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은 물론이고 새훈 역시 메이비를 바라보면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새훈은 곧 태연하게 그녀의 말에 반론을 던졌다. 그것은 참으로 여유롭고 여유롭기 그지 없는 목소리였다.
"그것을 증명할 방법이 있긴 한가요? 후훗. 데이터가 남아있나요? 나가는 기록이 2번 찍혀있다는 기록이라던가, 혹은 제가 거기서 안 나오고 버티고 있었다는 거 말이에요. 저를 범인으로 몰 거면 그런 증거는 있어야겠죠? 하지만 있나요? 있을리가 없는걸."
".........."
그 말을 들으면서, 오진은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이어 메이비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느꼈지만, 오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뭔가를 말하지 않고 꾹 참으면서 입을 다무는 모습. 이어 그의 입술에선 피가 천천히 흘렀다. 아무리 기다려도, 기다려도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조차 생각을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어 새훈은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애초에 그 논리가 통한다고 칩시다. 하지만, 어째서 이 사람이 저를 감싸줄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지금 이대로 가면 자신이 혼자서 다 뒤집어쓰는데 저를 보호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나요? 안 그런가요?"
"........"
그 말에 오진은 눈을 꽉 감고, 자신의 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것은 마치..무언가를 잡는 것 같은 행동이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오진은 참으로 괴로워보이는 표정 그 자체였다.
".....아..........란아..."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만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새훈은 피식 웃으면서 다시 아롱범 팀 멤버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자. 어느쪽이건 증명이 가능한가요? 제가 관여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은데. 후훗. 어떻게 했는진 모르겠지만, 이 바보 같은 경비원이 방 전체를 얼린 것이 참으로 한탄스럽네요. 나갈때의 기록 기기가 남아있다면 제가 바로 나갔다는 사실을 증명했을텐데. 그걸 떠나서, 애초에 이 사람이 저를 감싸줄 이유라도 있는건가요? 이대로 계속 입을 다물면 혼자 체포될텐데 말이에요. 후훗. 자백하는 이를 잡아야지. 생사람을 잡으면 됩니까? 형사님?"
//이번에 반론의 포인트는 둘 중 하나만 증명하면 됩니다. 자신이 관여했다는 증거, 혹은 오진이 새훈을 감싸고 자신이 혼자 체포되려고 하는 근거. 물론 증거물이 없다고 한다면..가설을 제시하고,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되겠죠.
메이비의 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어 서하는 메이비의 통신에 이런저런 것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직접 모두에게 통신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의 말은 이를 빠드득 가는 듯한 목소리였다.
"김아란. 오진 씨의 딸이네요. 일단 정보를 알아볼게요. ...그리고 이것이 중요한건데, 민새훈. 그 사람에 대한 자료가 도저히 나오지 않아서, 여러가지로 좀 더 찾아보고 찾아봤어요. 얼굴의 자료라던가, 그런 것들을 토대로 말이에요. 그리고, 하나를 알았어요. ...그 사람. 가명이에요. 본명은 신해문. ...A급 익스퍼. 그리고... 과거에...아동유괴사건을 벌이고, 참극을 저지른 장본인. ...그 당사자에요. 얼굴을 토대로, 추적을 한 끝에 알아냈어요. 그 사람은....."
".....형사..님...."
서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진은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어난 후에 아롱범 팀의 근처로 달려왔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아래로 숙였다. 그리고 눈물을 아래로 뚝뚝 떨어뜨리면서 이야기했다.
"제발...제발..부탁입니다! 저 사람에게서, 저 악마 같은 이에게서...!! 제 딸을...제 딸을 구해주십시오..! 제 딸 아란이가...아란이가....."
"....하아. 여기까지인가. 꽤 압박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하하하하!! 이렇게 직접 말하면 더 어떻게 말할 수도 없잖아? ...하아..정말, 짜릿했는데 말이야."
새훈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것은 방금 전까지 젠틀한 모습이 아니라, 엄청나게 위험한 느낌의 사내의 모습이었다. 이어 서하의 말이 다시 모두에게 전달되었다.
"...정말로 위험한 범죄자에요. ...과거, 어린아이들을 최면으로 데리고 온 후에, 그 아이들을 모두, 스스로 자살을 하도록 유도했다고 하는 기록을을 가진 범죄자...!"
그들의 앞에 있는 범죄자. 새훈. 아니 해문은 키득거리면서 웃어보였다. 이어 참으로 싸늘한 목소리고 곧 그 자리에 이어지기 시작했다.
"재밌었어. 반가워. 아롱범 팀. 그 팀에 이지현이라고 있지? 잘 있을지 모르겠네. ...하하하하하!! 옛날에 아주 제대로 폐인으로 만들었는데 용캐도 형사 생활하나봐? 아무튼 그런 것은 되었고...말이야. R.R.F라는 곳에서 좀 일을 크게 만들어서 문제를 일으켜달라고 해서...말이야. 그래서 나름대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 중 한 아이의 아버지가 이 사람이더라고? 그래서 조금 이용해봤어. 최면으로 조종해서 일을 저지르게 하는 것도 좋지만...그러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볼 수 없잖아?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서 단수를 내고, 괴로워서, 정말로 괴롭고 괴로워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최고였어. 경비원 아저씨. 하하하하.."
"..제발...제발 부탁입니다...제 딸을...제 딸을 돌려주세요! 당신이 하라는대로 하지 않았습니까...제발..!!"
"돌려줄지 말지는 내가 정해. ...그래도, 제법이야. 나름대로 증거는 없앴다고 생각했는데... 나를 특정하는 증거는 안 남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든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 칭찬해줄께. 익스레이버.."
씨익 웃으면서 그는 박수를 짝짝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싸늘한 눈빛으로 아롱범 팀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