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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 푸른 새의 날개를 지닌 아름다운 공주님은 아주 오래 전부터 꿈결 너머에 있는 나라의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성에 있었답니다. 그녀는 모두의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혼례복을 만들기로 하였답니다. 모두의 손가락에 걸린 실로 만들어진 그것은 모두를 달콤한 꿈 속의 꿈에서 깨워내겠지요. 마법 물레에서 실을 자았답니다. 마법 물레가 돌아가면 어떤 실이라도 최고로 아름다운 실로 탈바꿈되었지요. 공주님은 태양빛과 달빛으로 금과 은의 실을 자았고, 은하수를 누에에게 먹여 새하얀 비단실을 자아냈답니다.
바람이며 시냇물의 가는 소리와 거미줄로는 얇디얇은 베일과 레이스를 만들었지요. 하지만, 혼례복에는 단추*가 부족했어요. 심장에 가장 가까운 단추는 붉은 색으로, 허리의 단추는 물과도 같이 푸른색으로, 베일에 매달린 단추는 태양을 담아 밤에도 빛날 빛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별님의 눈물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었답니다. 그래서 공주님은 단추를 구해오는 이를 구혼자로 대우하겠다는 방을 거미의 실에 붙치어 비단실에 날려보냈답니다.
아아. 그리하여 산을 넘고 바다를 넘고 큰 강과 평야에서 온 수많은 구혼자들이 단추를 들고 왔지만, 혼례복의 천자락에 수없이 많은 자들이 혼례복에 대한 모독을 단추가 끼친다고 생각해 단추를 해자에 던져 해자가 가득히 차버리고 말 정도였답니다.
그렇게 혼례복은 단추만을 남긴 채 한숨으로 실을 자아 숄을 하나 더 만들 정도로 오래도록.. 완성의 끝이 보이지 않았답니다.
바로 옆이었지만, 땅이 갈라져 바다가, 꿈의 저편의 현실이 그들을 가른 섬나라는 심장이 없고, 붉은 보석으로 대신되는 나라였답니다.** 산호, 적색 수정, 파이어 오팔, 카넬리안, 마노, 석류석, 루비, 헬리오트로프, 스피넬, 붉은 다이아몬드... 심장없는 나라의 왕자는 그들에게 저주내린 악령에게서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해 이웃 나라였던 이름도, 국민도 없는 공주님만이 남은 나라로 단추를 찾고 구혼하기 위해 향했답니다.
악령은 어째서 이런 저주를 나렸던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는 그저 선대를 이은 것뿐이었으니까요. 그의 선대는 나라에 원을 지닌 인간이었으나, 이교도의 신과 계약하고 인간의 감성으로 모두에게 저주를 내리었지요. 그러나. 인간의 감성으로 모두에게 저주를 내리었더라도, 신의 면모는 자비롭게 방법을 제시하여야 한답니다. 그것은 오래된 맹세였으니까요. 악령이 된 그는 그것을 받들어 구혼자들에게 절망을 불어넣었고, 아름다운 해자는 절망의 단추들로 가득 차버렸답니다.
바다를 건너기 위해 달의 눈물을 모았고, 반짝이는 자갈들을 하나 둘 들어올려 풍덩하는 소리와 함께 달의 눈물에 녹여마시면 몸이 너무나도 가벼워져서 허공을 밟으며 아름다운 다리의 궤적을 남기며 꿈결에 도달하였답니다.
태양을 받아들여 빛날 베일에는 태양과도 같이 선명한 임페리얼 토파즈 단추를. 물과도 같이 푸르고 아름다운 허리에는 물방울 라리마 단추를. 그리고 심장과 가장 가까운 맹세의 단추는 피와도 같은 붉은 코런덤 단추로...
꿈결과 비탄의 바다를 넘어 안개섬에 간다 한들. 그는 불을 찾아다니다가 그 불에 스스로를 내던지겠군요. 불이 붙어버린 집은 결국 그 향이 오래도록 빠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기억하세요 파란 날개의 공주님. 절망의 해자에는 이미 코런덤이 한가득이랍니다. 이 몸의 넓고 넓은 시야에는 당신이 한숨으로 커튼을 만드는 것까지도 보이니까요. 그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죠. 악령이 읊조리듯 노래하는 말처럼 몸을 내던지어 구해야 할 필요성은 없었답니다. 그건 나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였으니까요.
(중략)(사실 별로 안 중요함)
반짝이던 산호는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네. 눈물이 떨어지네. 아가씨는 기뻐할까. 나는 그것에 묶여버렸네. 오오 비참하도다. 나를 떨어뜨리는 모두들 기억하길 바라오. 꿈의 가장 밑바닥에는 떠올리기도 싫은 것들이 가득하니, 그 중의 하나로 나를 만들어낸 뒤엔 열리지 않기를 바라길 바라노라.
신랑은 그의 신부가 될 아름다운 공주가 만들던 혼례복을 바라보았습니다. 완성을 눈앞에 둔 혼례복에는 아직 단 하나의 단추. 심장에 제일 가까운 붉은 산호 단추만이 남았으나, 그것을 빼앗으려던 악령과 같이 다시는 찾을 수 없는 저 심해의 심연 속으로 떨어져 버리었습니다. 그래서 신랑은 완성을 위해 그의 심장을 대신했던 붉은 보석을 떼어내었고 신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붉게 빛나는 보석은 마치 타오르는 불과도 같이 박동하며 빛났고, 비둘기의 피만큼이나 고귀했습니다. 그 단추를 달아 비로소 혼례복은 완성되었고, 서로의 영혼은 붉게 뛰는 보석에 결속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신부와 신랑이 혼례복을 입고 신성한 맹세를 신 앞에서 하자. 모든 이들이 악령의 저주가 심연에 삼켜진 듯 활기를 띠었고 왕은 왕관을 그들에게 하사하며 결혼식을 열었답니다. 결혼식은 사흘 밤낮을 치러졌고, 나는 그 자리에서 맥주를 3통이나 마시고 소시지를 열두줄이나 먹어치웠으니. 그야말로 좋은 일이 아닌가.
