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아버지의 곁을 떠나 까마귀라는 별명을 받은지 얼마나 지났을까? 형님은 잘 계실까? 멀리 떠나왔지만 아버지 역시 걱정되기 마련이다. 라는게 보통이지만 너는 어떨까? 너는 그 이기적인 개인의 수향이라는 명목으로 아버지를 내치고 도망쳐왔다. 너의 그런 모습을 유즈에 여신은 받아주셔줄까?
싸늘하게 사람들이 지나가는 거리에서 너는 거적대기를 깁숙히 눌러쓰고 주변을 둘러보기만 한다
끄으으- 하면서 기지개를 켰다. 하늘은 맑았고 사람들의 목소리는 대충 흘려들을 때 격식없는 노랫소리처럼 들렸다. 나고자란 고향을 떠나 딱히 정해둔 목표 없이 걸은 게 오늘이 처음은 아닐진데, 어쩐지 오늘따라 가슴이 벅차는 느낌이 들었다. 대략적으로나마 목적지로 정해둔 곳에 도착해서 그런 것일까? 처음 보는 것 투성이인 장소를 휘휘 둘러보니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여긴, 분명, 이야기로 가득 차있을거야. 아스트로스주. 지금 내가 서 있는 곳. 방금 도착한, 내게 있어서 미지의 장소.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유 없이 마음에 들은 장소였다. 이름이 예쁘다는 참 어이없는 이유일 뿐이었지만 말이다. 자, 이건 어떤 느낌일까? '애송이 모험가는 초면인 도시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정도면 괜찮을까? 거리를 걸으며 턱을 톡톡 건들였다.
>>3 까마귀. 자리 둘 곳 없이 정처없이 제 날개를 움직이며, 떠나는 길을 찾아 떠도는 까마귀.
가문을 버리고 나온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지마는, 아직도 몸은 무겁기 마련입니다. 머리로는 이것이 최선이 아니었음을 알고, 분명 다른 방법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마음은 그와는 다르게 감정적으로 움직인 것도 사실입니다. 알렌의 묵직한 발걸음에 땅이 움푹 파였습니다. 질퍽한 흙은 갓 비가 온 땅처럼 느껴집니다. 비도, 슬픔도, 모두.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겠지요.
알렌은 묵묵히 고개를 들었습니다. 주위에는 조용한 일리시스의 분위기가 그대로 눈에 들어옵니다. 책을 읽는 노인의 모습, 쭈그려 앉아 선생에게 배운 글씨를 써보는 아이들. 평화로운 도시의 일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4 이유 없이 발걸음을 옮기는 것도, 퍽이나 재밌는 이야기입니다. 방랑 시인의 기분이 이럴까요. 두근두근, 어떤 일이 있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삶. 아스트로스 주의 풍경은 방랑 시인의 마음에 콕 꽂히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리라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음유시인의 모습과, 그 모습을 그림에 담기 위해 정신없이 붓을 놀리는 화가. 노래를 부르며 뛰어다니는 소년소녀들. 머리를 붙잡고 칼을 나무에 들이대는 조각가의 모습.
아스트로스 주의 작은 마을에서도 이런 분위기라면, 과연 진짜 도시에서는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이 있을까요? 노랫소리가 카이의 귓가로 조용히 걸어옵니다.
부디 잊지 말아주세요. 늑대의 약속을. 늑대의 삶을 부정하고. 당신의 손길을 긍정하며. 나는 당신에게 내 삶을 바칩니다.
첫대면한 마을은 작고 활기가 넘쳤다. 거리가 햇볕을 조명삼는 무대로 보일 정도였다. 살짝 뛰는 듯이 걸었다. 낭랑히 울리는 리라 소리에 발을 잠깐 멈추기도 하고, 화가가 그리는 그림을 빼꼼히 고개를 내밀어 구경하기도 했다. 소년소녀들을 보며 생글생글 웃었고 고뇌하는 조각가에게 말 없는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사방에서 보이는 '이야기'에 나는 즐거움을 숨기지 않았다. 대도시는 얼마나 굉장할까? 하는 의문이 절로 드는 풍경은 사람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게 있었다.
