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5942356> [All/판타지/일상] 축복의 땅, 라온하제 | 36. 따스한 봄 기운, 아련히 피어나네 :: 1001

리온주 ◆H2Gj0/WZPw

2019-04-22 23:12:26 - 2019-05-04 17:52:30

0 리온주 ◆H2Gj0/WZPw (6855628E+5)

2019-04-22 (모두 수고..) 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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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차! 끙차! 끙차!"

-비나리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어느 한 늑대신의 모습

308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18:22:25

>>307 글쎄요. 그건 모르지요, 스레주. :) 그리고...사실 안 되어도 딱히 상관은 없지만요. 그냥 아무도 돌리시지 않고...다들 바쁘시니까... 저라도 돌려야지요.

309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18:31:43

>>>308 아니요! 잘 수 있을 거예요! 늦잠! 토요일은 늦잠 자는 날이에요! 적어도 대학생에겐 말이에요!! (끄덕) 그리고 돌리는 것이 의무가 될 필요는 없다구요! 일단 제가 내일 아침 일찍 나가야해서 오늘은 빨리 자야하는지라..일상이 제가 가능할진 모르겠지만...내일은 제사 때문에 아마 거의 하루종일 바쁠 듯 하고...잡담 하러 간간히 올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만약 제 상황이 괜찮아지면..일상을 찔러보도록 하지요.
다른 분이 일상을 돌리신다면 그것도 괜찮고!! 오랜만에 리스의 일상을 보고 싶습니다!

310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18:50:52

>>309 굳이 대학생이라고 할 필요 없지 않나요...?(흐릿) 그리고...괜히 억지로 저와 일상 돌려주실 필요 없답니다, 스레주. 어차피 스레주께서는 일상을 돌리기엔 바쁘시잖아요, 안 그런가요? :) 그러니 저는 안 돌려도 괜찮습니다.(끄덕)

311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18:54:10

>>310 이전에도 여러 번 이야기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억지로 일상을 돌려준적은 한 번도 없답니다. 저는 제가 여건이 되고 제가 놀고 싶어서 일상을 돌리지. 억지로 한 적은 한번도 없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진 모르겠지만.... 분명하게 이야기해서 전 일상을 돌리고 싶으니까 돌리는 거지. 억지로 한 적은 없어요. 저 역시 다른 이들과 만나보고 싶고 놀고 싶으니까요.

312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19:05:50

일단 전 식사를 하고 돌아오겠습니다!

313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19:12:07

>>311-312 하지만 스레주께서는 이미 저렇게 안 되는 이유를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런데도 상황이 괜찮아지면 일상을 찔러보겠다고 하시니, 괜히 제가 부담을 드린 것 같아서요. 제사 등으로 인해서 여기 참치에서 일상 돌리기 어려우실텐데도 말이예요. 아무튼...다녀오세요, 스레주. :)

314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19:30:07

하지만 그거 내일...(속닥속닥) 오늘은 그런 거 아닌데!! (흐릿) 물론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자러 가겠지만 그 전에 일상을 구한다면 가능하다구요! (끄덕) 이어 식사를 마치고 다시 갱신합니다! 하이하이에요!

315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19:43:13

>>314 글쎄요. 하지만 오늘도 이런저런 다른 일들로 바쁘실텐데 말이예요. 아무튼 다시 어서 오세요, 스레주. :)

316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0:01:17

>>315 ....저도 모르는 제 일정은 대체 무엇이죠...? (동공지진)

317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0:15:49

>>316 글쎄요? 비밀입니다. :)

아무튼... 다갓님, 다갓님!

.dice 1 3. = 2
1.계속 해
2.좀 쉬어
3.초콜릿 버프!

318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0:16:37

웬일로 쉬게 해주셨다! 와아! 다갓님 만세! XD

319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0:17:37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갓님 만세!!

320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0:20:51

역시 다갓님...! XD(이불에 들어가기)(뒹굴뒹굴)

321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0:23:49

ㅋㅋㅋㅋㅋㅋㅋㅋ 리스주가 정말로 행복해보여요!!

