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라온하제 공용 게시판 - http://linoit.com/users/ho3fox/canvases/Houen3
"우리의 요구사항은 하나! 라온하제 왕국을 내놓아라!"
"정말로 괜찮겠습니까? 왕국을 정복하게 되면 세금, 교육, 복지 등등을 전부 신경 쓰셔야 합니다. 적호님."
>>476 돌리고 싶기에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음... 리스주의 상황에 맞춰서 결정해주셨으면 해요! 뭔가를 하면서 일상을 돌리는 것은 쉬운 것은 아니니까요! 리스주가 상황이 괜찮다 싶으면 하고, 하고 있는 일에 좀 더 집중을 해야겠다 싶으면 그 일에 집중하면 됩니다! 일상이 힘들어도 캐릭터 썰이라는 것이 상판러들에겐 존재하지요!
>>486 ㅋㅋㅋㅋㅋㅋ 저...저는 나름대로 천천히 먹었다구요...!! (흐릿) 혼자 먹으면 대화하는 것도 없어서 빨리 먹게 된다구요..!! 8ㅅ8 그리고... 이벤트 떡밥을 듣고 싶다면 비나리 광장으로 오시면 됩니다! 그럼 저 편에 뭔가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 있을텐데... 그쪽으로 다가오면 알아서 오늘도..열심히 구르고 있는 가온이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떡밥이 아니라면...다갓을 돌리도록 하지요!
>>487 그래도 더 천천히 드셔야죠. 스레주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말이예요.(끄덕) 그리고...음... 스레주께서 이번 이벤트 떡밥도 살짝 뿌려보겠다고 하셨으니까 비나리 광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참고로 길이는 장담을 하지 못하겠어요...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8ㅅ8
머엉. 품에는 론을 꼬옥 안아든 채 여러가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천천히 푸른 하늘을 날고 있었다. 오늘은 기분 전환도 할 겸, 론과 함께 비나리의 폭포에 놀러가려고 했었으니까. 최근 들어 너무나도 혼란스러운 일들만이 가득한 나날이었다. 물론 '라온하제'이니만큼 즐겁고 '행복'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이상하다, 어딘가 잘못되었다, 자신이 감히 이런 생각을 가져도 되나, 하는 느낌들이 가득히 들곤 헀었으니까. 동물의 본능적인 '감'. 그것은 절대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던 자신이었기에, 더더욱...
그렇기에 더더욱 멍해진 표정으로 그저 분홍색의 날개를 펄럭이며 앞으로 날아가던 찰나...
쾅!!
"...꺅!"
미처 보지 못한 무언가에 쾅, 하고 얼굴을 부딪혔고, 그대로 추락하듯 아래로 떨어져내렸다.
"...아야야..."
땅에 주저앉은 채, 새빨개진 코를 문지르며 눈물이 핑 돌아 작게 훌쩍였다. 그러면서 위를 올려다보자 보이는 건... 은호 님과 누리 님의 모습을 띈 거대한 얼음 동상. 보이지 않는 자신의 왼쪽 눈 쪽으로 저 동상들이 있어서 미처 보지 못했던 걸까. 조금 어두운 표정으로 동상을 올려다보다 조용히 허리를 꾸벅 숙여 사과의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자 앞에 보이는 건... 뭔가 공사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
"...?"
...저 분들은... 뭘까요? 처음 보는 공사재들의 모습에 아픈 와중에도 살짝 호기심이 들어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론을 안아들 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 쪽으로 다가가보았다. ...훌쩍. 괜히 한 손으로 코를 문지르면서.
이번에 새로 만들고 있는 공사현장을 나는 직접 감독하고 있었다. 내가 기획하고 내가 만들고자 한 것이니까 당연히 내가 감독을 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이런 공사 현장은 관리자인 내가 직접 봐야만 속이 편했다. 그냥 대충 맡기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렇기에 나는 실제로 공사를 하고 있는 곳을 감독하면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정도 속도라면 이제 조금만 있으면 마무리가 가능하겠지. 그러면 우리 비나리에 또 다른 랜드마크가 하나 세워지는 것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감독을 하고 있는 도중, 갑자기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발소리에 나는 뒤로 돌아서 누가 이곳으로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접근을 막으려고 했다. 공사를 하고 있는만큼 이 근방으로 다가오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죄송합니다! 여기는 지금 공사중이기 때문에 출입이...아. 리스 씨입니까?"
이곳으로 다가오는 이는 낯익은 이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낯익은 이라고 해도 이 앞으로 출입을 시킬 순 없는 노릇이기에 나는 손을 저으면서 리스 씨에게 이야기했다.
