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듣자하니 최신옷을 자주 입고다니는 한 여학생이 있다고 한다. 사실, 최신옷은 그리 쉽게 구해지는 물건은 아니다. 애초에 '이게 최신옷입니다!' 하는 평가를 얻을 수 있는 옷은 그야말로 뛰어난 재봉사들의 작품 중 하나이며 시중에 나오는 물건들은 그걸 따라 한 물건. 따라 한 물건이 최신옷인가 하는 평가는 각각 다르지만 그런 옷을 입는것도 이미 충분히 엄청난 노력가이거나 재력가임에는 틀림이 없을터.
"그래서 찾아가 보았습니다ㅡ"
라고 작게 중얼거리며 스슥ㅡ 스슥ㅡ 타겟에게 접근한다. 다행스럽게도 타겟은 이쪽을 보지못한듯 별 반응이 없었다. 그나저나 저 기품있는 행동. 아니, 애초에 내가 기품있는 행동을 알아 챌 수 있겠느냐마는 뭔가 다른 사람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낀다. 흠흠. 역시 이 학원에는 많은 사람이 오고, 다양한 사람이 있나보다. 그것만으로 이 학원에 온 가치는 있었다.
"더 가까이 가보자."
저 백금색 머리카락. 신기하다. 마치 옷감같다. 흠, 저런 옷감을 만들 수 있다면 떼돈을 버는건 시간문제일텐데. 옷감, 옷감. 뭐, 내가 만드는것도 아니지만. 이야, 신기한 머리카락이야.
그도 그녀의 말에 별 의심없이 답했다. 별로 알아두어서 좋은 것은 없지만, 그가 왜 미남이라는 말을 듣지 못했는지는 말하자면 긴 이야기다. 간단히 말해보자면, 잘생겼다는 말을 듣기 전에 느끼하다는 말이 먼저 나와버린다 라고 할까. 본인은 인기가 없는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같지만.
" 존댓말이 어려우시다니.. 그러면, 물론 알려드려야죠. "
그는 그녀가 조금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그 자신부터가 좀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은 잊지 않았다. 그리고, 한 명의 친구를 더 만들수 있다는 점이 그를 더 즐겁게 만든 것인지 그는 한층 기분이 좋아진 것 처럼 보였다.
대낮. 햇빛이나 받을겸 적당히 학교의 거리를 걷는 산책을 즐기고있었다. 오늘의 복장은 은제국의 복식이라기보다는 베리아트쪽에 가까운 느낌으로. 붉은 와이셔츠에 검은넥타이, 체인이 달린 검붉은 색의 체크무늬 스커트. 그리고 벨벳 재질의 롱부츠. 코디에 대해서 개념을 잡자면 펑크룩에 가까웠다. 꼭 은제국식의 복장을 입으라는 조건이 있는것도 아니고, 뭣보다 스스로가 계속 그런옷만 입으면 질린다. 퓨전룩을 선호하는것도 그때문이기도하고.
옷에 대한 이야기는 그쯤해두고 일광이 제법 되었기에 일광욕으로서는 안성맞춤인 날씨였다. 그렇기에 햇빛을 만끽하고 있자니, 제법 인기척을 느낄수있었다. 자신과 같은방향으로 계속해서 움직이는 걸보니 속으로는 경계하고있었지만, 그걸 얼굴에 드러낼 생각은 없었다.
다만, 그러한 움직임이 어느정도 지속이 되자 그렇다면 좀 골려줘볼까. 하고 나는 일시적으로 건물 블럭사이의 복잡한 골목을 활용해 근접하고있던 존재를 파악하고는 따돌리는 척, 뒤로 돌아가서 문제의 인물의 등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긴다.
"어머, 대낮에 과감하시군요. 무슨 용건인지 물어봐도 괜찮을지?"
꽤나 근육은 붙어있지만 그럼에도 대조적으로 신장은 비교적 작은 건강해보이는 연갈색 피부의 남자였다. 무슨용건인지는 몰라도 한가했던 참에 잘되었다.
"방금의 웃음은 조금 느끼한걸. 아무래도 그 웃음이 선배님의 매력을 반감시키는거 아닐까? 조금 더 멋드러지게 웃어봐."
말과는 다르게 목소리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눈을 가늘게 뜨며 바라보는 게 자신의 인상이 어느정도인지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굳이 해보이는 건 아마도 일부러하는 변덕스러운 행동이기도 했다. 지긋하고 물끄러미 프란츠를 바라보다가 이내 언제 그렇게 봤냐는 듯 여유롭고 느긋한 모양새를 취한다.
"오, 그래. 다행이네. 내가 제대로 사용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음, 그래. 선배님 일단 내가 넋을 놓고 있어서 지금 선배님을 붙들고 있는것 같으니 사죄의 뜻으로 마실거라도 살까하는데."
혹시 바쁜가? 느긋하게 묻는 말투로 비류는 프란츠를 지나쳐서 몇걸음 앞으로 조용히 움직였다. 바쁘지 않다면 마실것 한잔 정도는 사게 해주겠어? 덧붙히는 말투도 그런게 이것도 버릇인듯 했다. 고개만 슬금 돌리자 오른쪽 귀의 귀걸이가 흔들렸다.
일광욕을 하는 그 모습에는 제법 여유가 있었다. 으음, 나라면 저런 여유는 가질 수 없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역시 예상대로 저 여성이 입고있는 옷은 제법 엄청난 옷이라고 생각한다. 거래를 한 적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나도 값비싼 옷을 거래한 기억이 있다. 저 완벽한 제봉선과 전혀 얼룩이 없이 완벽한 염색. 도저히 은화 몇닢으로 살 만한 옷은 아니다.
"오오오...?"
