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설이는 건물주입니다.(??) 게다가 2층과 옥상을 포함한 한 건물을 통째로 쓰고 있어요. 구조를 말하자면... 1층. 설이의 직장입니다. 작은 카페가 있으며 앤틱한 소품으로 꾸며져 있고 오리엔탈리즘스러운 인테리어입니다. 소품 모아서 꾸미는 것도 제법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만화경이나, 보석함, 전화기도 엔티크함이 물씬합니다. 테이블의 개수는 안밖을 합쳐서 대여섯개. 카운터와 음료 제조를 겸하는 곳에는 칠판으로 된 메뉴판이 있습니다. 여기에 무엇이 쓰이는지는 사장의 마음대로. 주로 서양식 브런치(파니니, 샐러드, 크레이프.)와 베이커리(머핀이나 베이글, 기타 달다구리)가 쓰이곤 합니다. 그리고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엽... 2층은 그야말로 개인공간입니다. 서재와 침실, 거실, 거의 대부분의 음식과 디저트류가 나오는 주방이 있는 곳입니다. 서재에는 점복학 관련 책들과 기타 전문 서적이 있고, 카페와 마찬가지로 엔틱한 분위기에요. 그외에도 서술할 건 많지만 이정도만...! 으아아아 길었다...
아이온 피아사: 208 탄산이 들어간 음료는 잘 먹나요? 잘 먹습니다. 천연 탄산수도 잘 먹는 편이니..(정작 캐주는 탄산수 진짜 못 먹음) 291 캐릭터 방의 전경 각 하나 흐트러잠 없는 방. 주 구성은 책장과 책상과 침대. 발을 들여서 므언가를 건드리기만 해도 무언가 균형이 깨져버랄 듯 아주 완벽하게 책 한 권의 메모지마저 전체 방의 결벽을 완성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유동성 자체는 신통력의 존재로 인해 높아서 새로운 것아 추가되어도 괜찮다. 178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정도? 강박과 편집은 자신의 능력을 못 믿는다는 것에서도 어느 정도 가인합니다. 자신감은 적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쓰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 아이러니하지요.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모두가 가온이에 대해서 충격적인 느낌을 받으셨군...! 가온이는 아무래도 은호에 대한 충성심이 상당히 강한 편이랍니다. 누리는 그 딸이기에 모신다는 느낌이고요. 괜히 은호의 보좌가 아니랍니다. 사실 은호의 보좌는 1명 더 있었고...가온이는 그 후임인데... 선임은 지금 가리 지역에 있답니다. 지금 그 선임은 휴식을 취하는 중이에요!
>>91 사실 은호는 기본적으로 자기 영토에 들어온 신들에 대해서는 다 파악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는 기본적으로 선관은 과거에 얽혀있었던 그런 관계가 아니면 어지간하면 잘 짜지 않는 편이에요. 하지만...선관을 짜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은호는 모든 신들을 다 파악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왜 어제 오타가 저런 식으로 났을까요. 왜 다녀온다고 쓴 게 울겠단 말로 둔갑한 거냐구...(동공대지진) 어제 부모님이 짐싸는데 도우라고 얼른 부르셔서 급히 써놓고 갔어요. 오늘 어디로 잠깐 휴가를 떠나서요 :) 저렇게 짐을 쌀 줄은 몰라서 선관짜려고 해놓고 갑작스럽게 자리를 비우게 되었네요...따흐흑 미안해요...;ㅁ; 그럼 저는 아마 저녁 때 돌아오겠습니다. 그때 봬요!! >ㅁ<)/
하필이면 빙해에 빠져서 얼음조각이 되어버려 둥둥 떠내려가다가 누리님에게 구출당한 나는 어떻게든 다시 비나리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은호님은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고 나에게 쉬라고 지시를 하였지만 나는 쉴 수 없었다. 이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 가온. 이대로 쉽게 물러날 것 같으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테니까. 다시 나는 미리내 지역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어떻게든 커다란 얼음덩어리를 찾고 찾고 또 찾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천연동굴 안에서 또 다시 거대하고 단단해보이는 얼음동상을 찾긴 했지만, 이번에도 처음 시도처럼 얼음이 깨지면 곤란했다. 부숴버리는 것이 아니라 갈아서 동상을 만드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나는 내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내 손에서 늑대 발톱이 툭 튀어나왔다. 주먹으로 치면 깨지니, 발톱을 이용해서 갈아버리는 것 외에는 답이 없었으니까. 신통술을 이용해서 내 발톱을 강화시킨 후에 나는 점프해서 얼음을 향해 내 발톱을 휘둘렀다.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
불필요한 부분을 갈아버리고 잘라내고 미세하게 발톱을 이용해 깍아내고, 쑤욱 집어넣기도 하고... 그렇게 작업을 하다보니, 조금의 시간이 흘렀고 완벽한 은호님과 누리님의 동상이 완성되었다.
"저는 해냈습니다! 은호님! 누리님!"
아름답게 반짝이는 얼음동상을 바라보며 나는 흐뭇하게 웃었고, 그것을 신통술로 옮길까 하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신통술의 컨트롤이 잘못되어서 이 얼음동상을 놓치기라도 하면...다시 처음부터 해야 하지 않는가. 그렇기에 나는 이 얼음동상을 짊어지고, 열심히 미리내에서 비나리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반드시 은호님과 누리님의 얼음동상을 비나리 지역의 광장에...!"
물론 내 발톱이 너무 시리고 너무 차갑고, 갈려버린 것 같지만 괜찮았다. 이 또한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이자 은호님의 보좌로서 당연히 짊어져야 하는 것. 은호님과 누리님이 기뻐하실 모습만 생각하면 이런 것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렇게 미소를 지으면서 나는 한 걸음, 한 걸음 비나리로 향했다. 이 동상을 장식하기 위해서...
사우: 자고로 음식은 최고야.(우물우물) 루오: 더운 날에 아이스크림을 사양할 이유는 없지.(우물우물22) 백아: ...근데 좀 마주보고 드시면 안 되는 거예요?(흐릿) 루오: 안 돼.(단호박) 사우: 그렇게 하는 순간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국가가 무너지고 지구가 무너지고 우주가 무너지고... 백아: ...아, 네...
"■●○♣|_`■×<=<■■~●◇&@₩□□■■■#?" 아이온 : 닥쳐 닥쳐 닥쳐. 그런 건 추호도 생각한 적 없어. 네놈은 그저 한순간의 물거품같은 것일 뿐이야! 이런 건 그저.. 그저.. 아니 아니야! 그런 것조차 아니어야 했고, 그대로 끝났어야 했던 거라고! 어지럽히지 마 어지럽히지 말라고! 이미 다 없어져 버렸는데 왜 이제와서?
"혹시 여기 이 부분에 대해 가르쳐 줄 수 있어?" 아이온 : 이건 이렇게. 저건 그렇게 그건 저렇게(나름 열심히 가르쳐줌)
"너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주의를 주자면?" 아이온 : 쓸데없이 성실합니다? 더듬이 뽑지 마시고, 가시깃 건들지 마세요..?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204 누리와 은호 둘 다인가요? 두 캐릭터를 동시에 초이스하는 그대는 욕심쟁이인가..! 아니면 트로피를 노린 것인가?! (동공지진) 하지만 [이 둘을 가장 먼저 만난게 너였느냐?]의 조건은 이 두 캐릭터가 아니지..!(??) 괜찮습니다! 상황은 이벤트 직후로 하실건가요?
한창 열심히 뛰어다닌 가온이는 잠시 쉬겠다면서 저쪽 편으로 가버렸다. 같이 앉아서 먹으면 좋을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음식을 접시에 담아서 우물우물 씹으면서 먹었다. 역시 신과로 만든 샐러드는 너무 맛있어! 가온이가 얼마나 신과를 소중하게 기르는지 알 것 같아. 그런 생각이 들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천천히 음식을 먹었다.
"누리야. 당근도 먹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는 도중, 엄마가 내 접시로 당근을 올렸다. 아. 당근...싫은데. 나도 모르게 표정이 시무룩하게 바뀌었고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다. 애초에 엄마도 피망은 안 좋아하면서...
"엄마가 피망을 먹으면 나도 먹을래."
"나는 괜찮느니라. 신으로서 오래 살았으니 편식해도 되는 것이니라. 너는 태어난지 이제 겨우 1년 조금 넘지 않았더냐. 골고루 먹어야 쑥쑥 자라서 훌륭한 고위신이 되느니라."
"치사해."
"치사해도 상관없느니라. 오호호."
바로 옆에서 웃고 있는 엄마가 조금 얄미웠다. 뭔가 놀리는 것 같고 어린애 취급하는 것 같아. 나, 태어난 것은 1년 밖에 안 되었지만 충분히 힘이 있는 고위신인데...물론 엄마의 힘에 비하면 내 힘은 별 거 없긴 하지만...그래도...
괜히 볼을 부풀리면서 나는 당근을 먹지 않고 샐러드만 계속해서 먹었다. 역시 당근은 싫어.
리스: ...맑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씨가 좋아요. 딱 다솜의 날씨를 제일 좋아해요. 꽃들이 피어나는 날씨. 새파란 하늘도, 뭉게구름 씨가 피어오르는 하늘도, 전부 다 좋아해요. ...그치만 먹구름 씨는 좋아하지 않아요.(끄덕)
"사랑해. 너뿐이야."
리스: (상대가 신일 경우) ...(머엉) ...저, 정말 영광이예요...! 저, 저도 감히 말씀을 드리자면, 신 님을... 신 님을 정말 사랑해요... 제게도 신 님 뿐이예요. 정말로 신 님 뿐이예요. ...감사합니다. 정말로 기뻐요. 저를 사랑해주셔서 저는 정말 행복해요. 신 님.(꾸벅)(배시시)
(상대가 신이 아닐 경우) ...저를... 사랑해주시는 건가요...? 정말이신가요...?(머엉) ...아... 가, 감사합니다...! 저, 저는... 저도 사랑해요. 비록 제게는 신 님이 계시지만... 그래도 당신도 사랑해요. 저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배시시)
"회전문을 본다면..."
리스: ...당신은 누구신가요? 신기하게 생기셨어요. 와아... 제가 한 번 만져봐도 될까요? ...감사합니다.(회전문 이리저리 만져보기)(처음 들어가 봄)(갇힘)(???)
당근을 피하면서 최대한 다른 것을 먹고 있는 도중, 갑자기 박쥐가 모여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밤프였다. 와아. 이렇게 등장하는구나. 신기해. 나도 모르게 절로 신기함을 느끼면서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밤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엄마는 나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는 것 같았다. 토마토를 이야기하면서 토마토를 눈 앞에 들이미는 밤프를 바라보며 엄마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이야기했다.
"참으로 멋진 등장이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으나, 또 다시 토마토인 것이냐? 난 너에게 가리의 관리를 맡겼으나, 언제 한번 가리에 갔을 때 그곳이 모두 토마토 밭으로 바뀌지 않을까 걱정이로다. 말해둔다만, 가리를 어떻게 관리하는 것은 좋으나, 모든 것을 토마토 밭으로 만들면 그땐 그 관리자의 자리를 뺏을 것이니라. 애초에 토마토를 얼마나 좋아하는 것이더냐?"
"응? 하지만 토마토 맛있는걸. 엄마. 토마토 피자라던가, 얼마나 맛있는데."
"물론 맛이 좋은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정도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엄마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래도 역시 난 토마토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내민 토마토를 두 손으로 잡으면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잘 먹을게! 토마토! 잘 먹겠습니다!"
덥썩. 우물우물. 방금 받은 토마토를 먹으니, 참으로 맛이 좋고 달콤한 것이 좋았다. 와아. 이 토마토..엄청 맛있어. 절로 환한 미소가 지어져서 기분이 좋아졌다.
>>202 끄으 다시 쓰자...! 네네 저도 일단 그 정도가 좋을 듯합니다! :3 아까 떠올렸던 것인데 둘이서 한 마을을 놓고 서로 자신의 전염병을 퍼뜨리겠다면서() 대립하는 구도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앗. 그러고 보니 사우는 과거 흉악한 악신이었을 적(이게 삼국시대~조선 전기의 이야기예요)에는 진짜로 악행이 현상수배 걸릴(???) 수준이었습니다. 삼국시대서부터 쭉 살면서 일구어낸(?) 멸문지화는 기본적으로 수없이 많고, 어쩌다 한 번씩 작은 마을을 초토화시키기도 하고(...), 전염병을 퍼뜨리거나 누군가를 사고사 시키거나, 진짜 악랄한 방법으로는 특정 누군가를 자신의 어린아이 모습으로 유인시켜서 외진 곳에서 직접 액을 그 이에게 쏟아붇는 것 하고.......((매우노답)) 여하튼 이런 느낌이고, 모습은 지금 모습 비슷하게인데 검은색 아우라(액) 같은 고오오오오오오하는 느낌이고, 성격은 그냥 사★악(다른 말로 중2병) 그 자체였답니다!
>>283 앗 좋습니다!! >ㅁ< 이이일단 악신 시절(삼국시대 초기~조선전기) 사우는 대략 >>269에 적힌대로의 느낌입니다! 이 정도면 진짜 고위신들이 퇴치를 해야할(..) 수준인데...그와 관련해서 얽히려나요? 아니면 전혀 다른 방향? 사실 사우가 조선 전기서부터 현재까지 쭉 라온하제에서 오래 지내와서 은호와도 면식이 깊을 것 같기도 해서, 현재는 친구 같은 느낌의 선관을 갠적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3
>>286 사실 저 정도면 고위신들중 움직이는 이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저 정도면 은호도 움직였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때 퇴치하려고 했지만 사우가 운 좋게 도망을 쳐서 겨우 목숨을 건졌고... 꽤 오랜시간동안 숨바꼭질 하듯이 쫓고 쫓는 나날을 보내다가, 나중에 사우가 마음을 고쳐잡게 되었고, 은호도 가볍게 처벌을 하는 정도로만 끝내고 (EX-가벼운 봉사활동) 차후에 라온하제에 사우가 오면 가끔 불러다가 술이나 한 잔하면서 너 그땐 그랬지. 너는 그땐 그랬지. 이렇게 서로 장난으로 가볍게 디스를 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의 친구 사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어떠한가요? 부레주는?
엄마는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생각인지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하긴, 가리에는 먹을 것이 얼마나 많은데... 전부 토마토 밭이 되는 것은 싫어. 토마토도 좋지만 다른 것도 맛있게 먹고 싶으니까. 그렇기에 나는 엄마의 말에 동의하는 표현으로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아무튼 받은 토마토를 맛있게 우물우물 씹자 밤프는 카카캇 웃음소리를 내면서 또 다시 토마토를 생성했다. 혹시 신통술의 힘으로 토마토를 만드는 것일까? 물론 그렇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대체 얼마나 토마토를 좋아하는 것일까?
"아. 누리 말이더냐? 어껀가? 귀엽지 아니한가?"
이어 엄마는 밤프의 말에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그 쓰다듬는 느낌이 분이 좋아 나도 모르게 귀가 쫑긋 세워졌고, 꼬리도 살랑살랑 흔들렸다. 엄마의 쓰다듬...기분 좋아.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는 미소가 지어졌다.
"그 1년 사이에 생긴 애니라. 조금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말이야. 일단 내 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나의 딸이니라. 후후. 언젠가 이 라온하제를 다스리게 될 새로운 지배자이기도 하느니라. 500년 정도 가르친 후에, 넘겨줄거니 먼 미래지만 시간은 금방 가지 않겠느냐."
그런 말들을 들으면서 나는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뼉을 톡 쳤다. 뒤이어 근처에 있는 토마토 샐러드를 접시에 담은 후에, 밤프에게 내밀었다.