"죄송합니다. 리스 씨. 지금 이 앞은 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출입을 할 수 없습니다. 다음에 다시 와주시겠습니까?"
비나리의 폭포에 가려 했건만 자신이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비나리의 광장. 얼음동상에 부딪혀 작게 훌쩍이는 와중에도 처음 보는 공사재들의 모습은 자신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충분했고, 그에 론을 품에 안아들고 천천히 그 쪽으로 걸어가보았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점점 더 거대하게 보이는 듯한 신기한 공사재들의 모습. 태어나서 처음 보는 모습에 그저 위를 올려다보며 작게 "...와아..." 하고 감탄의 소리를 중얼거렸다. 그렇게 정신을 빼앗긴 듯이 멍하니 앞으로 걸어가던 자신의 발걸음을 멈춰세운 것은 다름 아닌... 가온 님의 목소리...?
"......"
그에 순간 천천히 고개를 내리고 가온 님을 멍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마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이. 그리고 그렇게... 1초, 2초, 3초.
생각보다 너무 크게 놀라는 것이 아닐까 싶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난 리스 씨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정말로 집중해서 공사현장을 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기사 꽤 거대하게 짓고 있었으니까. 라온하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도 기왕이면 높게, 높게 짓는 것이 좋기도 할테니까. 그래야 은호님의 위대함도 모든 곳에 보이게 할 수 있을테고.
아무튼 그런 내 개인적인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일단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표정을 원래대로 돌렸다. 아무튼 저런 공사 현장을 처음 본다고 한다면 확실히 신기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다고 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과를 할 필요는 없긴 하지만... 아무튼 그런 리스 씨를 바라보면서 나는 고개를 다시 한 번 양 옆으로 저으면서 이야기했다.
"하하하! 그렇게 죄송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신기하면 보러 올 수도 있지요! 물론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합니다만... 아무튼, 공사하고 있는 것 말입니까? 음..."
그것을 말해도 좋을까, 말하면 안될까. 잠시 생각을 하다가 나는 역시 확실한 공개는 나중으로 미뤄야겠다고 생각하며 하늘 높게 치솟아오른 공사 현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이야기했다.
"자세한 것은 아직은 비밀입니다만...라온하제에서 가장 높은 무언가라고 보셔도 됩니다. 이런저런 것도 계획중이고요. 조만간에 다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사실 지금은 마지막 마무리 단계만 남았거든요. 그러니까 다음에 이곳에 오시면 아마 완성품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가온 님께서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시자 더더욱 죄송스러운 마음에 우물쭈물, 다시금 죄송하다는 사과 인사를 올렸다. 최근 들어 정신이 더욱 빠진 채로 다니고 있었던 탓일까. 오늘따라 특히 그것이 더 심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론을 품에 꼬옥 안았다. ...역시 론의 말대로 잠시... 잠시동안 두 눈을 깊게 감았다. 그리고 천천히 다시 두 눈을 떴다. 보여지는 시야는 여전히 하나 뿐이었고, 멍한 눈동자도 그대로였다. 그래,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가온 님의 목소리. 그에 정신을 차린 듯이 한 박자 늦게 천천히 가온 님을 올려다보았다.
"...그래도 가온 님께서 일하시고 계신 것에 방해가 되었을까봐요..."
도움이 되어드리지는 못할망정. 만약 자신이 피해를 끼치게 된다면... 아마도... 순간 작은 몸을 작게 덜덜 떨었지만, 이어지는 가온 님의 대답에 그것을 멈추고 잠시 가온 님의 손가락 끝을 따라 공사 현장을 올려다보았다.
"...라온하제에서 가장 높은 무언가..."
가온 님의 말씀을 따라서 작게 중얼거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아직은 잘 모르겠는 저 공사재들이 라온하제에서 가장 높은 무언가가 되는 것일까? ...신기해요. 빨리 보고 싶어요...! 기대감에 부푼 마음 때문일까, 자신도 모르게 접혔던 날개를 살짝 펴고 작게 파닥파닥였다. 다음에 여기에 오면... 저도 저 가장 높은 무언가 씨에 올라갈 수 있는 걸까요? 제가 날아오르는 것보다 더 높은 곳을 볼 수 있는 걸까요?
두근두근, 멍한 두 눈동자를 반짝반짝이며 위를 올려다보는 모습은 기대감에 가득했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고개를 내려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그럼... 혹시 지금이라도 제가 뭔가 도와드릴 일은 없나요, 가온 님? 아주 작은 일이라도 좋으니까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그러면 저 '라온하제에서 가장 높은 무언가' 씨도 좀 더 빨리 태어나실 수 있지 않을까요?"
