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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나는 비나리에 퍼져있는 기운을 느꼈다. 슬슬 미리내의 기운이 사라지고 다솜의 기운이 비나리로 들어올 시기였다. 추위는 곧 사라지고, 따스한 봄기운이 올라오게 되겠지. 하지만 그러기에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어느 순간 확 찾아올 봄은 언제쯤 찾아오게 될 것인가.
아무튼 그렇게 되면 신과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열리게 될테니, 미리 준비를 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준비를 하냐라고 해도.. 역시 열심히 일을 하는 수밖에 없을까.
가끔 비나리의 신들 중 누군가를 아르바이트 식으로 고용해볼까...도 생각해보긴 하지만 역시 아직은 그러고 싶지 않았기에 조금 더 나 혼자서 해보기로 하고 나는 나무에 신통력을 주입해서 양분을 제공했다.
"하하하! 그래! 무럭무럭 자라거라! 그래서 더 맛이 좋은 신과를 맺으렴!"
나무에게 칭찬을 하기도 하면서 나는 웃음소리를 내면서 나무를 가꾸었다. 봄을 대비해서...미리 이것저것 하기 위해서..
"음. 엄중히 해야겠지." 노동력을 착취한 신이 있는 비나리로 향합니다. 무척 공적인 일인 느낌이니까 좀 더 공적인 느낌의 옷을 입은 듯합니다. 별 건 아니고 정장스러운 옷을 입고 천도 무척 우아하게 늘어뜨리고 그런 식입니다. 그렇지만 과수원 문을 쾅 열고는 가온이가 어디있냐고 묻고는 그쪽으로 다가가서 무척 해사한 미소를 희미하게 지었습니다.
"안녕 가온아." 내가 무척이나 불마스러운 말을 들었는데. 라고 무덤덤하게 말합니다.
"내가 듣기로는 다솜의 신이 비나리의 신에게 노동력을 무척이나 착취당해서 아프기까지 했다나." 가온이는 그런 신을 찾으면 어떻게 할 거야? 라고 말하면서 팔짱을 끼려 합니다.
갑자기 쾅 무언가가 열리는 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꼬리를 바짝 위로 세웠다. 뭐야?! 뭐?!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야?! 당황하면서 나는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쪽으로 빠르게 향했다. 달려가면서 킁킁 냄새를 맡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보통 세게 연 것이 아니였기에 조금 불안한 느낌이 들어 나도 모르게 나온 행동이었다. 만약 내가 모르는 냄새거나 한다면 그건 조금 위험할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눈앞에 서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뭔가 정장스러운 옷을 입고 있는 아이온 씨의 모습이었다. 인사를 건네려는 순간, 아이온 씨는 나에게 무덤덤하게 인사를 건네더니, 다솜의 신이 비나리의 신에게 노동력을 무척이나 착취당해서 아프기까지 했다고 하면서 어떻게 할 거냐고 이야기를 하면서 나에게 의견을 물어왔다.
"일단 안녕하십니까! 아이온 씨! 그런데..비나리의 신이 다솜의 신에게 노동력을 심하게 착취하고 아프게 만들었단 말입니까?!"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서 멍하니 아이온 씨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비나리의 신이 다솜의 신을 착취해? 무슨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도저히 영문을 알 수 없어서 잠시 생각을 하다가 나는 강경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비나리의 신이 그렇게 했단 말입니까? 반드시 잡아서 합당한 벌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이가 있다니. 비나리의 수치입니다!"
일단 누구인지 확실하게 알 필요가 있었기에 나는 그렇게 말을 한 후에, 신통술을 사용해서 메모장과 볼펜을 내 손으로 옮겼다. 그리고 아이온 씨에게 질문했다.
"일단 착취를 한 신의 특징을 알 수 있습니까? 그리고 착취를 당한 신의 특징도 가능하면 부탁합니다!"
"어떤 벌인지는 일단 상황을 확실하게 알아야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나리에 그런 나쁜 신이 있다고 한다면 제가 처단하는 것이 마땅한 일 아니겠습니까!"
