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 야호 안녕하심까!!!!!!!!! 넵 크게 힘들지는 않슴다 아마 제가 평소에 너무 안 움직이고....((이게 원인 1순위일ㄹ듯)) 어제 늦게 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심을 안 먹어서 그런 것 같아요 에너지 충전하면 괜찮아질 것 같슴다!!!!!!!!! ^∇^
인간은 아둔하고 또 멍청해요- -다들 눈이 멀어버렸냐고, 아니면 귀가 먹었냐고, 아니면 뇌가 멈춰버렸냐고. 목이 쉬도록 소리질렀지만 대답해주는 이는 한 명도 없었더랬고- -미치광이라니, 정말로 미친 짓을 보아야 알지, 거짓말쟁이라니, 진짜 거짓말쟁이를 보아야 알지- -아이야, 잊지도, 용서하지도 마려무나- -내가 죽인 시체가 걸어다녀요- -Be the change you want to see in the world. 너 자신이, 네가 세상에 원하는 변화가 되어야 한단다- -아빠가 사랑하는 그 곳은- -음지에서, 악습은 습하게 쌓여만 가고, 유전무죄에 무전유죄, 그에 반하는 사람은 철저히 묵살되는 곳- -내가 원하는 변화는- -나는 너희에게 화평을 주러 온 것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Calamity strikes.”
빠져있는 앞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발음으로, 이갈이도 채 마치지 못한 소녀는 중얼거렸다. 비밀 기지의 백열등 아래에서, 소녀의 머리에는 너무나도 커다란 고글의 검은색 편광 렌즈가 잠자리 눈알처럼 빛을 발했다. 아하하하하,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어린 소녀의 앙칼진 웃음이, 판자를 대어 만든 네 사람만의 비밀 기지에서 울려퍼졌다.
“아 근데… 나 많이 놀랐다.” “왜 또.” “아니, 네가..... 너무…. 생각했던 것보다 정상이길래.” “아, 그건 또 무슨 소린데-" “-요즘은,화평이니 검이니 진리니 그런 말은 안하데?” “-크흡.”
한 손으로 믹스커피를 들이키며, 다른 손으로 지도교수님 드릴 커피를 타고 있던 지애의 등이 미세하게 떨리고, 종이컵에서 커피가 흘러 넘친다. 절망감과 수치심의 만화적 표현인 게 아니다. 소위 말하는, 깜박이도 없이 훅 들어오는 공격에 사레가 들려 버린거다.
“크헥, 켁, 야, 그건 어렸을 때 일이었잖아.” “-야, 그러는 너는 흑역사 없는 줄 알아?“
터져 나오는 기침 사이로 항의해 보지만, 블루투스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건 끅끅거리는 웃음소리 뿐이다. 이 자식, 노린 것이다. 노린 게 분명하다. 2년만에 학부과정을 마치고 1년만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는, (자칭) 물리학계의 떠오르는 신예, 권지애 연구조교는 친구의 한마디에 정수기에 의지해 잔기침을 토해내는 처치로 전락하고 말았다.
친구. 그래,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 살던 강씨네 쌍둥이. 마법 사회에서 생활하는 동안, 혹시나라도 새로운 거처가 ‘그들’에게 발각될까봐 연락할 수도 없었던 기간동안, 너무나도 그리워했던 친구들이다.
“아 그건 이제 됐고.” “됐다니, 전화 바꿔. 내 말 아직 다 안 끝났어-“ "강인한이랑 나, 지금 네 기숙사에 들어와 있다?” “…..미친놈들.”
기억했던 것 만큼이나 완벽한 친구들은 아니었다. 그동안 나는, 나의 순진하고 평화롭던 유년시절을, ‘그 일’이 있기 전의 시절에 대한 동경을 너희에게 오롯이 투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희는 손에 닿지 않는 유년기의 이상 따위가 아니라 사람이었고, 너희도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가-드디어, 끝내, 마침내-재회하던 순간 바로 깨달았다.
“아니 너넨 또 여길 어떻게 온 거야, 너희 서울 살잖아. 그거 따지고 보면 주거침입인 거 알아? 내가 혹시라도 신고하기로 하면 너네 감방간다? 이거 진짜로 미국에서는 총 맞아도 할 말 없는 짓이고-“ “-어떻게 왔긴,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KTX 타고…..” “지금 그걸 물어본 게 아니잖아!”
서로의 변화한 모습에 맞춰 가야만 했지만,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너희도 사람이었지만 너희는 좋은 사람들이었다.
너희는 날 만났을 때 놀랐다고 했다. 어린 시절 놀던 친구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져 있었고, 그 친구가 살던 집에 찾아가려고 해봐도 그 집이 있던 자리에는 담쟁이가 우거진 막다른 골목밖에 없었다고. 내가 살던 다니던 학교에서 나의 존재는 이미 ‘모두들 기억하지만 사실은 없었던 아이’라는 요지의 괴담이 되어있었다고 했다. 그런 나를 너희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주었고, 난 그걸 감사히 여겨야 할 텐데-, 마법이 주도하는 세상에서는 과학이 그립고, 어렸을 적 살던 고향집이 그립고,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야만 했던 어릴 적 친구들이 그립곤 했다. 과학과 기술이 주도하는 세상을 택한 지금, 지애는 마법이 그립고, 떠나온 모교가 그립고, 부모님과 동생이 이따금씩, 하지만 사무치게 그립곤 했다.
자신이 졸업식을 마치고 나온지 5년, 지팡이를 꺾은 지 5년, 가족의 품을 떠난 지 4년이 지났다.
마법 사회를 떠난 이유는 단순했다. 그러한 애증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 괴로웠기-아니, 아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권지애는 괴롭다고 포기하는 인간이 아니었다. 최소한 지애는, 그렇다고 믿고 싶었다-그래,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상시 계속되는 감정노동은 자신의 인생에 너무나도 비효율적이었고, 지애는 이 무의미한 에너지 소모를 그만두기로 결정했을 뿐이었다.
자신이 속했었던 그 사회를 증오했지만, 그만큼이나 그 곳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을 사랑했다. 그랬기에, 한 때는 그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외롭게 외쳤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만의 아집이었다.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것을 깨닫자 모든 게 명백해졌다.
그렇게나 오랜 기간 동안 갈망했던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질적인 감정이었다. 어쩌면 권지애라는 인간의 인생에 있어서 처음으로 느껴 보는 감정일지도 몰랐다.
가족과 친구들과 연락은 끊은 이유는 좀 더 복잡했다. 지애는 아직까지도 자신이 두고 온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했다. 그럼에도 연을 끊은 이유는 ‘미안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견딜 수 없던 세상에 그들을 버려 두고 온 것이 너무나도 미안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네 생각일 뿐이었다. 그들은 네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잘 살고 있었다. 이젠, 네가 잘 살기만 하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