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이 대원인가? 정말로 찾는 것을 보면 서하 군도 그렇고 우리 딸도 그렇고 대단하단 말이지."
이번에 새로 온 대원에 대해서 나는 정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엔 30대인가. 꽤 나이가 있군. 그렇다면 그만큼 경력도 있다고 봐야겠지. 능력은, 일종의 강화계열인가. 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자료를 보고 데이터를 보았다. 딱히 이상할 것은 없었다. 솔직히 면담을 할 필요도 없을 듯 하지만... 그래도,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지. 지금 상황이라던가,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말이야. 그에게도 일단 기본적인 자료는 갔겠지만, 그것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일단 그에게는 지금 하는 일이 전부 끝나면, 내 방으로 오라고 지시를 해뒀다. 그리고 아마 슬슬 오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면서 나는 책상에 앉아서 나름대로 근엄하게 앉아있었다. 사실 이미지를 챙기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서장이니까. 그리고 요즘 때가 때고.. 사실은...
"...목이 몰라서, 뭔가를 할 기운도 없군."
물이 끊긴지 2일째다. ...음료수가 있어서 일단 그것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이대로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대체 어쩌다가 물이 다 끊긴건지.. 참으로 당혹스럽기 그지 없는 일이었다. 다른 대원들은 괜찮을지 그야말로 걱정이었다.
확실한 것은...그다지 좋지 않은 징조가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물이 갑자기 끊긴다니. 그것도 원인불명으로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분명히 뭔가가 있을 거야. 틀림없이... 그리 생각하면서 일단은 조용히 그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이름이..이설리스였나...?
"그래. 맞네. 내가 바로 강이준일세. 자네가 이설리스인가? 사진과 똑같이 생겼군. 일 잘하게 생겼어. 허허허."
문이 열리고 보이는 남성의 모습. 그것은 틀림없는 내가 사진으로 본 이설리스. 그의 모습이었다. 역시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 그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고, 내 자리 바로 앞에 있는 의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입을 열었다. 당연히 계속 서 있게 할 순 없으니까. 특별히 길게 말할 것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쪽이 나도 편하니까. 솔직히 상대를 서게 하고 말하는 상사는 인기 없잖아? ....나는 내 부하들에게 자비롭고 인자하게 보이고 싶다 이 말씀이지.
"자리에 앉게나. 여기가지 온다고 수고가 많았네."
이어 나는 자리에 앉았고, 책상에 쌓여있는 수북한 서류 중에서 그에 대한 서류를 꺼내면서 그것을 살펴보면서 이야기했다. 일단 확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할 테니까.
"S급 익스퍼. 능력은...음..뭐, 그리 중요하지 않지. 그런 것은. 능력 보고 뽑는 것도 아니니까. 허허. 아무튼, 여기까지 온다고 고생이 많네. 음료수라도 마시겠나? 요새 성류시가 대규모 단수라서 물이 안 나오니 목이 말라서 버틸 수가 있나. 도데체 왜 이렇게 단수 사태가 일어난건지 답답하기 그지 없단 말이야."
그 덕분에 운동도 지금은 못하고 있었다. 운동을 한 뒤에는 수분 섭취가 필수인데, 그것조차도 못하고 있으니.. 이것 참... 아무튼 두 손을 모아 책상 위에 올린 후에 그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어 이야기했다.
"그래. 일단 기본적인 자료는 갔을 거라고 생각하네. 일단 자네의 말을 들어보도록 하지. 자네는 지금 우리 팀의 상황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
>>623 일단 기본적으로 R.R.F나 그런 것들..그리고 그들의 목적이라던가..그런 것들도 다 기록되어있다고 봐도 됩니다. 일단 스토리에 실린 것은 다 적혀있다고 봐도 좋습니다. 물론 R.R.F의 리더가 누구냐라던가...스레주가 레스로만 밝힌 사실은 적혀있지 않지만요.
사실 일을 잘하게 생긴것은 아니지만...이라는 뒷말은 삼키며 특유의 잔잔한 미소로 응대했다. 그리고는 안내된 의자에 앉고선 서류를 뒤적거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이윽고 이어지는 음료수의 제안에 "괜찮습니다" 라고 짧막하게 말한뒤 반개한 눈을 서류쪽에서 이준쪽으로 옮겼다.