팔짱까지 끼면서 일부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래. 비나리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당연히 관리자인 내가 처리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물론 내가 곧 법은 아니지만, 비나리를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내가 그런 일 하나 처리 못한다면 말이 될까. 관리자의 자리이자 은호님의 보좌라는 자리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절대로..! 반드시 잡아내고 정당한 처벌을 받게 하리라.
라고 생각을 했건만, 아이온 씨의 입에서 나온 말은 더욱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착취를 당한 신이... 누구라고?
"리스 씨란 말입니까?! 아니! 대체 어떤 이가 리스 씨를 착취한 겁니까?! 그것도 앓아눕게 할 정도로!! 어떤 악마같은 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리스 씨가 거절을 못한다는 것을 알고서 엄청나게 부려먹은 것이 분명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반드시 잡아내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비나리의 신들에게 리스 씨에게 일을 부탁한 이가 누가 있는지를 확인하면 될까? 아니. 하지만... 신이 앓아누울 정도로 일을 시켰다니. 대체 그게 무슨... 참으로 끔찍하기 그지 없어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건 그렇고 비나리의 신 중에서 그런 악독한 신이 있었다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반드시 잡아내겠습니다!"
강조를 확실하게 하면서 나는 어디서부터 조사를 해야 할 지 생각했다. 리스 씨를 일단 찾아가서 누가 일을 시켰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팔짱을 유지하면서 생각에 빠져들었다.
어째서 아이온 씨는 나를 벌레를 보는 것처럼 보는 것일까. 어째서 아이온 씨는 분위기가 이렇게 싸늘한 것일까. 무엇보다 어째서 아이온 씨는 신과를 딴 것을 거론하는 것일까? 나로서는 도저히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거기다가 지금 나에게 왜 노동력 착취를 하고 있냐고 묻는 거 맞지? 그렇지? 뭔가 영문을 알 수 없어서 나는 두 눈을 깜빡이며 두 귀를 쫑긋 세웠다.
"물론 리스 씨가 여기서 일을 하기는 했습니다. 신과를 따긴 했습니다만..."
지금 이 상황에서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인지 도저히 나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지금 리스 씨가 노동력을 착취당했고 그것 때문에 아팠다고 말을 하는 거잖아. 그리고 그 노동력이...신과를 따는 것...
........
"오해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목소리를 내면서 나는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었다. 그것은 마치 모터가 달린 무언가와 비슷하지 않을까? 아무튼 그 정도로 격하고 강력하게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애초에 일을 심하게 시킨 적도 없고 돌아갈때만 해도 리스 씨는 무사하게 잘 돌아갔는데 어째서 내가 시킨 것으로 아파졌다는 설이 나오는 거지?! 그 이후에 정말로 몸상리라도 나서 아파진 것일까? 정말로 순간 멍해져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정말로 심한 일은 시키지 않았는데! 그냥 일을 돕게 해달라고 해서 조금 돕게 한 것 뿐인데! 그게 이렇게 돌아올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일단 진정하기로 하면서 나는 그 당시 리스 씨가 일을 했던 나무 네 그루를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기리켰다.
"그때 리스 씨는 저기에 있는 나무 네 그루의 신과를 땄을 뿐입니다! 물론 제 집에 있는 바구니를 가져와달라고도 했습니다만...! 아무튼 그렇게 심한 일은 시키지 않았고, 애초에 일을 부탁한 것은 리스 씨가 일을 하게 해달라고 말해서 조금 시킨 것 뿐입니다! 저래도 심한 노동력 착취는 하지 않았습니다! 오해입니다! 이건!! 애초에 돌아갈 땐 건강하게 잘 돌아가셨단 말입니다!"
그 전에 비나리 주민에게 착취현장을 보았다니. 그거 누구야? 일단 찾아가서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어 들려오는 진단서라는 말에 나는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리스 씨는 많이 아프십니까?"
진단서가 나올 정도면...보통 심각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 절로 걱정되는 마음이 생겼고 나는 조심스럽게 아이온 씨에게 물어보았다. 아이온 씨가 이렇게 찾아올 정도면...정말로 심했던 것일까?
"마, 만약...제가 그때 부탁한 일 때문에 몸이 아픈 거라고 한다면...정말로 죄송합니다."
