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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 이 곳은 여름이 가득한 곳이예요. 라온하제 지역 중 가장 덥고, 가장 물들이 많은 곳. 아라.
아라는 처음에 자신이 라온하제에 우연히 들어왔을 때 제일 먼저 정착하려 했던 곳이기도 한 만큼, 다솜 다음으로 그나마 가장 잘 알고있는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더위와 추위에 약한 자신이었으니 만큼 아라는 그리 자주 찾아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에이렐 님의 노래를 들으려 한 날이었으니까요. 에이렐 님의 노래에 대한 것은 저번에 앵화영장... 이 아니라 장미영장에서 알게 된 정보이자 소식이었기에 잘 기억해두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여유롭게 시간이 남는 날. 애초에 관리자도 아닌 만큼 평소에도 그리 바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좀 더 느긋한 하루였기에 그렇게 결심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저의 '신' 님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에이렐 님의 노래를 듣고 싶은 마음처럼 그 마음 역시도 제법 컸기에. 그렇기에 이렇게 아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아..."
...에이렐 님께서는 어디서 노래하시는 걸까요...? 가장 중요한 장소를 알지 못 했다. 그렇기에 조금 난감한 듯이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거리다 일단 아라에서 가장 북적이는 듯한 번화가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보았다. ...이렇게 '신' 님들이 많으시다면... 어쩌면 에이렐 님께서도 계시지 않을까요?
"...에이렐 님... 아니, 에이렐... 에이렐 니임... 에이렐..."
중얼중얼, 두 손으로 입가를 가린 채 호칭을 몰래 연습하는 목소리는 조그마했지만, 걸음은 멈춰지지 않았다. 움직이는 다리에 맞춰 겉옷자락이 사락사락, 움직였다.
/ 선레입니다! 아라에 번화가가 있는진 잘 모르겠지만... 에이렐을 만나려면 이 쪽이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써봤습니다.ㅋㅋㅋㅋ 그리고 전 잠시 씻고 올게요! :)
아라의 번화가는 역시 낯선 북적임이 가득한 곳이었다. 거의 아무도 없는 다솜의 벚꽃나무 숲에 혼자 살아와서일까. 그렇게나 북적이는 다양한 '신' 님들의 모습은 놀랍다 못해 신기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자동으로 두리번두리번, 낯선 장소를 둘러보는 멍한 눈동자에는 두려움과 호기심의 빛이 일렁였다. 그리고 그렇게 헤매듯이 거리를 걷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도착해버린 광장. 더이상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결국 멈춰져버린 두 발걸음과, 이내 들려오기 시작하는... 노랫소리 하나...?
"...아..."
잠시 그에 귀를 기울이다가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돌려보았다. 눈이 좋지 않은 만큼 자연스럽게 더 발달해버린 청각은 그 노랫소리의 근원지를 쉽게 잡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곳은 바로... 골목길 거리.
이내 홀린듯이 멍하니 그 곳을 향하여 발걸음을 다시 천천히 떼기 시작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노랫소리를 향하여, 더 가까이, 살며시. 다른 신 님들과 섞이어 "...죄송합니다." 를 연발하여 중얼거리면서도 발걸음은 멈춰지지 않았고, 노랫소리는 더욱 커져갔다.
그리고 드디어 발견한... 에이렐 님의 모습. 희망이 가득한 노래 가사와 밝은 멜로디는 그대로 자신의 마음을 두근두근, 울려오기 시작했고, 원체 음악을 좋아했던 자신이었으니만큼 자연스럽게 에이렐 님의 노래를 귀기울여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너무 예쁜 노래예요. 가사도, 멜로디도, 정말로 좋아요. 많은 신 님들의 틈에 섞인 이질적인 분홍색. 그렇지만... 그 사실마저도 잠시 잊게 해주는 노랫소리에, 그저 에이렐 님의 노래가 끝날 때까지 그 자리에 꼼짝않고 서서 귀를 기울였다. 간간이 박자에 맞추어 까닥까닥, 좌우로 작게 흔들리는 고개까지는 자신이 어찌할 수 없었지만.
에이렐 님의 노래가 끝났다. 결국 끝이 나버렸다. 희망을 노래하던 노랫소리가 사라지자, 그제서야 몇 박자 늦게 정신이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에이렐 님의 부름에 정신이 돌아온 것이지만.
"......네...? 아..."
순간 대답이 평소보다도 더욱 늦게 나와버렸다. 에이렐 님께서 자신의 이름을 직접 불러주실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 해서일까? 물론 자신의 색이 눈에 띄는 밝은색이라고는 하지만, 설마 이 인파들 속에 섞인 것까지도 눈치채어주실 줄이야...
더군다나 에이렐 님께서 아예 직접 인파들과 주변의 시선을 무시하고 자신에게로 다가오자, 기쁘다 못해 영광스러운 마음이 깊은 곳에서부터 가득히 차오르기 시작했다. 물론... 에이렐 님과 함께 받게 된 주변 신 님들의 시선은 무척이나 낯설면서도 두렵도록 영광스러운 것이라,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왼쪽 눈가를 매만지면서 옷 소매 끝으로 입가를 가려버렸지만.
하지만 이내 에이렐 님께서 자신에게 노래가 어땠는지를 물어오자, 한 박자 늦게 "...아." 하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이어진 대답은 의외로 곧바로 튀어나왔다.
"완전 좋았어요...! 제가 감히 이런 말씀을 드리기엔 무례하지만, 에이렐 님의 목소리와 정말로 잘 어울리는 노래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노래 가사도 좋고, 멜로디도 너무 예뻤어요. ...사실 에이렐 님의 노랫소리를 듣고 홀리듯이 여기를 찾아올 수 있었어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에이렐 님. 덕분에 이렇게 좋은 노래도 듣게 되고... 기뻐요."
꾸벅, 허리를 숙였다 피자 헤실헤실, 희미한 미소가 꽃피워졌다. 하지만 이내 뭔가를 깨달은 듯이 다시금 "...아." 하는 소리를 몇 박자 늦게 덧붙였다.
"...아니, 제 말은... 감사합니다, 에이렐 ㄴ... 이 아니라...! 에이레에엘..."
황급히 정정하던 목소리는 이내 말끝을 흐려지면서 작게 얼버무리듯이 사라졌다. 애매모호한 호칭이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듯, 두 손가락들을 어색하게 꼼지락거리며 멋쩍은 듯한 웃음을 살짝 흘렸다. ...당연하게도 시선은 옆으로 피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