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용의 우는 것이 그 대지를 떨게 할 따름이었도다. ◆SFYOFnBq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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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4 (모두 수고..) 21:26:49
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공문이 내려왔다.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시험적으로 배급해볼 생각이니. 신청서를 작성하라는 내용이었다.
주의! 데플은 없지만 부상 등으로 구를 수는 있습니다. 어두운 분위기도 존재하고요. 개인설정, 개인 이벤트, 환영합니다. 완전 초보라 미숙한 스레주입니다.. 잘 봐주세요..(덜덜덜) 모두들 서로를 배려하고 활발한 어장생활! 캡이 응원합니다!
전투 시스템에서 다이스를 사용합니다!! 라고 공지하지 않는다면 그냥 공격하시면 됩니다. 다만 공지할 경우에는 명중빗나감 다이스를 굴립니다. 다른 다이스가 필요하신 분은 자신이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후후,괜챦습니다.사람이 없는 곳에서는,누구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말이예요."
당장 자신만 하더라도 어제 제 방에 있었을때 그러지 않았는가.뭐,금새 사그러들 광기였기에 망정이었지. 속은 괜찮다는 말이 들려왔다.그렇다면 앞서 유추했던 그런 이유들은 아닐 것이었다.뭔가 말하지 못할 고민이 있었던 것 같아 보였다.그녀 역시도 자신처럼 비밀이 많은 타입인것 같아 보였단 말이지.
"어머,용하게도 누군지 알아보셨네요?목소리 때문이었던 것일까요~"
얼굴을 가리듯 살짝 흘러내린 로브 모자를 살짝 들춰 보이며 방긋이 미소지었다.자신이 아무리 피부가 약하다고는 해도 햇빛에 닿자마자 파스스 하고 녹아내리는 그런 타입은 아니라서 잠깐의 노출은 괜찮았었다.다만 조금 더 오래 내놓고 있는다면 그새 새빨개지고 화끈거리겠지.
"네에,그럼요.저는 잘 지냈답니다.비류 아가씨께서도 그간 평안히 잘 지내셨었는지요?"
다시 느긋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되찾은 상대를 바라보면서 곱게 웃어보이고는 평소와 다름없이 예를 갖춘 격식있는 제스쳐를 취하며 신사스러운 인사를 건네었다.자신의 복장은 그닥 격식있는 복장은 아니었지만,크게 신경쓰일 것도 없었다.
"참,그리고 어째서 이런 곳에서 그러고 계셨던 것인지,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한번 여쭈어보아도 되겠습니까?물론,대답하기 버거우시다면 궂이 답해주시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질문은 질문일 뿐이고,자신이 하는 것은 강요가 아니고 권유였으니까.상대방에게는 발언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누구나 그런 권리가 있기야 하겠지만은.하지만 내가 ■■가 된다면......
흐아암,프란츠랑 같이 수련장 가서 열심히 수련중인데. 프란츠 이녀석이 놀라운 성장을 했다. 재작년에 봤을때보다 50미터 달리기 기록을 1초나 단축했으니까! 이야,이렇게 열심히 수련 안하는거 같아보여도 열심히 수련 하는구나! 나는 속으로 감탄하며 프란츠의 어깨를 탁 치고 말한다.
"프랑,평소에 공부만 하고 사는줄 알았는데 진짜 열심히 연습하네? 달리기 속도 이렇게 줄이고 말이야. 이제 달리기 속도는 나랑 비슷해졌자너. 아! 물론 신체강화 안했을때 기준이지만."
신체강화 하면 50미터를 거의 3초컷으로 끊을 수 있는데. 요즘 다시 안재봐서 모르겠다. 몸 키우면 달리기 속도 더 느려져서... 그동안 50m 달리기 2초대가 목표였는데,어째 이 기록은 세우기 힘들단 말이지! 자세를 잘 못잡아서 그런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프란츠 이녀석이 수련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허어,예나 지금이나 쌍검이구만. 저기요,쌍검은 쓰는게 아니에요. 차라리 대검을 들어라. 하지만 그럭저럭 잘 쓰긴 한단말야,정말 빠르진 않지만 칼 끝에 힘이 제대로 실려있고 부드럽게 이어지고 횡으로 넓게 베는 범위도 일품이다.
"그래도,그렇게 휘두르면 너무 빨리 지칠걸?"