>>294 앗 좋습니다! >:3 뭔가 추격물 같...(??) 그렇게 해서 그 시절 때에는 은호가 유달리 많이 자신을 노리니까 사우가 짜증나하면서도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이 풀려서(...) 만나서 도망칠 때 행동이 막 놀리는 능글맞음이 증가했을 것 같아요! 앗, 봉사활동이라면 그것을 라온하제에서 했다는 식은 어떨까요? 사우가 라온하제에 들어온 건 액신으로서의 힘을 반쯤 잃은 뒤에고, 그때 지배자인 은호에게는 응? 이제 없어 그딴 힘 하고 싶어도 못하니까 조용히 여름 지역에서 소멸하게 해줘 라는 식의 자포자기로 일관했을 테니까요. 얼마 가지 않아서 조선중기 때에는 모종의 일로 기운을 회복하고 삶의 의욕도 되찾았지만, 그전까지는 라온하제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같은 설정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D 그리고 서로 디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진짜 좋습니다! 현실 친구(?) 좋아요(???) 아, 그러고 보니 혹시 은호는 점을 좋아하나요? :0 가끔씩 점도 재미로 봐주었다 같은 설정도 끼어넣었으면 좋겠다 싶어서..(소심)
>>305 저는 지금 밤프주와 돌리고 있다보니.. 8ㅅ8 언젠가 꼭 리스도 만나러 가보겠습니다..!!
>>306 라온하제에서 했다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른 신들에게는 저런 녀석을 다른 곳에 두느리 그냥 여기에 둬서 내가 관리하는 것이 낫다고 통보를 한 후에 데리고 있었을 것 같고...그런 느낌으로 친구로 지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은호는 그냥 심심할때 보기는 하지만, 막 적극적으로 보진 않는답니다. 오히려 그런 것은 누리가 더 좋아해요! 음..그럼 그런 느낌으로 해서 선관을 짜면 될까요? 혹시 더 추가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신가요?
>>312 가온이도 당연하지만 사우를 알고 있겠지요! 특별한 접점은 없지만 아마 그쪽은 같은 관리자니까 이런저런 접점이 생기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이쪽은 일상으로 쌓으면 될테고... 네..! 부레주가 이 정도로 괜찮다고 한다면 저도 괜찮습니다..! 좋은 관계 감사합니다..!! 부레주! 선관 수고하셨습니다!
일단 악행을 저지르던 시절에는 밤프가 자신의 활동 영역에 딱히 제한을 두지 않는편이라 이따금씩 동생과 함께 사우의 영역에 침범해 마찰을 빚기도 하였다가 그나마 붙임성있는 밤프의 동생과 말을 트게되었고 그런 그의 동생을 통해 늘상 멋대로인 독고다이(...) 밤프에 대해서도 알게되었다 라고 하면 좋을까요? 반대로 밤프 역시 그의 동생을 통해 사우에 대해 어느정도 알게되기도 하였고
이후 밤프와 동생 사이에서 마찰이 일어나 밤프의 동생이 사라지고 밤프 역시 은호의 손에 의해 처단되었다는 소문 역시 들었다는걸로?
이러면 밤프의 옛 이름에 대해서가 문제겠지만 그건 그의 동생이 알려주지 않아서 모른다고 하고...
그 이후로 넘어와서 이따금씩 라온하제에 찾아오는 밤프를 보고선 과거의 밤프를 떠올리며 사실상 그를 동일신(동일신이 맞지만)으로 생각하고있다, 라고하면 괜찮을까요!?
"나조차도 내 딸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느니라. 하지만 어쩌겠는가. 생겼고, 이렇게 귀여우니 키워야 하지 않겠느냐. 훌륭한 신이 되도록..."
그 말에 나는 입을 꾸욱 다물었다. 그래. 생각해보면 나는 엄마가 원해서 만든 딸이 아니었으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조금 침묵을 지키면서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내 표정을 보았는지 엄마는 웃으면서 내 머리를 다시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부드럽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런 표정 지을 거 없느니라. 네가 어떻게 태어났건 너는 내 딸이니라. 이 은호님의 하나 밖에 없는 딸이니 그런 표정을 짓지 마라."
"....응. 엄마."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나는 엄마의 딸이니까. 엄마의 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엄마의 딸.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으니까 나는 엄마를 바라보면서 환하게 웃었다.
아무튼 밤프는 내가 준 토마토 샐러드를 바라보면서 토마토교 신도 후보라고 이야기하면서 나를 지칭했다. 그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나는 그런 시도가 될 마음 없어!"
"내 딸에게 뭘 시키려는 것이더냐!! 이 토마토 중독자가! 함부로 내 딸을 이상한 종교에 넣지 말지어다! 이곳에선 토마토보다 내가 위대하단 말이다! 내 딸은 은호 신도 후보다!"
"...그것도 아니야. 엄마."
"뭣?! 아니란 말이더냐!!"
...그렇게 진지하게 충격받은 표정을 지어도 곤란해. 엄마. 그렇게 말을 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어 나는 밤프를 바라보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308 처음에 설이가 태어났을때라...(전쟁통에 태어났었다(흐릿) 설이도 평범한 까치가 영물화가 되서 어느새 신이였다라는 느낌이에요! 아마 인간화 했을 즈음에 기준으로 사우랑 만났다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아직 외관 나이 4-5살 때 즈음...이네요. 그때 시점에는 신통력도 제대로 못써서 사우가 액신이라는 것도 눈치 못 챌것 같지만요.
으아아아아 리스주... 제에가 저녁 즈음에는 구할 생각이였는데 지금은 곤란하네요...ㅠㅠㅠㅠㅠㅠ
손가락을 딱, 튕기는 동시에 얕은 물이 작게 첨벙였다. 무릎에 손을 올린 채 쭈그려 앉고 개울에 가득해진 개구리알을 유심히 들여다보다가 소매로 입을 가리며 킥킥 웃었다. 귀엽기도 하지. 뒤로 벌러덩 넘어져 앉으면서 털털하게 한 턱을 괴었다. 여전한 개구리알. 역시 귀여워라.
"그래. 내가 너희들에게 신의 가호를 내려줄 테니, 어디 한번 무럭무럭 자라보란 말이다."
주변의 액을 검은 연기 모으듯이 거두어가고는, 몇 초가 지났을까, 올챙이들이 알을 깨고 나왔더랬다. 새까만 녀석들이 신이 계신 줄이나 안 모양인지 다른 이유에선지 잠시 이쪽을 바라보다가도 열심히 헤엄치고 다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절로 흥이 돋아서 어딘가에서 들은 것도 같은 가락을 흥얼이면서 물만을 내려다보았다. 귀여운 자식들. 니들은 곧 뒷다리도 생길 게야. 신의 힘이지, 이것이.
"~♪ ~♬"
어느새 두 팔을 베고 엎드려 누운 채 지켜보고 있었다. 뱀의 혀를 천천히 움직이면서 눈을 가늘게 접어내었다. 개울을 바라보며 언제쯤이렸나 싶더니 드디어 뒷다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오오!"
간간하게 시선을 집중하는 모습은, 과연 어린아이 이 모습답다 하여도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319 오오 좋습니다! :3 그 당시면 사우가 자신의 영역에 침범하면 곧바로 싸움을 걸 정도로(...) 싫어했거든요! 만약에 밤프가 거기에 응했더라면 마찰이 싸움 정도로 심하게 커졌다는 건 어떤가오! 그리고 동생이랑 말을 텄으면...동생쟝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접근을 했어야 마찬가지로 고분고분대해주는데, 붙임성이 좋다니 그 조건이 성립되었겠군요!
앗, 그리고 라온하제에서 밤프가 과거의 밤프와 동일신이라고 생각하려면...밤프가 예전 모습이랑 어느 점이 닮았을까요..! 성격이나! :3
특제 토마토는 무엇일까? 괜한 호기심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두 귀가 쫑긋 세워졌다. 그리고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렸고 아마 내 두 눈은 반짝일 것이다. 그만큼 특제 토마토라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어떻게 대처가 힘들었다. 그야...너무 궁금한걸...!
"특제 토마토는 무슨 토마토야? 이것보다 훨씬 맛있고 달콤한 거야? 아니면 엄청나게 큰 거야?! 그리고 응! 가끔 찾아가서 받아갈게! 토마토 많이 좋아하거든! 먹을래! 먹을래!"
피자를 만들어도 좋고, 샐러드를 만들어도 좋고, 그냥 만들어도 엄청 맛있는 것이 바로 토마토니까. 그렇기에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곧 내 두 귀로 엄마의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조만간에, 토마토보다 내가 더 위대하는 것을 알려줘야겠느니라. 딸에게 이런 소리를 듣게 되다니. 가온이의 반만 닮았으면 하는구나."
"부르셨습니까?!"
"안 불렀어."
아주 잠깐 가온이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은 필시 바람으로 들려온 소리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손에 쥔 토마토를 마저 우물우물 씹으면서 삼켰다. 응. 너무 맛있어!
>>328 그렇군여! 그럼 나아아중에 인간화를 했을 때...그때 마을 하나를 부순 뒤(...) 심심해하는 사우와 만났다는 걸로 할까요! 어린 신이니까 아마 아무런 적대감도 보이지 않아서 사우도 기분전환하는 겸 잘 놀아주었을 듯하구요! :3 그때 설이는 어떤 성격이었나요? 사우는 현재보다 훨씬 사악하다는 것 말곤 큰 차이점이 없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다솜의 벚꽃나무에 앉아 허공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 이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어디선가는 어떤 신 님께서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자신 역시도 자신의 '신' 님을 찾아야만 했다. 더군다나 환영회 때 보았던 그 수많은 신 님들. 어쩌면 그 중에 자신의 '신' 님이 계실지도 몰랐으니. 그러니... 움직여봐요. 천천히 접혔던 날개를 펼쳐내었다. 그리고는 서서히 펄럭이면서 허공에 몸을 띄우기 시작했다.
천천히, 매우 느릿한 속도로 날아가던 자신이 아무 생각 없이 향한 곳은 바로 아라였다. 왜 여기로 온 것일까? 그것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본래 홍학의 기본 본능이 발현된 걸지도. 물가가 가득한 아라를 공중에서 멍하니 내려다보면서 생각했다.
그런데 그 순간... 자신의 눈에 얼핏 보이기 시작하는 한 어린 아이의 모습. 개울가에 엎드려 누워 물 속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그 모습에, 잠시 왼쪽 눈을 비볐다. ...잘 보이지 않아. 천천히 날갯짓의 속도를 늦춰서 아래로 내려가 바닥에 살포시 맨발을 딛었다.
"...아..."
처음 보는 신 님의 모습. 신 님... 맞으시겠죠? 이 곳은 라온하제이니. 잠시 멍한 눈빛으로 그 신 님을 바라보다가, 이내 놀라시지 않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두 손을 공손히 앞에 모으고 꾸벅, 허리까지 숙이면서 인사를 올렸다.
>>346 크레이지 싸이코패스 얀데레틱한 붙임성 좋은 남동생이니까...(동생: ??????
앗, 박터질정도로 싸웠다닛(?) 그것도 좋아요!(??? 일단 그렇담 사우에게는 밤프 남동생의 이름을 알려줘야겠군욥 물론 본명은 아닌 애칭으로! 이름은 '파이'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밤프는 과거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죠 그 땐 좀 더 늠름해보이고 중요한 더듬이가 없었습니다! 성격도 완전히 다릅니다! 다만 목소리는 똑같고 풍겨대는 기운이 유사하죠 지금 당장 뱀파이어스러운 박쥐 수인이라는 테마 자체는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으니까 이전에 만난 사이고 눈치가 어느정도 있다면야 단박에 알아차리는 건 무리여도 의심은 할 수 있어요 :3 아니 거의 확신할 수 있을..정도..?
말은 그렇게 하여도 언젠가 위대한 토마토 신도가 되겠어! 의미모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차기 토마토 신도 유망주를 잘 길러내야겠다는 생각에 만족감이라도 얻는걸까? 그의 머릿속을 뜯어보지 않는이상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진 알 수 없겠지. 그러다 한숨을 내쉬며 투덜대는 은호의 말에 그는 은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을 내뱉었다.
"정말로 의외지만, 그대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소중한 모양이군. 카캇! 하지만 토마토의 위대함을 뛰어넘을 순 없을것이야!"
그녀를 위로하는 말을 내뱉는가 싶더니 또 다시 토마토 찬양에 들어선 그는 기대하고있겠다는 누리의 말에 카카카캇, 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대하고 있어도 좋다! 카카캇!"
그 호탕한 웃음소리를 끝으로 다시 팔을 쭉 펼쳐올린 그는 자신의 몸을 감싸는듯한 행위를 하더니 그의 옷이 액체처럼 주욱 늘어나 마치 박쥐가 날개로 자신의 몸을 감싸는듯한 모습이 되더니 어디선가 몰려든 수많은 박쥐들과 함께 그는 다시 사라져버렸다.
고개를 양옆으로 까닥여가면서 개울가 속의 올챙이들을 구경하였다. 뒷다리를 열심히 움직여 가며 헤엄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어찌 보면 우습기도 하였다. 그들에게 부담은 가지 아니하도록 한 손으로 물을 가벼이 휘저으며 뱀 혀를 날름거렸다. 문득 수면 위로 두둥실 떠오르는 저 먼 옛날의 이야기. 독을 품고 다니는 뱀이 한 마리 있었다. 녹안의 뱀은 많은 것을 해치고 다녔다. 막 알을 깨고 나왔던 지극히 어렸던 시절 때부터, 그 당시 생존하기 위하여 처음으로 했던 일은 제 입만했던 올챙이를 통째로 삼키는 일이었더랬지. 이제, 다시금 올챙이를 바라보았다. 가소롭기도 하지. 옛날 같았으면 입안에 욱여넣었을 먹이였건만.
"그나저나 언제쯤 앞다리를 뻗을 것이냐~"
감질난다는 말을 대신하듯 성급하면서도 느긋한 목소리로 말하며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얼른 성장하게끔 하는 신의 가호를 내려주었다더래도 시간이란 기다려야만 찾아오는 것이었다. 뭐, 어디까지고 기다려주지. 신의 태평한 마음씨를 가진 채 눈을 살포시 감고 있었는데,
"어라, 누군데?"
들려오는 인삿말에 빠른 동작으로 일어나면서 삿갓을 고쳐썼다. 들린 쪽으로 돌아보니 연홍빛이 가득하였다. 정확히는 비슷한 색들로 가득찬 이가 그곳에 서서 겸손한 동작으로 공수 배례를 저에게 하고 있었지. 잘 생각하여보면 요전에 보았던 신이었다. 유쾌한 놀음에서 홀로 승리를 거머쥐었던 이가 바로 그녀였다. 이름은 자세히 듣지 못하였는데...그런 건 차차 알아가면 된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소매로 감추어진 채의 한 손을 스윽 들어올려 인사를 대신하였다.
>>358 아아닛 남동생쟝...(흐릿) 쌈 좋습니다 쌈!!(???) 앗 그리고 파이쟝이었군요! 3.14159...가 아니라 알겠습니다! :3
과거의 밤프는 그런 느낌이었군요...! 더듬이가 없다니 헉..!(???) 그러면 사우가 밤프를 과거의 밤프와 동일신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1.박쥐신이다 2.목소리가 똑같다 3.분위기가 비슷하다 4.모습도 은근히 닮은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정도로 하겠읍니다! :3 처음에는 으응?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가면 갈수록 스스로 확신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하아아아지만 사우 본인은 완전 과거현재 같음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어서 밤프는 바로 알겠네요 <:3c
개울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어린 아이는 바로 또다른 신 님이었다. 전에 환영식에서 얼핏 보았던 것 같기도 한 신 님. 개울가에 엎드려 누워 물 속을 바라보고 있는 그 모습이 참으로 평화롭고 태평해보여, 순간 그 평화를 깨트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샘솟았다. 하지만... 인사 드리고 싶어요. 신 님. 어쩌면... 저의 '신' 님이실지도 모르니까...
