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공격을 맞은 문양은 말 그대로 녹아내리듯이 소멸해서 사라져버렸다. 다행히도 서하는 목숨을 잃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정신을 잃은 것 뿐이었다. 숨소리가 상당히 가벼웠고 안정적이었다. 간단하게 민표의 지배에서 풀려났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하윤은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이야기했다.
"...그 타이밍에서 그렇게 하면... 정말로 일하기 싫어서 저항한 것 같잖아요. 서하 씨. 정말..대체 얼마나 일하기 싫은 거예요. ...일단 병원으로 데려가야겠어요. 상처가 없는 것이 아니니까요. AE 소총도 소총이고..."
"이런....이런...말도 안되는 상황이..!! 이럴 리가...!"
한편 드론에서는 민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것일까? 정말로 그의 표정은 당황하는 것 그 자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하윤은 테이저 건을 드론 쪽으로 겨냥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말했죠? 사람은 당신의 욕망을 위해서 지배할 수 있는 이가 아니라고. 체스판의 말이 아니에요. 당신이 아무리 지배를 하려고 해도 사람은 그것을 거부할 수 있고 꺽을 수 있는 힘이 있어요! 더 이상 서하 씨를 건드리지 마세요! 서하 씨는 우리들의 동료에요! 당신에게 지배받아야 하는 그런 이가 아니에요! 덧붙여서, 서하 씨가 넘겨준 핸드폰의 자료로 당신을 그 자리에서 내리겠어요! 정식으로 체포될 준비를 하세요! 사람의 마음을 마음대로 가지고 논 죄! 사람을 마음대로 지배하려고 한 죄! 그리고 살인 혐의와 기타 등등의 죄목으로 당신을 체포하겠습니다!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발언한 내용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나를 체포한다고...? 경찰 나부랭이가 그런 것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거냐..!"
"가능해요. 우리들은 그러기 위해서 만들어진 팀이니까요. 당신이 누구건, SS급이건...!! 얼마나 높은 이건..! 경찰로서의 자세를 고수하고, 정의를 수호할 뿐이에요!"
"....네 녀석들.... 네 녀석들...!! 무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정말로 분한지 민표는 이를 빠드득 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하윤은 길게 푼 머리를 손으로 살짝 정리하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무사해요. ...동료가 있으니까요. 아롱범 팀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아요. 당신이야말로 각오하세요! 무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이럴 때 사이다 발언을 팍팍 던져주는겁니다. 여러분들...저 간부님에게 하고 싶은 말 무지 많았잖아요? 12시 15분까지 받습니다!
사라진 문양을 본 지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지만, 민표의 말에 뭉친 종이 뭉치처럼 구겨졌다.
"이 개자식이. 너 혹시 얼굴에 테이져권 맞아본 적 있냐?"
평소처럼 비실비실 웃으려 하지만 그러기에는 기분이 너무 나빴다. 평소와 다르게 흉흉한 얼굴을 하고 드론을 향해 손을 올렸다. 지은은 자신의 중지 손가락을 펴서 엿을 날려주었다. 그도 잠시 자신이 너무 흥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정확히는 수습하지 못할까봐 겁이 났다.) 얼른 손을 내렸다.
"아, 나도 모르게 너무 흥분해버렸네요. 아저씨, 너무 질척거리는 사람은 매력 없어요. 이쯤에서 그냥 수갑차고 같이 깜방가죠~~~?"
흉흉하던 기세를 정리하고 범죄자들에게 자주 짓고는 하는 영업용(은 비꼬기 미소)를 지으며 수갑을 짤랑거리는 지은의 모습은 약이 오르기에는 충분했다.
"...있잖아. 사람의 생명은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물건이 아니야. 니가 가지고 있는 야망이 얼마나 대단한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딴 것 때문에 상관없는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어야 한거야? ...겨우 한 사람의 욕망 때문에 사람이 죽었어야 했냐고, 그것때문에... 감옥에서 썩든지 아니면 자결하든지 자신이 희생시킨 모든것에 대해 참회해줘. ...어차피, 자기 안위만 중시하고 일반적인 논리도 통하지 않는 인간을 설득할 자신도 생각도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숨을 들이키고 드론 쪽을 쳐다보았다. 경멸하는 표정이 확실히 드러난, 살기가 등등한 인상이였다.