실전에서 프란츠의 체력이 얼마나 버텨줄지가 문제니까,프란츠의 쌍검 연습이 끝나자 나는 그렇게 한마디 해준다. 나도 신체강화 능력 없이 저렇게 쌍검 휘두르면 빨리 지칠거 같은데 프란츠가 시작부터 끝까지 저렇게 휘두를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기는건 사실이다.
"그나저나,뭐 재미있는 썰 없어? 이제 좀 쉬는 타임이잖아. 한번 재미있는 썰 좀 열심히 풀어봐봐. 응? 응? 요즘 잘 되가는 여자애 한명 있어? 아니면 러브레터 같은거 받아본적 없냐?! 좀 재미있는 썰 있을거 아냐!"
없을리가 없지,우리 둘이 2학년이었을땐 얘가 발렌타이 데이때 받은 초콜릿이 한 빡스였어요! 어휴,진짜 그때 나는 초콜릿이라고는 돈 주고 내가 사먹은 핫쪼꼬 한컵뿐이었는데! 이자슥은...
어느 쪽이든 황가의 일원들과 공화국의 자들과는 깊은 관계를 맺으면 안됐다. 비류는 자신을 바라보는 깊게 눌러쓴 로브 아래의 얼굴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려고 했으나 이내 여유로이 슬금 시선을 돌려 느긋하게 미소를 지어내보였다. 속 안에서 피가 치밀어오르는 느낌이였다. 아니 사실은 더 게워내지 못한 역겨움이 분명했다. 단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비류는 천천히 입을 연다.
"이해해줘서 고맙다. 루이. 그리고 이 아카데미에서 너처럼 독특한 말투를 쓰는 사람은 그리 많이 보지 못했거든. 고풍스럽고 고아한 말투 말이야."
로브를 올려 미소 짓는 그의 모습에 그녀도 느긋하고 여유롭게 미소를 마주 지어보이고는 손을 뻗어서 그 로브를 다시 당겨 얼굴을 가리게 해버리며 곱상한 얼굴 다 상하겠군. 모호한 말투로 덧붙히는 건 명백한 농담이였다. 그 와중에 그의 손과 자신의 손이 스치듯이 닿은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냥 그렇지. 아카데미 생활이라는 게 별거 있는가."
비류는 양팔을 머리 뒤로 옮겨 깍지를 낀 뒤에 여유롭고 느긋한 태도를 취하며 대답하다가 일순 아가씨라는 호칭에 슬몃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고 격식있는 인사에 큭큭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런 인사는 됐어. 덧붙히는 말 끝에 무언가가 뚝뚝 늘러붙어있지는 않았겠지.
"아침을 먹은게 잘못됐나보더군."
루이의 질문에는 여전히 머리 뒤로 깍지를 낀 느긋하고 여유롭지만 예의에서 벗어나지 않고 무례하지 않은 태도를 유지하고 비류가 그렇게 답했다. 바보같지 않은가. 눈을 찡긋해보이는 것이 지극하게 여유로웠다.
보통 잘 달리는 사람이 50m를 어느정도 뛰었더라? 그는 약간 쓸데없어 보이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손을 탁탁턴다. 7초? 8초? 아마 그정도 였던가.. 결국은 잘 모르겠다는 결론을 냈다. 그렇게 살짝 정신을 놓고 있을때쯤 테오도르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마 그가 놀란것은 척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 아, 그런가요. 하하.. "
최근에 정신을 이상한데 두고 다니는 때가 많아졌는데, 오늘도 여전히 그 상태였다. 언제부터 그랬냐고 하면 실습이 끝난 뒤부터, 라고 답할수 있겠다. 아무튼 그는 검을 꺼내들고, 이번에는 검으로 휘두르거나 찌르는 연습을 계속했다.
" 그래서, 싸울때는 한번 치고 빠지고를 반복하고 있어요. 크게 데미지를 주기는 어렵지만. "
연습이 끝나고 난 뒤, 프란츠는 테오도르의 조언을 듣고 그렇게 답했다. 어디 용어로는 히트 앤 런이라고도 하던데, 아마 그가 싸우는 방식과 거의 똑같은 의미라고 할수 있겠다. 그는 아무 곳에나 걸터앉고는 질문에 답했다. 왠지 곤란해보이는 표정이다.
" 요즘에는 별로.. "
아마 요즘 들어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말이겠지. 이게 진심인지 아닌지는, 그만이 알고 있을것 같다.