그렇기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조용하고도 공손한 동작으로 신 님께 인사를 올렸다. 물론 그럼에도 신 님께서는 놀라셨는지 재빨리 일어나 삿갓을 고쳐쓰셨지만. 그 모습에 죄송하다는 듯이 고개를 다시 한 번 공손히 숙였다. 낯선 신 님께서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소매에 감춰진 한 손을 들어올리셨다. ...인사... 받아주신 건가요...? 정말로...?
기쁘다, 라는 감정이 스쳐지나가 멍한 표정이었지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신 님께서 저의 인사를 받아주셨어요...! 큰 미소는 아니었지만 작은 미소가 얼굴에 가득했다. 그리고는 멍한 눈동자를 부드럽게 접어 웃으면서 공손히 대답했다.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아라에 왔다가 다솜으로 건너가 정착한 리스라고 합니다. 잠시 이 라온하제 지역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신 님의 모습을 보고... 인사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무례를 범하며 내려왔습니다. 혹시 방해가 되었다면 정말로 죄송합니다."
꾸벅, 다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연분홍빛 머리카락이 잠시 살랑였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서로 색이 다른 호의와 신뢰 가득한 나른한 두 눈동자가 신 님을 바라보다가, 이내 개울가의 물 아래로 떨어졌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무엇을 하고 계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신 님?"
이름을 부르려던 자리에 한 박자 늦은 공백이 새겨졌다. 감히 이름을 불러도 될까, 하는 마음 반, 이름을 모른다는 아쉬운 마음 반, 이 합쳐져 만들어낸 약간의 멍한 지연이었다.
>>386 사실 잡아도 괜ㅊ.... 큼. 치야는 아마 고민중인데 누가 자신한테 말을 걸었다- 근데 인간이다 싶으면 놀라서 바로 잠수한 다음 적당한 거리에서 빤히 쳐다보면서 경계경계삐임 날리다가 조심스레 하구쪽으로 갈 것 같네요! 그러다가 괜찮다 싶으면 신나서 파닥거리면서 놀다가 조금 뒤늦게 아사를 보면서 넌 누구야? 하고 물어보겠죠!
소매를 들어올리는 나름의 인사를 해준 순간 보이는 그녀의 표정 변화-더욱 가득해진 옅은 미소-에 잠깐 의아해하였다. 자신의 이 인사가 그토록 미소 지을 정도로 기쁜 점이라도 있었던 겐가. 잠깐 골똘히 생각해보았으나 만족스런 답안은 스스로 꺼낼 수 없었고, 결국 인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기쁨을 느끼는 신이라는 결론에 닿는 데에 그쳐버렸다. 뭐, 그럴 수도 있지. 두 눈의 색이 다른 걸 보고, 지금껏 본 적이 없는 것 아니지마는 오른쪽 눈이 또 두 색이 섞인 듯한 모양새인 것은 신기한 것이라서 저도 모르게 유심히 바라보던 순간 그녀가 그 눈을 부드러이 접어내며 대답하였다. 보는 것은 관두기로 하였다.
"아아, 그렇구만. 리스. 나는 요전부터 이 지역을 강제적으로 관리하게 된 사우라고 한다. 은호 이 성격 나쁜 자ㅅ...이 아니라, 아라에서 산 적도 있었다니 그것도 은근히 반갑네. 언젠가 스쳐 지나가듯 보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지겨울 정도로 오래 살았으니 말야, 나. 첨언하며 미소를 씨익 지은 입을 소매로 가렸다 거두며 뱀 혀를 날름거렸다. 여기 아라가 좁은 것도 아니고 못 보았을 일도 충분히 존재하였던 것이다. 방해는 되지 않았어. 그 말도 대답으로서 건네 주었다. 그러다 이어진 질문에 세로동공의 녹안을 유쾌하게 반짝였다.
"아! 무슨 일이냐면은!"
기세가 한 순간에 높아졌다. 널따란 두 소매를 펄럭이며 개울가 앞에 쪼그려 앉더니 한 소매를 흔들어 리스를 불렀다. 이리 와봐! 오기까지 기다리고는 뒷다리가 생긴 올챙이가 담긴 물을 두 손을 모아 퍼내면서 짠, 하는 분위기로 리스에게 내밀듯이 보여주었지.
"올챙이 키우고 있었어. 어때? 귀엽지? 얘 뒷다리 생겼다고!"
푸흐흐흐흐흐, 웃는 동시에 뱀 혀가 이리저리 움직였다. 두 녹안이 즐거운 듯이 꼬리를 휘었다.
신 님께서는 자신의 눈동자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신 님께서 직접 자신의 눈동자를 마주해 주신다는 것이 마냥 좋아 부드러이 그 눈을 접어내며 웃었다. 그리고 이내 이어진 신 님의 소개. 신 님의 이름을 직접 듣게 되었다는 그 자체만으로 무척 영광이고 기뻤지만, 이어진 말씀에도 은근히 기쁜 마음을 감출 수는 없었다.
"네, 그렇습니다.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로 영광입니다, 사우 님. 아라 지역을 예전부터 관리하셨었군요. 저도 처음에는 아라 지역에 왔지만... 제가 살아가기에는 조금 힘들 것 같아서 다솜으로 옮겨갔습니다. 스쳐 지나가듯이라도 사우 님을 뵈었다면 곧바로 인사를 드렸을텐데..."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조금은 시무룩한 듯이, 아쉬운 듯이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사우 님처럼 대단하신 신 님과 예전에 만난 적이 있었다면, 다솜으로의 이주를 고민했을텐데. 하지만 이미 정착한 지는 꽤 되어버렸기에 더이상은 어찌할 수 없는 노릇. 그저 지금이라도 사우 님을 만났다는 것과 방해가 되지 않았다는 그 말씀에 위안을 얻으면서, 희미하게 웃었다.
그리고 이어서 사우 님이 기세를 높여 개울가 앞에 쪼그려 앉고는 유쾌하게 자신을 부르자, 순간 멍한 눈빛을 크게 떴다. ...사우 님께서... 저를 부르고 계신 건가요...? 정말로요...? 정말, 정말로요...? 신 님께서 자신을 직접 부르셨다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행복한 마음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릴 뻔 했지만 애써 다리에 힘을 주어 총총, 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사우의 옆으로 조심히 다가가 조심히 겉옷자락을 다듬어 똑같이 부드러운 동작으로 쪼그려 앉자, 이내 사우 님이 보여주시는 올챙이가 담긴 물. 그리고 즐거운 듯한 사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마찬가지로 멍한 두 눈빛에 호기심을 반짝반짝 어리면서 올챙이를 바라보았다.
"...와아... 대단해요...! 네, 정말 귀여워요. 뒷다리 생긴 올챙이 씨. 사우 님께서 직접 키우시는 아이셨군요. ...뒷다리가 생겼으니 이제 곧 앞다리도 나오게 될까요?"
희미하게 웃으면서 올챙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생명의 탄생과 성장. 그 모든 것들을 이루어내시는 신 님의 능력과 그리하여 태어난 이 작디작은 생명체가 모두 경이로웠기 때문에. 그러다 문득 궁금증이 생겨 사우 님을 나른한 눈동자로 다시금 바라보았다.
아이온: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인 법이지요.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 것이라. 끊임없이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지 아니한다면 강은 말라버린 것일 터이니. 그러니 일대신인환구인(一代新人換舊人)일지어다. 이 시대의 새 사람이 옛 이들을 대신하겠지요. 그럼 나는... 무엇인가요? 아사주: 낯설다..?
>>436 헉...?! 무, 무려 그려주시는 건가요...?!(동공대지진) 사우주 정말 감사해요!! 저야말로 감동이예요...ㅠㅠㅠㅠ 답레는 천천히 써주셔도 된답니다! :)
>>437 ...으, 은호 님?!(동공대지진) ㅋㅋㅋㅋ세상에, 트로피를 받을 줄은 몰랐는데...! 이, 일단 정말 감사합니다! XD 그리고 레주 어서 오세요! :) 레주, 은근히 피곤이 쌓이셨었나보네요... 저런...ㅠㅠㅠ(토닥토닥) 그래도 푹 주무신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ㅎㅎㅎ
올챙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마치 제 자식을 바라보는 어미의 것과도 비슷하였다. 어쩌면 조금 달랐을지도 몰랐고. 어느 눈길로 보면 먹이를 뚫어져라 노리는 흉악한 포식자의 시선으로도 보였으렸다. 이런 때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뱀으로는 변신하지 말아야지. 조금 자조적인 생각을 가지는 동시에 슬쩍 미소를 지었다. 뱀 혀가 물결처럼 움직인다. 대단하다면서, 귀엽다는 저의 말에 순진하게 수긍하는 리스의 모습을 보면서 슬쩍 자랑스러운 기색을 얼굴 위로 띄웠다.
"그치? 대단하지? 귀엽지? 응, 오늘부터 키우기 시작했어. 그냥 기다리기에는 세월 없으니까 살짜금 신의 가호를 내려주었지, 아하핫!"
그렇게 하니 이렇게 무럭무럭 자랐더란다. 어느새 뒷다리로 열심히 물을 차대는 이 올챙이도, 리스의 말마따나 슬슬 앞다리가 나올 때가 도래한 듯하였지. 그녀의 말에 고개를 연신 끄덕이는 것도 잠깐, 놓아주어야할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물 속에 다시 내려놓아주자, 작은 올챙이는 동족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눈길로 잠깐 배웅히다가.
"허어, 이름?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애초에 한 마리의 이름을 짓기 시작하면 끝이 없단 말이야."
보라구, 이 숫자. 손바닥을 개울을 향해 펼쳐 내면서 리스를 돌아보았다. 조금 황당해하는 분위기를 띄웠다가도 금새 뱀 혀를 날름거리며 키득키득 웃었다.
"혹시 이름이 있으면 좋겠더냐? 그럼 네가 짓는 것은 어때."
말하며 뒤로 넘어지듯 풀썩 앉았다. 두 소매를 마주모은 채, 어찌할 거냐는 듯이 다시 그녀의 이색적인 눈을 응시하였다.
순수 우리말..에 대헤서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티비 토론쇼? 같은 데에서 AI랑 번역이랑 그런 것에 관해 언어학자? 가 이야기하던데.
요즘 많이 나오는 신조어 같은 걸 보면 우리말은 교착 현상(이거랑 저거랑 가져다붙이는 거)가 잘 된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번역기가 그런 걸 잘 못 번역하니까. 너희들은 영어를 배워야 한다.. 그리고 외래어에 대해서 완전히 부정적일 필요가 없다고도 하시더라고요. 영어 다 빼면 일본어가 남고, 일본어 뻬면 한자가 남는데.. 어디까지 빼야 고유어인가? 라는 짊..
..음 너무 나갔나. 그만두죠!
아이온: 그리고 이런 잡다한 지식을 제가 안답니다.(한-심) 아사주: 아니 왜... 잡다한 거 많이 알면 좋지...
서있지 말고 앉아라는 말에 령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요령의 옆에 앉았다. 드레스를 갈무리하는 손짓이 퍽 우아했다. 령은 나무 뿌리에 몸을 기댄 채로 요령을 바라보았다. 상냥한 사람이구나. 령이 내린 판단은 그러했다.
"원한다면."
령은 고개를 돌려 신들을 바라보았다. 다양한 자들이 저기 있었다. 거북이, 게, 강아지, 치타, 표범 등등... 신들의 종류는 너무나도 다양해서 자기가 미처 세아리지 못할 정도였다. 령은 눈을 가늘게 떴다. 저들 중에서 자신이 흥미를 가질만한 이는 없었다. 애초에 령은 누군가에게 흥미를 가진 적이 드물었으니 당연한 것일테다.
가온이는 인간에 대해서는 마냥 긍정적인 입장은 아니랍니다! 아무래도 늑대일 때, 인간들에게 도망친 것도 있다는 것이 원인 중 하나에요. 그렇다고 인간을 막 엄청 무서워하거나 막 엄청 적대하거나 그렇진 않아요. 그냥 적으로 돌리면 까다롭다..? 하지만 사실 결정적인 이유는... 누리가 호은골에 살고 있는 누군가를 엄청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답니다. 물론 이 누군가는 3기에 나올 일은 없고, 나온다고 해도 언급만 잠깐 될 정도이지만... 일단 설명을 하자면 2기에 나온 MPC캐릭터인 [김한별]이라고 있어요.
>>353 설이는 그때... 약간 순수악적인 성향이 많이 드러났습니다... 악의없이 말이나 행동을 하는데 그게 약간 직설적이고 잔인했습니다. 신통력으로 일반 인간을 괴롭혀도 그게 어때서? 라는 느낌이였죠.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이 배경이만큼 인간들끼리 죽이고 죽는 풍경을 많이 봐온지라 으므... 남의 운명을 가지고 노는 것에 무감각한 느낌이였어요. 종전 이후에 머리가 어느정도 굵어진 다음에야 선악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거고, 어느정도 자신만의 기준을 정하긴 했었지만요. 그런데 처음 만난 신이 사우였다면... 어...(흐릿
옆에 앉는 모습이 퍽 우아했다. 사과를 오물거리면서 고개를 슬며시 기울이자 너울이 살랑 흔들린다. 거북이, 치타, 늑대. 시야에 잡혀서 수인이라는 걸 확연하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들이 있었고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이들은... 화인이던가? 갸웃하며 신들의 모습들을 확인하다가 하오리를 갈무리하여 령이 앉아 있는 것에 불편하지 않게 배려한다.
"친절하구나. 령은."
후후, 웃으면서 령의 말에 대꾸하고는 다 먹은 사과의 씨앗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곰방대를 입에 물면서 령의 다정스러운 뉘앙스에 가느다란 눈매를 너울 너머로 곱게 접었다. 웃었다.
"어쩔 수 없어. 인간의 한자를 알게 된 것은 신이 되고난 후였으니까. 그러게, 아쉽구나. 령과 더욱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였을텐데."
미안해하지 않더라도 미안한걸. 곱게 가느다란 눈매를 접었다가 살며시 선명한 녹색 눈동자를 드러냈다. 너울이 흔들리며 살짝 그 눈동자가 드러났지만 금새 사라진다.
>>475 허엇...그랬었군요...!(끄덕) 하필이면 전쟁 시절이라서 여러모로...아아니 설아....;ㅁ;(우럭) 그나저나 그때 처음 만난 신이 사우였다면...어...어...(흐릿222) 만약에 사우 앞에서 그런 류의 말을 했더라면 사우는 은근히 기뻐하면서() 부추켰을 거예요...(...) 약간 그런 느낌 있잖아요? 아이를 잘 봐주는 것 같이 보이는데 그건 표면상의 모습이라는..것...(흐릿) 만일 부추키면 설이는 어떻게 되죠...?! 0ㅁ0(매우불안)
올챙이를 바라보는 사우 님의 시선은 어찌 보면 어미 같기도, 또 어찌 보면 포식자 같기도 했다. 물론 완전히 눈치가 없는 자신은 아니었기에, 그러한 먹이 사슬같은 세상의 조금은 어두운 일면을 마주하고서도 크게 동요하거나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저, 뱀이면서도 이렇게 올챙이들을 키워내는 사우 님이 대단하다고 존경심이 들었을 뿐.
그렇기에 더욱 생명을 얻은 올챙이를 더욱 신기하게, 대단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와아, 하는 작은 감탄은 덤으로. 사우 님이 슬쩍 자랑스러워하는 듯이 얘기하자 더더욱 멍한 두 눈동자를 반짝이며 진심으로 감탄했다.