라온하제에서 가장 높은 무언가. 그것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아무래도 차후의 즐거움을 어느 정도 두는 것이 좀 더 좋을테니까. 그것 또한 어느 정도 '즐거운 내일'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리스 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날개가 파닥파닥거리는 것으로 보아 기분이 좋은 듯 보였다. 물론 난 새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나 같은 늑대도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니까. 그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일단 그것과는 별개로 리스 씨에게 확실하게 말을 하는 것이 좋겠지.
"저 안으로 직접적으로 들어갔으면 모를까.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전혀 폐가 아니고 방해도 아닙니다! 하하하! 그런데... 돕고 싶다는 건가요?"
이어 나는 리스의 그 부탁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부탁하는 것이 잠시 리스 씨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어 고개를 돌려서 공사 현장을 살펴보다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래도 저 안은 정말로 많은 힘과 체력이 필요한 곳이기에 리스 씨에게 부탁을 할 수는 없었다. 혹시나 잘못되어서 다치기라도 하면 정말로 큰일이니까. 아이온 씨와 약속한 것도 있고...
"죄송합니다. 리스 씨. 저 안의 일은 정말 보통 체력이 강하지 않으면 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정말로 위험합니다.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숙련자들만이 저 안에서 작업을 할 수 있기에, 리스 씨가 들어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점은 좀 양해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위험한 작업들이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이것만큼은..."
하지만 그렇다고 리스 씨에게 무작정 안된다고 말하기도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전에, 그러니까 작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서 리스 씨에게 제안했다.
"물론 직접적으로 일은 시킬 수 없겠지만, 공사를 하는 신들이 쉬고 있을 때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심신을 달래주는 일은 어떻습니까? 그 정도라면 피곤한 이들도 피로를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라온하제에서 가장 높은 무언가'. 그것의 정체는 자신으로서는 아직은 알 수 없었다. 그야 지금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공사재들 뿐이었으니까. 그것에서 어떠한 모습을 추측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가온 님께서 조만간에 다 만들어질 거라고 하신다면, 정말로 금방 완성되지 않을까요? 무려 '신' 님의 말씀이었다. 그렇기에 조금의 의심 한 점 없이 그저 그대로 그 말씀을 믿으면서 두근두근, 기대되는 마음을 품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춘다면 자신이 아니었다. 그야 '신' 님들께서 이렇게 고생고생하시면서 일을 하고 계시는데 자신은 마냥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가온 님께 혹시 뭔가 도와드릴 일이 없는지 여쭤보았지만, 가온 님께서는 공사 현장을 살펴보더니 결국에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저 안의 일은 정말 보통 체력이 강하지 않으면 할 수 없으며, 위험하다면서.
"......그... 렇군요..."
그에 조금씩, 조금씩, 시무룩하게 두 날개와 두 어깨가 아래로 처졌다. 물론 가온 님께서 거짓말을 하실리가 없었으니 그 말씀은 옳았을 것이며, 자신 역시도 고집을 부릴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저도 돕고 싶었는데...
...역시 저의 체력이 문제일까요... 슬펐다. 정말로 슬펐다. ...자신이 원해서 이렇게 태어난 것도 아닌 몸. 그런데도 이렇게 되는 것을 보면... ...훌쩍. 괜히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아래로 내린 채 아까 부딪쳤던 코를 문지르고 있자, 이내 곧 가온 님한테서 또다른 제안 하나가 들려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공사를 하고 있는 '신' 님들께서 쉬고 있을 때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심신을 달래주는 일은 어떻겠냐는 것. 그에 아래로 숙였던 고개를 들고 가온 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몇 박자나 늦게서야 표정이 환해지며 선명하게 활짝 웃었다.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이면서.
"...네! 그런 일은 얼마든지 해드릴 수 있어요! '신' 님들께서 기운이 나실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해드릴 수 있어요!"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일이기도 했으니. 도와드릴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기쁜듯이 날개를 파닥파닥거리다가 문득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작게 "...아." 하는 소리를 내었다.
"...신기해요, 가온 님. 그러고보니 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싸우는 꿈을 꿨었어요. 작은 리라 씨를 들고 피 흘리면서 싸웠었는데... 다른 '신' 님들께서 다치셔서 엄청 슬펐었어요... 그래서 리라를 연주하며 춤을 췄더니 '신' 님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었었어요!"
