데이다!! 이 시간부로 움직이는 건 다 때려박을거야!! "
마일리의 목소리. 어두운 장내에 불이 들어오고 이어지는 총소리와 달려드는 사자의 모습을 한 레오. 순식간에 들이닥친 코르포데이는 능숙하게 크토니안을 사냥합니다.
곰 크토니안이 그 산만한 덩치로 돌진해오자, 키아라는 놈의 갑작스런 행동에 대처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해버렸습니다. 전신에 격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저릿함이 느껴지는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키아라가 비틀거리며 간신히 일어났을 때 크토니안은 이미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혼란스런 와중에 코르포 데이라는 이름을 들은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도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정신이 잘 돌아오지 않습니다. 코르포 데이 인원들과 함께 들어온 여성이 남은 사람들을 한 곳으로 통솔합니다. 키아라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여성의 인도를 따릅니다.
"아, 전 괜찮습니다."
드디어 지원군이 왔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것도 잠시, 상황이 안정되자 허벅지의 상처가 더욱 아프게 느껴집니다. 사지도 더 심하게 욱신거리는군요.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한 여성은 뒤에 벌어지고있는 사냥의 현장에서 떨어져나와 눈 앞에 있는 이들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데미휴먼의 인신매매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런 경매장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왔지만 안에 남은 이들은 몇 없었고 일단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안에 있는 인원들의 신병을 확보한 마일리는 데미휴먼이 있다.는 말에 고개를 돌렸고 크토니안이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쓰러지고 난 현장을 바라봅니다.
" 데미휴먼..? " " 마일리. 현장에 있던 데미휴먼이다. "
건장한 체격의 사자 데미휴먼. 'Leo'라고 적힌 스카프를 두르고 있는 레오는 리코를 안아들고 다가와 내려놓았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한참을 망설이다가 여우 데미휴먼 아이를 발견하곤 의료팀을 불러오라 소리쳤습니다. 그런 직격을 세 번이나 연속으로 맞았으니 멀쩡한게 이상한거겠지요. 이미 초점을 잃은 눈에 입과 코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와중에 들린 말은 '팔다리가 다 부러졌다' '갈비뼈도 부러진 것 같다' '손상이 심하다' 정도였습니다. 데미휴먼이니 이정도에서 끝났지, 일반인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즉사였다고 합니다.
"정신없겠지만, 잠시 따라가서 조사를 좀 받으셔야겠는데, 괜찮으신가요?"
마일리는 몇 번이나 쓰러진 여우 데미휴먼 아이에게 눈을 돌렸다가도 눈을 질끈감고 자신의 위치와 입장에 집중합니다.
키아라는 여우 아이가 쓰러진 쪽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립니다. 잠깐 고개를 돌려 본 여우 아이의 모습은... 비참함 그 자체였습니다. 의료진들이 나누는 말도 어디 뼈가 부러졌다느니 등 살벌한 말들 뿐이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인간의 욕심으로 벌어진 비극이니까요.
"...알겠습니다."
키아라는 마일리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쨌건 데미휴먼 인신매매장에 있었기에 용의자로 몰리는 것은 당연하니까요.
부하직원의 말에 마일리는 응. 하고 힘빠진 목소리로 말하곤 다시 현장에 있던 사람을에게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이동합시다. 하는 말과함께 옆에는 레오를 대동하고 경매장을 나선 그들은 곧장 코르포데이로 향했습니다. 도착했을때 말이 안통하면 어쩌나 했지만 리코의 소식에 바로 달려온 미호덕에 별다른 의심없이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뒤이어 들은 말이지만, 그 경매장을 운영하던 조직은 사라진게 아니기에 코르포데이가 나설 것이라 말합니다.
" 저보다 먼저 현장에 있던 분들이니 조만간 협조차원에서 연락이 갈 수 있습니다. "
마일리는 그렇게 말하며 연락처를 받아갔고 레오는 뒤에 가만히 서서 바라보기만 할 뿐입니다. 길고 긴 하루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풀어야 할 숙제와 잡아야 할 적은 늘었지만요. 미호를 통해 들은 소식으로는 응급실로 실려간 데미휴먼 여자아이는 아직도 의식이 없다고 합니다. 며칠간 생사를 넘나들거라는 이야기만 할 뿐, 그 뒤는 듣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