322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0:31:21

>>321 ㅋㅋㅋㅋ사실 글로만 저러지, 실제론 여전히 책상 앞에 앉아있지만요. 이불 속에 들어가면 바로 잠들어 버리니까... :) 아무튼 글 속의 리스주는 행복합니다, 와아! XD

323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0:35:56

ㅋㅋㅋㅋㅋㅋㅋ 왜 쉬라고 했는데 쉬질 않으시는 거예요!! (흐릿)

324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0:39:01

>>323 쉬고 있다구요? 아마도? :)(이불 쏘옥)(뒹굴뒹굴)

325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0:41:03

ㅋㅋㅋㅋㅋㅋㅋㅋ 책상 앞에 앉아있다면서요!! (빤히)

326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0:48:22

>>325 그러니까 '아마도'라고 했지요? 글 속의 '리스주'랑 진짜 저는 다른 존재일지도 모르니까요. :)(맞 빤히) 그래도 나름 유튜브도 보고 들으면서 틈틈이 쉬고 있다구요!ㅋㅋㅋㅋ

327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0:49:30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군요! 그건 다행입니다!! 음..그러면 저랑 일상 돌려보지 않을래요?

328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1:02:02

>>327 저랑요...? 음...음... 제가 텀이 좀 있어도 괜찮으시다면요...?

329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1:12:18

>>328 저야말로 아무래도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고 나가야 해서 중간에 킵이 될 확률이 매우 높긴 한데 괜찮다면 돌리죠!!

330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1:21:42

>>329 음...음...전 괜찮습니다. 킵은 크게 신경 안 쓰는지라... 그럼 선레는 다이스로 할까요?

331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1:26:39

>>330 그것이 가장 무난하겠지요!!

.dice 1 2. = 2
1.레주
2.리스주

332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1:27:07

리스주로군요! 간만에 가온이로 찾아가겠습니다! 선레는 자유롭게 쓰셔도 괜찮답니다!

333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1:29:42

>>331-332 앗...원하시는 상황이나 원하시는 장소는 혹시 없으신가요?

334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1:36:33

>>333 음. 원하는 상황이나 원하는 장소라. 그렇다면 칠광화를 보러 찾아가보겠습니다! 일단 보물을 누가 가져갔는지는 가온이도 다 파악하고 있으니까요!

335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1:43:25

>>334 알겠습니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336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1:44:47

>>335 천천히 쓰셔도 무방합니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337 리스 - 가온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1:55:05

이곳은 다솜의 벚꽃나무 숲 속, 깊은 어딘가. 다른 이들의 눈에 잘 띄지 않게 숨겨진 한 작은 오두막집은 언제나 조용했다. 찾아오는 사람도 달리 없었을 뿐더러, 이 곳에 살고 있는 생명체라고는 집 밖의 수많은 벚꽃나무들을 제외한다면 자신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게 되었으니.

"...안녕하세요, 칠광화 님. 오늘도 뵈러 왔답니다."

헤실헤실, 희미하게 배시시 웃으면서 무릎을 굽히고 자신의 집 옆에 심어진 칠광화 앞에 쭈그려 앉았다. 그리고 칠광화에게 가볍게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품에는 다솜의 맑은 샘물이 담긴 무지개 물뿌리개를 안은 채. 어둠을 밝히는 물뿌리개는 여전히 무지개 색으로 빛나고 있었고, 칠광화 역시 태양빛처럼 찬란한 무지개 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정말로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 씨 같아요. 칠광화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 그런 감상이 다시금 떠올랐다. 아름답고 찬란한 빛깔. 자신을 굽어살펴주던. 따스히 감싸주던.

멍한 눈빛으로 칠광화를 잠시 바라보다가 한 박자 늦게 정신을 핫, 차리고는, 물뿌리개를 이용해서 조심스럽게 꽃에게 물을 주기 시작했다.

"...많이 드세요, 칠광화 님."

귀하디 귀한 다솜의 보물이자, 다른 '신' 님들도 도와드릴 수 있는 소중한 꽃. 노래까지 부드러이 속삭이듯 가볍게 불러주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피웠다. 바람에 노랫소리가 살며시 실려 흩어져갔다.