옷을 보고 감탄하고있는데 갑자기 여성이 이동했다. 이렇게나 갑자기? 뭔가 해야 할 일이 생긴걸까. 건물사이로 들어갔기에 뒷모습이 안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조금만 더ㅡ"
옷을 보여줘! 라고 마음속으로 말하며 따라갔는데 사라졌다. 없었다. 근처에 뭔가 다른 길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
그의 표정이 순간이지만 곤란해 보이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는 그녀의 말에 손을 올려 머리를 짚었다.
" 아, 이건 버릇이 되어버려서 잘 고쳐지지가 않네요. 바꿀 수 있다면 좋을텐데. "
그런 다음, 그가 두 손바닥을 마주 비비며 대답한다. 버릇이 되어버린 것이 쉽게 고쳐질리도 만무했고, 이 시점에서의 그는 반쯤 포기한 상태였기에 더 그랬을지도 모른다. 물론 겉으로는 포기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아예 바뀔 생각이 없다는 말은 사람을 지치게 하기에 충분하니까.
" 상할것은 없으니까.. 지금은 괜찮겠네요. "
고마워요. 그는 그 말을 하기전에 봉투의 물건들을 살폈다. 간혹 몇몇 음식이 보였지만, 뭐 날씨가 더운 것도 아니니 괜찮다 생각하고는 그녀의 제안에 수락했다. 그는 말을 마친뒤 기숙사 반대편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아마 자신이 자주 가는 곳으로 안내해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목소리가 너무 하이톤으로 올라가서 거짓말로 보이는데요. 거기다 비밀기지같은걸 학교 부지내에 설립했다면 이사장님이 과연 가만히 있을지. 후후후."
거짓말이 아닐수도 있겠지만 얼버무리는 티가 역력했기에 함부러 그런 말을 했다가 괜히 이상한 오해로 더 꼬이는것을 경고할 의도로 그의 말에 반박을 해본다. 거기에 하다더 조금만 더라는 말의 의미를 완벽하게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남자의 시선을 보건데 대략적인 추측은 가능했다.
"시선이 옷으로 쏠린거 보니 그런 쪽이 목적입니까. 저는 또 파파라치라도 얽힌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좀 다행이네요."
악질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는 쪽이 미행을 붙는것을 쫒아내는것은 별로 드물지 않은 일상이었기에 이렇게 남자의 기척도 쉽게 눈치챌수가 있었다.
"그래서 비밀기지를 만드신 비밀결사단씨. 아까부터 옷에 그렇게 신경쓰는 이유는 뭔가요? 혹시 옷도둑비밀결사단이라는 변태단체라도 되는건가요?"
명백히 약점을 잡은 사악한 여왕의 느낌을 탄듯한 어조로 나는 남자를 몰아붙혔다. 재밌는 장난감을 찾았다는 기분일까.
그럼! 비밀기지는 없지만 비밀기지가 없다는게 밝혀지지 않았으니 비밀기지는 있는거다. 아니, 정말로 비밀기지를 만드는것도 나쁘지는 않을지도.
"그런 쪽이라니, 나는 모르겠는데ㅡ"
눈알을 다른쪽으로 굴리며 말을 하다가 '변태단체' 라는 말에 손사래를 친다.
"나는 변태가 아니라니까!"
주변에서 변태라고 부르지만 나는 절대 변태라고 불릴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실습 중 학생들의 옷의 일부분이 분해되기는 하지만 제대로 돈도 줬고! 그렇다기보다 '당신의 옷이 너무나도 비싸보여서 왔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리가 없다! 완전 속물적이다! 어, 그게 나구나.
그녀의 행동에 그는 가만히 웃어보였다. 그 웃음에는 평소에는 전혀 느껴지지 않던 미묘한 어색함이 느껴졌지만, 아마도 그의 얼굴에 그림자가 졌기 때문일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지금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으니까. 당연한 일이 아닌가.
" 그렇게 되어도 좋겠네요. 아는 사람이 많아지는건 저도 반가운 일이죠. "
그는 그렇게 말하며 계속 걸어갔다. 천천히 걸음을 유지했으니,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따라잡을 만한 속도였다. 하지만 답답하다거나, 둔하다는 느낌이 아닌 그저 느긋한 움직임이었다.
" 네,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어요. "
그는 말을 마치며 손으로 거리의 오른편을 가리켰다. 확실히 몇 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을만한 곳이었다. 지금 걸어가는 곳에서 보인다는 것 부터가 이미 가깝다는 증거이기도 했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는 걸음을 조금 더 빠르게 바꾸었다. 봉투는 여전히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한심하다는듯 남자의 변명을 계속해서 듣고는 언잖은 눈치를 준다. 딱히 변명안해도 사유에 따라선 그냥 못본척 해줬을텐데. 어디까지 발뺌하려는걸까.
"너무 강하게 부정하는게 오히려 수상한걸요. 이걸 어째야하나. 황녀를 미행하는 변태가 있다고 소문나면 학교다니기 힘드실텐데."
적당히 거짓말은 이쯤에서 해두라는 의미도 있었고, 더군다나 옷에 풀이 묻어있다는 말을 듣고는 명백하게 이건 다른 목적이 있다는 심산을 느낄수있었기에 지위를 담보로 겁을좀 줘보기로했다. 그러고보니 내가 듣기로 2학년에 옷에 관심이 있어서 심지어는 옷을 분해해버린다는 인물이 있다고 들었는데.
"듣기로는, 옷을 분해하고 다니는 변태가 어디있다고 아는 사람들이 그러던데 설마하니 당신인걸까요? 이걸 어쩐다-."
눈빛은 매섭게 변해있었지만 지금 나는 정말 재밌는 건수를 하나 잡았다고 그런 생각을 하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