...정말 신기한 꿈 씨죠?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으면서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었다. 그래, 꿈이었다. 정말로 신기했던 꿈. 꿈을 꾼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작년에 있었던 일들로 보아 리스 씨가 춤이나 노래를 좋아하는 것은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좋아하는 그 춤과 노래라면 지금 일하는 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리스 씨는 자신만만해하고 있지 않은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날개를 파닥거리면서 기뻐하는 리스 씨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한편, 리스 씨는 나에게 자신이 꾼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피를 흘리면서 싸우는데, 리라를 연주하니까 신들의 상처가 치유가 되었다는 그 내용의 꿈에 나는 작게 감탄을 하면서 리스 씨를 바라보면서 신기하다는 것을 표현하면서 이야기했다.
"확실히 신기하고 흥미로운 꿈이로군요. 어쩌면 리스 씨의 노래와 춤이 다른 이들의 심신을 치유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꿈이 아닐까요? 리라라. 혹시 리라를 연주하고 싶으십니까? 리스 씨는?"
자연스럽게 리라를 연주하는 리스 씨를 생각해보니, 잘 어울리 것 같기도 했기에 절로 감탄이 터져나왔다. 만약 리스 씨가 연주를 희망한다고 한다면 은호님에게 이야기해서 리라를 제공하는 것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물론 은호님 성격상 공짜로 해주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힘든 것을 요구할 분도 아니었다.
잘해봐야 주기적으로 자신에게 연주를 해달라는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리스 씨에게 물어보았다.
"만약 원하신다면, 은호님에게 부탁해서 리라를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은호님의 성격상, 반드시 리스 씨에게 뭔가를 요구하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야 그렇긴 하지요! 하지만...어어... 사실 그 외에 뿌릴 수 있는 떡밥은 없었습니다!
"네! 얼마든지요! 가온 님의 부탁이라면 언제든지 들어드릴 수 있어요! 그동안 가온 님께 받은 은혜 씨들도 정말로 많으니까...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가온 님."
희미하게 방긋 웃으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애초에 가온 님한테서 자신이 선물로 받아 얻어먹었던 신과 수만 하더라도 어쩌면 자신의 키만 할 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이 정도의 작은 부탁 정도야 얼마든지 들어드릴 수 있었다.
그렇게 어떤 춤과 노래를 불러드릴까, 행복한 고민에 빠지다가 문득 자신이 꿨던 꿈이 생각나 그것에 대해서 가온 님께 이야기 해드렸다. 자신이 리라를 들고 다른 '신' 님들과 함께 적호와 청호에게 대항하여 싸웠던 그 꿈을. 그러자 가온 님께서도 그것이 신기했는지 감탄의 소리를 내주었고, 그에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다가 이어지는 가온 님의 말씀에 한 박자 늦게 깜짝 놀라 고개와 손을 동시에 도리도리 저었다.
"...아, 아니예요, 가온 님...! 그, 그,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그냥... 제 꿈 씨 속에 가온 님도 나오시고, 누리 님도 나오시고, 은호 님도 나오시고, 밸린 님에, 소아 님에... 다른 '신' 님들께서 많이 나와주셔서 신기하고 좋아서 그런 건데..."
혹시 제가 리라 씨를 받길 원한다는 뜻으로 전해진 걸까요...? 가온 님께서 오해를 하실까봐 안절부절,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거리며 작게 끙끙대었다.
"...그리고 은호 님께서 저에게 원하시는 게 있으시다면, 저는 리라 씨를 받지 않아도 얼마든지 해드릴 거예요, 가온 님."
그것만큼은 장담할 수 있었다. 굳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주시지 않아도, 자신은 은호 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얼마든지 들어드릴 것이었다. ...그래야...
"그래도 꿈은 어느정도 자신의 무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물론 전 잘 모르겠지만, 은호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맞을 겁니다! 그렇다면 리라를 연주하고 싶은 욕망이 어느정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리스 씨는 아니기에, 정확한 것은 아니긴 합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나름대로 생각을 이야기했다. 물론 나도 듣기만 하고 확실하게 아는 것은 아니기에 명확하게 이거다! 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맞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 난 리스 씨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정말로 당황한 것인지, 부정하고 싶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거리면서 끙끙대는 리스 씨의 표정이 편해보이지는 않았다.
이어 들려오는 그 말에 나는 귀를 기울였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은호님은 애초에 무언가를 일방적으로 시키는 것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그것에 명확한 목적이 있다면 또 모를까...
"은호님이 원하는 것이 있다기보다는, 이것을 주는 대신에 그에 합당한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은호님은 공짜로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기브 엔 테이크를 좋아하시는 분이니까요. 물론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가끔은 아무것도 없어도 뭔가를 제공하기도 하는 분이다. 꼭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면서 나는 리스 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제안했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 아니겠습니까? 조금은 자신의 욕심을 가지고 표현을 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으니까요!"
