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아무래도 상황상 권주-센하-이준 이런 순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이준을 만나러 오는 것이니까 말이에요. 두 사람이 만나서 면회를 오면 되겠네요..(끄덕) 그리고 3인 일상은...정말로 텀이 엄청 길어질 수도 있는 것이니...음..그냥 느긋하게 마음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532-533 네네 저도 그 순서로 생각했어요! :3 그렇게 갑시다! ><(끄덕) 그리고 중간에 우연히 만난 걸로 부탁해요 :3 센하가 면담가는데 누구랑 같이 가려하는 성격이 아니라서...중간에 만났으면 그냥 노골적으로(...) 마음에 안 드는 기색을 보이면서 어쩔수없이 같이 갔을 거예요!
일부러 휴일을 반납하면서 까지 찾아온 곳은 성류시 인근의 교도소. 회색의 장벽이 길고 높게 늘어서 있고, 두꺼운 철문이 단단하게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곳. 수많은 범죄자들을 수용하고 있다기엔 조용했다. 조용하고 삭막했다. 그들의 최후로는 가장 어울리기도 했다.
한때 우리들의 서장이였던 범죄자와 마주치는 것이 그닥 유쾌한 상황은 아니였다. 게다가 한때 존경했던 이라면...- 그래, 이제는 상관 없는 일이였다. 지금 그가 감옥에 갇혀있는 한, 그저 경찰 생활을 하면서 마주치는 범죄자 A에 지나지 않았으려나. 그래도,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면서 제대로 대화하는 편도 나쁘지 않다. 라는 얼렁뚱땅인 생각으로 여기까지 찾아 온 것이다.
오토바이의 헬멧은 핸들에 걸어놓은채, 옆에 세워두고 나온다. 무거운 철문 앞 교도관에게 말을 거려는 순간.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아마도 목적이 비슷할 터이다.
"...센하 씨."
모른 척했다가 뻘쭘해지는 건 싫으니까. 그에게 들릴 정도로만 이름을 부른다. 느릿한 발걸음으로 다가간다.
창문을 통해 교도소를 바라다보면서, 앞으로 만날 사람에 대해 잠깐 떠올려서 특별히 느껴지는 애뜻한 감정은 없었다, 당연히도. 지금까지 타온 거리에 대한 요금을 툭 내놓은 센하는 택시에서 내리면서도 무감각한 표정을 바꾸지 않으며 철문으로 걸어갔다. 감옥 특유인가 싶은 무겁고 칙칙한 공기 속에 선 교도소의 낡은 듯한 모양새는 기분탓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센하를 불쾌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웬만하면 내 손으로는 건들고 싶지 않다. 그것이 '더러운 것'을 싫어하는 센하의 소견이었다. 기분 나쁜 곳에서, 다음 행동으로 서둘러 넘어가지 않는 채 우뚝 서있는 그에게 말을 건 이가 있었다. 똑똑히 들리는 자신의 이름. 그리 달가워뵈진 않은 얼굴을 하며 시선을 느릿하게 돌렸다.
"...아."
무미건조한 탄식. 권주의 의중을 알겠다. 무례하기도, 센하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싫은 기색을 얼굴에 노골적으로 비추어내었다. 일단 기본적인 인삿말ㅡ안녕하세요ㅡ을 형식적으로 건넨 뒤 그 잘난 성격대로 본론부터 들어갔다.
"당신도 강이준에게로 가는 거죠? 기분 나쁜 우연이네요..."
글쎄, 무례하다니까. 센하는 허탈한 한숨을 내쉬고 권주를 곁눈질하며 체념의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어쩔 수 없죠. 나도 돌아가기엔 아까우니까 같이 가도록 합시다."
***
미리 예약하지 않았다. 그런고로 당일접수의 절차를 밟아야했다. 센하는 별다른 사족없이 접견신청을 하였다.
면회라. 누가 나에게 찾아온단 말인가. 하윤이인가? 일단 누구인진 모르겠지만 면회를 왔다고 한다면 만나러 갈 수밖에 없었다. 죄를 저지르고 그 죄값을 치루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선택지는 없었다. 면회 거부라는 선택지도 있긴 하지만, 그러기엔 내 딸이 찾아올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지금도 주기적으로 하윤이는 면회를 하러 오고 있다. 물론 하윤이는 아닌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만나러 가긴 가야 할 테니,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 후에 간수의 뒤를 따라서 천천히 면회실로 갔다.
면회실로 들어가는 길은 그렇게 멀지 않았다. 닫힌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유리벽 너머로 낯익은 이의 모습이 2명 보였다. 센하 군과 주 군인가. 그 모습을 바라보자 피식 웃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저 둘이 나를 보러 올 이유가 있었던가? 아니. 보러 올 이유가 있으니까 이렇게 만나러 온 것이겠지. 무슨 말을 할 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들어는 보겠다는 마음으로 나는 의자에 앉았고 유리벽 너머의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허허허. 자네들인가? 면회를 왔다는 이가? 그래. 무슨 일인가? 자네들이 나를 굳이 만나러 올 이유는 없을 텐데. 내가 걱정되어서 온 것은 아닐테고 말이야."
너털웃음을 내뱉으며 나는 유리벽 너머의 두 사람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나름 진지하게 싸웠지만... 1대 다수라고는 해도 나를 이긴 이들이다. 과연...늠름한 느낌이 참으로 멋져보여 절로 미소가 흘러나왔다.
숙명이라고 해야 할 지... 이준은 이준대로 복수심을 이겨낼 수 없었으니까요. 그렇기에 모든 것을 준비했고... 모든 흑막으로서 움직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익스레이버의 서장으로서 있었던 기억이 없어진 것은 아니라서 익스레이버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멤버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는 별개지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