"아."
귀에 닿아온 노랫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귀를 기울인 채로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리고 멈춰서서는 고개를 까딱이며 노래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었다. 로맨스는 좋아하는 편이다. 내 이야기에 들어올지는 알 수 없지만. 달콤하게 이어지는 사랑의 이야기는 듣다보면 꽤 재미있었다.
나름 검을 배웠다고는 하지만 아직 정식 기사들에 비하면 실력이 턱없이 부족한 그였다. 당장 그의 가치관 속에는 목표란 제국의 검이 되어 황제께 이로이 쓰이는 것 밖에 없었기에, 그는 하루빨리 강한 무력을 갖춰야 된다는 생각밖에 하지 못했다. 하지만 18세라는 어린 나이에 아직 식견이 넓지 못한 그는 강해지는 방법이라고는 검을 휘두르는것 밖에 몰랐으므로 그는 그의 스승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17 명령을 취소하고, 왁자지껄한 제국의 직할령. 그녀는 그곳에 당도했다. 할 서 있음이라곤 창을 휘두르는 재주 하나니, 직할령의 시민을 창으로서 도우면 황제 폐하에게 나름 충의를 다하는것이 아닐까 싶어 당도한 것인데, 며칠째 번번한 일거리는 찾지 못하고 허한 느낌만이 더해질 뿐이였다.
다른 수 있는가. 연고없는 도시의 이방인인데. 그저 천천히 골목 골목을 쏘다니며 자신의 과거와 같은 이들이 없나 확인해볼 뿐이였다
이미 나이가 지긋하게 들어 살짝 허리가 굽은 듯 보이는 집사.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돌보던 집사는 사랑스런 눈길로 에반을 바라보았습니다. 집사의 몸은 과거랑 다르게 노쇠했고, 머리에는 노란빛보다 은빛을 띄는 머리카락이 더 많습니다. 세월은 아쉽게도 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더욱, 더, 그를 끌어안았을 뿐이지요.
"공자님. 드디어 공자님을 공작님도 인정해주실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이날을 위해. 이 날만을 위해 이 늙은이가 살아 있었습니다."
용을 타는 자와 대공의 전투라! 이런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로웠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막 드래곤을 타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직접 그 광경을 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로망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카이젠 공작의 검격, 하늘에서 내려쳐지는 빛줄기 같은 것을 상상하며 헤실 웃었다. 그러다 문득 검이고 뭐고 없는 허리춤에 한숨을 내쉬었다. 몸 쓰는 일을 못한다는 건, 가끔 한이 되었다. 이야기의 나오는 수많은 검사들을 생각할 때면 좀 더 잦게. 이야기가 끝나고 나는 박수를 쳤다. 왕도적이고 재밌는 이야기였고, 훌륭한 노래였다.
주군에게 맹세하는 기사의 이야기를 들으면 텅 빈 허리춤에 손을 댄다. 그러다가도 눈 앞의 세상과, 아직 한참이나 남은 내 이야기 길을 생각하면 '괜찮지 뭐!' 하고 정말로 괜찮아지는 것이다. 나는 검을 휘두르는 기사나 용사는 못돼지만 장난꾸러기 정도는 될 수 있는 마법사다. 종종 접하게 되는 대마법사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무것도 아닌 내가 괜시리 코가 우뚝 솟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거나 저거나 '내 이야기'니까.
"그렇죠. 사랑이야기는 남녀노소 막론하고 환호하게 만든다니까요!"
태연하게 반응을 하고 좀 늦게서야 고개를 돌렸다. 훌륭한 모자가 먼저 눈에 띄고, 입술에 올라온 손가락이 두 번째로 시선을 끌었다. 어차피 비밀로 할 생각도 없었어서 그 상태로 생글 웃으며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붉은 머리...붉은 머리. 티르의 머릿속에 유난히 떠도는 정보가 있습니다. 라이노겐 공작가. 한때 아버지가 말하던 유명한 기사들의 이야기에는 으레 라이노겐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초대 라이노겐이 펼쳤다는 십만 명 베기나, 악마를 맨 손으로 찢어버린 이야기. 그리고 모든 무기를 다루었다는 웨폰 마스터의 이야기까지.