가온 님의 그 말씀에 멍하니, 정말로 멍하니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멍했었던 두 눈동자도 크게 뜬 채, 마치 무언가를 깨달은 듯이. 무언가를 알게 된 듯이. 그리고... 충격을 받은 듯이...?
'[그만. 멈춰.]'
"......윽...!"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론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왔고, 그에 자신도 모르게 머리가 지끈, 하고 순간적으로 아파와 한 손으로 머리를 짚고 고개를 숙여 몸을 웅크렸다.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순간적으로 숨이 쉬어지지 않았고, 그에 애써 숨을 크게 들이키려 했다. '['리스'.]'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눈을 감아.]' 두 눈을 질끈 감고. '[옳지. 그대로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혀.]' 천천히 호흡하려 했다. '[걱정 마. 너는 아직...]' 숨소리가 점차 고르게 변해갔다. '[...꿈 속에 있으니까.]' 천천히 감았던 두 눈을 떠봤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눈 앞에는 가온 님과 공사를 하고 있는 라온하제가 보였고, 그 모습에 다시금 멍한 표정으로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안도감. 그에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가온 님의 말씀에 고개를 느릿하게 도리도리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예요, 가온 님. 리라 씨는 저의 욕심도, 욕망도 아니예요. ...제가 정말로 원하는 건..."
...'신' 님들 속에서 함께 있던 자신의 모습. 바로 그것이겠지. 조금은 쓸쓸한 미소를 짓다가 이내 다시금 헤실헤실,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그래도 그렇게 신경 써주셔서 정말로 감사해요, 가온 님. ...가온 님께서는... 가온 님만의 욕망이나 욕심을 가지고 계시나요?"
갑자기 리스 씨가 윽하는 소리를 내면서 한 손으로 머리를 짚고 몸을 웅크리는 모습이 보였다.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 나는 깜짝 놀라 다리를 굽혀 리스 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으십니까?! 리스 씨?! 어디 아프십니까?! 왜 그러십니까?!"
정말로 크게 놀라 리스 씨의 상태를 살펴보면서 만일의 경우는 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갈 생각까지 했지만 다행히도 곧 숨소리가 천천히 변해가는 모습이 보였다. 안정이 된 것일까? 그런 것일까? 겨우 안도를 하면서 나는 리스 씨를 바라보았다. 일단 모습이 조금 안정된 것 같기는 했지만, 그 특유의 멍한 표정도 그렇고, 곧 희미한 미소도 그렇고... 안정된 것 같기는 했지만 그것은 동시에 또 다른 불안감이었다.
"...괜찮으십니까? 리스 씨? 방금 전에 갑자기 힘들어히시길래...혹시 몸이 아프시면 들어가서 쉬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리고...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아...그리고 제 욕망이나 욕심 말입니까? 물론 있습니다."
이어 나는 다리를 다시 편 후에 공사를 하는 곳을 바라보면서 씨익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내 긴 머리카락을 잡으면서 고개를 돌려 리스 씨를 바라보았다.
"제 욕심과 욕망은 은호님의 위대함이 더욱 더 넓고 넓게 펼쳐지는 겁니다! 그리고...가능하면 맛있는 고기도 먹고 싶습니다. 하하하! 일단 늑대다보니, 고기를 좋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외를 이야기하자면...마루나 제 무리였던 이들이 이제는 좋은 곳에 갔으면 하는 것 정도가 있겠군요."
아주 살짝, 정말로 살짝...내 옛 무리들을 떠올리면서 아주 살짝 쓴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지금 좋은 곳으로 갔을까? 그런 생각이 절로 떠올랐다.
가온 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무언가를 깨닫게 되려던 찰나, 론의 목소리와 함께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이 동시에 밀려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숨마저 앗아가려는 듯한 두통이. 허억, 허억... 두 눈을 질끈 감고 애써 호흡을 하려던 와중에도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가온 님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에 천천히, 천천히 호흡을 천천히 가라앉힐 수 있었다. 그래,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그것이 과연 진짜 너의 이름일까? "......네. 괜찮아요, 가온 님. 저는 괜찮아요... 몸이 아픈 건 아니예요. 저는 괜찮아요..."
그래, '리스'는 괜찮았다. 목소리가 희미하게 흩어졌고, 자신도 모르게 론을 더욱 꼬옥 끌어안았다. 그리고 잠시 두 눈을 깊게 감았다가 천천히 떴다. 여전히 자신의 눈높이에 맞추어 다리를 굽혀주신 가온 님의 모습이 보였고, 그에 감사하면서도 죄송스러운 마음에 잠시 가온 님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번에는 자신 쪽에서 까치발을 뜨며 가온 님께 맞춰드리려 했다.