일단... 사과는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되었기에 나는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설마, 그게 그렇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리스 씨... 생각보다 몸이 정말 많이 약하셨구나. 그럼 농사 일은 도와달라고 하면 안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어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포장이나 선별이라니. 그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닌데. 적어도 신과를 따는 일보다 훨씬 힘들 것 같은데. 그보다 아주 가뿐하게 잘 따던데. 벌레에게 혼나기도 하고 말이야.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할 말은 많았지만 지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아니. 애초에 신과를 따는 일은 나무를 오르는 것이 힘든 것이 대부분인지라...하늘을 나는 아이온 씨나, 리스 씨에겐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갑자기 노동을 해서 몸이 많이 놀란 모양이라는 말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사 다음에는 일을 부탁하지 않는 쪽이 좋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하지만 리스 씨는 또 다시 일을 시켜달라고 할 것 같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 그지 없었다. 어쩌다가 내가 중간에 끼인 중간관리자 급의 느낌이 된 것일까. 아니. 그런 포지션 맞기는 한데...
"당연히 미안한 것은 압니다! 그래서 지금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아직도 많이 아픈 것일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비나리에서 파는 여러가지 먹거리를 사들고 병문안이라도 가는 것이 좋을까. 일단 리스 씨의 집의 위치는 듣기도 했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바보털을 흔드는 아이온 씨를 바라보면서 침을 꿀꺽 삼켰다.
무시무시한 벌을 줘야 한다고 하지 않았냐는 아이온 씨의 말에 나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아이온 씨를 바라보았다. 저 신은 본 모습으로 돌아가기만 해도 나를 금방 해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던가. 무엇보다 무표정하게 저런 말을 하니 괜히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니.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일단 리스 씨의 상황을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리스 씨가 당시에 얼마나 아팠는지 그런 것을 확인을 해야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럼 제가 나중에 리스 씨를 만나봐도 괜찮겠습니까? 사죄의 표시는 리스 씨의 상태가 얼마나 나빴는지부터 확인을 한 후로 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명확하게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일단 그렇게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잘못에서 도피하려느 것이 아니라 관리자인만큼, 확실하게, 정확하게 판단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더 컸다. 그렇기에 아이온 씨를 바라보면서 그렇게 요청을 하면서 말했다.
"전혀 침착하지 않습니다만!! 늑대 털로 패딩을 만든다니! 그런 것은 전혀 좋지 않습니다!"
아무리 봐도 침착한 것이 아닌 것 같다고 한다면 놀림 받는 것일까? 도저히 뭐라고 할 말이 없었기에 나는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정말로 늑대털로 패딩을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렇게까지 위협을 받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아니, 정말로 아이온 씨는 내 털로 패딩을 만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털이야 시간이 지나면 자랄지도 모르지만...그런 털이 아니라..아예 가죽을 벗겨버린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니 절로 무서운 기분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두 걸음 칠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리스 씨에 대한 물음은 협박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들려왔다.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었다.
"협박이라니! 그럴 이로 보입니까? 그런 것은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명확하게 리스 씨의 상태가 어땠는지 알고 싶은 겁니다!"
협박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내가 협박 같은 것을 할리가 없지 않은가. 절대로 그런 것은 아니라고 두 손을 강하게 휘저으면서 나는 고개도 바르게 도리도리 저었다. 절대로 그럴 일은 없었다. 차라리 가죽이 전부 벗져지고 말지.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절대 그런 것을 노리지 않습니다. 비나리의 관리자의 이름을 걸고서!"
확실하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진지한 분위기로 아이온 씨의 눈을 바라보았다. 절대로 그렇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강렬한 눈빛을 보이면 아이온 씨도 그러지 않을 거라는 것을 믿지 않을까? 나름대로 그렇게 생각을 하며 나는 진지하게 아이온 씨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내 말을 믿어주길 바라면서...
"침착한데? 일단 옷차림도 완벽하고. 말 어디에 침착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다고 보긴 어려울지도." 라고 말하다가 늑대털로 패딩이 전혀 좋지 않다는 것에 바보털을 까닥이면서 ....그러면 늑대 가죽지갑..? 이라고 반문하는 듯 물었습니다. 그게 좋다면 가죽으로 해줄까..? 라고 말하려 합니다.