338 가온-리스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2:00:11

은호님의 지시를 듣고서 여기저기에 보물을 숨기고서 한동안 푹 쉬었다가 이제야 나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물론 쉬는 도중에도 신과를 기르는 일 등은 당연히 계속했다.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신과가 말라버려서 죽기라도 하면 큰일이기도 하고... 아무튼 적당히 일을 한 후에 나는 비나리를 나와 다솜으로 향했다. 일단 보물을 차지한 이들을 만나면서 나도 다시 보물 구경을 하거나 할 생각이었다. 일단 내가 맨 처음 가기로 한 것은 칠광화를 찾은 리스 씨의 집이었다.

전에 들은 대로라면 리스 씨의 집은 벚꽃나무 숲 안 쪽에 있다고 했던가? 그것을 떠올리면서 나는 벚꽃나무 숲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여전히 하늘하늘 아름답게 떨어지는 벚꽃 잎은 그야말로 절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모습을 구경하면서 앞으로 가면서 조용히 나아가다보니 보이는 것은 분홍빛 모습이었다.

그 분홍빛의 정체를 금방 파악한 나는 그곳을 향해 천천히 다가간 후에 그녀의 뒤쪽에서 멈추었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리스 씨! 칠광화를 기르는 중이었습니까?"

눈앞에 보이는 것은 리스 씨가 칠광화에게 물을 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리스 씨라면 이 꽃을 잘 기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긴 했는데 정말로 잘 기르는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하하. 잘 지내고 계셨습니까? 그리고 그 보물은 마음에 드십니까? 아. 그러고 보니 그 물뿌리개도 찾으셨지요?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339 리스 - 가온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2:16:36

조용히 흥얼흥얼. 가사 없이 멜로디만이 부드럽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갑자기 새로운 목소리가 자신의 바로 뒤에서 들려오자 순간 깜짝 놀라 온 몸을 크게 움찔, 하고 웅크렸다. 야생에서 살아왔던 생생한 기억.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본능이었을까.

그러나 익숙한 목소리에 아주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본 자신의 한 시야에는 다름 아닌 가온 님이 서계셨고, 그에 안도 아닌 안도를 하며 한 박자 늦게 천천히 몸을 일으켜섰다. 그리고는 공손히 손을 모으고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가온 님. 네, 저는 잘 지내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정말로 마음에 들어요! 저, 이번에 정말로 영광스럽게도 보물 씨들을 많이 찾아서... 소중하게 대해드리고 있답니다. 칠광화 님을 잘 길러서 꽃을 많이 피워내면, 다른 '신' 님들께도 나눠드리려고 해요."

...물론 가온 님에게도요! 한 박자 느리게 덧붙이며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성당의 수녀님들께도.

아무튼 보물을 소중하게 대하고 있다는 그 말은 사실이었는지, 머리카락에는 깃털 모양의 호은핀이 자리잡고 있었고, 초커 목걸이에는 신통력 구슬과 함께 기억 구슬이 매달려있는 모습이었다. ...그러고보면, 가온 님께서 이 보물 씨들을 다 준비하셨던 것이겠지요?

"...가온 님께서는 잘 지내셨나요? 이 보물 씨들을 전부 다 숨기시는 거, 힘드시지는 않으셨나요? 저를 불러주셨다면 저도 작은 힘이나마 도와드렸을텐데..."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340 가온-리스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2:25:28

"아차! 놀라셨습니까? 죄송합니다!!"

눈앞에서 리스 씨가 몸을 움찔하는 모습에 나는 깜짝 놀라 바로 그녀에게 사과를 표했다. 많이 놀라긴 놀란 모양이었다. 하긴,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말을 걸면 안 놀랄 순 없을테니까. 그 점은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면목없다는 느낌으로 웃으면서 사과를 전했고 나는 뒤이어 들려오는 리스 씨의 말에 집중했다. 자연스럽게 내 시선은 리스 씨에게서 저 편에서 자라고 있는 칠광화로 향했다. 오래전부터 다솜에서만 살고 있는 정말로 희귀한 꽃. 무지개 빛으로 꽃잎을 빛내는 그 아름다운 꽃은 절로 내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하하! 그렇습니까? 보물을 많이 찾았다고 하니 축하합니다!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아무튼 칠광화는 정성을 다해서 기르면 잘 자라고 다른 꽃도 많이 피우게 될 겁니다. 물론 기르는 것이 쉬운 꽃은 아니지만, 그 물뿌리개와 리스 씨의 정성어린 마음이 있다면 칠광화는 반드시 그 마음에 답을 해줄 겁니다. 저에게도 주겠다니. 감사합니다! 그럼 제일 큰 신과를 미리 준비해둬야겠군요!"