그러고보니 남자의 허리춤에도 검이 있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보석이 박힌, 미검이군요.
>>35 관계도 상으로는 구면입니다// 지금이라면 로열 가드 훈련장에 있을 것 같군요. 훈련장으로 이동합니까?
>>36 남자는 카이가 루테온에서 왔다는 말을 듣자 싱긋 웃습니다.
"루테온! 아름다운 땅이지. 루테온의 사람들은 순박한 맛이 있어서 좋아." "거기서 있었던 한 여인과의 아름다운 밤이 기억나는군. 그녀의 옷은 연한 베이지색 드레스였는데..."
주절주절 떠들기 시작한 남자의 뒤로 새까만 그림자가 나타납니다. 턱 하고, 그의 뒷목을 잡은 사람은 고개를 숙여 카이를 바라봅니다.
"데온. 또. 작업?" "아니아니 작업이라니. 나는 루테온에서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어린 새에게 속삭이고 있었을 뿐이라네." "미친. 짓. 하지. 마."
남자는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것처럼 보였기에 나는 눈을 조금씩 빛냈다. 시작하려는 이야기가 난봉꾼의 하룻밤 불장난 같은 거처럼 보였지만, 그런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아주 많았다. 당장 아버지도 그런 식으로 만난 사람들을 꽤 많이 말했었다. 전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였지만 말이다. 남자의 수다는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한 채 끝나버렸다. 거다란 몸집을 가진 남성이었다.
"아하하."
뭐랄까, 어느 장난스런 이야기에서 볼 법한 콤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소리내어 웃은 뒤 손을 내저었다.
"자. 지금 내가 무엇을 하였나?' "책을 펼쳤지. 자네는 아마 내가 왜 이런 것을 물어보나 싶을 거야." "걱정 말게나. 놀리거나 할 생각은 아니니까 말야. 내가 하려는 말은 간단하네." "왜 신은 인간들을 바라보고 있는가."
노인은 느긋하게 책을 하나씩만 옮기고 있습니다.
"그들도 감정적이라네. 유즈네 여신은 한 인간 남자를 사랑하기도 했었지." "그 인간과의 사랑에서 낳은 아이는 세상에게 배척받았다네. 신의 자식이라는 사실을 그만큼 무거운 법이지." "신의 사랑은 말일세. 인간과 달라. 끝없이 크고 밀려드는 사랑이 조건이 없다네." "그래서 신의 아이는 사랑을 너무나도 잘 알았어. 그래서… 스스로 불타 죽었다네."
돌아오는 성자, 레닐. 스스로를 불태워 태양의 불을 밝혔던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자네는 그만큼 복에 넘치는 사랑을 받을 준비가 안 된 것은 아니겠나." "그렇기에. 신명을 못 받았을 수도 있지." "사랑받기 싫어하는 자에게 사랑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니 말야."
>>43 "내. 이름. 텐추. 이 사람. 데온." "어허. 텐추. 그렇게 나를 소개하면 되겠나?"
남자는 슬쩍 팔을 빼어들더니 우스꽝스럽게 손을 휘둘러 인사합니다. 꼭 귀족을 흉내내기라도 하려는 것 처럼요.
"아론 공국 제일검.데온 이르단 로젤로스 자작이라네. 이리 보여도 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이름이지!" "자랑질.작작.해."
텐추의 거대한 손이 데온의 머리통을 후려칩니다. 데온은 아프단 것 처럼 머리통을 매만집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 어린 새에게서 마력의 냄새가 진하게 나서 말이지." "이런 느낌은 이놈이나. 나정도 되는 녀석밖에 없거든."
카이의 눈에 푸른 알갱이와 같은 마력들이 보입니다. 둘 다, 아주 정갈한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마력을 가졌다면 제국에서도 한 이름 하는 기사로 보이는데. 그래서 작은 새는 뭐 하는 사람?"