"우후훗,저는 이 정도도 공감하고 이해하지 못할 만큼 심성이 문드러진 인간상은 아니니까요.그리고 역시 말투 때문이었군요?뭐,이 정도는 왕족으로써의 기본 소양이라고 생각하여,어릴 적 이 말투에 익숙해지려고 오만가지 애를 다 썼었지요."
이제는 꽤나 익숙해진 기분이지만요.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가며 입술이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근데,정말?정말로 익숙해진게 맞아?하,그런건 중요하지 않아.빛 속에 모든것을 감추기로 한 이상,익숙해지건 익숙해지지 않건 그냥 비슷하게 보이면 되는 것이었다.그렇게만 한다면 자연스러울테니까.지나친 완벽함도 부자연스러운 법이다. 다시 로브를 당겨오며 들려오는 말에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장난스럽게 수줍은 듯 웃어보였다.
정작 옷차림은 햇빛에 1초라도 닿으면 죽을 사람처럼 하고 다니면서. 손이 살짝 스치듯이 닿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것은 이쪽 역시 매한가지였다.이정도 스킨십은 실수로 치고 넘어갈수 있는 부류의 것이었으니까.아무튼,로브의 모자를 집었던 손을 얌전히 내려놓았다.너무 오래 빼놓고있으면 나중에 좀 고생하니까.
"뭐,그건 그렇지요.딱히 특출나게 이렇다 할 만한 일이 없는,평온한 나날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깥과는 다르게 말이지요.왕족이라는 사람들은 아직도 자기네들끼리 왕위계승경쟁을 하느라고 혈안이 되어 있을게 뻔하였다.자신이 이곳에서 무사히 졸업을 하고 나간다면,과연 몇이나 살아남아 있을까? 아무튼 폭풍전야같은 바깥에 비하면 아카데미 안의 하루하루는 아바돈을 이용한 실습만 아니라면 굉장히 편안하고 아늑했다.
"아침이 잘못된 것이라...저런.역시 그러하셨군요."
아,잘못 생각했던 모양이었다.처음부터 속이 안 좋았던것이 아니고,지금은 조금 괜찮아졌다는 뜻의 이야기였구나.뭐,지금이라도 알아챘으니 눈에 띄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넘긴다.바보같지 않냐는 말이 들려왔고,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누구나 그런 실책은 하기 마련이랍니다.바보같은 일이 아닌,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저지를법한 실수라고 생각한답니다."
아침식사를 잘못 해서 체하는 경우는 왕족에게도 예외는 없었으니까.자신도 어렸을 적 무얼 잘못 먹고서 체한적이 꽤나 잦았었다.그것은 그저 제 몸이 다른 사람보다 특출나게 약한 탓도 있겠지만은,그렇다고 해서 왕족 형제자매중 자신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그렇게 바보같지 않은 일이다.
"나는 너한테 심성이 문들어졌다는 식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만. 그리 들렸다면 내 말투의 문제점이겠지. 사과라도 올릴까. 왕족님?"
부드러운 호선을 그리는 루이의 모습에 맞춰서 비류는 여유롭고 느긋하게 웃음을 흘리면서 모호한 농담과 같은 말을 내뱉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무던하고 담백한 표정이 날카롭게 날이 선 인상에 덮어씌워지고 그녀는 싱긋- 하고 가벼이 수줍게 웃는 것에 별말씀을. 하고 예의바르고 무례하지 않은 인사를 여유롭게 해보였다. 물흐르듯이 자연스러운 태도였다.
"실습을 한 이상 그리 평온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음. 뭐, 너한테는 관계 없을지도 모르지. 평온하지. 평온하고 평온해서."
무뎌질것만 같아.라는 말을 비류는 굳이 입밖에 내지 않고 느긋한 목소리로 무던히 뱉어낼 뿐이였다. 아무래도 이 양지에 놓여있는 게 비류 자신에게는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언니. 언니. 차리리 쉴새없이 들어오는 인간들을 죽이는 게 덜 지칠거 같아. 여기는 또다른 감옥이야.
"그런거지. 뭐, 가끔은 이런식의 실수도 있는 거니까."
느긋하고 여유롭게 티나지 않은 거짓말을 하며 슬금 곁눈질로 그를 바라보다가 비스듬히 미소를 지어보인다.
"거기 계속 있을거야? 이쪽이 더 시원하다만. 이쪽으로 오지 그래?"
