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윤 씨를 향해 여유로운 태도로 대답하면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러면서 짓는 표정은 분명 오만하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그 뒤에 즐기지 마라는 최서하 씨의 말도 들려왔다.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은채 나는 고개를 잠시 옆으로 기울였다.
"위험하다라, 무서울 건 없지만 뭐 확실히..."
벌써 죽기에는 너무 아깝군요. 비릿하게 덧붙이며 철컥, 권총을 장전하였다.
*
"가관이군."
펑 터져버리는 헬기를 보고 꺼낸 말은 태평하기만 하였다. 그와중에 비익스퍼는 여전히 고치로 바뀌어가고 있었고, 그 광경을 바라보며 나는 그저 사람을 고치로 바꾸어버리는 취향이 악취미적이라고'만' 생각하였다. 입구는 지키는 이 없이 휑해서 되려 경계심을 더 자아내는 듯했지만, 나는 딱히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다.
"분위기 무겁네요. 눌려 죽겠다. 왜 그렇게들 심각해요. 그냥 들어가면 끝 아니에요."
끽해야 죽기 밖에 더하겠어요? 큰일날 농담까지 덧붙이는 동시에 키득거리면서 나는 일말의 주저도 없이 태평하게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이예아 센하 데플 실화? 응 실화~^_______^(실성) (근데 데플이 없는 익스레ㅡ버)
센하가 앞으로 걸어가는 도중, 메이비가 앞을 향해서 돌맹이를 던졌고, 이내 돌맹이는 날아가다 허공에서 무언가에 부딪혔고, 그와 동시에 정말로 낯익은 목소리, 알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그곳의 분위기는 뭔가 싸늘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일단 서하와 하윤은 참으로 멍한 표정으로 목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한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하가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이제와서 없는 척 해도..."
"........"
"........"
참으로 싸늘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잠시 어색할지도 모르는 분위기가 잠시 흘러가는 도중에, 이내 갑자기 아무것도 없던 입구쪽 부근에서 누군가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것은 일전에도 한번 본 적이 있는 보호색으로 자신의 몸을 숨기는 익스퍼의 힘이었다.
모두의 시선에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알파,베타,감마. 그리고 아연과 보호색 능력을 쓰는 S급 익스퍼 5명의 모습이었다. 모습을 드러낸 후에 알파는 정말로 아픈지 돌맹이를 맞은 자신의 이마 부분을 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다름 아닌 베타의 당황한 듯한 목소리였다.
"...어떻게 우리가 이렇게 숨어있는 것을 알아챈거죠?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과연...대단하군요. 없는 척 하고, 단번에 쓸어버릴 생각이었습니다만... 이렇게 알아채다니. ...참고로 묻는건데, 대체 어떻게 알아낸 겁니까?"
권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살짝 놀란 눈치였다. 이윽고 그 5명의 모습이 드러나자 경계태세를 갖췄지만. 메이비의 말을 듣고 납득한다. 메이비라면 분명히 간파하고 던졌을거라 생각이라도 한걸지도. 의외로 잘 속는 권이였다. 어쨌든,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였지만, 그래도 그 5인방을 향해 경계심을 드러내며 나이프를 꺼낸다.
"...뭐, 자질구래한 말은 생략하도록 하죠. 건물 안으로 들여 보내주시겠습니까?"
이런 말을 해봤자, 무력의 충돌은 피할 수 없으리라. 나이프들의 칼끝은 분명히 그 5인방 쪽으로 향하게한다.
메이비와 센하의 대답에 자연스럽게 R.R.F의 멤버들은 보호색 능력을 쓰는 남자 익스퍼로 향했다. 그러자 문제의 남자 익스퍼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자신의 능력에 그런 약점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뭐, 아무래도 좋겠죠. 그런 것은... 애초에 제 2의 익스파니 뭐니 그렇게 말해도 믿을 수 없고요. 그리고, 건물 안으로 말인가요? 빅스타 타워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설마? 그러면 쉽게..네. 들어가세요. 라고 할 줄 알았나요."
"바보 아니야?! 하하하하!!"
베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알파가 크케 비웃듯이 웃음소리를 내면서 웃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감마는 전투 자세를 갖추었다. 이어 그 모습들을 바라보며 하윤은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그만둬주세요. ...당신들은 정말 이것이 정의라고 생각하나요?!"
"누구라고 생각했더니만, 그 분이 아끼는 이가 아닙니까? ...그만둬야 하는 것은 당신입니다. 당신은 모든 것을 알았을터. 그런데도 불구하고 당신들은 지금 그 분을 막겠다는 것입니까?"
"아빠도 그렇고, 이모도 그렇고.. 전부 이쪽인데 너 혼자서 뭐하는 걸까? 이쪽으로 오는 게 어때? 지금이라도 들어오게 해줄지도 모르잖아."
"웃기지 마세요!! 확실히 희생이 있었고, 엄마가 그렇게 희생되었고, 지금까지 숨겨진 비밀들은 너무 잔혹하다 못해...정말로 몸이 떨릴 정도지만, 그렇다고 해서...결국 이것도 희생이 따르는 일이잖아요! 없는 존재로 만든다니! 그런 억지가 어딨어요! 대체..!"