"...제가 원하는 건... '신' 님들 속에 함께 있는 거예요, 가온 님. ...지금 이렇게라도 말이예요." 그야 이것은 언젠가 깨어나게 될 꿈일테니까. 애써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어보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가온 님의 대답을 가만히 경청하여 들었다. 은호 님의 위대함이 더욱 더 넓고 넓게 펼쳐지는 것, 맛있는 고기를 먹는 것. 그리고... 마루 님이나 가온 님의 무리 씨들이 이제는 좋은 곳에 갔으면 하는 것. 그에 잠시 가온 님을 슬픈 눈빛으로 조용히 바라보았다. ...얼마나 슬프실까요. 한때 '가족'이었던 이들이 이제는 함께 할 수 없는 아주 머나먼 곳으로 떠나갔다는 건...
"...분명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예요, 가온 님."
조용히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를 내었다. 부드러이 색이 다른 두 눈동자로 눈웃음을 지으면서. 불어오는 바람에 실어.
"...'신' 님들께서, 저의 '신' 님께서 분명 그 분들을 잘 보살펴주실 거예요. '신' 님들께서는 저 같이 작고 미약한 존재들도 돌봐주시니까... 마루 님이랑 다른 늑대 씨들도 분명 행복하게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가온 님께서 얘기해주는 은호 님의 위대함을 들으시면서, 맛있는 고기 씨들을 차려놓고, 가온 님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내시다가 자신들과 다시 만나실 수 있기를 기대하고 계실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자신은 마루 님도 아니었고, 늑대도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 분명 그럴 것이었다. 선한 존재는 '신' 님께서 축복과 '행복'을 내려주시리라. 굽어살펴주시리라. 그러니... 조용히 자신의 '신' 님께도 기도를 올리며, 선명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론은 침묵했다.
괜찮다고 하면 다행이긴 하지만...그래도 방금 전 그런 모습을 본 직후였기에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좀처럼 걱정스러운 눈빛을 거두지 못하면서 계속해서 그런 눈빛을 유지하며 난 리스 씨를 바라보았다. 혹시나 내가 걱정할까봐 싶어, 저렇게 말하는 것은 아닐까...조금 불안했다. 리스 씨라면 그렇게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으니까.
아무튼 리스 씨가 원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리고 직후에 보이는 헤실헤실 웃는 모습을 바라보며, 정말로 리스 씨는 리스 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모두의 속에 있는 것을 원한다니. 라온하제로 온 이상, 신계로 온 이상... 그것은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고, 좀 더 욕심을 가져도 좋을텐데...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가만히 리스 씨를 바라보았다.
"그 욕망과 욕심은 언제나 이뤄질 겁니다. 리스 씨가 라온하제를 떠나지 않는 한 말이에요. 언제까지나 말이죠."
필시 그럴 거라고 생각을 하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않은가. 여기의 신들은 모두 라온하제에서 지낼테니까 라온하제에서 떠나지 않는한, 신들 사이에서 지낼 수 있지 않을텐가.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리스 씨가 내 무리, 내 동생과 나의 전 무리들을 위로하면서, 동시에 나를 격려해주는 모습이 보였다. 부드러운 눈웃음과 함께, 마루와 내 무리들이 좋은 곳으로 갔을 거라고 말을 하면서 내 욕망과 욕심을 거론하며 나와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침묵을 지켰다.
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가볍게 흔들기 시작했고 나는 그것이 흔들리지 않도록 꽉 붙잡았다. 그리고 리스 씨를 바라보면서 감사를 표했다.
"그렇다고 한다면...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제 동생과 제 무리였던 이들이 모두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면...그리고 길고 긴 시간이 지나 제가 신으로서의 생을 끝내고 가야 할 곳으로 갔을 때 그들이 기다려준다면...그것만큼 기쁜 일도 없겠지요. 그렇게 말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리스 씨."
지금의 내 표정은 보통 편안한 것이 아닐 것이다. 내 동생과 무리가 좋은 곳으로 갔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말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나는...충분히 행복하고 만족스러웠으니까.
"하하하. 정말, 리스 씨와 대화하면 마음이 절로 편해질 때가 많군요. 지금만 해도 이렇게 마음이 편해지니 말입니다."