물론 리스 씨는 대가 없이 그냥 주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아무런 대가도 없이 받는 것은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가장 큰 신과를 제공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나는 곧 들려오는 리스 씨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물론 쉽진 않았습니다만, 그렇다고 남의 도움을 빌릴 순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리스 씨도 보물을 찾는 신 중 하나인데, 도움을 받으면 보물의 위치가 밝혀지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나름대로 푹 쉬면서 체력을 회복했기에 괜찮습니다! 하하하! 걱정해주신건가요?"

호탕하고 유쾌하게 웃으면서 나는 리스 씨를 바라보았다. 역시 정말로 부드럽고 마음씨가 착한 신이라고 밖엔 할 말이 없었다.

341 리스 - 가온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2:45:16

"아, 아니예요, 가온 님! 전 괜찮아요! 그, 그냥... 저, 저는...! 가온 님께서 이런 곳까지 오실 거라곤 전혀 생각도 못 해서...!"

가온 님께서도 깜짝 놀라시자 자신 역시도 다시 한 번 더 깜짝 놀라버렸다. 그래서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두 손을 빠르게 내저으며 고개까지 도리도리 저었다. 횡설수설하는 말은 덤으로. ...그러고보면, 정말로 여긴 어떻게 오신 걸까?

아무튼 다행히 화제는 자연스럽게 칠광화 쪽으로 흘러갔고, 이어지는 가온 님의 말씀을 가만히 듣다가, 한 박자 늦게 다시 한 번 더 깜짝 놀라버렸다.

"...제일 큰 신과 씨요...?"

동공지진. 멍했던 눈동자마저 크게 뜨여진 채, 할 말을 잃은 듯 그저 가온 님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황급히 목소리를 내었다.

"저, 저는 괜찮아요, 가온 님! 안 그래도 매번 저만 가온 님께 신과 씨를 얻어먹어서 죄송스러운데... 작은 신과 씨를 받는다고 해도 죄송스러운데 제일 큰 신과 씨라면, 저에게는 너무 과분한 영광이예요."

가온 님께 은혜를 갚아드리려고 해도 더 큰 은혜가 쌓여버려요...! 어쩌면 좋죠...?! 자신에게는 너무 과분한 친절을 받으려니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이 어색하고 죄송스러울 뿐이었다.

"...앗, 그렇네요? 제 생각이 짧았어요... 그래도 푹 쉬셨다니 다행이예요, 가온 님. ...네, 걱정했답니다. 그 넓은 지역을 혼자 다 돌아다니셨을테까요. 여기저기 찾기 힘든 곳에 숨겨두시기도 하시면서..."

앵화영장 속은 좀 놀라웠지만. 잠시 무지개 물뿌리개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다시금 천천히 고개를 들어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으면서.

"...여기까지 오셨으니... 혹시 괜찮으시다면 잠시 차라도 한 잔 드시고 가시겠어요? 먹을 것은 딱히 없지만... 그래도 감사하다는 의미로 작게나마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혹시 다른 볼 일이 있으셔서 여기에 오신 건가요, 가온 님?"

342 가온-리스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2:51:02

"어차피 신과는 다른 이들에게 제공하려고 기르는 겁니다! 제가 혼자 독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제공하려고 기르는 것인데 그 중 제일 큰 것을 리스 씨에게 준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이 있습니까?"