"...오늘부터 자라난 올챙이 씨인데도 벌써 뒷다리까지 나온건가요? 정말 대단해요, 사우 님...! 신의 가호는 역시 위대해요. ...사우 님의 신의 가호, 멋지세요."
희미한 미소가 깊어졌다. 신 님은 이렇듯이 생명까지도 관장하실 수 있는 존재셨다. 기나긴 시간의 흐름마저도 아무렇지 않게 마주하실 수 있는 분. 어쩌면... 자신의 '신' 님도... 잠시 올챙이를 다시 물 속에 내려 놓아주시는 사우 님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신이 된 지 오래 되지 않은 자신의 신통술은 고작 환각 능력. 그것으로 저 올챙이 씨를 개구리로 보일 수는 있겠지만... 그건 단지 현실이 아닌 환각. 착각일 뿐인 걸요. 사우 님처럼 실제로 키워내지는 못 하는.
...역시 대단하세요, 사우 님. 동족들 사이로 다시 되돌아가는 올챙이를 조용히 지켜보면서 생명체의 신비로움과 신 님의 힘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그러다 사우 님이 손바닥을 개울을 향해 펼쳐내면서 황당하듯이 하시는 말씀에는 순간 멍한 눈빛으로 작게 "...아..." 하고 중얼거렸지만.
확실히 사우 님이 보여주시는 개울에는 수많은 올챙이들이 있었다. 이름을 짓기에는 너무나도 수많은 수의. ...저의 생각이 짧았네요... 아주 희미하게 시무룩한 눈빛을 아래로 떨구었지만, 이내 들려오는 사우 님의 말씀에 놀란 듯이 두 눈동자를 크게 떴다.
"...제, 제가요...?"
너무 놀라 대답이 한 박자 늦어버렸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에게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신' 님께서나 하실 수 있는 일일텐데...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러나 그와 동시에 이름이라는 것은 하나의 생명체로서, 하나의 특별한 존재로서 인정되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있던 자신이었다. ...올챙이 씨들... 그래도, 이름이 있으시다면 좋을텐데. 고개를 숙여 헤엄치는 올챙이들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리고는 결심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우선 사우 님께서 특별히 저에게 보여주셨던 저 올챙이 씨에게 제가 감히 이름을 붙여보겠습니다. 다른 올챙이 씨들도 이름을 드리고 싶지만... 저는 그 분들께 이름을 드릴 수 있을만한 존재가 아니니까요. 그러니... 사우 님께 선택 받았던 저 올챙이 씨께 이름을 드리고 싶습니다."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색이 다른 두 눈동자를 아래로 내리깔았다가, 천천히 들어올려 사우 님께 부드러이 접어 웃어보였다.
"...'로그'... 라는 이름은 괜찮을까요? 언젠간 꼭 개구리 씨가 되라는 뜻이랍니다."
/ 또 길어져 버렸네요...(흐릿) 보시다시피 리스의 작명 센스는 매우 꽝이랍니다! 'Frog'에서 'Rog'만 따온 거니까요.ㅋㅋㅋㅋㅋ
>>479 사우가 부추겼다면... 아마도 설이도 사우를 따라갔을 가능성이(._. ) 그렇게 순조롭게 악신화가 되가고...(대체) 이 콤비 생각보다 위험하군요...ㅋㅋㅋㅋ 아마 완전히 사우에게 물들기 전에 떼어놓아야 할 것 같네요. 아마 지금의 설이는 과거 시절을 흑역사 취급 할 가능성이 크니까요! 남의 운명을 마음대로 하는 것은 오만한 것이다. 라는 생각이에요....
살랑살랑 너울이 흔들렸다. 령의 시선이 잠시 너울에 머물었다가 슬그머니 다른 곳으로 향했다. 아마 흔들리는 물체에 자연스레 시선이 갈 수 밖에 없는 본능 탓이겠지. 령의 눈이 다시 신들로 향한다. 먹고 마시면서 떠드는 신들은 퍽 즐거워 보이는구나. 저도 저렇게 될 수 있...던가?
"그런 말을 들으니 고마운걸. 요령도 마찬가지야."
짧지만 확실한 감사의 인사였다. 령의 입꼬리가 슬그머니 당겨 올라갔다. 지금의 령은 웃고 있었다. 이 신은 무척이나 다정하고 친절한 신이로구나. 그래. 라온하제는 애초에 이런 이들만이 거주할 수 있었지.
"이름의 글자가 같지 않아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들이 여럿 있지. 요령, 난 괜찮아. 너는 이미 충분히 나와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어."
령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그 안에는 곧게 뻗은 심지가 있었다. 령의 검은 눈동자가 요령의 녹색 눈동자를 마주본다. 요령의 눈은 저런 색이었구나. 눈동자가 어여쁘다고 생각한 것은 덤이었다.
January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이 이 시기에 취임했어! 몇 번 보고 나면 질리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어마어마하게 추운 곳도 있었지. 눈에 파묻혀 있으면 마치 솜에 깔려 죽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어. 실제로도 그랬고. 아. 일본에 갔을 때에는 다들 푹 쉬기도 하고, 시험을 친 수험생들이 기뻐하거나 낙심하거나. 아무 표정도 없이 나오기도 하더라.
2월 2월도 추웠어. 남반구 쪽이었기 때문에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거기에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누군가의 재판을 본 적 있었을지도 몰라? 아니면 누군가가 죽은 날을 기념하는 걸 보았거나.. 그래도 인상이 깊은 건 역시 초콜릿을 주고받는 거였어. 술 넣은 초콜릿 먹었다가 헤롱헤롱한 건 잊어줘. 애초에 그 안에 든 술 40도짜리였다고?
그리고... 이 달은 유별나게 짧아서 별로 안 좋아했어. 한 달만 깨어 있는데, 이 달이면 손해본 기분이었다니까?
Μάρτιος 3월은.. 이르다면 매화 이후의 본격적인 꽃이 피는 달이지. 개나리가 피기도 하고.. 이 달의 마지막 날에는 어스 아워라고 해서, 불을 끄는 행사가 일어나. 그래서 도심에서 광공해로 보지 못한 별을 보았었어. 그리고 이란의 설날같은 날은 3월에 있다는 걸 알아? 그 날을 نوروز(새로운 빛,노루즈) 이라고 부르면서 기념한대. 그 광경에 휩쓸릴 때에는 남자 모습이기는 했지만. 그리고 서류서류서류...는 역시 겨울을 지나며 새로운. 이라서였을까?
Aprilis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어떤 시인이 말했었지. 그야말로 가장 잔인한 달이야. 왜냐하면 자연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이 일어나니까. 새끼를 낳고 먹이기 위해서도 있고, 식물이 내뱉는 숨에 섞인 향은 누군가를 말려죽여 자신을 키우기 위한 것이니까. 그리고 은근히 이 달에는 뭔가 기념일은.. 아. 그건 인상깊었어! 짜장면을 혼자서 먹는 이들이랑. Pascha(파스카,부활절)을 기념하는 거! 달걀을 엄청 많이 받을 수 있었다고? 초콜릿 달걀. 타조 알.. 메추리알.. 러시아의 보석 달걀도! 그거 갖고 싶어서 엄청 노력했었는데..하지만 나는 내 것을 얻고 싶었어. ....한 줌의 먼지 속의 공포를 너에게 주어야 할까? 농담이야?
멋지다는 말에 저도 모르게 스스로 자부해버렸다. 두 눈까지 접어 크게 미소 지으면서, 고개는 옆으로 비뚝 기울이며...너무 많이 나가버렸나. 뒤늦게 들어버린 생각에 엣헴, 쓸모없는 헛기침을 나즉히 하면서 입을 커다란 소매로 가렸다. 전에도 이렇듯 기세등등하던 시기가 존재하였다. 보란 듯이 새카만 액을 연기와도 같이 주위에 두른 채, 인간들을 두려움에 휩싸이게 하고 고위신들을 분노케 하였던 흉악한 액신이 그 시절에 존재하였다. 지금으로선 멀디 먼 옛날 이야기, 동화책 읽듯이 들려줄 듯도 한 이야기이지마는. 속생각이 길었다. 땅에 앉은 뒤로 하였던 말에 뒤늦게 반응하는 리스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당황하고 있는가. 그 모습에 의문하던 것도 잠시, 처음 대면하였을 그 순간 인사에 미소를 지었던 모습을 상기시키면서 아하, 스스로 납득하게 되었다. 모든 일을 과장스러웁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한 신이로구나. 이제는 그녀의 어느 언행에도 의아해하지 않을 자신이 섰다.
"응, 리스 네가."
자연스러운 미소 또한 한껏 지어졌다. 뱀의 혀를 날름거리면서 그러는 입에 모은 두 소매를 슬쩍 가까이 하면서 그녀의 이어지는 행동을 기다렸다. 자신이 특별히 보여주었던 올챙이에게 우선 이름을 붙여보겠단 말에는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에게 또한 이 수많은 올챙이들의 작명은 어려웠던 것이리라. 당연한 이야기지.
"뭔가 굉장히 자기자신을 폄하하는구만 그래? 품평회인 줄 알았어. 착각하게 하지 마-"
그러한 장난기 섞인 말도 태평하게 건네어 보았다. 하고는 금방, 하지 말아야했나, 라는 손톱만한 후회심이 들었다. 저 신이 분명 이 말 또한 진지한 기색으로 과장스럽게 받아들여서 이후로 정말로 모든 언행을 공적인 상황마냥 조심할 것 같이 느껴지었기 때문에 있었다. 까다롭구만. 그 생각에 별 악의란 없었다.
눈을 마주치며 마침내 들려온 작명 결과는 '로그'라는 이국적인 이름이었다. 하긴 리스라는 그녀의 이름 또한 이 나라의 것이라기엔 거리가 있었다. 아마 그녀가 올챙이에게 지어준 이름은 영어의 '프로그frog'에서 뒤 두 글자만을 따온 것이렸지. 그녀의 이어진 설명에 그 생각이 정답임을 확인 받으며 고개를 비스듬히 끄덕였다.
"로그라, 로그."
어쩐지 백아가 그렇게 머리를 부여잡으며 응시하던 수학 책이 떠오르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건 구태여 언급치 않고.
"투박하고 촌스러우니 괜찮은 이름이네! 그럼 앞으로 저 녀석은 로그다. 저기, 있는 녀석 말이지."
방금 풀어준 올챙이를 용케도 기억해내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면서 어떻냐는 듯 다시 리스를 돌아보았다. "한번 이름으로 불러보든지?" 말하며.
곰방대를 입에 물었지만 불이 붙지는 않았다. 연초를 눌러서 넣지 않았으니 불을 붙혀봤자 소용도 없었지만 그저 입에 무는 건 아무래도 후후하는 웃음을 흘리기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곰방대를 입술로 물었다가 떼어내며 령에게 고개를 기울였다. 너울이 흔들리는 것에 시선이 향하는 건 그 근본이 새이기 때문이겠지. 자신이 꽃이여서 불을 가까이하는 걸 조금 어려워하듯이.
"어머나, 고마워. 그런 말을 들으면 기쁘단다."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령의 모습을 너울 너머로 응시하고 후후,하고 마주 웃었다. 나직하고 조근조근한 웃음과 웃는 낯이 조금 깊어졌다. 라온하제,라온하제. 즐거운 내일이라는 은호님의 말대로 즐거운 일이 가득할 것 같아.
"나는 다솜에 거주하고 있는데 령은 어디에 살고 있니? 그러하다면 우리는 이제 벗이라고 할수 있을까? 령과 벗이 된다면 나는 굉장히 기쁠텐데."
살랑이는 너울을 걷어올리고 령에게 손을 뻗으며 가느다란 눈매를 가늘고 곱게 휘어서 웃는 낯을 지어보였다. 좋은 신과의 관계는 언제나 좋은 거잖아? 덧붙히는 목소리는 친절했다.
>>486 안이 이 콤비 진짜로 위험해요...(동공대지진) 엄엄 그럼 물들기 전에 떼어놓은 방법은....어어어 이렇게 할까요! 어느 고위신이 깽판을 부리는 사우를 퇴치하러 와서 사우가 설이를 내버리고(???) 다른 곳으로 휙 도망쳐버렸다!라는 걸로... ...그리고 둘은 라온하제에서 다시 만났다...!
멋지다는 자신의 말에 당당하게, 크게 미소짓는 사우 님의 모습. 그에 마냥 찬양하듯이 고개를 세차게 끄덕끄덕이며 동경심을 표현했다. 마음 같아서는 박수라도 여러 번 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것은 그저 마음 속으로 꼭꼭 담아 누른 채, 그저 공손히 모은 두 손을 서로 만지작만지작 거릴 뿐이었다.
하지만 이어서 사우 님이 하신 말씀에는 살짝 놀란 기색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그야, '이름'이라는 것이 지니고 있는 가치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을 테니까. 그러나 사우 님께서는 자신의 이름을 똑바로 다시금 언급하면서 확인 사살을 하실 뿐이었다. 자연스러운 미소와 함께.
선명하고도 밝은 녹색의 눈동자. 자신에게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그 색을 멍하니, 그러나 조금은 고민하듯이 바라보다가, 이내 결심을 굳혔다. '신' 님께서 주신 기회이자 영광이자 능력. 그렇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임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현실적으로 올챙이의 수가 너무 많았다. 그렇기에 모든 올챙이들에게 이름을 주고픈 마음을 누르고 사우 님께서 선택하여 보여주셨던 그 올챙이에게 이름을 지어드리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러다 이어진 사우 님의 장난기 섞인 말에는 "...죄송합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하고 공손히 고개를 숙여 사과를 드렸지만.
물론 사우 님의 저 말씀이 그저 큰 뜻 없는 가벼운 장난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을 것이기에. ...사우 님께서 그저 저렇게 저에게 장난스럽게 말씀해주신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기쁜걸요. 그렇기에 폄하한다는 말에도 희미하게 웃어보일 뿐이었다. 그것은 어쩌면 마찬가지로 살짝 표현한 작은 장난기였을까?
아무튼 이어서 자신이 지어낸 이름은 바로 '로그'. 이국적인 이름. 자신의 출생지가 출생지이니 만큼, 동양적인 이름보다는 그런 이름이 더 편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마치 검사를 받듯이 멍한 두 눈동자로 사우 님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잠시 고개를 비스듬히 끄덕이더니 괜찮다고 대답하시는 사우 님. 투박하고 촌스럽다, 라는 말보다 괜찮다, 는 말과 인정 받았다는 느낌에, 멍한 눈빛으로 환하게 웃었다.
"감사합니다...! ...영광이예요. ...아... 불러봐도 되나요?"
작게 헤실헤실 웃던 것은 곧 다시 살짝 놀란 듯한 멍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개울 속을 바라보았다. 우물쭈물, 쭈뼛쭈뼛하면서 올챙이를 바라보다가, 이내 아주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한 박자 늦게 입술을 열었다.
"...저... 로그 씨...? 혹시 들리시나요...?"
/ 앗...! 아니예요! 쓰다보면 분량을 주체하지 못할 뿐이랍니다...ㅋㅋㅋㅋ(흐릿) 길이는 상관 없으니 편하게 써주세요, 사우주! :D 그리고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그 와중에 수학 책을 떠올리는 사우야말로 너무 귀여워서 어쩌죠...?!ㅋㅋㅋㅋㅋ(이미 귀염사)
>>523 바로 그렇습니다!ㅎㅎㅎ 모두가 너무 귀여워요! XD(야광봉) 그리고 아사는... 아마 혼자 하려 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그리고 요령이도 얼마나 우아한 걸요! 우아하고 아름다운 두 사람이 만나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 더욱 아름다워요! XD(야광봉) 앗, 리스도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皐月 빛나는 그 계절에 누가 그 돛을 노래했는가.. 로 시작하는 나에게 5월을 이라는 시도 있어. 이 달에는 어디를 가나 좋은 날을 보이는 곳이 많아. 그래서 나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곤 했어. 밝고 아름다운 것에 대비한 것은 나를 한없이 우울하게 만들었던 적이 있었지. 그래서 나는 이 시기에는 내 학명이 정해진 대륙에 있는 편이야. 이 달이 그들의 독립기념일이 포진해 있거든. 그 외에는 메모리얼 데이를 기억하기도 해.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확실히 여름의 초입이나 마찬가지가 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 푸르르나 억세지 않은 달이잖아?