자신의 이 '괜찮다'라는 말이 과연 가온 님께 제대로 전해졌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야 그렇게 말하는 자신은 이미 괴로워하던 모습을 가온 님께 보여드려버렸고, 가온 님께서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았으니. ...'걱정'. 저런 눈빛은 참으로 낯설고도 마음 한 구석이 찌릿, 하고 아파오는 것이었다. 저런 눈빛을 자신이 감히 받아도 되는 것일까. 자신이 저런 눈빛을 받을 자격이 있던 존재였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며, 그럼에도 애써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어보이며 나름대로 커다란 자신의 욕망을 가온 님께 밝혔다. 그래, 그것은 바로, 다른 '신' 님들과 함께 있는 것. 모두의 속에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제가 그런 꿈을 꾸었던 이유일지도 몰라요. ...저의 무의식... 자신도 모르게 괜히 론을 조금 더 꼬옥 끌어안았다. 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디 그랬으면 좋겠어요. 너무 큰 욕망 씨와 욕심 씨라서 조금 걱정 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는 정말로 큰 것들이었기에. 미소를 짓는 가온 님과는 반대로 조금은 걱정스러운 듯,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라온하제를 떠나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하지만... 언젠가는 '꿈'에서 깨어나야 해. 이런저런 생각들은 뒤로 하고, 이어지는 가온 님의 조금은 쓴 표정을 보며, 슬픈 그 말씀을 들으며, 그에 대하여 위로와 격려를 조심히, 부드럽게 건넸다. 그래, 자신은 알 수 있었으니까. 느낄 수 있었으니까. '죽음'을. 그 후에 느꼈던 감정을, 기적을. 그리고...
가벼운 침묵 속에서는 바람만이 불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온 님께서는 다시금 자신을 바라보며 감사를 표해왔다. ...아, 가온 님의 표정이 다시 편안해지셨어요. 다행이었다. 정말로 다행이었다. '행복'을 바랬으니. 그에 자신 역시도 조용히,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가온 님께서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걸 마루 님과 다른 분들도 분명 알고 계실 거예요. 그리고 가온 님께 정말로 고마워하고 계실 거예요. 모두들 가온 님의 '행복'을 바라고 계실테니까... 가온 님께서 '행복'하게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실 거예요. ...그러니까... 가온 님께서 앞으로는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신 것 같아서 정말로 다행이예요, 가온 님. 제가 도움이 되어드렸다면 정말로 기뻐요."
진심이었다. '행복'. 그것을 위하여 자신은 살아왔으니. 그러므로 가온 님께서도 '행복'하시기를 바랬다. 이제는 오해로 생겨났었던 죄책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신' 님으로서.
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는 그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는 이들이니까. 실제로 나에게 찾아와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나는 이곳에서 그들의 행복을 기원할 뿐이었다. 좋은 곳에 있고, 정말로 멀고 먼 시간이 지나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같이 웃으면서 서로 볼 수 있도록... 그때는 언젠간 찾아오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아직 난 신으로서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지금은 신으로서 시간을 보내며 조용히 지낼 생각이었다. 적어도 누리님이 지배자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봐야하고, 그 이후의 라온하제의 모습도 보고 싶고, 좀 더 내 힘과 능력을 빌려주고 싶었으니까.
"정말로 도움이 됩니다. 리스 씨와의 대화는..."
솔직한 내 마음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덩달아 눈웃음을 보냈다. 이렇게 이야기해주는 신이 잘 없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겠지. 물론 아예 없지는 않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에게 감사하고 은호님에게 감사했다. 이런 좋은 이들고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은호님에게... 나중에 돌아갈 때 은호님이 좋아하시는 음식이라도 사서 바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시 생각을 하다가 리스 씨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아무튼... 기회가 되면 꼭 일을 하는 신들에게 노래나 춤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원한다면 무대를 만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마음껏 춤을 추고, 마음껏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그 정도는 내 권한으로 얼마든지 지원을 할 수 있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리스 씨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행복'.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간절히 바란다면, 이루어지는 것일까? 손에 잡을 수 있는 것일까?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마루 님과 다른 늑대 씨들은 분명 가온 님의 '행복'을 바라고 있었을 것이라는 것. 그야... 그들은 서로를 위하던 '무리'였으니까. '가족'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서로의 행복을 서로가 빌고 계실 거예요, 분명.
'행복'이란 그런 것일 것이었다. 조금은 슬프면서도 기쁜 듯한 희미한 미소로 자신에게 눈웃음을 지어주는 가온 님께 대답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그것도, '신' 님께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니까 저는... 저는... ......살아가도 될 가치가 있는 존재이겠죠...? "...저는 이미 가온 님께 매번 도움 씨를 받고 있는 걸요. 그러니까 조금 더 많이 도와드리고 싶어요, 가온 님."
