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공격은 정확하게 적중했다. 메이비의 움직임을 시작으로 범인은 순식간에 몸이 묶였다. 하지만 마킹까지는 조금 힘들었던 것일까. 모두의 공격이 닿기 전에, 서하가 메이비를 빠르게 밖으로 전송시켰고, 그 덕분에 몸이 멈춰있던 범인은 모두의 공격에 제대로 명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 엄청난 공격과 밀어붙이는 파워에 범인은 순식간에 충격을 입었고 커다란 비명소리와 함께 한쪽 무릎을 꿇었다.
"...네..네 녀석...용서...못...용서...못..."
하지만 이어 서하의 손가락이 가볍게 퉁겨졌고, 페인트 통 하나가 그대로 쾅 하고 떨어져서 범인의 머리에 충돌했다. 그 때문에 범인은 가볍게 바닥에 쓰러져버리고 말았고, 이어 서하는 다시 손가락을 퉁겨서, 모두를 안전하게 착지시켰다. 땅바닥에 바로 착지를 시켰기에 모두가 다치는 일은 없었다.
ㅡ수고했어요! 모두들!
ㅡ....수고했어요.
범인이 기절한 탓일까. 지금까지 감춰져있던 것들이 모두 눈에 보였다. 보이지 않던 차량도, 정말로 거대한 크기로 설치되어있던 일부 풍선들도, 그리고 사다리 차들도... 권주의 능력이 발동되고 있었기에, 사다리는 계속해서 내려오고 있었고, 사다리가 전부 내려오면 이제 범인을 체포하면 될 일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esFKPSlBrQ&t=
하지만, 사다리가 전부 내려오는 순간, 갑자기 근처의 골목에서 누군가가 뛰어나왔고, 단번에 점프해서 사다리로 올라갔고, 기절해있는 페인트 차림의 범인을 붙잡았다. 그리고 단번에 들쳐맨 후에, 다시 사다리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는, 정말로 건장한 크기의 누군가였다. 검은색 헬멧을 쓰고 있어 그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내 기계음이 모두의 귓가에 들려왔다.
"꽤나 실력이 좋군.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칭찬해주지. 하지만 이 녀석은 넘겨줄 수 없다. 애석하게도 아직 써야 할 곳이 있으니 말이야. 아. 이러면 조금 뜬금없나?"
이어 그들의 앞에 서 있는 이는 잠시 말을 끊은 후에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기계음을 다시 발동시켰다.
페인트 통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는 범인을 삿대질하며 깔깔 웃는다. 뭐야, 저거 그 나홀로 집에 나오는 범인들 같지 않았어? 다시 찾아오는 익숙한 감각에 무사히 바닥에 착지했다. 지은은 내려오는 사다리를 기다렸다. 어서 체포하고 이번 사건도 나이스!하게 끝내버리자. 그러나 그런 지은의 기대에 무색하게도 누군가 훼방을 놓았다. 지은은 말도 안된다는 듯 인상을 팍 찡그리고 소리쳤다.
"델타...? 늘 궁금했던 건데 무슨 수학 기호에요? 혹시 다음에는 '엡실론'이 나오는 건 아니죠?"
진지한 분위기를 잔뜩 초친다. 조용히해 지은아!!! 너가 아무리 입딜 전문이라도 그건 무리가 있어!
기껏 쓰러뜨려 놓았더니 검은색 양복과 헬멧을 쓴 의문의 남자가 등장해서 범인을 들쳐맸다. 사다리에서 내려오더니 꽤나 실력이 좋다면서 한가롭게 칭찬이나 한다. 덤으로 저 사람을 넘겨줄 수 없다는 말까지. 허, 이 세상 모든 범죄자들을 체포하고 싶으면 누군지 모를 이에게서 허락을 받아야하는 건가? 실소가 입밖으로 비집어 나왔다. 그러니까 저 남자가 R.F.F 소속의 델타인 모양이다. 이번 사건의 범인은, 저 사람이 배후에 있었던 것인가.
적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재빨리 구슬을 던져 델타의 헬멧에 맞추려고 하였다. 이런 것의 명중은 자신있다. 많이 해봤으므로. 명중했으면 나는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곧바로 손가락을 퉁겨서 헬멧을 폭발시켰다. 내 신체가 닿은 적 있는 물체에 다른 것이 닿으면 그것을 폭발시킬 수 있으니까. 어디 얼굴부터 보자.
풉, 꼴 좋네. 페인트 통에 머리를 맞는 것이 어딘가 찰리채플린의 무성 코미디 영화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입을 가리고 웃으려다가 일부러 범인에게 들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리내서 픽,하고 공기 빠지듯이 웃는 소리를 내며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한 남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델타라니, 누군지는 중요치 않았고, 일단 그가 거의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려 한다는 것이 더더욱 중요했다.
" 가지 마세요! "
다솔은 손을 뻗어 델타를 얼리려 했다. 범인 체포 -> 실적 올리기 -> 승진 -> 월급 인상 이라는 완벽한 계획을 깨트리게 둘순 없다...! 애써 이 말을 삼켜냈다.
모두가 한창 전투를 벌이고 있을 당시, 자신의 방 안에서, 자신이 만들어놓은 비밀스러운 방 안에서 민경은 중계되고 있는 장면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아무리 봐도 자신이 준비한 범죄자 쪽이 밀리는 분위기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한심하다는 듯이 조용히 목소리를 이었다.
"...정말로 한심하기 짝이 없네. 정말로... 이미 예상한 거지만 말이야."
이어 그녀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 계단을 통해서 어디론가 올라갔고 그 계단 너머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자신이 운영하는 장난감 가게의 안이었다. 이어 그의 앞에는 누군가가 서 있었다. 그것은 건장한 체격의 사내였다. 그 사내를 바라보면서 민경은 이야기했다.
"어서 와. 딱 시간대로네."
"그거야 불렀으니 말이지. 무슨 일로 불렀지?"
"응. 별 거 아니야. ...슬슬, 풀어줄 때인 것 같아서 말이야. 내가 지시한 내용은, 풀리게 되면 기억하게 될 거야. 그러니까..말이지.."
이내 민경의 두 눈이 푸른 빛으로 반짝였다. 그러자 그의 앞에 서 있는 이는, 몸을 움찔했다. 그리고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잠시 후 씨익 웃는 표정으로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 암시를 풀었어. 평범하게,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암시를 말이야. 기분이 어때?"
"...언제 느껴도 이상하지 않군."
"슬슬 가도록 해. 지시한대로 말이야. 아마 예정대로 이뤄질거야."
"...그렇다고 한다면 내가 그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괜찮은건가?"
"괜찮아. 들켜도 괜찮아. 어차피...들킨다고 해도 상관없어. ...이제와서는 말이지. 어차피 월드 리크리에이터의 행방도 확실해진 이상... 우리가 지금 안 가는 것은 움직이기 전에, 그 연구원들부터 제거하기 위함이고, 위치를 알아낸 이상 더 이상 숨길 이유도 없어. 물론 들키면 조금 계획이 틀어지겠지만 그건 그거대로 괜찮아."
"...그렇군. ...그럼 가도록 하지."
"응. 부탁할게. 매형."
메이비가 서장실의 문을 열었을 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보이는 것은 텅 비어있는 사무실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