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첫째부인만 정식부인이고 3번째 부인까지는 전부 첩이야! 근데 베아가 첫째부인을 왕따라고 말했듯이 별로 힘이 없어서 이혼할수는 없으니 첩을 눈감아주는 상황 자식들은 아빠인 지그문트가 멋대로 첫째부인이 입양한것으로 족보에 올려놓았어 자식은 많을수록 경쟁을 통해 더욱더 우수한 후계자를 얻을수 있을테니까
그의 그림자가 꿈틀댄다. 그의 감정이 요동친다. 그의 가문에 대한 분노와 절망감이 벌레처럼 기어올라가는 듯한 느낌이다. 감정은 그의 몸을 타고 혈관을 타고 전신에 퍼져나간다. 참아야한다. 가문이 그에게 한 행동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면 [묵음]을 그렇게 하면 안되는 것....
그는 침착해야했다. 얼굴의 동요도 없어야 했다. 그는 참아야했다. 자신은 고통받아도 되었었다. 하지만 자신의 주변사람에게 가한 가문의 행동은, 참을 수 없다. 환멸을 그때부터 느낀 것이라고 다시금 되뇌었다. 그는 다시 다짐했다. 가문을 도망친 이유를.
"목이 마르군."
그는 일어나 자판기 앞으로 가서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문득, 자신이 일반인처럼 행동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지만 그런 감동은 접어두고 그림자에서 지갑을 꺼내 동전을 몇 개 집어넣었다.
그는 소녀의 의사를 묻지 않았다. 정확히는 그런 배려심을 몰랐던 것이다. 그는 녹차와 커피를 뽑아 다시 자리로 돌아와 커피를 건네 주었다. 그의 나사빠진 배려심은 그를 미묘하게 뿌듯하게 만들었다.
>>30 맞아! 지그문트는 3명 모두에게 사랑은 없었고 다만 자신의 회사를 이끌어줄 동업자를 얻는것에만 관심이 있었어 굳이 말하자면 3째부인이 야망이 있는 여자라 좋아하긴 했지만 첫째둘째부인은 집안사이의 관계 때문에 만났지만 3째부인은 높은자리에 오르기위해 지그문트와 스스로의 의지로 만났거든
단탈리안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니 동료? 버린다고 하는걸 보면 지금 동료라고 하는게 방금 시체가 된 참인 저 친구를 이야기하는거겠지? 아니, 아무리 특별한 면식이 없다고는 해도 아지트에서 한두번쯤은 보지 않았나. 아니면 신경쓰지 않는 타입인건가. 단탈리안은 한숨을 푹 쉬었다.
"선생님, 제 동료는 선생님이 가지치기 하듯이 목을 꺾어버린 친구가 아니라 선생님입니다만."
정말이지 너무나도 당혹스러운 나머지 저 사람을 꼭 죽일 필요가 있었냐고 오지랖을 부릴 생각도 싹 날아갔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동료에게 이런 오해를 받는 경우는 생각해보지를 않았는데.
"이쪽도 The Noom 소속이라고. 대단한 집안 출신이라고 해서 근처에 있는 사람이 다 적이라고 생각해버리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물론 타이밍이 좀 적절치 못했던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필이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중에 이렇게 인적이 드문곳에 기어들어온건 단탈리온 쪽이었으므로, 오해받으려면 충분히 그럴만도 한 상황인 것이다.
"아무튼 난 지나가던 행인정도라고.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도 정확히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말하며 근처에 있던 벽을 짚고 방금 전의 상황을 읽어내고서야 전후사정을 파악했다. 당연히 저쪽에서야 이쪽의 능력을 알리가 만무하고, 안다는 티를 내봐야 오히려 성가셔질테니 단탈리안은 알게 된 사실을 굳이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 아, 커피요? 감사합니다. 이거 저 주시는 거에요? 그럼 이걸 받은 보답 같은 걸로, 원하시는대로 제 이야기를 해드리져."
내 이야기, 그래. 내 이야기.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저는 고민하다가 이내 입을 엽니다.
"제 이야기라고 해봤자 별 건 없지만요. 그럼 시작할게여. 일단 제가 여기에 온 경위를 설명하자면, 음. 저 거의 가출하듯 나온 거에요. 원래는 좀 더 멀리에서 살았는데, 나와야만 한다는 이유가 생겨서. 그 때 나는 그냥, 글러먹은 엄마 딸로 살기 싫었나봐요. 그래서 그냥 되도않는 이유 갖고 뛰쳐나왔져. 글러먹은 딸이 아니라 제대로 된 딸 노릇 해보겠다고."
그러곤 저도 모르게 큭큭, 웃어버려요. 이렇게 웃어도 괜찮나요?
"아무튼 그래서 여기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음. 그러니까.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제 능력은 어머니 덕에 생긴 거거든여. 어머니 덕에 일할 수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아니, 음. 여기에서 더 궁금한 게 있나여?"
아마도 초과학이나 이능력 둘중 한가지 경우중 이능력에 속할 가능성이 압도적일 것이라 단탈리안은 생각했다. 적어도 그가 본 광경은 그러했다.
"아무래도 그런건가보네. 집구석이 너무 대단하신 나머지 가족끼리 지나치게 가족애를 표현하는 나머지 몸둘바를 몰라하는 경우가 종종 속출하는."
탐정노릇을 하면서 몇번인가 엮여본 적이 있는 경우였다. 덕분에 혈육의 정이네 뭐네 하는 것이 대체로 허구에 가깝다는걸 진하게 실감했더라지. 단탈리안은 회상했다. 그래봐야 고등학생정도로 보이는데, 인생 참 피곤하게 사는구나 정도가 눈 앞의 소녀의 사정에 대한 단탈리안의 감상이다. 값싼 동정을 내비치기엔 방금전의 광경도 광경일 뿐더러 겪은 바가 지나치게 많았다.
"동료를 엿먹이는 취미는 없으니까 되도 않는 애교 부릴 필요 없어. 빈말같은걸 듣고 싶어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더군다나 솔직히 정당방위기도 해서 단탈리안의 가치관에 위배될 일도 딱히 없었다.
"어째서 적대관계다 싶으면 일단 죽이고 보는 경우가 생기는지는 아주 잘 알겠네."
이런 인물이 집단내에 조금만 있어도 그런 상황으로 이어지는건 당연한 섭리일 것이다. 더욱이나 제동을 걸어줄 인원이 곁에 없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