그리고 마지막 날은 바다의 날이야. 그 때에는 항상 하구에 있을 거니까.
Haziran 6월의 신부. 헤라의 가호를 받아서 행복해진대. 게다가 서유럽권은 6월이 정말 결혼하기 좋은 날씨여서 더 그런 것도 있어. 사실 동아시아쪽은 잘못 걸리면 장마가 오지만. 남반구는 겨울이 시작되지! 이 달은.. 역시이.. 인상깊었던 건 웬 키스데이인지 뭔지 모를 날이었어. 왠지 외로워지는 기분이었어. 4월에 짜장면 먹던 분들 미안해.. 기묘하게도 이 달에는 휴일이 많지 않더라고. 뭐 7월이나 11월에 비하겠냐만은 말이야. 그리고 준 벅이라는 칵테일 맛있지. 나도 좋아해. 취하기엔 너무 약하지만!
Quintilis 생각해 봐. 겨울의 한복판이 여름의 한복판이 될 수도 있단 점을 말이야. 일단 동아시아권은 비가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 서유럽..정확히는 그리스 쪽이던가. 그쪽은 여름이 불모지였지? 그래서 페르세포네 이야기에서 페르세포네가 돌아오지 못하는 계절은 사실은 여름이었대. 그리고, 서양의 작물인 밀은 가을에 파종해서 초여름에 수확하는 걸 생각해보면.. 음. 쓸데없는 이야기가 많았네. 아무튼. 나는 이 계절도 나쁘지 않아. 요즘엔 너무 더워서 나가기가 무섭지만. 여름에 계곡 쪽으로 물놀이 하러 오는 사람들을 보면.. 아마도 그냥 보지 않을까? 참 아쉬워라... 그렇지 않니? 그리고 미국이란 나라는 7월 초가 엄청나더라고! 큰 기념일이 있대!
Август 사막 쪽에 갔다가 말라죽을 뻔했을지도? 아 뭐 어때. 그러네.. 더운 날이어서 생산성이 떨어져. 이런 날씨를 위해 시에스타가 있는 거겠지? 우리는 만두였을지도 몰라.. 만두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 핫.. 내가 무슨 말을. 8월에 13일의 금요일이 오면 한국 기준으로는 그 달 이후로는 평일 휴일이 적거나 없다고 하던데. 맞으려나- 내가 수호하는 강이 가장 많이 불어나는 달 중 하나야.
그래서 나는 가끔 강물 속에 머리만 내놓고 잠기기도 해. 그렇지만 바다가 좀 더 메이저하겠지? 피서라던가 그란 걸 하기도 하고 방학을 하고.. 안 좋겠다. 어떻게 방학으로 쉰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 메일매일 헤도 모자람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일을 밤을 새서라도 해야 하는데. 아니. 그건 아니야. 쉬어야지 효율이 좋은 경우도 많...
곰방대를 입에 물었지만 불이 붙지는 않았다. 연초를 눌러서 넣지 않았으니 불을 붙혀봤자 소용도 없었지만 그저 입에 무는 건 아무래도 후후하는 웃음을 흘리기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곰방대를 입술로 물었다가 떼어내며 령에게 고개를 기울였다. 너울이 흔들리는 것에 시선이 향하는 건 그 근본이 새이기 때문이겠지. 자신이 꽃이여서 불을 가까이하는 걸 조금 어려워하듯이.
"어머나, 고마워. 그런 말을 들으면 기쁘단다."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령의 모습을 너울 너머로 응시하고 후후,하고 마주 웃었다. 나직하고 조근조근한 웃음과 웃는 낯이 조금 깊어졌다. 라온하제,라온하제. 즐거운 내일이라는 은호님의 말대로 즐거운 일이 가득할 것 같아.
"나는 다솜에 거주하고 있는데 령은 어디에 살고 있니? 그러하다면 우리는 이제 벗이라고 할수 있을까? 령과 벗이 된다면 나는 굉장히 기쁠텐데."
살랑이는 너울을 걷어올리고 령에게 손을 뻗으며 가느다란 눈매를 가늘고 곱게 휘어서 웃는 낯을 지어보였다. 좋은 신과의 관계는 언제나 좋은 거잖아? 덧붙히는 목소리는 친절했다.
령은 미소를 지으며 온화하게 말하였다. 기품있지만 섵불리 다가가기 어려웠던 분위기가 조금은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령은 곰방대를 문 요령을 바라보았다. 불을 붙이지 않은건가. 뭐 상관은 없지. 바람이 다시 불며 령의 머리장식을 흔들었다. 딸랑딸랑 하고 듣기좋은 소리가 울려퍼진다.
"다솜이구나. 나는 비나리에 살고 있어."
다솜... 봄이 만연한 지역이 아니던가. 온화한 분위기를 풍기는 요령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령은 답하였다. 그리고 뒷말을 듣자 령의 입꼬리가 다시 올라갔다. 우리가 벗이라고 할 수 있냐고?
Wrzesień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life was slow and oh, so mellow 기억해보세요. 9월의 그 날들을... 삶은 여유로웠고 너무나 달콤하였지요. 란 노래를 기억하나요? 기억하라는 노래를 기억해야 하지요. 이상한가요? 가끔은 내 것이었던 모든 것을 전부 잃어버린 날을 기억하곤 해요. 그것은 9월이 아니었지만, 어쩌면.. 9월이었을지도 모르지요. 아.. 너무 튀면 그것도 아쉬울 따름이랍니다. 9월은 의외로 태풍이 가장 많이 부는 달이랍니다. 허리케인에 휩쓸려 올라간 거 아직도 기억납니다... 으아악 도로시가 된 기분이었..정정합니다. 천둥새 전설을 갱신할 뻔해서(=들킬 뻔해서) 소름끼쳤던 달이었어요!
태풍이 일어나면 가끔 구름 위를 좀 크게 해서 날아다니기도 하였어요. 그리고... 언젠가의 커다란 빌딩이 무너진 달이기도 했지요. 그리고 어쩐지 학교에 D-가 많이 붙어있는 것 같았네요.
이 달에 추석이 있을 수도 있고요?
시월 이 달에도 추석이 있을 수 있어요.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은 이 달에 있다네요. 재미있는 사실인데. 티라노사우루스는 (화석이) 이 달에 발견되었대요. 흥미로은 사실인가요? 나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할로윈이 있지요! 할로윈에 분장을 한 적 있었지만, 항상 묻혔지요. 당연한 일이었어요. 그렇다고 아르겐타비스로 변신하면 그거 파토나요. 그것은 인정하기 싫은 무언가였기 때문에, 인간의 분장이 뛰어났다. 라고 합리화하는 부분이 있겠지요?
November 노뱀벌이라서 뱀이랑 벌이 없.. 아니 이건 농담이고, 한국 기준으로는 쓸쓸한 달이예요. 상대적 박탈감은 적지만요.
그래도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이 일어나서 칠면조를 먹는다거나 하지만 요리를 잘해야 해요.
11월 괴담도 있기는 하지만, 글쎄요. 그건 저랑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저주적인 신통술은.. 이론은 알아도 딱히 쓸 일도 쓸 생각도 지금은 없지만요.
11월 둘째주에 한국은 너무나도 조용했어요..
최근에. 11월 30일까지 50000단어를 써서 올리는 이벤트에 참가한 적이 있었어요. 그것은 어쩌면 자전적인 소설에 가까웠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5만 단어는 너무나도 짤막하게 끝나버렸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되기도 해! 밟혀 죽는 줄!
Δεκέμβριος 마지막 달이네.
크리스마스가 있지. 음.. 사실상 나는 크리스마스를 지낸 적이 안 지낸 시간보다 너무 짧지. 근데. 그렇게 따지면 추석 같은 것도 그렇고.. 그러니까 그대로 변하는 대로 따라갈 뿐이야.
그러고보니 하루가 점점 길어지다 보면 12월 말부터 사라져서 크리스마스는 결국 사라지고 말 거야. 쓴 이야기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겪을 일이 아니겠지. 안타까우면서도 안타깝지 않은 일이야.
겨울 풍경을 보기 쉬운 달이기도 하고 붕어빵도 팔리기 시작해
조지 윈스턴이라는 음악가의 디셈버라는 앨범에 그 유명한 태논 변주곡이 실려 있어. 듣는 건 좋아해.
요령은 웃는 낯이 어여쁘구나. 령은 요령의 모습에 그녀를 가만히 응시하였다. 단아하면서 온화한 요령의 모습, 자신도 저리 될 수 있을까? 덧없는 소리를. 요령은 요령이고 령은 령이다. 누구나 다 자신만의 모습이 있듯이 령에게도 령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겠지.
"새빨간 피안화라... 너에게 잘 어울리는구나. 알았어. 기억하도록 할게, 나의 벗아."
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새빨간 피안화가 잔뜩 핀 이유는 요령이 피안화 화인이라 그런 것일거란 예감이 들었다. 아니면 피안화를 좋아하는 걸지도. 뭐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령에게 새로운 벗이 생겼단 소리지. 령은 손이 겹쳐지자 자신의 손을 보았다. 제 손 위에 요령의 손이 있었다. 령은 옅게 미소를 지으며 요령의 손을 잡았다. 온기가 따스했다.
"취미로 삼은 게 그것 뿐이거든. 나도 너처럼 뭔가를 만드는 일을 하면 대접할 것이 있었으련만..."
오늘 백연이 신통술 생각하다가 물 위에 뭔가를 흘려보내는게 생각났는데 그 순간 아빠가 사오신 토마토 두 박스가 눈에 들어오고 -> 토마토를 물에 흘려보내는 것이 생각나고 -> 앗 밤프..? -> 토마토에서 밤프가...? -> 토마타로 전기...? 놀라운 의식의 흐름...
요령의 말에 령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보았다. 근본이라... 자신은 저의 근본인 흑조들과 사이가 안좋았지. 그게 벌써 오랜 시간 전의 이야기구나. 령의 눈에 씁쓸한 빛이 비쳤다. 나의 형제자매들. 내가 귀히 여겼던 인간 아이를 쪼아댄 나의 형제자매들... 그들이 자신을 빼앗길까 염려하지만 않았다면 좀 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령은 속이 심란해짐을 느낀다.
하지만 이 감정은 여기까지. 이제 접어둬야겠지. 오랜만에 사귄 새 친구에게 이런 감정을 드러내면 안되니까.
"피안화들이 가득 있는 곳이라... 생각만 해도 아름다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네가 피안화 화인인 것과 관련이 있었구나."
마주잡은 손에서 나오는 온기를 느끼고 있을 무렵, 요령이 대답을 해온다. 너는 상냥하구나. 자신에게 해주는 말에 절로 미소가 나옴을 느낀다. 그렇지. 요령은 집안일에 자신이 있고 령은 검에 자신이 있는 것...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가벼워졌어. 고마워. 나의 상냥한 친우야."
속살거리는 목소리는 높지도 낮지도 않았다. 가벼이 두어번 흔들린 손은 결코 빠지지 않았다.
그지없이 천진한 모습이었다. 딱히 허락한단 의미는 아니었는데도 불러봐도 좋냐고 다시 되물어오는 그 멍한 표정하며, 개울가 속의 올챙이로 시선을 돌려서 주저하듯 우물쭈물거리는 모습하며, 그리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정말로 말을 거는 것하며. 썩 천진한 모습이 아니라 이를 수 없었다. 그 수수하고 무구한 표정과 말, 행동을 보고 있자니 다른 이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듯했다. 색이 전혀 다름에도, 풍기는 분위기조차 그녀처럼 멍하지 않음에도, 버려지거나 몸을 다친 동물을 위하여 제 온 눈물을 갖다 바치었던 백아의 모습이 그 위에 덮어 씌워져 눈앞에 비추어지는 듯이 보였다. 순진하고 또 한심한 모습. 어느 한쪽만 이르며 순진하다느니, 한심하다고 평할 수가 없다. 그저 고고한 한 장의 백지일 뿐이다. 새하얗게 내려앉은 설원과도 같은 빛나는 순백색. 암흑속에서 찬란히 보일 법한, 달빛을 반사해낼 듯한. 순수히 자신을 신을 위한 사람이라고 칭하였던 어린 아이를 떠올려내었다. 자신이 그 아해에게 하였던 짓이 뭣이었던가.
삿갓을 푹 내려 얼굴을 가리고, 양 손을 물에 뻗어 아까의 그 올챙이를 다시금 손 안에 담아내었다. 어느 사이 새까만 앞발이 물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잠시간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새하얗게 순수한 연홍빛의 신에게로 그것을 보였다. 살짝이 가려진 시야에 그 순진한 얼굴은 제대로 뵈지 못하였지마는.
새하얗고, 깨끗할수록 다른 색을 입히고 싶기 마련이었다.
"안녕하세요. 로그라고 해요."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읊조려내었다.
"당신이 지어준 이름이지요. 당신의 목소리 또한 저에게 모두 닿았답니다. 저의 목소리 또한 들리시겠죠."
그러니 부디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시길 간청합니다. 덧붙이면서 리스를 향해 올챙이를 더욱 가까이 보이었다. 잠깐의, 고요한 침묵 뒤.
"괴롭습니다. 태어난 이래로 괴롭기 짝이 없습니다."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로 '로그'는 그리 고하였다.
"저는 본디 인간계에서 어미가 그곳 고심하여 고른 개울에 낳은 알이었습니다. 그곳에서 형제들과 함께 부화하여 어미가 선택하여주신 정 가득한 그곳에서 헤엄치며 천천히 성체가 되고 싶었지요. 한데 알을 뚫고 나왔더니 전혀 모르던 세계가 눈앞에 있을 줄은 꿈에나 알았겠습니까? 거기에 괴이한 요술에 걸린 탓에 일찍이 성체로 자라나도록 되어버려 수명 또한 줄어들지 아니하였다고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저만 그리 되었다면 몰랐을 겐데, 저의 형제들은 어떠하겠습니까? 괴롭습니다. 끝없이 괴롭습니다."
삿갓 뒤로 숨겨진 얼굴은 비뚤어진 미소를 띄워내었다.
"신이시여, 그러한 우리를 웃는 얼굴로 쳐다보시렵니까. 비웃으시는 겝니다. 그야, 전지전능한 당신들에 비하여 우리는 개미만도 못한 하찮은 존재이지 않겠습니까?"
슬슬 이 장난도 끝을 보일 때가 찾아왔다.
"체념하였습니다. 그러니 부디, 성이 찰 때까지 우리를 장난감만도 못하게 가지고 놀으소서."
그런 뒤 몇 초간 침묵을 지키다가 생각지도 바라지도 않은 말을 대변당한 애꿎은 올챙이를 도로 개울에 돌려보내어주고 푹 눌러쓴 삿갓을 원래대로 들추었다. 반응을 살피다 말고 일단은 시원시원한 미소를 걱정없이 보여주었다.
"에이~ 장난이었어! 올챙이가 정말로 네 말을 듣고 하소연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게다가 방금 것도 내가 지어낸 것이고...무엇보다도 쟤네 수명은 되려 늘어버렸어. 이 또한 내가 쓴 신통술의 탓이렸지."