자신이 햇빛을 피하고 있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나무 아래의 그늘을 가리키면서 비류는 무례하지 않게 상대에게 제안을 해보였다. 그러고보니, 여기는 수련하러 왔는데 내가 방해했는가? 하고 묻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웃으며 두 검을 칼집에서 꺼냈다.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의 손잡이 부분이 합쳐져 양날이 된다. 잠깐 그것을 휘둘러보던 그는, 난데 없는 테오도르의 대사에 흠칫한다. 데들리.. 브루탈.. 스타일리시..? 어디서 나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는 그냥 웃고있을 뿐이었다.
" 후후. 그런 말 안해도 충분히 멋있어 보이는걸요. "
다른 뜻으로 바꾸어보자면, 하지 마세요. 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테오도르가 만화 주인공 이야기를 하자 그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착실히 자세를 잡았다. 그다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고, 진심을 다하..지는 않더라도 긴장 정도는 당연히 해두어야 했기 때문이다.
" 그럼 선공은 받아가볼까요. "
말을 끝낸 뒤 그는 빠르게 돌진해 검을 휘둘렀다. 크게 휘두르는 것이 아닌 가벼운 견제정도의 느낌이었다.
괜찮다고 하는 사람의 상태가 굉장히 안 좋은데 대체 어디가 괜찮다는건지...얼음을 가지고 오려는 내 발걸음은 상대의 손에 붙잡혀 무마되었으니 어쩔 수 없이 있는걸로 치료를 하기로 했다.
"조금 따끔할거야! 참아!"
생체전기장의 출력은 최대로 했을 때, 전신에 약하게 쥐가나는듯한 감각 수준으로 약하지만, 환자라면 이 감각마저도 고통스럽게 느껴질지도 ㅗ른다. 그래도 안 하는것 보단 신체 컨디션의 회복을 촉진시키는데 도움이 되니까. 출력을 올리고, 왼손으로 상대의 손을 잡아주며, 포션을 꺼내 먹이려고 한다.
들려오는 모호한 말에 자신이 무언가를 실수한건가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그리고는 이내 가볍게 웃어 보이며 고개를 살랑 내저었다.
"아니요.제가 말한것은 그 뜻이 아니었답니다.그저 제 인간상이 그렇지 않다는 걸 새삼스럽게 다시 알리기 위한 자기방어적 수단이었지요.비류 아가씨의 말투에서 문제점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리 들려서 그런 수식언을 붙인 것이 아니라는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고,사과라도 올릴까 하는 말에 고개를 저었다.이유 없는 사과를 받아봐야 제 마음만 편치 않을 뿐이었으니까. 뭐,지금 제 눈 앞에 서 있는 그녀의 성격상 이것 역시도 그저 가벼운 농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원래 이런 것으로 자주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였으니까.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태도를 보며 역시 장난이었겠거니 생각하고서는 입을 연다.
"뭐,저는 아바돈이라는 것들에 대해 그렇게 적대적인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고,그렇다고 해서 친화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그저,방해가 가는 것은 그 죄를 죽음으로 사할 뿐이지요."
간단하게,방해가 간다면 싸그리 쓸어버린다는 뉘앙스의 말이었다.허나 그가 그렇게 험한 단어를 감히 입에 올릴 리 없었으니. 아무튼,비류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였다.자신에게는 실습이 그렇게까지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실습은 실습.딱 거기까지 선을 그어놓고서 그 이상으로 넘어오게 하질 않았다.제아무리 아바돈이라고 한들 그것 역시 그냥 아바돈일 뿐.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더한 의미부여는 하지 않았다.
"지나친 평온함도 그닥 좋진 않지만요.무엇이든지 그 정도가 지나치면 결국에는 해가 될 뿐이니까 말이예요."
칭찬도 자꾸 들으면 질리는것과 마찬가지였다.한두번은 괜찮지만,조금 더 지나면 질리고,계속 듣는다면 짜증날 것이고,그것이 지속된다면 결국에는 미쳐버리겠지.가끔은 이런 식의 실수도 있다는 말에 가벼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쪽으로 오라는 말에 잠깐 머뭇였다.
"..제가 그리로 가도 불편하지 않으시다면야,그러도록 하지요."
행여 자신이 가서 불편하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안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애초에 불편하다면 자신을 부를 이유가 없었으니.그저 예를 갖추기 위한 면목으로 그리 말하고서는 그늘 아래로 갔다.그늘 아래라서 그런지 태양빛이 가려졌고,로브 모자를 벗었다.그늘 아래에서는 벗어도 상관 없었으니.모자를 따라 고운 머리칼이 살짝 쓸려내려가 흐트러지자,빗과 손거울을 꺼내 그것을 가볍게 정돈하였다.