"협박을 하는 자들도 있지 않을까?" 협박의 의도가 없더라도 너무 죄송하다 하면 협박이나 다름없지 않을까나. 라고 느긋하게 말하면서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리고는 만나겠다는 것과 노리지 않겠다는 것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리스가 쉽게 용서할 것 같단 말이지. 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가..
무섭단 말입니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정말로 이 신은 진짜로 해버릴 것 같아서 무섭단 말이야. 고개를 도리도리 휘저으면서 나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순식간에 내 가죽이 전부 벗겨져서 지갑이 되는 것은 아닐까...그런 생각도 들었다. 물론 신통술을 사용하면 다시 나을지도 모르지만..그래도 굳이 아픈 것을 당해서 좋을 것은 없잖아.
아무튼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이온 씨는 리스 씨에 대한 일은 나에게 그다지 신뢰가 없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리스 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나도 뭘 알 수 있는 것이니까.
"적어도 저는 협박은 하지 않습니다! 그런 신으로 보입니까? 저? 그리고..용서를 받기 위해서도 있지만 정확한 진상을 알고 싶어서도 있습니다. 정말로 제가 한 일로 인해서 몸이 아팠다면 그건 사과를 해야할테니 말입니다!"
역시 갈 때 비나리에서 뭔가 이것저것 사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리스 씨는 과일을 좋아하는 것 같던데 과일 종합세트라도 사갈까? 그런 생각을 잠시 하기도 하고...
그와는 별개로 난 아이온 씨에게도 확실하게 이야기를 하나 더 하기로 했다. 나만 가면...어쩌면 믿지 않을지도 모르기에...
"아이온 씨도 리스 씨에게 확실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말만 있으면 믿기 힘들지도 모르니까요!"
어찌되었건 여기서 유죄가 되면 난 신으로서의 생활이 끝나는 것이 아닐까. 가죽이 벗겨지거나, 이가 빠지거나.... 여러모로 불길한 느낌밖엔 들지 않아 절로 동공이 뒤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나는 일단 침착하게 이야기 주제를 바꾸기로 했다. 지금 이대로 쭈욱 나아가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협박할 거라고 보는 거잖습니까. 그거."
대체 다른 신들에게 내 이미지는 무엇인걸까. 적어도 나쁘게 보이진 않을 거라고 확신했는데...근본적인 내 착각인 것일까? 괜한 불안함이 들어서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튼 아이온 씨는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알았어라는 말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난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것이니까. 괜히 오해가 생기면 곤란하기도 하고...그렇기에 다른 입장이 듣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일단 그 부분도 확실하게 제가 직접 듣겠습니다! 조만간에 리스 씨를 찾아가봐야 할 것 같군요! 아무튼...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신경쓰이게 해서 죄송합니다."
죄송한 부분은 확실하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한다. 그런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고개를 숙여 확실하게 아이온 씨에게 사과를 했다. 그것이 좋을테니까.
왜 굳이 걱정이 아니라 안위를 생각한다고 말을 바꾼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걱정한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정도로 하기로 했다. 아이온 씨. 은근히 친절한 신이란 말이지. 다솜의 신들은 은근히 잘 따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고 나중에 다솜에 놀러가게 되면 한번 구경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이온 씨를 바라보았다.
아무튼 아이온 씨는 돌아갈 생각인 듯 보였다. 주위를 돌아보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에 아이온 씨에게 이야기했다.
"잘 알겠습니다! 아이온 씨! 그럼 잘 둘러보고 돌아가셨으면 합니다!!"
비나리를 돌아본다고 한다면, 이곳을 나선다는 이야기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나대로 다시 일로 돌아가봐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과수원 안으로 다시 걸어가면서 이야기했다.
"그럼 조만간에 다솜의 리스 씨를 찾아가보겠습니다! 그때 제 책임이 명확하다면, 꼭 사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이온 씨도 조심해서 들어가십시오!"
그렇게 인사를 한 후에, 나는 다시 일 모드로 돌입했다. 하지만..역시 리스 씨가 걱정인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정말로..맛이 좋은 과일 종합세트라도 사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