그리 말해보이면서 태평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시트에 나와있는 사우가 자주 치는 장난이란 건 이런 것입니다 :3...(도대체...) 으으으으으으윽 리스야 미아내!!!! ;ㅁ;(머리박)
너울 속 가느다란 눈매로 령의 눈에 비치는 씁쓸한 빛을 보고 그저 웃는 낯을 유지하며 그 빛을 보지 못한 척 넘겼다. 이런 사정도, 저런 사정도 있는 법이지. 그러니, 결론은 라온하제. 후후, 웃는 낯이 깊어졌다. 새로운 벗을 사귀고, 새로운 신들도 보고 즐겁고 즐거운 나날이 계속되는 것이지. 곰방대를 쥔 채 너울 속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꼬았다가 풀어낸다.
"음, 음. 맞아. 내가 피안화 화인이라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지만...음.. 피안화라는 것보다 꽃무릇이라는 호칭을 더 좋아하지."
어느쪽이든 그것은 나이며, 내가 아니고 나의 자매들일수도 형제들일수도? 온화하고 나긋한 억양으로 조근조근 말하는 끝에 웃음을 붙히고 령의 손을 잡고 흔든 손을 떼어냈다. 하오리를 올려 다시 어깨에 얹은 뒤에 검은 한복을 톡톡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즐기는 것도 좋지만 슬슬 돌아가야할 시간이였다.
"마음이 가벼워졌다면 다행이야. 나의 벗, 령아. 상냥한 것은 너도 마찬가지란다. 라온하제의 모든 신들은 상냥하잖니?"
나 홀로 상냥한게 아니야. 고개를 좌우로 가만히 흔들면서 걸친 하오리의 옷깃을 양손으로 잡아 올리고 령을 내려다보는 가느다란 눈매를 곱게 휘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많으니 이 짧은 만남에 아쉬워하지 말자꾸나. 앞으로 더욱 긴 시간을 우리는 친우로서 같이 할 수 있을테니. 친애하는 나의 벗."
나는 네가 다솜의 나를 찾아오길 고대하고 있을게. 가벼이 토닥이듯 령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손길에 모성애가 짙게 풍겼다.
"그럼 나는 이만 슬슬 가볼참인데. 령이 너는?"
//슬슬 마무리하는 게 좋을 타이밍이라서..!막레로 하셔도 좋고 막레주셔도 좋습니다!!! 더 이으셔도 괜찮구요! 령이 예뻐요:D!!!!!!!!
>>605 ㅋㅋㅋㅋㅋ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리스 스스로부터가 자신은 '신'이 아니다, 거의 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서...(시선회피) 여담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리스가 다솜의 관리자가 안 되어서 다행이네요! 덕분에 캐릭터 설정에 더욱 잘 어울리게 되었어요. :)
리스: ...가온 님께서는 무려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이신 걸요.(끄덕끄덕) 그리고 다른 신 님들께서도 전부 다 멋지시고, 위대하시고, 또...(멍한 눈빛 반짝반짝)(찬양 중)(???) ...물론 고위 신 님이신 은호 님과 누리 님께서 제일 대단하세요...!(머엉)(배시시)
라온하제의 도달한 시기는 정확히 65년전입니다...!(쓸데없이 정확한 수치) 아마 설이는 사우를 기억하고 있겠지만... 굳이 아는 척은 하지 않을것 같네요(흐릿) 아마 카페에 찾아오거나 사우 쪽에서 먼저 알아봐주면 못 이겨서 아는 채는 하지 않을까요...? 아 뻘하지만 당시에는 이름없는 신이였다는 느낌입니다...!
>>641 엌ㅋㅋㅋㅋㅋㅋㅋㅋ굉장히 정확하군요...!(동공지진) 그리고 확실히...아는 체 하지 않을만도...()(사우: (상처)(???)) 사우는 라온하제에 막 돌아다니다가 설이를 보고 알아채거든 분명 스스럼 없이 말을 걸 겁니다! :3 하아지만 그걸 선관으로 정하면 그 상황을 직접 하지 못하니까(????) 아직 제대로 마주친 적은 없고 첫 이벤트에서 관리자가 정해지면서 사우가 알아채서 카페에 놀러갔다(...)라는 나중에 첫일상은 어떠합니까!! >:3 그리고 아앗 이름이 없었군요...! 0ㅁ0(사실 이름을 물어보려 했었다) 그럼 옛날 사우는 아마 세설이를 까치야 까치야() 이런 식으로 불렀을 겁니다 :3!
사우 신님의 제안에 힘 입어 조금은 머뭇머뭇, 쭈뼛쭈뼛한 모습으로 살며시 올챙이 씨를 불러보았다. 그 조심스러운 목소리는 정말로 부드럽게,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는 듯이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지만, 그 이면에는 은근히 대답이 들려올 것이라는, 의외로 순진한 믿음이 숨겨져있었다.
그러자 그런 자신의 부름에, 사우 님께서는 삿갓을 푹 내리면서 양손을 물 속에 담궈 그대로 다시 올챙이를 손 안에 담아 올렸다. 그러한 사우 님의 손 안을 기웃기웃, 고개를 살짝 좌우로 움직이면서 살펴보자, 사우 님께서는 자신에게도 올챙이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보이는 작고 새까만 앞발. 그에 작게 "...아." 하고 감탄 섞인 멍한 소리를 중얼거렸다.
생명체가 성장해나가고 있다. 하나의 존재로서 더욱더 성장하고 있다. ...신비로워요. 생명의 신비에 다시금 희미하게 웃었다. 그러자 갑자기 이내 들려오는 작은 속삭임 소리. 그리고 거기에 더욱 이어진 말에, 나른하게 반 쯤 접혀져있던 두 눈동자가 순간 멍하니, 크게 떠졌다.
"...로그 씨...? 정말, 정말로 제 목소리가 당신께 닿은 건가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멍하니 되물었다. 그러나 시선은 이미 올챙이에게로 빼앗긴지 오래. 간청해오는 그 작은 목소리에, 그 속삭임을 하나라도 놓칠라, 재빨리 고개를 끄덕끄덕이면서 몸을 사우의 손에게로 좀 더 가까이 했다. 그리고는 아예 올챙이 앞에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앉아 귀를 기울여 경청할 준비를 끝마쳤다. 시선이 내려진 색이 다른 두 눈동자가 한 곳을 가만히, 조용히 응시했다.
그리고, 침묵. 그 고요함을 기다리자 이내 들려오기 시작하는 말은...
'괴롭다.' 색이 다른 두 눈동자가 순간 약하게 흔들렸다. ...로그 씨...? 흔들리는 침묵 속에서도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괴로움의 마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로그'는 저의 사연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무너져버린 꿈. '신' 님의 괴이한 요술로 인하여 부서져버린 평범한 행복. 줄어들은 수명과 더이상은 볼 수 없는 가족들. 그 모든 이야기를 멍한 표정으로도 계속해서 귀기울여 들었다. 물러서거나 도망치지 않았다. 그저 한 글자, 한 글자, 마음 속에 꼭꼭, 무겁고도 소중하게 담아두었다.
'로그'는 자신에게 고했다. 체념하였다고. '신' 님더러 가지고 놀으라고. 괴로움과 원망, 체념에 몸부림치던 목소리가 그치자,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에 천천히, 그러나 이번에는 한 박자도 늦지 않게 곧바로 입을 열어 목소리를 내었다.
"죄송합니다."
첫 마디는 그것이었다. 조용한 목소리는 이내 잠시 사라졌다. 그러나 곧 천천히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는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당신을 비웃지도 않습니다. 저는 '신' 님이 아니예요. 하지만... 제가 감히 '신' 님을 대신하여, 당신께 몇 번이고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받아주실지, 말지는 로그 씨의 자유예요. 꿈을 짓밟혀 괴로워하시고 상처를 입으셨으니까요. ...하지만... 세상에 개미만도 못한 하찮은 존재는 없습니다. '신' 님께서는 로그 씨 같은 존재들을 비웃고, 하찮게 생각하고, 가지고 놀으시지 않아요. 절대로. 만약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렇다면..."
잠시 숨을 멈추었다. 그러나 말은 곧 이어졌다.
"...제가 감히 당신을 사랑하고, 보살피고, 보듬어 드리겠습니다. 감히 '신' 님을 대신해서라도 당신에게 사랑을 드리겠습니다. 로그 씨. 당신은 소중한 존재예요. 그것을 받아들여주실 수 있을 때까지, 제가 당신께 그리 하겠습니다."
'사랑'을 얘기하는 목소리는 흔들리거나 떨리지 않았다. 다만, 얼굴에 작게 피어있는 미소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웠을 뿐. 시선은 여전히 올챙이를 떠나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사우 님은 이내 천천히 개울에 다시 올챙이를 돌려 보내주었고, 올챙이는 다시 무리 속으로 헤엄쳐갔다. 그 뒷모습을 고개를 돌려 끝까지 지켜보다, 이어진 사우의 시원시원한 목소리에, 다시 사우 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사실 아주 조금은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복화술이 특기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정말로 로그 씨께도 '사랑'을 드리고 싶습니다. 수명이 늘어났다면, 그 만큼 더 외로울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말이 잠시 멈추어졌다. 그리고는 밝은 녹색과 검은색의 신 님을 바라보면서, 마찬가지로 신뢰가 가득한 부드러운 미소를 피워냈다.
"...저는 오히려 사우 님께서 이렇게 장난을 쳐주셨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사우 님께서 이렇게 장난을 치시는 걸로 즐거움을 느끼신다면, 언제든지 사우 님의 장난을 받고 싶어요. 사우 님께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물론 생명체 분들께 실례되는 장난은 조금 그럴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사우 님께서는 그런 심한 장난은 치지 않으실 거라 믿으니까요."
/ ...사우주의 너무 멋진 답레에 분량이 역대급으로 폭주해 버렸습니다...ㅋㅋㅋㅋㅋㅋ(시선회피) 사우주, 분량은 그냥 짧게 주셔도 되니까 편하게 생각해주세요!ㅠㅠㅠㅠ 그리고 리스는 괜찮습니다! 의외로 쉽게 흔들릴 아이는 아니니까요! 오히려 사우가 장난을 쳐줬어...!(감동)(???)(쿠션 받쳐드리기) 그리고 늦었지만 어서 오세요, 사우주! :)
>>649 오오 그러면 나중에 일상으로 돌리는 것으로 해요! 아마 찾아오면 최대한 발뺌 할 기세이긴 하겠지만요...:3 사실 점을 배우기 시작한 계기가...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라 사우를 보고 따라했다는 것으로 가능할까요? 그리고 까치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요...! 뭔가 이름으로 부르는 것보다 하찮아 보이고() 그럼 사우는 그냥 사우로 불러도 되는 걸까요??
모니터 너머 시각 2018년 8월 4일 7시 30분부터 시작된 비나리 지역 중앙광장에서 벌어진 연회에서 비나리지역을 포함한 각 지역의 관리자가 선출되었다. 다솜 지역은 아이온 피아사, 아라 지역은 사우, 가리 지역은 밤프, 미리내 지역은 세설이 관리자로 임명되었으며, 비나리 지역은 은호님의 보좌인 가온이 임명되었다.
이 인선에 대해 은호님은 "그들에게 맡긴 이유는 나의 딸 누리에게 후계수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라는 입장표명을 하였으며 또한 후계수업은 약 500년이라는 언질도 주셨기에 500년 동안은 이 인선이 크게 변동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인선에 관해 다른 신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여러 신들은 이런 인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하면서도 관리자의 권한에 대해 걱정하였으나(익명의 제보자는 가리 지역의 관리자의 토마토사랑이 우려된다고 하였습니다), 은호님은 그런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경우 관리자 자격을 박탈할 수 있음을 알리며 사건은 일단락되었습니다.(3면에 계속)
다음 주부터 5주간 각 관리자 특집 및 각 지역의 행보에 대한 사설을 실을 예정입니다. <1주차 특집.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 가온. 그의 신생과 그의 인터뷰>
밤프 :난 토마토 다이어트를 할 것이다!. 한 끼로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지 않은가? 가온 :코끼리는 초식동물이지만 날씬하지 않습니다! _____________
가온: 수학문제를 풀다 지루해져서 모든 문제에 은호님과 누리님을 넣어보는 작업을 시작했더니 시간당 4L의 물을 토하는 은호님과 시속 6km로 다리를 건너는 누리와 선PQ위를 초속 3m로 왕복하는 누리님과 은호님등 수수께끼의 생명체 대량발생했슴다! 누리: 그만 두세요 은호: 그만 두거라.. _____________
세설: 알바면접 보러 온 어린 여자신이 이력서 생년월일에 "93년 7월 6일" 이라고 써놨길래 "서기 93년생이라니 지금 2018년인데?" 하고 농담삼아 말했더니 "이래뵈도 이 몸은 자네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거라네. 비싸게 고용하는게 좋도다." 라는데 난 어떻게하지.. _____________
[가온이 생각하는 인기인의 조건] ㆍ주변인들의 사소한 변화를 챙기고 은호님이나 누리 ㆍ청결하고 착하고 성실하고 은호님이나 누리 ㆍ항상 주위를 배려하고 은호님이나 누리 _____________
루오: 이 옷 멋지지 않아? 나 인간으로 공항갈 때 이거 입으려구 사우: …끝내주네 루오: 그치! 끝내주지! 사우: 모든 인간 관계를 끝내주겠어ㅋ
웹박란 레주가 말하길 앓이가 하나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는 없지만 응원의 말을 적는 란을 비워두겠습니다! ┏━━━━━━━응원의 란━━━━━━━┓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
퀴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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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의 퀴즈! 금고번호를 알아내라!
돈 좋아하기로는 일류인 신 머니가 금고번호를 알아내는 이에게 금고 안의 재산을 다 주겠다고 선언했다! 금고번호는 다음과 같은 종이에 적혀있었다.
28자의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세종대왕 청렴결백한 미덕으로 70세에 세상을 등진 이황 7세에 사서를 스스로 깨달은 이율곡 12척의 배로 수많은 적선을 처부순 이순신 위인들은 4마리 학의 정신을 키웠고 이들의 공적은 단지 백분지 일밖에 안 된다.
사설목록
라온하제. 이대로 괜찮은가. 라온하제의 아라 지역. 순우리말이 아니란 파문이 일어. 불타는 나무에 대한 고찰. 신통술로 휙휙 사라짐과 스트레스 지수의 연관성 미라내 지역의 수맥 현황. 익명의 제보자의 온천계획의 허와 실 <15p부터>
>>670 앗, 얼마든지 마음껏 장난쳐도 된답니다! 물론 처음에는 그저 마냥 숭배하고 믿고 그러겠지만 친해지면 의외로 은근슬쩍 장난스럽게 받아칠지도 모르니까요! :)
그리고 라온하제 주봌ㅋㅋㅋㅋㅋㅋㅋ 와아, 세상에...! 아사주, 글 금손 님...!!(동공대지진)(감탄)(짝짝짝) 진짜 재밌게 잘 읽었어요! 진짜 신문 기사를 읽는 것 같아요! XD 그리고 카피펰ㅋㅋㅋㅋㅋㅋ 리스도 넣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영광이예요!(꾸벅) 그리고 트로피 정말 축하해요, 아사주!ㅎㅎㅎ
사랑인가... 누리에게도 첫사랑은 있었습니다. 호은골에 있는 인간입니다. 사실 위에도 올렸던 바로 그 캐릭터이지요. 2기때의 MPC인 그 캐릭터. 하지만 그 캐릭터는 이미 연인도 있고 하기에, 이미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물론 은호님이 반대를 한 것도 있고요. 아무래도 자신이 인간과의 사랑이... 그렇게 좋은 결말로 끝난 것이 아니라서... 하지만 언젠가 사랑에 또 빠지게 되면 모르지요. 아마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정말로 잘해줄지도요..? 물론 이것은 누리가 좋아하게 되는 이가 있을 때의 이야기지만..그것은 미래의 이야기. 아무래도 좋은 TMI라고 합니다.