-그래서 아직도 이 근방의 우리 지역은 베일에는 노란 장식, 허리에는 푸른 장식, 가슴께에는 붉은 장식을 하는 것이 내려온다고 한단다. 라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이 이야기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어릴 적부터 들어온 나와, 어린 시절에 듣지 않았음에도 그 이야기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녹아든 그는 가까우나 가깝지 못했지요. 너는 항상 공주님을 가여이 여기었고, 나는 왕자님에게 떨리는 손으로 산호 단추를 건네준 아가씨를 가여이 여기었으니까. 그런 의견차이가 있고 나서부터는 자연스럽게 화제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나와 그는 어른이 되고도 한참은 지났었지.
"...그러고보니 그런 이야기 한 적 없었던가.." 그는 어릴 적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눈은 마치 고목의 세월을 담은 듯 깊었기에 여러 일이 있었다고 짐작만 할 뿐이었지요. 그래서 나는 그 이야기 한 적 없었다고 부추기며 말을 이어나갔지. 술도 조금은 일조를 하였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는 마치 아주 멀고 먼 옛날을 생각하득 턱을 괴었어.
"그러니까. 나는 소피아라는 이를 만났었어." 밑도끝도없이 그걸로 시작된 이야기는 그것은 현실이 아니라 꿈이었기는 하지만 그건 분명 실체를 가지고 있었던 거야. 꿈과 환상이 나를 물들여 지금처럼 만들었지...라는 이상한 말들이 가득했습니다. 마치 환상처럼요. 검푸른 머리카락의 아가씨에게서 너는 네가 느낀 것을 진실로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느꼈어. 너는 호소할 듯 경애하면서도 정복과 기학을 느끼고 있었구나. 전통적으로 레이스를 짜올리던 나는 엉망진창으로 이어지는 생각에 레이스마저도 엉망이 된 것 같은 기분에 한숨지으며 그만두었다. 내가 네게 향한 감정은 이미 첫번째가 아니기에 크나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것이었을까?
시간은 흐르고, 그는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지. 그것이 무슨 사진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어. 그 사진은 소실되었으니까.
(중략)
"그것은 질투와 동경이 함께한 감정이었던 것이었을까..?" "속삭여. 끊임없이 속삭여..." 꿈에 홀려버린 이야기는 달뜬 열이 차갑게 식어버리었기에 이제 끝나버렸다. 내게 남은 것은 진리를 부르짖던 메아리와 돌덩어리 뿐...아니. 그 예복은 남아있지. 미완이었던 것이 완성되어가는 것에 눈물이 북받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비참해서? 기뻐서?
"용서해줘. 네가 손에 쥔 붉은 보석을 혼례복에 사용했어." "그것이 네가 원한 것이었다고 해도, 이건 아무도 입을 수 없을 거야." 내 부질없는 야망은 내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체념의 결과와 함께하여 깊은 곳에서부터 통곡을 끌어올렸다. 이제야 깨달았던 것이었을까? 아니면 외면하던 것을 직시하였던 것이었을까.
....그러나 잔혹하게도, 모든 일은 그저 한 순간의 꿈과도 같을 뿐. 다만, 의미가 없지 않기를 바란 것은 이루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혼례복은 사라졌으니까.
*장식용 단추(stud)를 말함. 단추라기보다는 보석으로 보아도 좋을 듯하다. **심장이 없다는 것은 영혼이 없고 구원받을 수 없다. 라고 비유되기도 한다.
(동공대지진) 갱신하자마자 이 분위기 엄청나는 독백은 무엇이란 말입니까...(흐릿(동공대지진) 와아..묘사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이건...그냥..(동공지진) 너무 멋진 독백입니다...거짓말 아니고 너무 멋있어...우와...!! 쓰신다고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사주!!
묘사력에 그저 감탄했습니다. 다만...음...말 그대로 묘사적인 부분이 많아서...일단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이로군요. 이거..
>>823-824 ...와아... 아사주, 글 솜씨 정말 대단해요...!(감탄)(박수) 뭔가 되게 심오하고 어려우면서도 아름다운 느낌이예요! 중도작성이라고 해도 엄청 대단해요!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사주! XD 치킨 맛있게 드세요!ㅎㅎㅎ
그리고... 치야주께서 시트를 내리셨군요. 으음...귀여운 치야와 함께 좀 더 대화도 나눠보고 싶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치야주께서 치야라는 캐릭터가 힘드셨다면 치야주의 선택을 존중해드리고 싶어요. :) 전 괜찮답니다!ㅎㅎㅎ 부디 치야주께 앞으로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래요! :D
안녕하세요 레주! 음.. 딱히 비밀이야기는 아닌데. 아사가 깨어있을 때 인간 모습으로 누구를 만났다가 그 누구가 아사에게 반해서 하악하악거린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누군가가 시름시름 앓다 죽었다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그 지역 널리 퍼진 민담처럼 혼례복을 만들었다.. 라는 별거아닌 독백입니다..? 그 민담에 아사가 살짝 관여를 했을지도 몰라? 라는.. 늑김도 약간 넣고..
아사: 그런 일 있었어? 아사주: ㅇㅇ. 너는 본의아니게 한 사람...아니 두 사람?을 죽임. 아사가 쏘아올린 작은 공처럼. 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