죄송하다는 발상이 나는 그다지 이해가 가지 않아 고개를 갸웃했다. 어차피 다른 이들에게 제공하려고 기르는 신과이며 은호 님도 다른 신들에게 제공하라고 지시한 것인데 거기에 미안할 것이 뭐가 있을까? 작은 신과라니...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칠광화를 길러서 준다고 하는데, 당연히 제일 큰 신과를 줘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그 점을 확실하게 하면서 나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하! 사실 넓은 지역이라고 해도 신통술을 쓰면 금방 갈 수 있으니 거리가 먼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장소 선정이 조금 힘들긴 했습니다만...그래도 적당한 난이도를 유지한 것 같기에 안심입니다! 나름대로 신경 써서 숨겼는데도 불구하고 전부 다 발견된 지역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역시 좀 더 잘 숨길 걸 그랬나. 그런 생각도 살짝 하지만 일단 어느 정도의 놀이와 비슷한 느낌이었기에, 그냥 그 정도로만 생각하기로 했다. 정말로 철저하게 숨긴다고 한다면 안 보이는 곳에 숨길 수도 있긴 하지만... 너무 목숨 걸고 그렇게 할 필요가 어디에 있을까? 아무튼 뒤이어 리스 씨는 나에게 제안을 해왔다. 차라도 한 잔 들고 가지 않겠냐고. 그 물음에 나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칠광화를 볼까 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만, 그래도 대접을 해준다고 한다면 거절은 하지 않겠습니다. 한 잔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제안을 한 리스 씨의 마음도 있기에 여기서는 그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리스 씨에게 차를 부탁했다. 과연 어떤 맛일지 나름대로 기대를 하면서...

343 밸린주 (7938071E+6)

2019-04-26 (불탄다..!) 23:01:24

            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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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ア ミ   ア ミ   | : |: :|んミ  乂 ソ 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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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입니다!!!

344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3:02:29

하이하이에요! 밸린주! 어서 오세요!!

345 밸린주 (7938071E+6)

2019-04-26 (불탄다..!) 23:14:34

리온주도 하이하이에요!!! 드디어 저도 봅니다! 그 영화! 복수자들/가망없음말입니다!! 스포일러에서 해방인거시애오 흑흑

346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3:16:10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군요! 재밌게 보고 오세요!!

347 리스 - 가온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3:16:36

"......그래도... 저보다는 은호 님 같이 다른 '신' 님들께 제일 큰 것을 드리는 게..."

말 끝을 흐림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시선을 묘하게 옆으로 피했다. 더군다나 자신은 '신' 님도 아닌데, '신' 님들의 과일인 신과를, 그것도 제일 큰 것을 받는다니... 그건 말도 안 되었다. ......저는... '신' 님이... 아니...

"......"

문득 예전의 기억이 떠올라 잠시 침묵했다. 그 이유를 모를 혼란스러움. 그 덕분에 조용히 가온 님의 이야기를 듣고도 몇 박자 늦게서야 반응을 보일 수 있었다.

"...그래도 다들 재밌게 즐겨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무척 즐거웠는 걸요! 대단해요, 가온 님! 그 많은 보물 씨들을 잘 숨겨주신 것 말이예요. 저도 즐겁게 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가볍게 허리를 꾸벅, 숙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 이제는 제가 보답해드리고 싶어요. 그렇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물론이예요, 가온 님. 칠광화 님을 보러 오신 거라면... 제가 차를 준비해서 밖으로 나오겠습니다. 편안하게 천천히 보고 계셔도 괜찮아요, 가온 님. ...빨리 내오겠습니다."

칠광화 근처에 놓여져있는 나무 의자를 두 손으로 공손히 가리켰다. 그리고는 다시금 허리를 가볍게 꾸벅, 숙였다 펴고는 총총총, 발걸음을 재촉하여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나름대로 꽤 서두른 듯, 의외로 빠르게 다시 집 바깥으로 나왔다. 두 손으로 벚꽃차와 크고 탐스러운 딸기와 체리들이 담긴 쟁반을 든 모습으로.

그리고 그대로 다시 가온 님께로 조심조심 돌아와서는, 쟁반을 살짝 앞으로 내밀며 부드러이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벚꽃차 씨랑 딸기 씨랑 체리 씨랍니다. 가장 크고 예쁘신 분들로 골라왔어요."

