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디악은 자신의 관자놀이를 오른손 검지로 살짝 눌렀다. 평범한 아이들을 유괴한 3인조. 중무장하고 있으나, 그들이 타고 있는 차는 아이들이 타고 있었을 유치원 통원버스. 들은 정보를 속으로 곱씹으면서 다른 이들을 따라 차로 향한 그는 재빨리 적당한 자리를 잡은 뒤, 생각에 골똘히 잠긴 채로 왼손에 찬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이상하군.”
목적지까지 차가 향하는 데는 분명 조금이나마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짤막한 혼잣말을 하고선 시트에 편하게 등을 기단 사내는 더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것을 택했다.
차도 평범하고, 아이들도 평범하다. 범인들이 꽤 중장비로 무장해있다는 건 목적이 있다는 뜻일텐데. 파브닐의 두 눈동자에 그림자가 졌다. 유치원 아이들이라면 적어도 자신과 비슷하게 생겼겠지. 혼동이 가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장갑을 고쳐낀다. 차를 타고 간다라.
"...다녀오겠습니다."
이 인사가 맞는진 모르겠지만. 파브닐은 차에 올라타려다 잠시 몸을 멈칫했다.
"...."
...다리...다리가 안 닿아. 어찌저찌 버둥버둥대다 결국 차에 올라타는 것에 성공했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아무래도 딱히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을것이다. 크게 방어를 할 필요는 없을 테고 적을 견제하는 용도로만 움직이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렇게 판단이 섰기 때문인지 자기 몸통만한 쉴드 렌치를 앞세위 돌진하며 괴한을 밀쳐내려 한다. 일단은 견제용이고 자신에게 적의 포커스를 집중시켜 다른 이들의 공격을 맞게하는 것으로 충분하니.....
조디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소란스러운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난다. 차에서 내린 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속으로 몇 번씩 상황을 곱씹어본 남자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제 동료를 불러낸다. 차 안에 생겨난 그 인형은 정말 소름이 끼치도록 사람과 닮아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금색 곱슬머리와 또렷한 푸른색 눈동자. 유치원생쯤 되어 보이는 그 구체관절 인형은 특이하게도 올이 금방이라도 풀릴 것만 같은, 뜨개질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있었다.
“잘 부탁해, 친구.”
보기 좋게 미소 지으며 조디악은 인형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인형은 눈을 깜빡이다 고개를 끄덕이고선 밖을 내다보았다. 아직, 기다려. 조금 더.
덜컹거리는 여로가 그리 길지는 않았고, 아슬란은 버려진 공장의 음습한 분위기에 개탄했다. 이렇게 내외적으로 모두 위험천만한 곳에 아이를 이끌어 오다니.
아슬란은 색이 다른 두 눈을 번뜩이며 방법을 모색한다. 총을 난사한다면 소규모의 교전으로 발전할테지만, 그 간격에 괴한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 미지수였다. 무엇보다 1명이 보이지 않으므로 그들이 예측 이외의 행동을 벌이지 못하게 신속하게 제압해야 할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변신이 불가피했다. 다만 돌격 중에 팀원들이 난사를 멈춰줄까? 공장 철근이 무너지기라도 하면?
"우선 공장에 별다른게 없길 바래야지만..."
그는 차문에서 뛰어내리듯 도약하여 괴한 무리를 향해 날아오르고 어느새 그 돌진은 어느 사자의 쇄도로 변해 있었다. 하늘을 향해 큰 앞발을 들어올렸다가 지면과 함께 괴한을 덮친다.
"애들이 무슨 죄냐 이놈들아!"
<금각 사용> <금각> : 황금빛의 발톱을 돌진하며 휘두른다. 공격을 받은 상대는 그 모습에 위압된다고.. ㄴ 효과 - 최대 3명의 적에게 190의 데미지 + 대상은 위압당해 공격하지 못한다. (단, 보스는 확률) <쿨타임 3턴>
갑작스러운 공격의 시작은 에흐예였습니다. 괴한 A는 공격을 맞으며 살짝 밀려나갔습니다만. 음? 총 맞는 소리가 뭔가 이상합니다. 그리고 이어 그 모습에 당황한듯한 B에게 파커의 섬광이 작렬했습니다. 마비는 걸리지 않았지만 충분히 큰 데미지. 그러나 이번에도 들려온 이.. 묘한 금속음은.
공격의 충격이 사라진듯한 괴한 A는 갑작스런 불꽃에 다시 밀려났습니다. 이번건 좀 충격이 큰듯 합니다. 거기에 해그리스의 공격에 A는 이내 넘어져버렸습니다. 페인킬러의 총알 세례까지 받으면서요.
아이리의 가위는 괴한 B의 머리에.. 맞고 튕겨져 나왔습니다. 데미지가 없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건.. 인간이라고 볼 수가.. 괴한 A는 다시 일어나려고 했으나 이번엔 드래곤으로 변한 파브닐의 몸통 박치기에 날아가 벽에 박혔습니다. 음, 이번건 소리가 좀 크게 났습니다. 거기에 추가타라도 가하듯 A의 머리에 톤파가 떨어졌는데, 이상한 소리와 함께 머리가 찌그러졌습니다.
괴한 B는 공격을 시도하다가 엘리고스의 실드에 의해 밀려났습니다. 그나저나 너무 요란스럽게 싸워버렸습니다. 이미 들켰을 느낌이군요.
마지막으로 아슬란의 공격이 A의 몸을 반으로 잘랐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피가 아닌 부품들이 떨어져 나가는 모습. 사이보그 같은것도 아닙니다. 완전한 기계. 일단 B는 살아있긴(?) 하지만 위압당해 공격은 못하는듯 합니다.
이크. 너무 소리가 컸다. 파브닐은 본 모습으로 돌아와 괜히 입술을 삐죽 내밀고 손가락을 꼼질대며 제 동료를 올려다보았다. 초롱거리는 두 눈을 보자니, 이런 건 어디서 배워왔는지. 그것보다 어디선가 투명드래곤..아니, 투명메이드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더라지. 어째 자신도 나중에 울부짖어야 할 것 같지만 넘어가도록 하고.
"...미끼."
파브닐은 자신을 가리키며 고개를 기우뚱, 기울였다.
"파브닐, 어린애."
어린 아이처럼 보이니 먼저 들어가서 상황을 보는 미끼로 써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테다. 그런 의미겠지.
요란스러운 소리가 차 밖에서 들려오자 조디악은 이런, 하고 나지막한 탄성을 내뱉었다. 이들이 상대하고 있는 괴한은 단둘. 분명 나머지 한 명은 세 명의 아이들과 함께 저 폐공장 안에 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두 명의 괴한이-조금 이상한 모양새였긴 하지만, 사내가 그것을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쓰러지는 것을 확인한 남자는 자신이 불러낸 인형과 함께 재빠르게 공장 안으로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