"아,그건 아니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저는 그저."
잠깐 말을 멈추고는 가볍게.그러나 적당한 거리에서 확실히 들릴만한 크기로 휘파람을 불었고,저쪽 나무에 잠깐 앉혀두었던 제 반려는 그새 자리를 옮겼던것인지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자신을 향해 큰 날개를 펼치고 날아와 제 팔에 완벽히 착지했다.
"이 아이가 지루해하는것만 같아,잠시 바람좀 쐬어줄 겸 나왔답니다."
그새 또 무엇인가를 먹었던 것인지.부리에 드문드문 묻은 검붉은 것을 물로 가벼이 씻어주고는 다시 살살 쓰다듬었다.그늘진 자리에서는 같이 있어도 너무 더워하지는 않을 테니까.
상대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다시 한번 쨍하게 울렸다. 아니 정말 괜찮은데. 그러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았으면. 건드리지 말아요. 내가 뭐라거나 말거나 조금 따끔할 거라고 하더니 이내 온몸이 저릿해지는 감각에 휩싸였다.
"으윽..."
감긴 눈 안쪽에서 별이 튀는 느낌이었다. 지난밤 악몽과는 다른 감각에 그냥 얌전히 기숙사에나 박혀있을 걸, 하는 후회 아닌 후회가 몰려왔다. 괜히 나와서 이런 상황을 맞이하는 것보다 나았을 것을. 아 해보라는 말에 턱이 벌어지긴했으나 자의로 벌린 것은 아니었다. 온몸에 쥐가 난 듯한 느낌에 저절로 벌어진거지. 막으려고 해도 손을 붙잡혀 움직일 수 없었으니, 고스란히 상대가 하는 대로 두는 수 밖에 없었다.
발차기가 날아오자 그는 순간적으로 몸을 뒤로 빼려 했지만, 곧 퍽 하는 소리가 나며 가격당했다. 약간이라도 피했기 때문에 고통은 생각보다는, 어디까지나 진짜 생각보다는 적었다. 그는 다시 뒤로 빠지면서 기회를 노렸다. 신체 강화라는건 어떻게 쓰든지 위협적인 능력이니까, 한방 한방에 집중해 피하는 수 밖에 없을까..
" 왠지 진심이 담긴 것 같은데요? "
그는 맞은 곳을 손바닥으로 감싸면서 말했다. 뭐, 진짜 심각하다기 보다는 농담조에 가까웠으니 별 문제는 없어보인다. 말을 마치고, 그는 다시한번 공격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뒤로 돌아가볼까. 순간적인 가속을 이용해 가까이까지 빠르게 접근해, 그대로 파고들기를 시도한다. 월광검이 닿기에는 조금 가까울 때까지 거리를 좁혀야 할텐데.
비류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태도와 무던하고 담백한 표정을 동시에 공존시키며 몹시 익숙하게 루이의 아가씨라는 호칭을 지적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모호한 농담과 장난,또 이어지는 농담으로 친분을 쌓아왔던 사이니까 그또한 크게 신경쓰지 않을거라는 걸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생각을 이해라도 한 건지 그는 자신의 말을 장난으로 받아들였다. 싫어하지는 않은 성격이다. 가끔씩은 그래. 맹금류 같은 남자라고는 생각한다.
"이런이런, 무서운 신사분이로군. 고운 얼굴에서 나올 험하기 짝이 없는 말이지만. 동의하지 않을 수는 없네."
그녀또한 아바돈에 대해서 적대적이지도 친화적이지도 않았다. 그녀를 움직이는 것은 아주 단순했다. 왕녀의 안전. 더 나아가서 왕의 안전. 그것에서 오는 숭배와도 같은 맹목적인 애정과 충의. 비류는 깍지를 끼고 있던 손을 떼어내서 자신의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대강 손으로 정리하고 루이를 응시했다.
"독이지. 지나친 평온함과 안락함은 독이되는 거다."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이라는 말에 비류는 불편하지 않다는 제스처로 손을 가볍게 까딱여보인 뒤 루이가 그늘로 들어와서 머리를 정리하던 그의 휘파람 소리에 날아오는 커다란 까마귀를 볼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