348 밸린주 (7938071E+6)

2019-04-26 (불탄다..!) 23:16:55

사실 중요한 스포는 이미 당해버려서... 눈물만 고이네요... 아이맥스 뚫는게 어찌나 어렵던지...

349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3:18:24

>>343 밸린주 어서 오세요! :D 그리고 너무 귀여워요!ㅋㅋㅋㅋㅋ XD 알파카인가...? 저도 타보고 싶네요...8ㅅ8 아무튼 영화 즐겁게 잘 보시길 바래요, 밸린주! :)

350 리스주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3:18:58

>>348 앗...아앗...저런...ㅠㅠㅠ(동공지진)(토닥토닥)

351 가온-리스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3:22:55

"천천히 내오셔도 괜찮습니다! 오늘은 일이 다 끝나서 쉬는 시간이 많으니까요. 아무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집으로 들어가는 리스 씨를 바라보면서 나는 방금 리스 씨가 가리킨 나무 의자를 향해서 천천히 걸어가고 그곳에 앉았다. 평소에는 리스 씨가 이곳에 앉아서 칠광화를 보거나 그러는 것일까? 그런 추측만 하면서 나는 칠광화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예쁜 무지개색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아 리스 씨가 정말로 정성을 다해서 기르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나중에 돌아가면 은호님과 누리님에게도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나는 가만히 칠광화를 바라보면서 그 무지개빛에 주목했다. 한편, 그렇게 꽃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도중, 리스 씨가 다시 집 밖으로 나오는 소리가 귓가로 들려와 나도 모르게 두 귀를 쫑긋 세우고 고개를 돌려 리스 씨를 바라보았다. 고운 향기가 나는 차와 크고 탐스러운 딸기와 체리가 담겨있는 쟁반을 든 리스 씨는 나에게로 온 후에 쟁반을 앞으로 내밀었다. 이어 나는 그 쟁반을 받으면서 근처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고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설마 딸기와 체리까지 올 줄은 몰랐는데. 하하하!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크게 감사 인사를 표하면서 나는 우선 차부터 한 잔 조용히 마셨다. 벚꽃차라고 부르는 그 차를 마시자 입 안에서 벚꽃 향이 터져 나오는 것 같아 절로 신기해 컵 안의 내용물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또 다시 한 잔을 조용히... 입 안에서 녹아내리는 작은 벚꽃잎의 기운을 느끼면서 나는 리스 씨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설마 이런 좋은 것을 대접받을 줄은 몰랐는데... 정말로 감사합니다. 리스 씨!"

352 리온주 ◆H2Gj0/WZPw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3:23:30

세...세상에...밸린주...(토닥토닥) 그...그래도 영화 자체는 정말 재밌어요!! 재밌게 볼 수 있을 거예요!!

353 리스 - 가온 (9271823E+6)

2019-04-26 (불탄다..!) 23:34:49

가온 님께서는 천천히 내와도 괜찮다고 하셨지만, 정말로 천천히 내올 생각은 없었다. '신' 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는데 어떻게 천천히 내올까. 그렇기에 생각보다 빠르게 차와 과일을 준비할 수 있었다. 향긋한 벚꽃차와, 가장 크고 예쁜 딸기와 체리들을.

그리고 다시 자리에 돌아와서는 가온 님께 그것들이 담긴 쟁반을 공손히 내밀자, 가온 님께서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표하셨다.

"...아니예요, 가온 님. 가온 님께서 저에게 주신 신과 씨들이 훨씬 더 많은 걸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그래도...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가온 님."

감사하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은 조금 웃길 지 몰라도 그 속에 든 마음은 진심이었다. 아무튼 과연 입맛에 맞으실 지, 조금 불안한 마음으로 가온 님께서 차를 드시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 가온 님께서는 이내 곧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다. 그에 자신도 모르게 안도하여 환하게 활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입맛에 맞으신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예요, 가온 님! 가온 님께서는 '신' 님이신데다가 제가 여러가지 도움도 많이 받았으니까... 꼭 좋은 것들을 대접해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는 그 분들이 제일 좋은 분들이셔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 중 최고로 좋은 것들을. 근처에 있는 또 다른 나무 의자에 천천히, 조심스럽게 앉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부드럽고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혹시 더 드시고 싶으시다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가온 님. 더 내어드릴 수 있답니다."

