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세연 후배의 가문은 머글 사회에서도 영향력이 빵빵한 명문가라고 들었다. 어렸을 때 참여했던 과학캠프를 주최했던 그 기업도..., 사실은 세연이네 가문이 운영하고 있더랬지. 그렇다 쳐도 지금 이곳은 분명 명문대로 유명한 국립대학일텐데, 재단의 영향을 받는 사립대학이라면 그렇다손쳐도. 머글 사회에서 이 정도라면 마법사들 사이에서는 세연 후배의 가문은 도대체 얼마나 깊이 뿌리내려 있는 것일까.
"그래도... 이런 곳에 있어도 괜찮아? 일반인-아니, 그러니까 머글들에게 들킬 수 있을텐데."
자신은 머글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일까, 아니면 마법사의 관점으로 보는 것일까. 마법사 사회에서도, 머글 사회에서도 완벽히는 녹아들지 못하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더이상 확언할 수 없어졌다.
"뭐?"
'죽었다'는 단어에 멈칫한다.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것만 같다.
"방금, 죽었다고 했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발언에, 재칫 확인을 한다. 죽었다니, 아니 어째서. 죽기엔 너무 젊은 나이잖아, 나보다도 어린 후배였잖아. 죽었다니, 네 형편에 병에 걸렸다면 어떻게든 고칠 정도의 재력은 있었을 테고. 그럼 사고인걸까? 언재, 어디서, 어떻게.
머리가 새하얘지지만, 그 뒤에 오는 말은 더더욱 충격적이다. 가문 내에 이어져오는 비밀스런 의식을 위하여 자신의 피붙이를 희생시킨다. 현실성 없는 이야기다. 비밀 컬트조직에 대한 공포가 한참이었던 90년대 공포 영화에서나 봐왔던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 자신은 말하는 초상화와 대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성을 따져 봤자 뭘 할까. 게다가- -애원하고 소리쳐도 믿질 않던 쓰레기들 날 보고 거짓말쟁이라고 손가락질했던 쓰레기들 눈이 없던 뇌가 없던 둘 중의 하나일 그 이기적인 쓰레기들- 타인이-그것도 학교 후배가!-마음 속에 담아놓았던 비밀을 들었는데 불신하고 냉소하는 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대접이 얼마나 쓰린 지 경험으로 알고 있었으니까.
한 참을 침묵하다, 입을 연다.
"...신성한 의식이라니, 사람의 목숨을 대가로 하는 의식이 어디 신성하다는 지 모르겠네." ".....세연 후배."
그림에 다가가 최대한 눈을 맞춘다. 세연에게 보이는 지애의 얼굴은, 마치 용서를 비는 사람같다. 그리고 그 다음에 새어나오는 말도, 가장 단순한 사죄의 표현이다.
"미안해."
네 끝을 함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초대를 받았을 때 갔어야 했는데. 그 곳에 있었더라면, 무언가 바꿀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곳에 널 혼자 두고 와서 미안해. 알고 있었는데. 마법 사회는 머글들의 박해를 피해 형성된 곳으로, 구상 때부터 닫혀 있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유전무죄에 무전유죄. 강자는 그렇게 자신의 가문에서 인신공양을 하고 있어도 들키지 않고, 약자의 의견은 묵살되는 그런 곳. 그런 곳에 세연 후배를, 영이를, 소담이를, 학우들 모두들을 두고 왔다는 것이 미안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네가 내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제멋대로 생각해서 미안해.
나는 아무도 내 도움을 필요하지 않는다고 믿었지만, 그것이야말로 아집이었다. 사실은 알고 있었다. 꼭 세연 후배같이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도 마찬가지였다. 순혈주의자들에게 차별받는 수많은 머글출신 마법사들, 순혈 가문에서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스큅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많았다. 세연 후배가 아니어도, 언제나 많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을 터였다.
내가 싸우는 걸 그만 둔 것은,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하냐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고 내가 겁쟁이라는 사실에 모든 관계가 있었다. 그래, 내 자신이 치루게 될 댓가가 무서웠다. 그래서 그만 둘 핑계를 필사적으로 찾았다. 그렇게 내린 결론이 '아무도 내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그 딱한 변명이었다. 그 뿐이었다. 네가,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도.
>>541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네넹 좋아여 캡께서 갑자기 추가하지 말고 시트스레에 먼저 올려달라고 하셨으니까,월요일날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앗 아님 금토일 진행 끝나고서 바로 올릴까여?? ^-^♡ 핫 맞아여 전교를 술렁이게 할만한 장난도 한번 캡께 여쭈어보아야겠슴다!!
여러분이 잡담을 즐기는 것과 선관을 짜시는 건 정말 좋아요, 정말 좋은데... 음... 일상 구하는 사람이 있을 땐 답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계속 무시 당하면, 누구라도 기분 좋지 않을테니까요. 못 봤을 수도 있지만 계속적으로 그러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또, 잡담에서 다른 사람들도 낄 수 있도록 가볍게 해달라고도 말씀 드렸지만.. 잡담을 천천히 읽어보면.. 거의 캐릭터 간의 '관계성' 내용에 치중되어있는 게 많습니다. 이것은 AT필드로 이어질 수 있는 지름길로 보입니다.
선관은... 반드시 선관이 필수인 게 아니에요. 당장, 저만 해도 NMPC들 중 그 누구도 선관을 짜고 있지 않으니까요. 그렇지만, 이미 대다수의 캐릭터가 관계를 다 짜고, 그것에 맞춰서 썰을 풀고.. 모르는 사람은 그것에 끼어들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다수의 캐릭터가 선관과 그 선관에 의한 관계성으로의 잡담이 지속되다보니, 스레주인 저도 캐릭터간의 관계, 썰 등을 다 캐치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학교입니다. 학생들이 많이 있죠. 각각의 이야기가 다르고,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선관이 필수인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모르는 학생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잡담도 그렇고 대부분 관계성으로 많이 치중되어서 끼어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문제는 제가 더 스레에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고, 먼저 제대로 말씀드리지 못한 게 가장 큰 것이겠지만요. 미숙한 스레주이기 때문에 더더욱 대처를 더 잘해야 했을 거에요. 정말로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해당 문제로 불만글이 웹박수로 올라왔어요. 저희 스레 참가자가 아닌 분이 보더라도, 이것이 AT필드로 이어질 수 있게 비춰지는 건 확실한 문제입니다. 또한, 저희는 이미 예전에 AT필드 관련 건으로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었죠? 그리고... 음... 다른 문제도 더 있는데 이건 제가 해당 판을 정주행 하고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