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리고 김에 하나 더. 커플 스레를 세워서 커플들끼리 못한 일상이나 썰을 풀거나 하는 것은 좋은데... 그..여러분들..2기 참가할거면, 절대로 1기에서 2기 캐릭터 관련 정보를 풀거나 혹은 뭐 선커를 기약한다거나 그곳의 관계를 가지고 오지는 말아주세요.(끄덕) 지켜보다가 그런 낌새가 보이면 바로 시트 잘라버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져 갔지만 언제나처럼 일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또 언제나처럼 권은 컴퓨터와 승산없는 눈싸움을 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시간이 너무 길어져 잠이라는 복병이 그 전투에 지원을 하고 있었지만. 어느새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흔들 주억거리며 꿈나라로 떠나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몇분도 지나지 않아 의식 저편에서 부터 전해져오는 전화벨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움찔한다. 놀람과 부끄러움이 혼란스럽게 섞여있는 멍한 표정으로 소리의 근원을 빤히 바라본다. 아, 작게 탄식을 내뱉으며 그제야 수화기를 든다. 그 와중에도 오퍼레이터들은 어디간거지? 잠시 집중을 하지 못하고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를 흘려듣다가, 퍼뜩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상황을 새삼스래 중얼거린다.
"출동이군요..."
...항상 있던 괴수의 출현이였다. 스크린에 띄어진 검고 울퉁불퉁한 괴생명체를 보고 순식간의 본래의 침착한 표정으로 바꾸는 권은 어찌보면 대단할지도 모른다. 다만 사무실 안은 퇴근이나 순찰로 출동할 만한 인원이 거의 없었던 것이 유감스러운 상황이였지만. 쾡한 얼굴로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짚은 채 주변을 돌아보았다.
스크린에 '짠!'하고 귀엽게(?) 모습을 비추는 괴수를 보며 센하는 놀라거나 경악하기보단, 오히려 불쾌한 듯 표정을 구기며 낮게 혀를 찼다. 쯧. 그래도 굳이 그렇게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낼 필요는 없었을텐데.
"마음에 안 들어."
왜, 퇴근할 시간이 다가올 때 등장하는 건데. 뒤편에 대고 불만스레 궁시렁거리는, 어른에게 혼난 뒤의 어린아이마냥 중얼거리던 센하는 애꿎은 펜을 책상 위로 냅다 집어던지면서 화풀이를 하였다. 그만 유치한 행동은 접어주었으면 싶다마는.
이마를 짚고, 이 정도 스트레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미소를 옅게 입가에 머금은 센하는 눈동자를 옆으로 돌려 곁눈질로 동료인 권주를 보았다. 마침 그도 주변을 돌아보던 참이어서 눈이 맞았다. 후우. 한숨과도 섞인 것 같은 헛웃음읗 지은 센하는 태평한 말투로 권주에게 말을 걸었다.
"....." "집진짜 집중하면 너무 많은 게 보여버리니까 말이죠~"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는 집중해달라는 말에 빤히 얼굴을 쳐다봅니다. 의문을 담은 눈빛도 아닌 그저..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집중해달라고 하다니.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요? 아니다. 독점적인 것을 원하는 것이라면.. 글쎄? 오프레의 타미엘은 좀 더 인간적이었지만. 그만큼이나 생기는 더 있어보이지요?
"달달하지요- 집에서 만들어먹으면 왠지 그 맛이 잘 안난다니까요.." 그렇지만 가끔 정말 먹고 싶으면 만들어줄 수도 있답니다? 라도 농담처럼 말하다가 다양하다는 말에 다양하지만 확실히 잘 팔리는 건 있더라고요. 라고 덧붙입니다.
"그렇겠지요?" 반짝반짝한 빛이 얼굴에 닿는다. 서로 나눠먹어요. 라고 말하고는 볼에 립 자국이 남으면 곤란하니까. 라고 속삭이면서 손키스를 날려주려 합니다. 빨리 가볼까요? 라는 말은 덤으로요.
//그리고 타미엘주는 거하게 졸았습니다! 내일은 시내에 나간다네요.. 크레페나 사먹을까..
