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라... 뭐, 조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귀찮긴 하지만 할 수 없죠."
일단 서하는 앨리스의 요청에 따라서 키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고 하윤 역시 키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이어 곧 대충의 자료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자료를 하윤이 서하에게 전달했고 서하는 그것을 대원들에게 알렸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경비원의 멤버에요. 저래보여도 에이스인 모양이네요. 업계에선 꽤 알아주는 모양이에요. 일단 그 이외의 기록은 보이는 것이 없어요. 일단 1달 전부터 수자원공사와 계약했고 그때부터 오후~밤 시간의 경비원으로서 일하고 있다는 것 같아요. 일단 이쪽에서 조사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예요."
별 내용은 없다는 듯이 서하는 말을 끝냈고 다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이어 앨리스는 물탱크와 파이프를 바라봤지만 정말로 꽁꽁 얼었다는 사실 이외에는 알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참으로 딱딱하게도 얼어있기에, 두들겨도 쉽게 깨지거나 하진 않을 것 같았다. 덧붙여서 물탱크와 파이프에는 파손 흔적이 없었다. 말 그대로, 얼려버린 것 뿐이었다.
한편 호민은 모두를 바라보면서 정보를 하나 더 제공했다.
"일단 혹시나 해서 수자원 공사 쪽에 협박전화 같은 것이 들어오지 않았나...라고 물어봤지만, 딱히 그런 것은 없다고 하더군. 즉, 범인의 목적도 알 수 없는 상태야. 어째서 갑자기 이런 단수 사건을 냈는지도 말이야.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지. 일단 자네들. 여기서 더 할 것이 없다고 한다면 1층에 있는 경비원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는 것은 어떻겠나? 그 사람도 일단은 그 날에 여기서 근무를 선 모양이니 말일세."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듯이 호민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다른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가만히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지은이 방 안을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작은 손전등을 발견하였다. 일단 증거이기 때문에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두고 근처로 다가가 자세히 관찰하였다. 저것만은 얼지 않았다. 적어도 누군가가 사건 발생 이후로 한번 더 왔다 갔거나 범인이 실수로 두고갔거나.
"이 사건 이후로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이 누구라고 하셨죠? 그리고 저 손전등 어디서 본 적 있으신가요? 아까부터 떨어져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순간 가장 의심스러운 사람은 그 경비원이었지만 지은은 냉정해지기로 했다. 능력은 확실히 미심쩍은 구석이 있었지만 이 곳에 들어올 방도가 없어 보였다. 어쩌면 공범이 있을지도 모른다. 일단 이 주변을 제대로 살펴보자. 지은은 얼어붙은 방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기로 했다.
월하의 요청에 서하와 하윤은 각각 민새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서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그리고 하윤은 다른 경찰조직의 협조를 얻어서 이런저런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한편 그와는 별개로, 지은은 좀 더 주변을 세심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특별히 눈에 보이는 것은 없었다. 방 안은 아주 제대로 얼어붙어있었고,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이어 새훈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지은의 물음에 대답했다.
"이 현장을 제일 먼저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저예요. 일단 제 생각엔 그래요. 아무래도 당시에 당직을 서고 있었던 정직원은 저 밖에 없었고, 저는 물이 안 나온다는 것을 아침 7시에 확인하자마자 바로 이 장치가 있는 곳으로 내려왔으니까요. 그리고 손전등...글쎄요? 어디서 본 것 같은데...잘은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런 것은 보통 어두운 곳을 밝히거나 할 때 쓰는 거지 않나요?"
잘 모르겠다는 듯이 세훈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두 어깨를 으쓱했다. 정말로 짚이는 것이 없는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진 알 길이 없었다.
한편, 조사가 끝났는지 서하에게서 통신이 모두에게 들려왔다.
"일단 데이터베이스에 그런 사람은 없어요. 즉 익스퍼가 아니라는 이야기겠죠. 이건. ...그리고 이것이 의외인데 그 사람에 대한 기록이 없어요. ...그러니까..어쩌면 특별히 남아있을만한 것이 없어서..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는데... 그러니까 정말로 잡히는 것이 없어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뭔가 이상한 느낌이네요. 이거. ...어쩌면 못 찾은 것일 수도 있으니까...일단 귀찮긴 하지만 조금 더 찾아볼게요. ...정말... 보통은 하나 잡히는 것이 있는데 아무것도 안 잡히다니.. 이거 참.."
