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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춥다. 춥긴 엄청나게 춥네. 왜 이 배역은 이런 곳을 선택한거지? 눈 내린 언덕의 한복판에서 담요를 어깨에 걸친 채 한 생각이였지. 내가 연기하는 나의 캐릭터이긴 했지만 여전히 이해는 부족한 채, 이입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하게 되었다. ...멀거니 새까만 하늘에 가득 떠있는 별들을 바라보았다. CG 처리로 표현한 미리내의 하늘 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예쁘긴 하였다. 그래서... 요즈음은 출연이 적어 대기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였으므로, 코코아를 홀짝이며 몇 줄 안되는 대본의 대사를 외우고 또 외우는 중이였다. 그마저도 단답에 까칠하기 짝이 없는 반응들 뿐이여서 딱히 외우고 이입할 것은 없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어째 자신의 성격이랑 영 딴판인 캐릭터였다. 일단 예의를 말아먹은 점에서 아웃. 한쪽 눈 가리고 있는 게 불편하니 투아웃, 옷이랑 날개가 쓸데없이 무거우므로 삼진 아웃으로 퇴장. 뭐, 내가 원해서 오디션을 보고 얻은 배역이였으니, 대놓고 불만을 표하기는 힘들었다.
그런 고뇌를 이어가는 중에도 카메라의 포커스를 받는 배우들의 연기도 쭉 지켜본다. 일부러 촬영장에 온 이유였으니. 이 배우는 잘하네, 이 배우는 못하네. 할 것 없이 배울만한 점이 한가득이였다. 일단... 나는 신인 배우였으니까. 각자의 동물이나 식물의 특징을 잘 표현해내는 배우들을 물끄럼 관찰하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촬영이 끝난다. 컷 싸인이 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품 안에 따뜻한 캔 커피를 가득 들고 수고하셨습니다, 부드럽게 웃음을 지으며 일일히 나누어 주었다. ...아, 분홍색 머리의 플라밍고의 배우도 눈에 띄었다. 들킬새라 뒤에서 조심히 다가가, 얼굴에 캔 커피를 대주었다.
"선배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연기도 멋있으셨네요."
그리고 스마일. ...정작 내가 맡은 배역은 잘 웃지 않으니, 배우인 나라도 잘 웃고 다녀야지. 다시, 캔 커피를 거두어 따서 건네어 주었다.
이곳은 미리내의 촬영장. 추위에 약한 '리스'를 연기하는 동안 몸을 바들바들 떨던 것도 잠시, 감독님의 컷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언제 떨었냐는 듯, 해맑게 웃으면서 크게 인사했다. 그리고는 룰루랄라~ 콧노래를 흥얼흥얼거리면서 어깨에 쌓인 가짜 눈들을 대충 손으로 털어냈다. 그리고 머리에 쌓인 가짜 눈들은...
"푸르르르르!!"
마치 강아지가 몸과 머리를 털어내듯, 세차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털어냈다. 마치 여러 명의 잔상이 남는 듯이, 보이지 않을 법한 빠른 속도로. 덕분에 눈들은 꽤 떨어졌지만 머리는 엉망이 되어버렸고, 그것에 신경 쓸 겨를 없이 어지러움에 눈이 뱅글뱅글 도는 것을 "우와아아~" 하고 즐기는 듯이 살짝 비틀거렸다.
그리고 중심을 딱! 잡고 멈춰설 무렵, 갑자기 자신의 얼굴에 닿는 따뜻한 무언가...?!
"으갸악?!"
그에 자신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며 마치 쿵푸 자세(?)를 취하듯 엉성하게 자세를 잡으며 뒤로 홱, 돌았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신인 배우인 세설. 웃고있는 세설의 모습에 그제서야 자세를 풀며 밝게 웃어보였다.
"아, 뭐예요~ 세설 님, 이 아니라 세설 씨였어요? 깜짝 놀랐네! 아무튼 커피 고마워요~ 센스 짱인데요?"
캔커피를 받아들곤 한 모금 마시며 그 따스함에 하아,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방긋 웃으며 세설을 바라보았다.
"촬영 계속 지켜보고 있던 것 같은데, 세설 씨는 안 추웠어요? 다른 분들은 막막 얼어죽겠다고들 하시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