삿갓을 눌러써 보이지 않는 얼굴이 말한다. 나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따뜻한 말들을 전해준다. 어디에 귀가 존재하는지 보이지도 않는 손 안 물속의 올챙이에게 따스한 말들을 당연하단 듯 건네어준다. 매한가지로 상대에게 보이지 않는 얼굴이 일순 경직하였다. 단지 일순이었다. 게에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니 굳이 억지로 표정을 숨기어 낼 필요는 없었다. 천천히 경직을 풀어가며- 리스라는 이름의 순수한 연홍빛의 신이 하는 말을 듣지 못하는 로그를 대신하여 모두 들어주었다. 우습기도 하지. 한심하기도 하지. 가소롭기도 하지. 리스야, 너는 진정 단지 하나의 올챙이를 동정하고 사랑으로 감싸주려 드는 게냐? 가소롭다. 가소롭다. 한없이도 가소롭다. 한없는 순수함이 어떤 식으로 저를 향한 독으로 변하는지 알기나 하는가. 그 순수함을 경외하게끔 하려고 과거 어린 무당의 새싹을 그리도 괴롭히듯 가르쳤거늘.
오싹하리만치 닮았구나.
"그러면서도 순수하게 넘어가는 흉내를 내었던 거냐. 쳇, 너도 엉큼한 녀석이었구만."
삿갓챙을 잡은 채 한쪽 볼을 부풀렸다. 아이 같다 하여도 별 수 없었다. 그저 떠올라버린 조금 전에 삿갓 뒤로 얼굴을 굳혔던 자신의 꼴이 우스워서 괜한 심술을 부렸던 거였다. 그러는 바람에 복화술이 특기라는 말에 반응하는 시를 놓치고 말았다. 별 상관은 없다마는. 그리고 또한 수명이 늘어나서 외로울 일도 없다는 말을 하는 것도 제 시에 하는 걸 놓쳤다. 결국은 "어차피 다 같이 수명이 불어났어..."라고 중얼이는 데에 그쳤다.
"허, 그런 웃기는 말도 처음 들어보네. 장난을 쳤다는 데에 감사했다니. 있잖아...네 이놈아아아아...!!"
결국은 언성을 높인 채 삿갓을 한 손으로 팍 들어올리며 성난 얼굴로 리스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쁜 쪽으로는 아니다. 절대로 그런 쪽은 아니다마는, 심기에 거슬렸다 해야겠다. 순수하고 고고한 백지. 순백의 백지. 다른 색으로 더렵히렸기 마련인 백지. 그 자체서부터 묘하게 심경과 어긋났다. ...아니야. 노를 가라앉혀라. 잠깐 땅을 내려다보고, 눈을 감고, 한 차례 심호흡을 거치어라. 그리고 다시금 쳐다보아라.
"...너, 그렇게 모든 것에 무방비했다가는 언젠가 제대로 화를 보고 말 게야. 이 세상에 선한 신들만 가득한 줄로 아느냐?"
아, 결국은 호통치는 투가 되고 말았다. 백아와 겹치어 보고 만 나머지 동일시하여 대하고 말았던 것이다. 젠장할.
>>664 그럽시다! 상황이 기대되요!! >ㅁ< 그리고...앗앗 네 좋습니다! 과거에 만나고 지냈을 때 사우가 재미삼아 보여줬다는 걸로...! :3 아닠ㅋㅋㅋㅋㅋ하찮아보인다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동공지진) 그리고 네! 그냥 불러도 사우가 상관하지 않아요! :3
굉장히 여담이지만 사우를 굴릴 때의 문체를 확립한 것 같아서 사우주가 매우 기쁘다는 것 같습니다 :3c 본인물의 호칭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1인칭과 3인칭 그 사이 미묘한 어딘가 문체(???)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어!!!(소원성취) ...무엇보다도 본인물의 속생각을 모두 드러내는 문체는 너무 오랜만이라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읍니다......(사망)
설이는 옷을 굉장히 다양하게 시도하는 편이에요... 주로 무채색 계열이긴 하지만...(._. ) 예를 들면 이런 두루마기 코트 안에 캐주얼 생활 한복이라던가, 아예 캐주얼한 복장으로 매치시킬 때도 많아요. 아 숄 같은 것을 걸칠 때도 많고요...! 다만 어째선지 겉옷은 어깨까지 다 안 걸치고 항상 팔에 걸치고 있는 기묘한 패션입니다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 설이가 은근 인간 문화에 영향을 많아 받았습니다...:3 서재에 있는 책들이랑 소품들은 직접 인간계에서 골라온 책들도 많은 편이죠...(끄덕) 만약 라온하제에도 인간계의 인터넷을 쓸 수 있다면... 거기서 정보를 많이 얻곤 하니까요. 패션도 제법 현대적이고... 아 카페에서 파는 요리들도 요리책으로 배운 겁니다(!)
'로그' 씨, 아니, 정확히는 사우 님께서 대신 내셨을 그 목소리를 향해 부드럽게,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진심을 담아 전했다. 비록 진짜 '로그' 씨께는 들리지 않을지도 모른다지만... 그래도, 자신은 모든 존재들을 사랑하고 싶었으니. 그리고, 부디 가능하다면...
조용히 뒤에 따라오던 생각을 삼켜냈다. 그리고는 사우 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비록 사우 님께서 삿갓챙을 잡았기 때문에 그 얼굴이며 표정은 쉽사리 볼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들려오는 말과 목소리로 그 표정을 대충이나마 짐작해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멍한 눈동자로 사우 님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고개를 꾸벅 숙이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저는 순수한 존재도, 착한 존재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말들은 전부 다 진심이었습니다. 만약 정말로 그런 사연이 있는 존재들이 계시다면,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엉큼한 홍학이 맞으니까요."
희미한 미소에는 얼핏 장난기가 살짝 스쳐지나가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진심이었다. 자신은 '신'이 아니었기에. 순수할래야 순수할 수가 없는 존재였기에. 그리고 사우 님께 차분히 간단한 설명을 드리자, 결국 자신의 모든 말이 끝난 끝에 사우 님께서 중얼거리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그에 마찬가지로 조용히 "...다행이네요." 하고 중얼거리고는 안심한 듯한 미소를 피웠지만.
그러나 이어서 사우 님께서 갑자기 언성을 높이고는 삿갓을 팍 들어올려 성난 얼굴을 보이자 순간 몸을 움찔, 하며 놀란 듯이 멍한 두 눈동자를 크게 떴다.
"...아... 죄, 죄송합니다..."
일단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인 사과를 사우 님께 올리며 허리를 꾸벅, 숙였다. 그리고는 조금 머뭇머뭇, 어쩌지요, 하는 듯한 모습으로 하얀색으로 가득한 왼쪽 눈을 매만졌다. 한 쪽 눈으로만 봐도 사우 님의 성난 얼굴은 확실히 알 수 있었기에.
하지만 사우 님께서는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노를 가라앉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가벼운 호통에, 여전히 아래로 숙인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조용히 한 박자 늦은 대답을 전했다.
"...저는 무방비하지 않습니다. 저는 '신' 님을 믿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난 '신' 님들은 전부 다 선하신 분들이셨으니까요. 저의 구원자 님. 저의 '신' 님. 저는 '신' 님으로 인하여 화를 본 적은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우 님께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우 님께서도 선하고 대단하신 신 님이세요. ...지금만 하더라도 고작 저 같은 것에게 이렇게 걱정을 해주시니까 말이예요."
...감사합니다, 예의 바른 감사인사가 신뢰와 호의 가득한 목소리로 새어나왔다. 다시 천천히 고개를 들어 살며시 마주친 밝은 녹색 눈동자에, 부드러이 눈을 접어 웃으면서.
/ 앗...! 저야말로 곰손인 걸요! 저야말로 사우주께 부담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ㅠㅠㅠㅠ 그래도 사우주의 답레가 너무 멋지고 대단해서 그런 답레를 쓸 수 있었던 거랍니다!ㅎㅎㅎ 그리고 사우야말로 너무 귀여운 천사인 걸요! 결국에는 걱정해주고 있어...!ㅠㅠㅠㅠㅠ(감동)(야광봉)
꽃무릇들이 피어있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지만, 때로는 묘한 느낌도 들었다. 그 꽃의 의미가 그래서인것일까. 그것은 나로서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내가 이렇게 다솜까지 온 이유는 지금 눈앞의 이 집에 볼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관리자들에게 지역의 관리를 맡긴 이상, 내가 할 일은 교육과 뒹굴거리는 것 정도였으니, 이 얼마나 느긋한 신인가. 나처럼 편안하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고위신은 잘 없을 것이다.
아무튼 조용히 문으로 다가간 후에, 나는 손을 들어 문을 노크했다. 똑똑. 아무리 고위신이라고 하더라도, 남의 집에 들어갈 때는 노크를 하는 것이 예의지. 물론 마음만 먹으면 이런 문 정도는 그냥 뚫고 들어갈 수 있지만, 기본적인 예의가 있기에 신이 아니겠던가.
"거 안에 있느냐."
안에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 집의 주인을 불러보았다. 오늘따라 이 집의 자가 살고 있는 차가 먹고 싶었으니, 그것은 필시 이 따스한 봄바람이 나를 유혹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조용히 문을 바라보면서 반응을 기다렸다.
잠시 기다리니, 잠겨있지 않으니 들어오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나는 미소를 짓고 문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머지 않아 보이는 것은 하오리를 어깨에 걸치고 있는 요령의 모습이었다. 피안화 화인. 내 영토에서 살고 있는 그 자는 오늘도 너울을 이용해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저 자의 특징이라면 특징이기에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전에는 저런 상태로 음식을 먹던데, 불편하지 않을까 싶지만, 저 자가 그것이 편하다고 한다면, 나는 그것을 존중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일 뿐이었다. 그것이 고위신의 마음가짐이 아니던가.
"어쩐 일이라고 할게 뭐가 있느냐. 각 지역을 관리자들에게 맡기고, 나는 교육에만 힘쓰기로 했으니, 시간이 많이 비느니라. 그래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고 따스한 봄바람을 느끼니, 그대가 주는 차가 먹고 싶어 찾아왔느니라. 실례가 아니라면 한 잔 주지 않겠느냐?"
가볍게 앉으라는 듯이 대청마루를 두드리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미소를 짓고 조용히 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조용히 불어오는 따스한 봄바람을 느끼며 미소를 지으면서 요령을 바라보며 느긋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신이라고 해서 별 거 있겠느냐. 그저 이렇게 느긋하고 평화롭게 살면 그것이 신선놀음이고 신의 삶이지. 후훗. 그대는 오늘도 여유로운 것 같아서 보기가 좋도다. 그대에게 관리자를 맡길까도..고민했다만, 그대는 그것을 희망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그렇게 말을 하며 고개를 돌려 마루 밖 풍경을 잠시 바라보았다. 참으로 붉은 꽃이 아름답도다. 조금 묘한 기분이 들지만, 그것은 신경을 쓰지 않기로 하며 조용히 차가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
"관리자들을? 후후. 농담도 잘하는구나. 내가 그들을 왜 찾아간단 말이냐? 지역의 일은 그들에게 맡겼고, 지역이 잘 관리되는지, 관리되지 않는지는 마음만 먹으면 내 저택에 앉아서도 확인이 가능할진데, 내가 굳이 찾아갈 이유가 있겠느냐? 사실 내가 찾아간다고 한들, 아마 신경도 안 쓸 이들이 다수일것이니라."
특히 아라 지역을 맡고 있는 이라던가, 토마토 중독자라던가, 미리내 지역의 관리자도 뭔가 내가 간다고 한들 신경도 안 쓸 것 같고, 이 다솜 지역은.... 다른 의미로 찾아가면 큰일 날 것 같기에 가급적이면 찾아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물론 볼일이 있다면 찾아갈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접받은 차를 한 모금 마시니, 참으로 향과 맛이 좋았다.다시 한 모금을 마시니, 참으로 여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차 하나는 잘 끓이는 이였다.
"애초에 그대가 할 일이 정해져있다는 것부터가 모순이 아니더냐. 관리자조차도 간섭없이 관리를 하는데, 누가 일반 신에게 일을 정해준단 말이더냐? 그것은 스스로가 정한 것이 아니더냐? 그리고 짓궂다고 해도 좋으니라. 나름의 농이었으니. 그리고 욕심이 없는 신이라. 정말로 욕심이 없는지 궁금하도다. 그대는 정말로 바라는 것이 없느냐?"
내 평생을 살며, 욕심이 정말로 없는 신은 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나는 저 자가 정말로 욕심이 없는지 조금 궁금했기에 그렇게 물으면서 다시 차를 마시면서 바깥 풍경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붉은 꽃이 바람에 조용히 흔들리는 것을 잠시 바라보다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조용히 바람에 내 목소리를 실어보냈다.
"정말로 욕심이 없는 이는, 가장 무서운 이라고 생각하느니라. 그것은 말 그대로 바라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텅 빈 존재나 마찬가지 아니더냐. 네가 그런 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어머, 들켜버렸네요. 은호님의 말에 어깨에 걸치고 있는 하오리의 소맷단을 끌어당겨 너울 채로 스스로의 입가를 가리면서 후훗, 하고 웃어보이며 중얼거렸다. 워낙에 개성들이 뚜렷하기 그지 없는 신들이 모여있는 곳이다보니 관리자라고 하더라도 가온님처럼 은호님에게 일일히 신경쓰지 않을지도.
잠시 관리자가 된 이들을 떠올려봤지만 글쎄. 그리 안면이 깊은 이들은 아니였으니.
하오리로 너울 채로 입가를 가린 뒤 웃던 것을 멈추고 가느다란 눈매를 휘었다.
"은호님은 정말 못이기겠다니까요. 맞아요. 제가 정해놓은 일과지요. 물론 대부분은 아무생각없이 저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지만요. 누누히 생각하지만 은호님의 농은 도통 .."
고개를 젖고는 찻잔을 내려놓은 뒤에 너울만 걷어서 쓰고 있는 옛 모자에 고정시키자 그제야 은호님과 시야를 가리고 있던 불투명한 시야가 트였다. 그 상태로 근처에 놓인 방금 한들어놓은 꽃잎을 올린 화전을 끌어당겨 다기세트 옆의 비어있는 곳에 올려놓았다.
여러가지 꽃잎들이 화려하게 박혀있는 화전은 유난히 달았다.
"바라는 것이라. 어려운 걸 물으시네요."
화전 하나를 접시에 담아서 은호님의 앞에 두고 다시 접시 하나를 들어서 그 누구도 앉아있지 않은 곳에 놓인 찻잔 옆에 내려놓으면서 온화하게 중얼거렸다.
가느다란 눈매 속의 선명한 녹빛 눈동자가 드러났다가 사라진다.
"1겁이 멀었졌더랍니다. 꽃으로 태어나 꽃으로 죽던 이가 신이 되니 눈물이 흐르덥니다. 그 눈물의 이유를 찾는 것이 제 욕심이라면 욕심이겠지요."
짖궂으셔라. 선명한 녹빛이 다시금 가느다란 눈매 사이로 사라졌다. 식은 차가 담긴 찻잔을 비워내고 그 찻잔에 차를 따라 다시금 빈자리에 내려놓는다.
조용히 차를 마시니, 그 향과 맛이 참으로 봄에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내가 다스리는 영토 중 하나인 다솜에 정말로 잘 어울리는 차. 그 차를 마시니 절로 따스하고 행복한 느낌이 절로 들었다. 뒤이어 들려오는 저 자의 욕심을 조용히 들었다. 꽃으로 태어나 꽃으로 죽던 이가 신이 되니 눈물이 흐른다라. 그것은 자기 자신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 필시 그럴 것이다. 지금 여기서 나올만한 이는 자기 자신이 아니고 또 누구겠던가.
