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황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타미엘의 닉시가 몸에 달라붙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곤란한 상황에 센하는 눈꺼풀을 반쯤 내리면서 얼빠진 한 마디를 흘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델타의 돌진.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느긋하게 생각하고 있으면 이내 자신임을 깨닫는 거였다. 하, 이거 참 웃기는 전개다. 닉시가 들러붙어서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손을 어떻게든 해서 권총을 갈겨야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메이비가 서하에게 텔레포트를 요청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되었다. 다행인 일이었다. 센하는 옷구김을 폈다. 그리고 권총을 고쳐잡으면서 다음 행동을 궁리하였다. 방금 일로 곧바로 공격을 가하는 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가만히 보니 익스파의 반사는 대부분 델타의 팔로 이루어진다.
"읏." 센하에게 들러붙은 닉시에게 손짓으로 떨어져라라고 한 다음(덤으로 센하를 제압전 상황으로 데려가라는 명령도 덤이었다.)(그 과정이 좀 난폭할지도 모르지만) 델타를 어떻게 붙들어야 하는 건지 고민하지만 제압전 상황이기에 빠르지만 신중하게 몇의 닉시를 불러내서 메이비가 나누어주었던 베어링탄을 던지려고 하면서 시선을 끌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몇 번 혼란스럽도록 산개하고 약간 모이고를 반복하다가.
"..." 서장님의 발밑의 그림자에서 바로 손만 불러내서 다리를 콱 붙잡아 구속하려고 시도합니다. 붙잡는 것이 성공한다면 덤으로 그림자로 늪을 만들어 발이 푹푹 빠지도록 하는 것도 시도할 것 같습니다.
메이비의 발언에 서하는 빠르게 손가락을 퉁겼고, 센하를 다시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왔다. 일단 닉시도 어떻게든 치워진 상황이었기에 센하는 다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 덕에 이준의 주먹은 허공을 향해 휘둘러졌다. 만약 그대로 날아갔다면 센하의 턱이 있을 위치였다. 이내 메이비의 나이프와 와이어가 이준의 발을 구속하려고 했고, 구속이 되기는 했다. 그것은 매우 빠르게 날아들었으니까. 이어 타미엘이 다시 닉시를 불러들였고, 베어링탄을 이준에게로 날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준의 다리를 닉시들이 붙잡았고, 그것은 그림자의 늪이 되었다.
"꽤 잔재주를 부리는군. 하지만 이런 것이 나에게 통할 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겠지?"
이어 이준은 막이 쳐져있는 주먹으로 늪을 있는 힘껏 내리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서하와 하윤이 빠르게 테이저건을 앞으로 발사했다. 그것을 반사시키기 위해서 이준은 계속해서 주먹을 날아오는 공격을 향해서 휘둘렀고 반사된 테이저건 공격은 주변으로 마구 튕겨나갔고 창문이 깨지기도 하고, 바닥이 패이기도 하고, 말 그대로 여기저기로 계속 날아가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메이비의 말에 맞춰서 렛쉬가 거대한 독수리로 변신했다. 그리고 크게 울붖지었고 등을 살짝 낮추어주었다.
뒤이어 하윤이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저와 서하 씨가 잠시나마 이렇게 주먹을 막아볼게요! 그러니까 모두들..! 부탁할게요!! 그렇게 오래 막진 못할 거예요!"
그녀는 센하와 타미엘의 교란으로 인해 이준의 움직임에 조금씩이지만 제한이 가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이준의 뒤쪽에 박아둔 나이프로 텔레포트를 한뒤에 이준에게 달려들어서 나이프를 찍으려고 하. 는척을 하면서 다시 옆쪽으로 텔레포트. 그리고 거기에서 다시 공격하는척 하면서. 반대편으로 텔레포트.
"어느쪽이 진짜일까~?"
대각선, 위, 정면. 여러 방향에서 나타나며 직접 달려들어 공격을 하려하는 직전의 모션에서 다시 다른곳으로 텔레포트. 지금까지 그녀를 보아왔다면, 이렇게 아예 공격을 하지 않고 시선 교란만 하는 동작이 익숙하지 않을거라는 믿음. 그리고 지금 다이렉트로 강력한 한방을 먹일 수 있는 권주에 대한 믿음.
설령 몇대 얻어 맞는다고 하더라도, 권주가 공격할 틈이 만들어질때까지 그녀는 멈춤 생각이 없었다.