정말로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서하는 투덜대면서 다시 작업에 들어갔다. 그것은...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1층 팀 - 유혜&앨리스
"있어요. 에이스. 경찰도 에이스가 있잖아요? 그와 마찬가지에요. 경비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간단한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순찰도 돌고, 수상한 것에 대한 보고서도 써야하고 수상한 사람이 오면 바로 붙잡아야하고..그런 일들을 해야하거든요. 그리고..아마 그런 것은 아닐 거예요. 물이 흐르게 하는 것도 일단 기기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니까. 이른바 펌프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파이프가 멀쩡하다고 해도 기계가 얼어버리고 물이 얼어버렸다면...사실상 그 시간이 맞다고 봐야 할 거예요."
앨리스의 말에 하윤이 차분한 느낌으로 대답했다. 아무래도 그쪽의 가능성은 일단 없다고 봐도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실제로 기계가 얼고, 물이 얼어있는 것은 확인했으니까.
한편 1층으로 올라간 두 사람은, 경비원인 오진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오진은 그 둘의 모습은 제대로 보지 못했는지 침울한 표정으로 사진 한 장을 손에 쥐고 바라보고 있었다. 몰래 다가가서 본 그 사진에는, 오진의 모습과 어린 아이. 유치원 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 사진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다가, 오진은 둘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면서 사진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으면서 둘을 바라보았다.
"아...아아..혀, 혀, 형사님. 아. 안녕하십니까. 그...수..수사는 잘 되어가고 있나요? 그, 그러니까. 그게.. 새벽 3시..아..! 네..! 새벽 3시!"
정말로 놀랐는지 그는 말을 더듬으면서, 그리고 살짝 눈치를 보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살짝 시선을 회피하면서 둘의 물음에 여전히 말을 더듬으면서 대답했다.
"그게...그냥 이곳에서 일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잠깐.. 근처를 순찰하기도 했지만, 특별히 보이는 건 없었습니다. 자리를 비웠다고 해도 5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고.... 애초에 이 근처에만 있었기 때문에.. 뒤를 자주 확인하기도 했었고..그..발자국 소리도..들리진 않았습니다. 그러니까..그게...그러니까..그러니까... 그... 들어온 이는 없었습니다. 수상한 이도 없었고요. 그..그러니까..이, 이걸로 대답은...되었습니까? 형사님? 그..그..죄..죄송합니다. 그러니까..형사님과 이야기 하는 거..익숙하지 않아서..그게.. 그러니까..죄송합니다."
지은은 세훈을 슬쩍 흘겨보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다시 물탱크를 보았다. 일단 민세훈도 처음 발견한 사람이니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손전등의 모양을 자세히 눈에 새기고 증거라는 표시를 해두었다. 지문 검사를 위해 지문을 조심스레 채취하였다. 그나저나 밤에 왔다면 돌아 갈때는 어떻게 돌아간 것이지?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텐데. 누군가와 함께 온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그리고 칠칠맞게 이 곳에 손전등을 두고 간 것도 수상했다.
"서하 선배, 이 곳에 손전등이 떨어져 있어요. 범인이 두고 갔거나 그 후에 누군가가 더 온 듯 한데... 일단 검사 부탁드려요."
그리고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더이상 없어보였다. 지은은 뒤를 돌아 민세훈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걸린 사람 좋은 미소는 그녀가 민세훈을 의심한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그런 미소였다.
"힘드시겠어요. 혼자 당직이라니. 보통 밤까지 남아서 무슨 일을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자연스럽게 대답을 유도하며 떠본다. 이정도라면 세훈도 특별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복잡하다. 의심되는 사람은 일단 2명. 경비원과 민세훈. 둘이 공범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다. 지은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 번 더 내부를 훑어보다가 이제는 세훈을 보았다.
"정말 완벽하게 밀실이네요. 지금 상황에서는 아직 알 수 있는게 없어 보여요."
능청스레 대화를 유도했다. 이 곳을 얼림으로써, 그러니까 단수를 하면서 범인이 얻는 이득이 무엇일까. 일단 민세훈과 대화를 하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