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가끔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 종종 쓰는 방법이 있다. 그건 사람이 잘 오지 않는 곳의 그림자에 들어가 있는 것. 그림자 속은 너무나 편안하고 포근해서 그대로 푹 잠겨 있으면 정말 좋았다. 누가 그 그림자 위를 돌아다니지 않는다면 말이지.
오늘도 그런 식으로 그림자 안에서 쉬고 있는데 돌연 밖에서 소란스러움이 느껴졌다. 누군가를 찾는 듯한 소리, 다급한 발소리. 뭔가 귀찮은 일이 근처에서 생긴 듯한 감에 어서 지나가길 바라고 있는데, 그 다음엔 누군가 바닥에 떨어지는게 느껴졌다. 아니, 착지한건가? 계속되는 방해에 견딜 수가 없어 그림자 밖으로 나오니 왠 금발 남자애가 있었다.
"뭐야, 너."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불청객(내 기준으로)을 보며 손을 까딱였다. 그러자 발밑에서부터 그림자가 뻗쳐올라오더니 상대의 몸을 휘감으려든다. 내 휴식을 방해했으니 어느 정도 대가는 치루게 할 셈으로 붙잡으려 한 것이었다.
첫인상자체를 별로 안좋게 만들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동정할생각없이 촌철살인하는 그 한마디가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추종만을 하는 달달한 목소리나 내뱉는 것들과는 비교되지않는다고 해야할까.
"남의 감정을 계산적으로만 생각하는 벌레같은 마음이라서 말입니다. 스스로도 최악이라고 자부하고있어요. 거기다가 이성에도 본능에도 휘둘리기만 할뿐이라, 그 끝에 파멸이 있을가능성이 훨씬많다는 것도 인식하고있습니다. 비워진곳을 채워넣을수 있었다면 진작에 했겠지만 무엇을 해도 만족하지못하게 되었네요. 팔다리가 잘린 환지통환자랑 비슷한 느낌이려나."
눈앞의 헤일리는 자신과는 평행선상을 달리는 인간이었다. 엮이고싶지않는게 당연하다.
"그말 기억해두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말을 바꾸려고 움직일겁니다. 그게 재밌으니까."
그렇다하더라도 나는 그 평행선상의 궤도를 흐뜨리려하고싶은 욕망이 존재했다. 언제까지 그렇게 나를 대할수있는지 한번 승부를 걸어보고싶음이었을까.
"앞으로도 귀찮게 굴어드릴테니 명심하시길. 후후후.."
그런 그녀와 친구가 될수있다면 나도 어딘가 바뀌지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이상으로 이 무쓸모의 대화를 마치자고 말했다.
결박이 무위로 돌아가자 순순히 그림자를 거두었다. 거둔 그림자는 다시 발 밑으로 모여들었고, 나는 여전히 무심하게 상대를 보았다. 뭔 수를 썼는지 천장에 한 손으로 매달린 상대를. 쉴 새 없이 나불대는 상대의 입과 달리 내 입은 딱 생각한대로의 말만 했다.
"순순히 잡혔으면 대화로 해결될 수도 있었겠지. 그걸 피했다는 건 뭔가 켕기는게 있다는 의미고. 윈윈이라. 아무리 봐도 지금은 그쪽이 절대적으로 불리하지 않나."
내가 이대로 나가서 바깥에서 찾고 있을 사람들에게 상대의 위치를 말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으니까. 내게 하등 이득 없을 윈윈 따위 신경이나 쓸까보냐. 하지만 계속 능력을 써서 제압하기도 귀찮았다. 휴식 중이었던 만큼 나른함이 아직 전신을 감돌고 있었다. 하암. 나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하품하고 그림자로 의자를 만들어 앉았다.
의자에 앉아, 팔걸이에 팔을 괴곤 가볍게 톡을 받친 채 눈을 감았다. 어차피 앞머리와 안경에 가려져 보이지 않겠지만. 그 자세 그대로 상대가 뭐라고 질문해오든 무응답, 무답으로 응대했다. 무시하기로 하면 철저하게 하는게 내 방식이었으니까. 좀 변한게 있다면 다리를 꼬고 좀더 편안하게 의자에 기댄 정도일까.
"......"
계속 입을 다물고 있다가 아까의 범인이 맞다는 말에만 한쪽 눈을 뜨고 시선을 그리 돌렸다. 보이지 않겠지만, 미약한 시선 정도는 느껴지려나.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뿐 다시 눈을 감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인기인이 아니라 골칫덩이겠지."
아주아주 골치 아픈 골칫덩이. 들으라고 한 소리였으니 아주 또렷하게 들렸으리라. 그 말을 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을 일으키니 의자는 그림자로 돌아갔다.
“하아아...” 세번째 한숨이라 기억한다. 아니면 네번째 다섯번째? 뭐라 말해도 저런식이 되니 이길 자신이 없다. “알겠어요. 또 이건 그놈의 수업료 인거죠? 저 여관에서 한동안 이상한 사람 보내겠네요 진짜.” 그렇게 말하며 겐의 말을 들으며 돈을 받는다. 돈을 세어봤는데...응? “겐. 이거 돈 절반이 아닌데요. 더 많아요.” 하고 절반을 넘어가는 부분만큼 다시 내밀었다. 아까 순간적으로 오가는 돈을 봤다. 이정도가 절반은 아니다. 돈이 궁하긴 하다. 하지만 내 정직함을 팔아먹을수는 없다. 내 양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