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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리의 과수원에 괴도 마파람이 훔치겠다라고 한다. 라는 간단한 공지를 바보털을 흔들흔들거리면서 흐응.. 하고 고개를 까닥까닥거렸습니다. 갈까 말까 하고 조금 고민하기는 했지만. 내가 없는 사이 일어나는 일에 대해 궁금해한다거나 그런 것도 애매하고, 일단 가봐서 잃을 것은 없었기에(그것으로 인해 여러가지 무거운 것을 할지도 모르지만)
"안녕" 만나는 이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신과 과수원으로 향했습니다. 어쨌거나. 즐거워 보이는 일이 진짜 즐거워질지는 모르지만 어쩌겠는가.
비나리의 과수원에 찾아온 신들을 바라보면서 난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했고, 그와 동시에 코를 킁킁거리면서 그들에게서 나는 특유의 향을 맡았다. 혹시 변신해서 끼일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다행히도 온 이들 중에서는 수상한 향을 내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모두 평소에 나는 향 그대로였다.
-야옹
그렇다면 변신을 해서 섞인 이는 없다고 봐도 되겠지? 늑대의 후각은 단순히 변장을 한 것만으로는 절대로 따돌릴 수 없으니 말이야.
"모두들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괴도 마파람이라는 이가 저에게 예고장을 보냈습니다! 오늘 과수원의 신과를 가지러 가겠다고 말입니다! 아무리 봐도 이건 신과를 훔쳐가겠다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이어 나는 모두가 볼 수 있게 예고장을 보여주었다. 그 메시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있었다.
[-조만간에 이 과수원의 신과를 가지러 가겠습니다. 괴도 마파람.-]
그리고 그 밑에는 오늘의 날짜가 쓰여있었다. 즉, 오늘 온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엇다. 이어 나는, 예고장을 안으로 집어넣은 후에, 모두에게 이야기를 했다.
"참고로 괴도 마파람은 저도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부정하게 남의 물건을 뺏은 이에게서 물건을 훔치는 괴도라고 들었습니다! 미리 말하지만 제 신과는 절대로 부정한 것이 아닙니다! 이건 엄연히 은호님이 저에게 맡기신 겁니다! 은호님도 부정한 분이 아닙니다! 즉, 이 신과를 훔치러 온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상황이고 꽤씸하다는 겁니다! 혹시 저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모두를 바라보면서 내가 결백하다는 것을 난 확실하게 주장했다. 그야, 정말로 난 부정한 일을 한 적이 없었으니까!
인사를 받아주던 가온 님께서 코를 킁킁거리며 자신들의 냄새를 맡자 조금 당황한 듯, 자신도 모르게 한 박자 늦게 몸을 움츠렸다. 입가로 가져간 손가락을 작게 꼼지락거리며 살짝 눈치를 보듯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그러다가 잠시 자신의 손의 냄새를 킁킁, 맡아보았다. ...저, 씻고 왔는데 냄새나는 걸까요...? 잘 씻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은 시무룩한 모습이 되었다가 이내 들려오는 가온 님의 상황 설명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그리고 보여지는 예고장 하나. ...괴도 마파람. 잠시 그 이름을 한 번 더 작게 중얼중얼거려보다가 이어지는 가온 님의 말씀에 한 박자 늦게 깜짝 놀라며 두 손과 고개를 내저었다.
"그, 그럴리가요! 절대로 가온 님을 의심하지 않아요! 은호 님도 당연히 의심하지 않아요! 제가 어떻게 감히 '신' 님을...!"
드물게 곧바로 튀어나온 반응은 솔직하고 재빨랐고, 이내 잠시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느릿하게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런데... 부정하게 남의 물건을 뺏은 이에게서 물건을 훔치는 괴도 님이라면 좋으신 분 아니신가요? 그런 분께서 왜 결백하신 가온 님과 은호 님의 신과 씨들을 노리시는 걸까요...?"
"괴도인 시점에서 나쁜 녀석입니다! 나쁜 녀석이니까 이 신과를 노리는 겁니다! 그리고 잘 나눠줬습니다! 여러분들도 많이 받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령 씨. 좋은 질문입니다. 일단 이 신과부터 받으십시오!"
우선 나는 미리 따둔 최고급 S+++급 커다란 신과를 모두에게 각각 건네주었다. 이번 일에 대한 사례라는 느낌으로 준비한 나름의 포상이었다. 아무튼 그것을 모두에게 나눠준 후에, 나는 모두를 바라보다가, 그리고 뒤로 돌아서 과수원을 바라보았다.
-야옹
"일단 신과 과수원에는 지금부터 결계를 칠 겁니다. 지금부터 밖에서 안으로는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게 말입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더 이상 그 누구도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결계를 뚫으려고 하면 바로 반응이 오게 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반응이 오게 되는 순간, 흩어져서 어디에서 결계를 뚫고 들어오려는 이가 있는지 찾아주시면 됩니다."
그 외에는 그냥 신과 과수원 안에서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이야기를 한 후에 나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혹시 질문이 있으십니까? 있다면 답하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없으니 답하자마자 바로 결계를 칠테니 어서 안으로 들어와주십시오!"
모두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그렇게 이야기한 후에, 나는 다시 코로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아보았다. 역시 수상한 냄새는 딱히 나지 않았다. 생판 처음 느껴지는 신의 냄새는 그 어디에서도 말이지.