"...귀찮게 말다툼 하지 마. 강하윤. ...애초에 저들이 이제와서 말을 들을리가 없잖아."
"이쪽이 할 소리에요. 익스레이버..! 이번에야말로 결판을 내도록 하죠!"
베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베타는 손가락을 퉁겼고 오버 익스파를 주변에 펼쳤다. 그것은 오토 록온의 힘. 모든 장거리 공격이 점이 찍히는 이들에게로 날아가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당연히 점은 전부 아롱범 팀에게 찍혀있었다.
"아. 참고로, 우리들만 있다고 생각하지 마!"
이어 알파가 피식 웃으면서 손뼉을 탁탁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빅스타 타워에서 경비원으로 보이는 이 3명이 천천히 앞장서서 나왔다. 그들은 각각 총기를 들고 있었고, 총구는 정확하게 아롱범 팀을 향해있었다.
"...그 분의 익스파는 [암시를 거는 것]. 지금 더 경비원들은 당신들을 막도록 암시가 걸려있는 상황이에요. ...자..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당신들이..?"
누가 봐도 이것은 불리한 싸움이었다. 애초에 경비원 3명은 그저 암시에 걸려서 자신들을 적대하는 것에 가까운 일이었으니까. 그것을 떠나서라도 눈 앞에 있는 것은 S급 익스퍼 5명이었다. 그것도 꽤 강자로 뽑힐 수 있는 이들 5명. 그런 이들이 바로 문을 가로막고 있었다.
..혹시 속은거였을까. 권주는 메이비 쪽을 바라본다. 잠깐이였지만 덩달아 믿어버린것이 새삼스레 부끄러워진다. 그러나 한숨을 약간 내쉰것 이외에는 딱히 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베타와 비웃는 알파를 향해 대꾸한다.
"...확실히, 그럴거라고는 애초에 생각 안했지만요."
예의는 이쯤에서 거두고, 그들을 향해 강하게 혐오감을 드러낸다. 수장의 능력이 [암시를 거는 것]... 경비원의 태세를 보고 눈살을 깊게 찌푸린다. 대응해야할 적 겸 인질이 세명, 생각보다 훨씬 불리해질지도 모르겠다. 경비원들이 들고 있는 총을 빼앗아, 그들의 뒷목을 강하게 내리치려한다.
메이비가 베어링 탄을 날리긴 했지만, 베타의 오버 익스파의 효과로 인해서 그 베어링 탄은 그대로 메이비에게 돌아갔다. 말 그대로 직격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알파는 피식 웃으면서 오른손 검지를 흔들었다.
"바~보. 그 사이에 잊은거려나..? 지금 여기가 어떤 상태인지..?"
이어 권 주는 단번에 경비원 쪽으로 다가가서 총을 빼앗고, 뒷목을 강하게 내리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권주의 바로 옆에 홀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서하는 빠르게 권 주를 다시 이쪽으로 전송시켰다. 만약 잘못했으면 감마의 공격에 제대로 맞을 뻔 한 상황이었다.
"...어쩌죠. 서하 씨. 지금 이 상황..."
"베타의 오버 익스파를 깨뜨리지 않으면 어떻게 우리가 할 방도가 없어...지금은..말이야."
어떻게 하려고 해도 서하도 하윤도 당장은 어떻게 할 방도가 없는 상황이었다. 원거리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면 총을 쏠 수도 없었으니까. AE 소총을 꺼낸다고 한들, 다시 자신들에게로 돌아오니 그것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내 갑자기 땅에 스파크가 튀기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아롱범 팀의 몸이 아래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전자를 다루는 아연의 능력이었다.
"하하하!! 너희들..! 너무 허리가 뻣뻣해! 무릎이라도 꿇으라고..!"
"....자..그럼 이번엔 이렇게 가볼까...?"
이어 알파가 손뼉을 탁탁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변의 수분이 모이기 시작했다. 뒤이어, 엄청나게 거대한 파도로 바뀌어 마치 아롱범 팀을 밀어내려는 듯이 앞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베타가 피식 웃으면서 하늘을 향해서 동전을 힘껏 집어던졌다. 이어 동전은 붉은색 빛으로 바뀌어 빠르게 폭격하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뭘 그렇게 애 쓰는 거죠? 이제와서 당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죠? 설사 여길 통과한다고 한들... 당신들이 델타나 그 분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포기하면 편하잖아요.. 안 그래요..?"
"그래.. 포기는 좋은 거지."
이어 보호색 능력을 사용하는 익스파가 탁탁 손으로 신호를 주자, 옆 쪽에서 다른 이들이 등장했다. 그것은 일부 경찰들의 모습이었다. 그들도 암시에 걸린 것일까. 눈동자가 흐릿한 모습이었다. 양 옆에서 약 10명 정도의 경찰들이 일제히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베타는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포기하세요. 어차피 당신들이 이제와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받아들이세요. ...어차피 희생되는 이 따위.. 다음 세상에선 처음부터 없던 것으로 취급될테니..슬픈 것도 괴로운 것도, 죄책감도 없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