마찬가지로 곤란한듯 한숨을 짓고 센하를 바라본다. 잠시 권은 '...이 멤버로 괜찮은가?' 하는 망설임을 하긴 했지만, 센하를 믿기로 하는 것으로 급하게 귀결시킨다. ...비틀린 성격 이전에 그는 능력이 제법 뛰어난 이였으니. 제가 걱정할 처지는 아니였다.
"...빨리 해치우면, 금방 퇴근할 수 있을겁니다."
문득 항상 퇴근 타령을 하는 누군가를 떠올렸다. 센하를 향해 조곤히 말하며 권은 사무실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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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이동을 담당하는 서하가 없었음에도, 제법 빠르게 현장에 도착하였다. 차에 내리자마자 쿵, 하는 소리가 멀리서 울려퍼졌다. 권이 올려다 본 곳에는 전형적인 고질라형 괴수가 두텁은 몸으로 건물을 마구 부수고 있었다. 그나마 좋은 소식은, 대피한지 오래되어서 거리에는 출동한 2인과 괴수밖에 없다는 것일까?
"...최대한 빨리 없애죠."
그 말을 끝으로 잠시 그 주변이 눈부시게 번쩍 빛난다. 빛이 걷히고 보이는 모습은 흰색을 기조로, 네이비 색이 군데군데 들어간 옷이였다. 아무리봐도 실전에서 불리해보이는 남색의 망토가 흩날렸고, 심지어 쓰고있던 모자 형태의 장식물에는 레이스로 만들어진 프릴이 달려있었다. 전체적으로 꽤나 화려한, 판타지 풍 게임에나 나올 법한 코스튬이였다.
"...익숙해지지 않아..."
그리 중얼거리는 권은 속으로 눈물을 짓고 있으렸다. 약간의 살기를 담아 괴수 쪽을 노려보면서.
고질라형 괴수. 어린아이에게 종이와 크레파스를 안겨주고 괴물을 그리라 하면 슥삭 만들어낼 법한, 아주 전형적인 괴수였더라지. 발을 쿵쾅 옮기고 거대한 몸으로 건물을 마구 부셨고, 불...은 뿜지 않았다. 일단은. 민간인들이 대피한 일은 다행이라 할 수 있었고, 아무리 성격이 뒤틀린 센하라고 해도 매한가지의 생각을 이성으로 조금이나마 하였다.
ㅡ...최대한 빨리 없애죠.
권주의 말이었다. 눈부신 빛이 퍼진 후, 판타지 게임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코스튬을 입은 그로 변했다. 마법 전사라는 명칭다우면서도, 사실 퍽 멋진 모습이었지만, 센하는 그렇게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 비뚤어진 사고는 자신의 코스튬을 향해서도 똑같았다. 이어서 변신을 한 그는 자신이 입은 옷의 소매를 바라보며 기가 차다는 듯 실소하였다. 따지자면, 권주의 코스튬과는 달리 마법 전사라는 명칭과 그렇게 들어맞는 것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일단, 프릴이 없다고 해두겠다(...).
"...적성에 안 맞아."
전형적인 새까만 마피아의 옷차림을 한ㅡ어째선지는 묻지 말기를ㅡ센하는 중절모를 한 손으로 꾹 누르면서 왠지 모르게 순간적으로 움츠러든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 큰 어른이, 그것도 남자가 '마법☆전사'(...)라면서 빛을 번쩍 빛내고 변신하고 마법으로 싸우고 앉아있다니. 아무리 뻔뻔한 센하라고 해도 움츠러드는 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같은 맥락에서, 속으로 눈물을 짓는 권주를 돌아보면서 센하는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ㅡ그것은 겨우 지어낸 여유였다.
"권주 씨 말대로 얼른 해치우죠. 저 정도 크기면 아기잖아요?"
약간의 농을 곁들이면서 헛웃음을 흘렸다. 마피아 차림과 걸맞는 권총ㅡ이건 평범한 권총이 아니다!ㅡ으로 괴수를 겨누면서 센하는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