나쁜 녀석이라는 말에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다, 이내 가온 님께서 커다란 신과를 건네주자 한 박자 늦게 얼떨결에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잠시 멍한 눈빛으로 신과와 가온 님을 번갈아 바라보다, 느릿하게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예의 바르게 전했다. ...그런데...
"...?"
...고양이 씨의 울음소리...? 문득 발달된 청각으로 인하여 그런 소리가 들려온 듯해, 소리를 찾아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그렇지만... ...저의 기분 탓일까요?
아무튼 이어지는 가온 님의 말씀을 듣고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저는... 질문은 없답니다. ...열심히 찾아볼게요!"
끄덕끄덕, 두 주먹까지 꼬옥 쥐어가며 의지를 내보였다. ...그럼 저는 혹시 모르니까 고양이 씨의 울음소리를 찾아서 돌아다녀봐야겠어요. 어쩌면 뭔가 알고 계실지도 모르고... 그런 생각도 해보면서 이내 과수원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안에 있는 이들은 자유롭게 나갈 수 있지만, 다시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진 못합니다! 혹시 미리 안에 들어와있을 가능성을 떠올리는 겁니까? 괜찮습니다! 이 과수원에는 여러분들 이외의 신의 향은 나지 않고, 신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즉, 지금 이곳에는 괴도 마파람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온 씨의 말에 나는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다면 라온하제에 들어올 수 없는 거 아니냐는 말에는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게 맞긴 하니까. 대체 그 괴도 마파람은 어떻게 들어오는 것일까? -야옹 도저히 영문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나쁜이는 맞을 것이다. 그야, 이 신과를 노린다는 것이 증거이다. 이 신과는 누구에게도 부정하게 뺏은 것이 아닌데 이것을 훔쳐가겠다니! 대체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은 후에 나는 바로 신통술을 사용했다. 그러자 과수원에 투명한 막 같은 것이 생겼다. 지금부터는 그 누구도 밖에서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 만약 들어오려고 하면, 바로 신호가 울리기 때문에 체크가 가능했다.
-야옹
아무튼 더 이상할 것은 없었기에, 나는 안으로 들어가면서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결계를 쳐뒀으니 누가 들어오진 못합니다. 모두들 적당히 주변을 둘러보시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다만 신과는 건드리지 말아주십시오! 일단 여기서 누가 또 먹거나 하면 보통 골치가 아파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먹고 싶다면...저기 저 바구니 보이십니까?"
이어 나는 근처에 놓여있는 신과가 가득 들어있는 바구니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거기에는 큰 신과가 가득 들어있었다. 모두에게 주기 위해서 일부로 따놓은 것이었다.
"저것을 드시면 됩니다. 저것은 여러분들에게 주기 위해서 직접 딴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좀 부탁하겠습니다!"
...또예요. 또 들려왔어요. 가온 님의 말씀을 듣던 중, 다시금 고양이의 울음 소리가 들려오자 한 박자 늦게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역시... 찾아봐야겠어요. 고양이 씨도. 괴도 마파람 님과 함께 말이예요. 신경 쓰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이내 곧 가온 님의 신통력으로 인하여 과수원에 쳐진 투명한 막. 보호의 막이 쳐지는 것을 신기한 듯이 두 눈을 반짝이며 올려다보다가, 이내 들려오는 가온 님의 말씀을 듣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자신이 신과를 일부러 먹으러 여기까지 오지는 않겠지만...
가온은 가온 나름대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순찰을 돌고 있었고 령과 리스와 아사는 각각 다른 방향으로 과수원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스와 아사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신경이 쓰였는지 고양이를 찾고 있었다. 일단 결계에서는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딱히 누군가가 들어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로 누군가 오긴 오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한편, 령과 리스와 아사는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다솜에서 살고 있는, 전에 만난 적이 있는 새끼 고양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고양이는 모두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움찔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뒷걸음질을 하면서 도망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주 잠깐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고양이의 얼굴에는 무언가 과즙 같은 것이 묻어있었다. 대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일단 고양이를 쫓아가는 것도 좋을테고, 다른 곳을 탐색하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적어도 일단 그 고양이에게선 신의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말 그대로 그저 평범한 고양이에 지나지 않았다.
고양이와 괴도 마파람의 흔적을 찾아 과수원을 돌아다니던 중, 문득 다솜에서 살고있는 예전의 그 새끼 고양이를 정말로 발견하자 자신도 모르게 한 박자 늦게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런데 새끼 고양이는 놀랐던 것일까? 고양이는 이내 움찔, 하더니 그대로 뒷걸음질로 도망쳐버렸고, 그제서야 뒤늦게 고양이 쪽으로 손을 뻗어보았지만 이미 늦은 듯 했다.
"앗...! 고양이 씨...! 자, 잠시만요!"
그에 자신도 모르게 황급히 곧바로 고양이의 뒤를 쫓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고양이 씨... 얼굴에 과즙 같은 게 묻어있었던 것 같았어요. 괴도 마파람 님께서 그러신 걸까요...? ...어느 쪽이든, 일단 고양이 씨의 얼굴을 닦아드리고 싶어요. 어쩌면 고양이 씨는 괴도 마파람 님에 대해서 알고 계실지도 모르니까요.
"절대로 해치지 않는다고 약속 드릴게요...! 저도 고양이 씨와 같이 다솜에 살고 있는 존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