"짓궂은 것이더냐? 워낙에 욕심이 없다고 하니 한번 궁금하여 말한 것 뿐이니라. 아무튼, 그 눈물의 이유를 찾는 것이라고 하였느냐? 내가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그 답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노라."
자신조차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 그것은, 필시 이유가 있는 눈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의식중에 흐르는 눈물... 그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의 감정이 내보내는 눈물이 아니던가. 그런 것에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그대는 그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고, 평생 알 수 없을지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욕심이 있는 자는, 그것이 어떤 이건 보기 좋도다. 그 욕심이 남에게 피해를 끼치고 해를 끼치지 않는 사악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내 그대의 욕심을 들었으니, 미소가 지어지는구나."
아무런 욕심도 없는 이보다는 저런 것이라도 욕심을 가진 이가 참으로 보기 좋았다. 뒤이어 나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 역시 욕심이 있느니라. 내 딸 누리가 하루 빨리 훌륭한 고위신이 되어, 이 지역을 다스리는 것을 보고 싶노라. 과연, 그 모습은 어떠할지 너무나 궁금하니, 500년이라는 시간이 언제 흘러갈가..참으로 궁금하구나."
"그래도 한 지역을 관리하는 고위신이다. 무섭지 않아서야 되겠느냐? 후훗. 그래도 내가 이유없이 누군가를 괴롭힘을 한 적은 없다고 자부하니라. 애초에 사악한 마음을 지닌 이들은 이곳에 발 하나 내딛을 수 없도다. 가온이가 쓰러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고위신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보좌로 두고 있는 이니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사악한 욕심을 지닌 이를 내 땅에 들이고 싶진 않다. 그렇기에 나는 그런 마음을 지닌 이는 이 땅에 발끝 하나 내딛지 못하게 만들어두었다. 이 라온하제에는 일종의 결계 같은 것이 있으며, 사악한 마음을 지닌 이는 절대로 통과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리고 그 결계를 담당하는 핵인 수정은, 가온이와 연결이 되어있다. 즉 가온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는 한, 그 핵이 파괴되거나 하는 일은 없다. 물론 이 사실을 자세히 아는 것은 나와 누리, 둘 뿐이다. 뭐, 고위신인 나나 누리는 딱히 가온이을 손대지 않아도 그 수정을 파괴할 수 있지만, 그럴 일은 없다고 봐도 좋다. 애초에 파괴할 이유가 없을테니까.
뒤이어 들려오는 내 딸에 대한 평가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귀엽다라. 그래. 확실히 귀엽지. 누리는... 그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나는 요령을 바라보았다.
"그렇지? 그렇지 않느냐! 참으로 귀엽지 않느냐! 내 딸이지만 보통 귀여운 것이 아니도다! 대체 누구를 닮았는지 모르겠단 말이다! 후후. 아직은 미숙하지만 언젠가 늠름한 신이 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되느니라. 그리고 걱정은 하지 않는다. 누구의 딸인데 내가 걱정을 한단 말이냐. 후후. 화전이라고 하였느냐. 걱정말거라. 내 갖다 줄 것이니.."
갖다주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내 딸에게 주겠다고 하는데...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꼬리를 가볍게 봄바람에 맞춰 살랑이다가 말을 이었다.
"팔불출이라니! 거 무슨 말이더냐? 귀여운 딸을 귀엽다고 하는 것이 뭐 그리 대수란 말이더냐? 이런 것이 팔불출이라고 하면 전 세계의 자식을 가진 신은 다 팔불출이 아니겠느냐. 물론 대다수가 그런 것 같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은 사실이니라."
천으로 포장한 것은 받은 후에, 나는 마저 차를 마셨다. 봄바람에 걸맞는 맛이 좋은 차의 향이 입안에 녹아내려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가 참으로 좋기에 난 이 영토가 마음에 든다. 괜히 피냄새가 흐르고, 투닥거리는 일이 많은 곳은 취향이 아니니까. 그런 것보다는 느긋하게, 여유롭게 사는 것이 참으로 좋았다. 저택에 가면 다시 뒹굴거리면서 바람이나 쐴까? 그런 생각을 하다 곧 들려오는 요령의 말에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건 가온에게 직접 말하도록 하라. 아니면 비나리로 와서 직접 따먹던지. 비나리에 오면 쌓이고 쌓인 것이 신과니라. 신통술을 사용하면 비나리로 오는 것은 일도 아니지 않더냐. 물론 그 이동을 굳이 하고 싶지 않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말을 하고 나니, 절로 신과를 먹고 싶어졌다. 나중에 비나리로 돌아가면, 신과를 몇 개 따먹던가 해야지. 신의 입맛에 맞게 맛이 바뀌는 신의 과일, 신과. 우리 신계에서 자랑하는 그 과일을 떠올리니, 나도 모르게 절로 군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뭐, 이러니저러니해도 가온이는 신과를 기르는 과수원의 주인이니, 신과를 먹고 싶다고 하면 한바구니 정도는 따서 줄 것이니라. 설마 그 늑대가, 그렇게까지 잘 키울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느니라. 뭔가 일을 하고 싶어하기에 적당히 맡긴건데, 스스로도 만족하고 있으면 그것이 곧 좋은 것이 아니겠더냐."
절대로 떠맡긴 것이 아니다. 절대로. 그건 그 아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맡긴 것 뿐이다. 절대로 떠맡긴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잡설정이지만 치야는 물 밖에 오래 나와있기 싫어합니다. 말린 어포가 되는 기분도 있을 뿐더러, 물고기 시절때 계산을 잘못해서 갑판위에서 햇볕으로 직화구이(?)를 당할 뻔한 적이 있었으니까요! 착한 꼬마아이가 바닷속으로 던져주지 않았으면 어포가 되었겠지요 (?)
저는 자식이 있는 신이 아니라서. 하오리의 소매로 너울 채로 입가를 가리고 후후후 웃으면서 은호님에게서 가느다란 눈매를 가볍게 돌린 뒤 자신도 찻잔을 들어 입술을 축이다가 차가 식은 것에 가만히 꽃무릇이 흐드러지게 핀 곳으로 차를 버린 뒤 다시 적당한 온기를 품은 차를 찻잔에 따른다.
"저번에야 은호님께서 직접 부름하셔서 갔지만 그것 외의 개인적인 볼일로 움직이는 건 워낙에 좀 그런지라...왠지 그런거 있잖아요? 내가 있는 지역에서 괜히 움직이기 싫은것?"
소위 말하는 움직이는 게 조금 그런, 절대로 귀차니즘은 아니고. 잠시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가느다란 눈을 깜빡였다. 겸사겸사지만 나중에 찾아가봐야겠구나. 비나리 지역에 새로운 벗도 생겼으니.
"그게 그대의 선택이고 마음이라면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니라. 하지만 다른 지역도 특유의 멋이 있고 좋으니, 가끔은 와도 좋지 않겠느냐. 후후. 물론 그 또한 그대의 자유니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대충 어떤 느낌인지는 알고 있다. 나도 피곤하고 귀찮을 때는 저택에서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개인적인 볼일로 움직이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냥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것으로 들리는데...기분 탓일까?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이 자의 자유이니 내가 이러쿵저러쿵 할 사안은 아니었다.
뒤이어 들려오는 말에 나는 귀를 기울였다. 비나리 지역에 겸사겸사 봐야 할 이가 있다라?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곧 들려오는 그 말에 능글맞게 웃으면서 대처했다.
"후후. 떠맡기다니. 무슨 말을 하는 것이더냐. 가온이가 얼마나 자신에게 일을 맡겨달라고 했는지 너는 모를 것이다. 150년 전, 그 늑대를 우연히 찾아서 불쌍히 여겨 신으로서 살려주었더니, 그 후로 어찌나 따르는지 모르느니라. 그래도 나쁘진 않으니라. 단순히 귀찮게 하는 이와는 다르게 그 자는 꽤 능력이 있으니까. 알파 늑대는 자고로 자신의 무리를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니 그 정도 능력이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겠지만, 참으로 쓸모가 있는 이를 데리고 왔다는 자부심은 있느니라. 결론은 떠맡긴 것이 아니니라."
손을 살랑살랑 흔들면서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은 움직이는 게 귀찮은 것도 있지만 정말로 특별하지 않은 이상 다솜에서 움직이지 않는 게 스스로의 성격이였다. 한군데에 자리잡고 있던 꽃이였던 기억 때문일까. 그냥 이곳을 떠나기 싫은 걸까. 어느쪽이든. 고개를 기울이고 찻잔을 기울여서 입술을 적시고 목으로 따끈한 차를 마신다.
"알파늑대... 으으음, 아무리 생각해도 은호님 떠맡기신 것 같은... 어머나."
농담이랍니다. 네, 농담이에요. 찻잔을 내려놓고 슬쩍 가느다란 눈을 돌리면서 곰방대에 입을 댄다. 길게 연기를 들이마셨다가 내뱉고 연기를 허공으로 흩뿌렸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은호님의 모습을 보다가 너울로 가려진 눈을 곱게 휘며 곰방대를 까딱여서 불씨를 꺼트리고 한쪽 다리를 올려서 그 무릎을 끌어안아 무릎 위에 턱을 댄다.
"글쎄요. 비나리가 아니라 미리내였던 것 같고. 꽃은 워낙에 기억이 뛰어나질 못해서. 누리님께 안부 전해주세요 은호님."
조심해서 가시구요. 온화한 웃음이 가벼이 바람결에 흩어졌다.
//슬슬 막레 느낌이라서!! 막레로 치셔도 좋고 막레 주시면 될것 같습니다:D 그리고 다시 죽고올게요! 령아 미안해!!!
벚꽃잎이 잔뜩 떨어지는 벚나무들 아래의 아이온은 커다란 모자를 잡고는 그걸 올려다보았답니다. 머리카락과 거의 비슷한 색의 길게 늘어진 천은 그 색 때문이었을까요. 묵직해 보임에도, 투명하고 가벼운 비단처럼 나풀나풀 날고 있었답니다. 그래요 그건 만들어진 거였답니다. 끊어낸 기억들이었지요.
관리자가 되고 나서의 긴 플랜은 모두 다 소용없어질지도 모른답니다. 물거품이나 마찬가지지요. 하지만..
"하나정도는 꿈으로만 남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니?" 그건 안타까운 일이었단다. 라고 속삭이며 착착. 박수치니, 벚꽃잎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정지하였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아이온의 앞으로 모이는 것이었지요. 그 양이 아이온을 뒤덮어버리고도 남아, 아이온이 끝없이 넘실대는 듯한 바다처럼 쌓인 벚꽃잎 위로 머리를 들어올려 내밀자 머리카락 위에 쌓여버린 벚꽃잎이 우수수 떨어지었죠. 벚꽃잎 안이 마치 물과도 같아 그걸 헤치며 모자를 찾아 머리에 쓰고는 이 정도 양이면 충분하고도 남을지도. 라고 속삭였더지요.
그런데도 계속 벚꽃잎은 떨어지고 있어 손 위에 살포시 나려앉은 벚꽃잎 하나를 살짝 건드리면 그것이 뭉개져 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었기에, 너는 방수 재질의 천으로 커다란 수영장. 아니 물 대신 벚꽃잎으로 가득찬 곳이니까. 앵화영장이라고 하는게 나으려나요? 그래요 樱花泳場을 만들었답니다. 벚꽃잎 하나하나에 묻은 먼지를 벗기어내고, 발에 밟히어도 으깨어지지 않도록 현상유지를 한 그 곳에 풍덩. 하는 소리도 없이 빠져 힘을 빼고 그대로 가만히 있다면 부드럽고 한없이 물과도 같이 당신을 감싸안는 벚꽃잎에 한없이 가라앉을 수 있답니다. 마치 끝없이 가라앉을 듯 공간감각이 왜곡되는 느낌일 거예요. 그렇게 깊이 들어가면 어쩌면, 당신의 몸에 벚꽃의 향이 깊게 밸지도 모르겠답니다. 벚꽃잎이 가득한 앵화영장에 오실 분은 다솜 지역으로 오세요.
앵화영장 옆에는 누워서 쉴 수 있는 편의공간도, 벚꽃 엑기스로 만든 벚꽃 에이드와 벚꽃 추출물을 넣은 벚꽃 모양의 빵과 꽃빙수도 있답니다. 허기가 지신다면 그것을 달랠 봄나물비빔밥도 있답니다.
//아사주가 갱시인... 다들 안녕하세요! 어으으.... 졸린데 잠은 안오고 비온다고 한 것 같아서 묘하게 습기가 높고..?
"능력이 있는 이는 그 능력을 썩히기에는 아깝지 않더냐. 그래도 여기서 살면서 뭐라도 하고 싶다는데 해야지. 설마, 보좌까지 맡기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절대로 떠맡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듯이 말하며 나는 미소를 보이며 너울로 가려진 저 자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저 얼굴을 굳이 저렇게 가리는 이유는 모르겠다만, 그것이 나름의 옷차림이라고 한다면 존중할 뿐이었다. 나도 내 딸 누리의 옷차림을 나처럼 한복으로 입히진 않으니까. 옷이라는 것은 자고로 자유롭게 입는 것이 아니겠더냐.
뒤이어 들려오는 비나리가 아니라 미리내일지도 모른다는 그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럼 미리내로 알고 있겠느니라. 비나리에도 여러 신들이 살고 있지만, 헤깔리는 시점에서 미리내일 가능성이 클 지어다. 아무튼 안부는 전해두도록 하마. 그대도 계속 편안하게 잘 살도록 하라. 차는 잘 마셨느니라."
마지막으로 돌아가기 전에 인사를 건넨 후에, 나는 천천히 문 밖으로 나섰고, 조용히 봄바람을 쐬며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따스한 봄바람이 솔솔 부니, 이것이 낙원이 아니겠는가.
"오늘은 조금 걷고 싶은 기분이로다. 다솜 지역을 잠시 둘러보는 것도 괜찮겠지."
그런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나는 조용히 앞으로 나아갔다. 봄바람을 쐬며, 붉은색 꽃으로 만들어진 그 꽃길을 걸으며...
>>940 앗... 상판에 오랜만에 오신 거였군요, 에델주...(토닥토닥) 괜찮아요! 천천히 즐기시다보면 금방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거랍니다!ㅎㅎㅎ 그리고 에델은 멋진 신 님인 걸요! XD 리스는 애초에 스스로의 인식부터가 '자신은 신 님이 아니다.'라서...ㅋㅋㅋㅋ 그러니 리스는 에델도 숭배할 거랍니다! :)
여름은 더워요~ 이정도 더위에는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는 우리 동족들도 이정도의 더위라면 너무너무 힘들어서 축 처져버릴 거에요- 그렇다고 파드득 날아오르다간 뜨거운 햇볕에 직격으로 지져질 거에요~ 매우매우 곤란한 상황이지만 여기는 라온..라온 뭐였더라. 아, 이름을 까먹었어요. 어쨋건 그런 걱정은 없는 곳이에요- 여름이 더우면 지역을 옮기면 되니까요~
"하지만 물 밖으로 나가는 것도 싫은데-"
난 이 모습이 좋은걸요- 굳이 인간 모습까지 변해서 걸어갈 필요까지 있을까요, 수면 밖으로 살짝 지느러미만 내밀어 봐요, 역시 뜨거워요. 나 아무래도 자리를 잘못 잡은거 같아요.
"역시 자리를 옮겨야겠어요~"
다솜 지역이 적당히 따뜻하다고 하던데 말이에요,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다음 모래사장을 밟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