"많이 해보는 것은 드물네요.." 안이 아니라 바깥에서라는 감상을 아주 스쳐지나가듯 하면서 늪을 유지하고, 베어링탄을 던지는 닉시들에게 공격을 하라고 합니다. 좀 더 단단히 얽어서 빠져나오기 힘들도록이 목적이기는 합니다.. 공격하면 다시 돌아가지만 그만큼 다시 불러내서 충원하면 됩니다. 얽어맨다고 해서 팀원의 공격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조심하라는 염려에 저도 걱정아닌 걱정을 보낸다. 후우- 천천히, 숨을 고른다. 어차피 죽고자 하는 마음으로 덤벼야 하니까. 그렇게 라도 결심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타미엘씨가 발을 묶어두고, 아키오토씨가 만들어내는 연막과, 메이비씨가 교란시키고. 서하와 하윤이 주먹을 봉해두는 것을 눈여겨본다. 가능성이 보였다. 지면에 발을 굳건히 디뎠다가, 힘을 주어 앞으로 나아간다.
연막에 뒤에서, 몸을 숨겼다가 델타와의 거리가 가까워져서 모습이 보일 때 즈음에. 나름대로 교란시키려는 듯 돌발적으로 몸의 위치를 바꿔버린다. 주먹의 궤도를 감히 예측해보고, 허리를 낮춘다. 낮은 자세로 가장 무방비해보이는 옆구리를 향해 올려치기를 시도한다.
자신을 붙잡은 와이어와 늪을 파괴해버리면서 이준은 제대로 다시 일어섰다. 하지만, 모두의 연계 공격이 시작되었다. 베어링 탄을 날리던 닉시들이 이준에게 달려가서 공격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준은 그것을 하나하나 붙잡아서 던져버리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센하가 렛쉬의 등에 타고 폭격을 시작했다. 그것은 이준의 주변에 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준이 받아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렛쉬는 정말로 빠르게 여기저기로 날아다니면서 이준을 교란시켰고, 그 와중에도 닉시들은 돌진해오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이준은 작게 혀를 차면서 반격을 하려고 했지만 그와 동시에 메이비가 여기저기에서 나타나면서 교란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오겠다 이건가...?"
자신에게 공격을 가하지 않는 메이비를 바라보며, 이준은 침착하게 대처를 하기로 했다. 애초에 지금 저들은 무엇 때문에 계속 이런 번거로움을 선택하고 있는가. 공격을 직접적으로 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을 눈치채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태였다.
".....!"
권 주의 모습이 연막 너머로 보였고, 그와 동시에 이준의 옆구리가 공격을 당했다. 그것은 제대로 받아치지 못한 나름의 일격이었다. 물론 몸을 뒤로 피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피할 순 없었다. 이어 서하가 권 주를 다시 자신쪽으로 불러들였다.
연기가 사라지고 닉시들이 전부 사라졌을 때 보이는 것은 옆구리에 데미지를 입은 이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혀 끄덕없다는 듯이 그는 침착하게 서 있었다.
"...그렇게 노력해서 이렇게 상처는 냈나? 제법이로군.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하지만, 장난은 끝이다."
"......!"
이어 모두의 익스파 탐지기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정말로 거대하고 또 거대한 엄청난 수치의 익스파였다. 그리고 그의 주먹에 모여있던 녹색 막이 앞으로 펼쳐졌고 그는 그 막을 연속으로 힘껏 두들기기 시작했다.
피할 수 있을까? 서장님이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서하가 있는데 직선으로 딱 쏘아낼까? 과연? 여러가지 생각이 그녀의 머리속을 장악했고. 그녀는 하윤이를 한번 보더니 다시 이준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작게 미소지었다.
저 오버 익스파또한 손에서부터 쏘아지는 개념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여자는 사랑에 목숨도 걸 수 있어.."
그녀는 씩 웃으며 천장에 꽂아둔 나이프로 텔레포트했다. 그리곤 그대로 천장을 박차고 이준의 배후로 넘어가며 공중에서 와이어가 달린 나이프를 던져 이준의 팔을 묶으려한다. 한자루 두자루가 아니라. 자신이 컨트롤 가능한 모든 와이어 나이프로 양팔을 붙잡고 성공한다면 팔을 자신쪽, 즉 배후로 돌리려할것이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누군가를 베는 감각은 썩 유쾌하지 않다. 게다가 자신의 상사였던 이라면. ...하하, 이제와서 무슨 연민인가. 어차피 저 벽은 생채기만 났을 뿐 쓰러지지도 않았다.
"..."
온몸의 털이 바짝 설 정도로 위압감이 느껴져서, 저도 모르게 몸을 떤다. 저번에도 직접 목격했었으니까. 델타가 발동 시키려 하는 것은 그야말로 폭격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오버익스파. 맨몸으로 돌진하는 것은 자살행위이나 마찬가지였다. 죽음을 각오한다고 해도, 개죽음은 이쪽에서 사양한다. 최선의 방법은 서하의 말대로 발동 되기 전에 몸을 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