354 가온-리스 (1411132E+5)

2019-04-26 (불탄다..!) 23:40:58

"하하하. 리스 씨에겐 항상 감사인사만 듣는걸요? 제가 특별히 뭘 한 것도 없는데도 말이죠! 지금 감사 인사는 뭐에 대한 감사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받아두겠습니다!"

다시 한 번 크게 웃으면서 이번엔 딸기를 하나 집어서 입에 쏙 집어넣었다. 이전에 딸기가 모두 없어져서 난리일 때가 있었지. 그때는 내가 은호님에게 바치기 위해서 모아둔 딸기를 풀어서 위기를 모면하긴 했지만,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기에 나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때는 정말 여러모로 힘들었단 말이지.

아무튼 이어 들려오는 리스 씨의 말에 나는 리스 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탐스러운 체리 하나를 집어든 후에 리스 씨에게 그것을 내밀었다.

"물론 마음은 감사합니다만 저만 먹기에는 조금 애매한 느낌인데 리스 씨도 드셔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예를 들면 이 체리는 어떤가요? 맛있어보이는데. 사실 저 혼자서 다 먹기에는 조금 양이 많을지도 모르고, 여기에 오기 전에 가볍게 먹고 왔기에 다 먹지 못하면 뭔가 아깝지 않겠습니까? 하하!"

어쩌면 리스 씨는 '신'에게 제공한 것이니 자신은 먹을 수 없다고 말을 할지도 모르기에 그렇게 핑계를 대면서 같이 먹자고 제안을 했지만 과연 리스 시는 어떤 답을 내릴까. 그것은 나로서도 알 수 없었다. 일단 강제할 순 없는 것이었다. 리스 씨는 리스 씨의 마음이 가는대로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니까.
일단 나는 다른 손으로 체리를 집어서 입에 쏙 집어넣고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그것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리스 씨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생각해보면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군요. 빠르게 마치고 여기로 놀러오길 잘한 것 같습니다. 하하하!"

이런 맛있는 것도 대접받으니 말이야. 안 그래? 크게 웃으면서 나는 한쪽 손으로 칠광화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물어보았다.

"칠광화를 기르는데 혹시 힘든 것이 있다거나 하진 않습니까?"

355 리스 - 가온 (6334117E+5)

2019-04-27 (파란날) 00:00:20

"...그치만 가온 님께서도 저에게 항상 감사 인사를 해주시는 걸요. 가온 님의 감사 인사에 대한 감사 인사... 라고 하면 될까요?"

어쩌면 가온 님께서 자신의 대답을 듣고 한 번 더 크게 웃을지도 몰랐지만. 그래도 그건 그것대로 괜찮지 않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도 해보면서 조용히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과일을 드시던 가온 님께서는 이내 자신에게도 체리 하나를 내밀었고, 그에 한 박자 늦게 놀란 듯이 두 눈을 크게 뜨고 깜빡깜빡였다.

"...그, 그렇지만 그것은 가온 님께 드리려고 한 건데 제가 먹어버리면..."

말 끝을 흐렸다. 고민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내 머뭇거리던 두 손을 천천히 들어 조심스럽게 그 체리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고개를 가볍게 꾸벅, 숙였다.

"...저도 신경 써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가온 님. 역시 가온 님께서는 모두에게 친절하신 '신' 님이신 것 같아요."

이런 자신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주실 정도로. 희미한 미소를 작게 지어보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왠지 가온 님께서 편안하고 한가로워 보이셔서 정말로 다행이예요. 그리고... 힘든 것... 으음..."

끄응, 고민에 고민이 거듭되었고, 무의식적으로 손과 입은 체리를 냠냠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체리를 다 먹었을 무렵, 드디어 대답이 천천히 새어나왔다.

"....물 씨를... 얼마나 드려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어떤 노래 씨를 좋아하시는 지도요. 앗, 물론 좋아하는 춤 씨도 괜찮아요! 그리고... 그리고... 또..."