...무려 봉사활동 단체 씨도 만들었으니까요! 나름대로 당당한 모습으로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 주먹까지 불끈, 쥐어가며. 그러나 아직까지 크게 도와드린 일은 그다지 없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었을까. 프리허그 씨는 이미 했으니까 다른 활동 씨들도 더 하면 좋을텐데... 그런 생각에 잠시 잠기던 중, 가온 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멍하니 있다가 한 박자 늦게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으, 으, 은호 님과 누, 누, 누리 님께서 맨 앞에 앉아계신다구요...?!"
생각만 해도 긴장감에 눈 앞이 빙빙 도는 느낌이었다. 그렇기에 황급히 고개와 두 손을 도리도리 내저었다.
"마, 말씀은 정말 감사하지만 저는 괜찮아요, 가온 님! 무대 씨를 열 정도는 아닌 걸요... 그냥 소소하게, 작게 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하답니다. ...그래도 네, 꼭 보여드릴게요! 제 이름을 걸고요...!"
원래 욕심 없던 자신이었으니 만큼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역시 '신' 님과의 약속은 약속. 그렇기에 자신의 이름까지 걸어가며, 두 눈을 반짝반짝이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래, '리스'. 너의 이름을 걸고.
VIP석에 앉아서 리스 씨의 무대를 구경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역시 그것은 리스 씨에게 큰 자극으로 돌아온 모양이었다. 저렇게 당황하면서 긴장을 하는 모습이 나오진 않을까 싶었지만 역시나였다. 하긴 이해할 수 있었다. 은호님과 누리님은 정말로 위대하고 위대한 신이니까! 괜히 고위신인 것이 아니다. 그만큼 힘이 있고, 이 라온하제의 지배자가 될 자격이 충분한 이들이 아니던가.
"하하하! 그렇습니까? 하지만 작고 소소하다고 해도 소문을 들으면 은호님과 누리님이 달려가서 맨 앞자리를 차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그 두 분은 절대로 그런 것을 놓치지 않으니까요."
어느 쪽이건 절대로 피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마 거기엔 백호 선배와 나도 있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크게 여러 번 끄덕였다.
"아무튼, 슬슬 일로 돌아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라도 좋으니 꼭 일한 이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춤을 춰주길 바라겠습니다! 아마 모두들 기뻐할 겁니다!! 그리고...."
뒤이어서 나는 잠시 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위로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리스 씨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어 이야기했다.
"완성이 되면 꼭 와주셨으면 합니다. 아마 마음에 들 겁니다! 리스 씨도, 다른 이들도..."
//슬슬 막레를 부탁하겠습니다! 이렇게... 은호와 누리가 구경을 하는 일상 소재가 탄생...! (??
차마 "안 돼요오오...!" 하는 말까지는 하지 못 한 채, 가온 님의 말씀에 그저 어버버거릴 뿐이었다. 그야... 자신도 충분히 그런 모습이 상상되었으니까. 은호 님과 누리 님께서 맨 앞 자리, VIP석에 앉아서 자신의 무대를 구경하고 계실 모습이. 두 분께서는 정말로 친절하고 다정하신 '신' 님이시니까, 이런 자신의 무대도 손수 보러 와주실 테니까. ...하, 하지만...
"......그, 그, 그렇지만..."
...부끄러운 건 별개의 문제라구요... 긴장되고 떨렸다. 무려 고위신 님들께서 보러오신다니... 더욱 많아진 '신' 님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니... 긴장감과 부끄러움에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넘어지고 실수를 계속 할 것만 같아서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
...가온 님께서 저렇게 꼭 해주시길 바라신다면... 잠시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주시는 가온 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어쩔 수 없이, 자신 역시도 덩달아 희미하게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네, 꼭 갈게요, 가온 님. '라온하제에서 가장 높은 무언가' 씨가 완성이 된다면. 그리고... 꼭 노래와 춤도 열심히 연습해서 보여드릴게요. 그럼... 일 부디 힘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가온 님."
가온 님도, 그리고 다른 일하고 계시는 '신' 님도. 자신의 '신' 님께 마음 속으로 조용히 진심 어린 기도를 올리며, 공손히 허리를 숙여 가온 님꼐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천천히 뒤로 돌아 그제서야 비나리의 폭포 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폭포 씨 아래에서 노래와 춤 연습을 해야겠어요, 론."
론에게 속삭이듯 조용히 중얼거리며.
/ 그럼 이렇게 막레를 드리겠습니다. 일상 수고 많으셨습니다, 리온주! 흡사 유치원생 재롱잔치 보러 오는 이모들 느낌이네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