>>44 에반은 마차를 타고 로이크덴 황성으로 갑니다. 황성의 일부분. 로이크덴 최고의 수재들이 거거하는 곳. 그리고, 그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설 수 있는 로열가드의 자리는 절대로 쉬운 자리가 아닙니다.
"전원! 전력을 다해 덤벼라!"
모두가 짙은 오러를 두르고 있는 오러 유저들입니다. 에반의 감으로는 대충 오러 익스퍼드 수십. 그리고 몇몇은 마스터의 경지도 넘보는 것 같습니다. 어림잡아 상대는 수십. 그러나, 오직 맞서는 사람은 단 한 명.
푸확, 라이노겐의 창, 카이니아의 팔을 뚫고 창이 솟아오릅니다. 완전한 흑색의 모습을 띈 창을 들고 오직 한 자리에서 고고히 상대를 기다리고 있는 기사.
쐐기 진형의 기사들이 카이니아에게 돌진합니다. 거의 완벽한 연계로 먼저 양쪽에서 다가오는 검격을 한 팔로 쭉 뻗어 두 검격을 막아내고 창의 틈새에 검을 끼우곤 힘차게 휘두릅니다. 맨 앞의 두 기사가 쐐기 진형을 방해함과 동시에 카이니아의 팔에서 백색의 오러가 폭발하듯 튀어나갑니다. 하지만, 기사들 역시 만만하지 않은지 순식간에 두 개의 창이 오러를 두르고 찔러옵니다. 그런 오러를 맨 몸으로 튕겨낸 그녀는 한 걸음 물러나며 손을 들어올립니다.
"전원 휴식!"
그 말에 모두 차렷 자세를 취해 인사하곤,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카이니아의 눈이 에반을 바라봅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과연 누군가에게 주어져야만 하는가? 사람은 어느 곳에든, 어떤 방향으로든 조금씩은 사랑을 표현하고 있네. 아이를 바라보는 어미의 표정, 음식을 바라보며 탐내는 아이의 눈빛.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은 아주 조금씩이지만 사랑과 관련이 있다네." "아이가 싫다면 눈길조차 가지 않겠지. 음식이 맛이 없다면 그것을 탐하지 않겠지. 아주 사소한 행동에서도 사랑을 느낄 수 있다네. 자네가 나를 도와주는 것도, 그리고 내가 자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도 아마 사랑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나." "꼭 연인간의 감정, 부모간의 감정만이 사랑이 아니라네. 조금씩이나마 느끼는 호감과, 따뜻한 목소리. 그 모든 것이 사랑의 일부라네."
신명(5/10)
알렌은 자신이 알던 사랑의 개념을 전면으로 부정당합니다.
"왜 자네는 사랑을 울타리에 가두고 보려고 하는가? 여신은 자네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고 있는데 말이야." "왜 여신의 사랑이 이 세상 모든 곳에 퍼져있다고 하겠는가? 왜 유즈네의 신도들이 처음 보는 사람들조차, 병든 사람들조차 안으려 하겠는가? 그 이유를 알면 자네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걸세."
우스울 정도로 과장되게 하는 인사는 광대가 귀족을 따라하는 것처럼 보였다. 익살꾼으로 보였으니 그런 것일까 생각했는데.. 나는 눈을 깜빡였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데온이라는 남자, 자작님을 보았다. 데온 이르단 로젤로스, 아론 공국의 제일검. 나는 순간 멍해진 정신을 부여잡았다. 그는 그냥 익살꾼이 아닌 진짜 귀족이었고, 텐추라 불리운 남자가 부정하지 않은 채 자랑질 하지 말란 것을 보니 거짓말은 아니었다. 아주 정갈한 색채의 마력들이, 눈앞을 채웠다. 나는 멍하게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휘휘 저었다가 몸을 바로 세웠다.
"저는 안데르센 스핏스베르겐이라고 합니다. 편히 '카이'라고 불러주셨으면 하고..그,"
잠시 말을 멈췄다가 눈을 도록도록 굴렸다.
"여행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애송이 모험가에 불과합니다아.. 불 피우는 것만 좀 하는 마술사일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