한 번 대답이 시작되자 손가락까지 하나하나 세어가며 사소한 질문들이 마구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전부 다 칠광화에 대한 애정과 아낌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356 가온-리스 (367361E+54)

2019-04-27 (파란날) 00:07:04

"모두에게 친절한 신이라.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좋은 평가는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하! 비나리의 관리자로서 못난 모습을 보일 순 없으니까요!"

비나리. 그곳은 라온하제의 중심이자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 그곳의 관리자를 맡는다는 것은 은호님의 최측근이라는 이야기. 은호님의 신뢰를 받고 있는 내가 못난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는가. 차를 다시 한 모금 먹으면서 나는 미소를 머금었다. 그것은 벚꽃향의 분홍빛 미소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벚꽃향이 은은하게 입술에 녹아내리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리스 씨의 물음에 귀를 기울였다.

제법 큰 크기의 딸기를 입안에 집어넣으면서 나는 물을 얼마나 줘야 할 지 모르겠다는 말과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어떤 춤을 좋아하는지 등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일단 물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노래와 춤이라니. 정말 리스 씨다운 순수한 물음이라고 생각을 하며 나는 하나하나 대답을 하기로 했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정확하게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답은 얼마든지 해줄 수 있으니까.

"애초에 칠광화는 정말로 희귀한 꽃이라서 저도 자세히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만...물은 그냥 하루에 한 번만 주면 될 겁니다. 그 보물 물뿌리개도 있으니 아마 그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겁니다. 노래와 춤은...이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리스 씨가 정성을 다해서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면 그 꽃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 칠광화는 인간계에선 기를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기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양분이 있다는 겁니다."

이어 나는 눈을 감고 조용히 칠광화를 향해서 손을 내밀었다. 이것은 나의 신력을 나눠주는, 말 그대로 양분을 주는 모습이었다. 아마 지금 내 손에는 내 신력이 빛처럼 빠져나와 칠광화의 몸에 스며들었을 것이다. 어느 정도 그렇게 부여를 한 후에 나는 눈을 뜨고 리스 씨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라온하제에 살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신의 힘, 신력. 칠광화에게는 이런 양분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한 번. 이것은 리스 씨도 할 수 있는 거니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눈을 감고 손을 뻗은 후에 자신의 신력을 칠광화에게 나눠준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칠광화가 잘 받아먹을 겁니다."

357 리스 - 가온 (6334117E+5)

2019-04-27 (파란날) 00:23:08

"......아. 적호랑 청호..."

문득 생각난 두 사람.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묘하게 어두워졌지만, 이내 곧 가온 님께 다시금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모두에게 친절하신 '신' 님. 저도... 저도 저렇게 된다면... 그런다면...

깊어지는 생각은 뒤로 하고, 그저 칠광화에게로 집중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여러 가지 질문들을 마구 해버렸지만 역시 친절하신 가온 님께서는 그에 대해 하나하나 답변을 해주셨고, 그것들을 열심히 경청해서 머릿속에 새겨 들었다. 두 눈동자까지 초롱초롱, 빛내면서.

"...인간계에선 기를 수 없다... 기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양분... 이요...?"

가장 의문인 점들. 자신도 모르게 가온 님의 말씀을 따라하며 고개를 갸웃하다가, 이내 눈을 감은 가온 님의 손에서 뭔가가 빛을 내며 빠져나와 칠광화 속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란 듯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지, 지금...

"......'신'의 힘, 신력..."

가온 님의 말씀을 조용히 중얼거리듯 따라해보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다시 가온 님을 바라보았다. 색이 다른 두 눈동자는 혼란스러움에 흔들리고 있었다.

"...저, 저도 그것을 할 수 있다구요...?"

'신' 님의 힘인 '신력'을...?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가온 님께 되물어야 했다. 그리고 침묵. 고개를 다시 돌려 시선을 칠광화에만 두며, 한동안 깊은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가온 님. 제가 그 '신력'을 정말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여전히 가온 님 쪽은 보지도 못 한 채.

358 리스주 (6334117E+5)

2019-04-27 (파란날) 00:24:17

리온주, 안 주무셔도 괜찮나요? 일찍 주무셔야 한다고 하셨으니까... 그만 킵 해도 괜찮아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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