표정을 싸늘히 굳히면서 드론의 모니터를 노려보았다. 경찰 따위가 자신을 체포할 수 있겠냐며, 무사할 수 있을 것 같냐며 소리치지만, 허세 밖에 되지 못했다. 끝나가는 자가 보이는 최후의 발악이라고 할까. 아, 저런 모습을 '그 인간'도 보여야 할텐데.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없었다. 하지만 긴 말은 하지 않기로 하였다. 왜냐하면, 자신은 경찰이니까. 해야하는 것은 저 사람을 체포하는 것, 그 이상은 무용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차피 저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말을 쏟아붇든 가치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따 봐."
수갑에 채워진 모습으로 말이지. 얄미운 미소를 옅게 지어보이면서 그렇게 짤막하게만 전하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어 하윤은 테이저건의 방아쇠를 당겼다. 탕하는 소리와 함께, 드론의 모니터에 제대로 명중했고 그대로 모니터의 화면은 꺼져버렸다. 이어 드론은 빠르게 도망치듯이 어디론가, 어디론가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하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고마워요. 모두의 힘이 있었기에..어떻게든 해결이 된 것 같아요. 서하 씨도... 그 주박에서 풀려난 모양이고 이제.."
ㅡ...그렇게 간단하게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마시죠.
".....?"
그것은 낯익은 목소리였다. 그것은 이곳에 존재하면 안되는 목소리였다.
그와 동시였다. 갑자기 하윤을 제외한 모두의 몸이 땅바닥에 철썩 달라붙어버렸다. 아무리 몸을 바둥거리고 움직여보려고 해도 도저히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전에 전자를 이용하던 익스퍼와 싸울 때의 그 느낌 그 자체였다.
"무..무슨 일이...?!"
ㅡ무슨 일이라니. ...목소리를 들으면 알 수 있잖아요?
ㅡ하하하!! 오랜만이라서 잊은 거야? 그럼 기억나게 해주겠어!!
이어...모두의 근처에서 참으로 낯익은 이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것은...보호색을 이용해서 자신의 몸을 감추던 능력자의 능력이었다. 이내 보이는 것은 R.R.F의 멤버인 알파,베타,감마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근처에는 얼마전에 아롱범팀과 싸웠던 그 2명의 능력자도 있었다.
이어 알파가 피식 웃으면서 팔을 힘껏 휘두르자, 하윤의 뒤쪽에서 물이 모였고 그것은 그대로 하윤을 강타했다.
".......!"
"당신이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가져가도록 하죠. 그건..."
이어 말을 하는 것은 베타였다. 그녀는 손가락을 퉁겼고, 하윤의 몸 여기저기에, 붉은색 점이 찍혔다. 그리고 그녀는 동전을 있는 힘껏 던졌고, 동전은 록온 된 그 위치로 빠르게 날아가서 하윤에게 계속해서 명중했다.
"꺄아아악!!"
".....끝이다."
이어 감마가 손에 들고 있는 AE 소총을 하윤에게 발사했고, 하윤은 피할 틈도 없이 그것에 맞고서 털썩 쓰러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죽지는 않은 것 같다는 것일까. 이내 그녀가 쓰러지자, 감마는 앞으로 다가갔고, 그녀의 제복 주머니를 연 후에, 그 안에 이는 큐브를 챙겨들었다.
"...회수 완료."
"목적은 달성했네요. 그럼 후퇴하도록 하죠. ...그리고 아롱범 팀 여러분. 오랜만이네요."
이어 베타는 피식 웃으면서 모두를 바라보면서 인사를 올렸다. 그 모습에 분해서 일어나려고 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몸은 도저히 움직여지지 않았다. 말 그대로 전자의 힘으로 붙어있었으니까.
"...월드 리크리에이터. 그건 우리들이 그 분에게 잘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후훗."
//반응레스를 부탁하겠습니다! 12시 50분까지 받겠습니다! 이것이 반응레스가 필요한 마지막 레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