"솔직히 말씀을 드리자면... 저같은 보조형 익스퍼는 이미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품안에서 작은 유리병을 꺼내어 책상위에 소리가 안나게 내려놓았다. 유리병의 안에는 별빛으로 빛나는 크리스탈이 빼곡하게 들어있었다. 마치, 은하수처럼.
"드시겠습니까?"
갈증 해소에도 도움이 될겁니다. 라고 덧붙인뒤 코르크 마개를 가볍게 돌려서 열었다. 찬란히 빛나는 결정들에게서 눈을 떼고는, 담담히 이때까지 있었던 팀 아롱범의 사건들을 나열했다. . . .
"자네는 무슨 말을 하는건가? 말하지 않았나? 능력을 보고 뽑은 것이 아니라고 말이야. 난 자네의 능력은 관심없네. 그저, 자네의 경찰로서의 능력을 볼 뿐.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팀은 위험한 사건을 많이 전담해서 말일세. 후훗. 그리고 괜찮네. 자네의 능력으로 추정하건데, 그건 자네의 피로 만든 것이겠지? 나에게는 줄 필요 없네. 못 버틸 정도는 아니니까. 음료수도 있고 말이지."
이어 나는, 보란듯이 냉장고를 열어서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 안에는 일단 많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음료수가 들어있었다. 일단 물 공급이 끊긴거지. 아예 물을 못 사거나 그런 것은 또 아니니까. 일단 다른 곳에서도 나름 지원을 해주는 모양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 중에서 음료수 하나를 또 꺼낸 후에 그것을 벌컥벌컥 마시고서 반 쯤 남은 캔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꽤 많이 읽고 왔군. 역시 기본이 되어있는 친구야.
"다른 도시들보다 훨씬 위험하다뿐인가? 솔직히 익스퍼가 범죄를 저지르는 시점에서 그 위험도는 배가 되지. ...거기다가 지금은 R.R.F라는 것들도 설치는 모양이고 말이야. 일단 2명은 체포하긴 했지만 그 뒤로 얼마나 더 있을지도 모르는 일일세. 일단 감마라는 이가 있는 것 같지만 아직 발견이 안 된 상태고.. 그들은 지금 우리들을 저격해서 노리고 있지. 그리고 계속해서 사건을 내면서 리크리에이터를 발동시키려는 모양이고 말일세."
리크리에이터. 정말로 대처가 불가능해질 정도의 사건이 일어나거나 할 때, 익스퍼가 아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문제가 된 사건에 대한 기억을 싹 지워버리는 장치. 그것을 계속 발동시키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나는 확신했다. 그렇게 하면 SSS급 익스파. 월드 리크리에이터가 발동을 하게 되니까. 그것을 찾을 속셈이겠지.
"...어쩌면 지금 일어나는 단수도, 그들의 입김이 닿았을지도 모르지. 그냥 감이라서 확실하진 않네."
이 정도의 스케일. 만약 이것이 누군가가 일으킨 사건이라면... 그렇다고 한다면 역시 그들이 관련되어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며 나는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꽤나 당돌한 대원이라고 생각하면서 작게 웃음을 보였다. 위치를 특정하기 위한 것이..아닐까라.. 그 사실을 우리 대원들 중에서 모르는 이가 있을까? 그 사실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나를 시험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당돌하다는 첫인상은 그다지 차이가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음료수를 다시 한 모금 마시면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감이 나쁘길 빈다..라는 말에 이어서, 멋진 것을 보여준다는 말에 나는 호기심을 보이면서 말했다.
"멋진 것인가? 허허허. 그래. 뭘 보여준다는 건가? 꽤 당돌하기 그지 없네만,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니 그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도록 하지."
무엇인진 모르겠지만, 저렇게까지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이 뭔가가 있으리라 확신하면서 나는 나름대로 기대를 해보기로 했다. 만약에 기대 이하라고 한다면... 뭐, 어쩔 수 없는 것이지. 내가 기대한 것이 잘못인 거니가.
약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맺은뒤,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을 다시한번 되짚는다. 생명의 근원을 건드리는 이질감과 구토감을 느끼며 반개한 눈을 완전히 감았다. 그렇게 잠깐 시간이 지났을까, 천천히 왼쪽 손을 심장쪽으로 가져다 대었다. 눈을 감고있어 알 수 없지만, 아마 자신의 심장부근이 빛나고 있을것이 틀림 없었다. 심장박동이 천천히 잦아들고 이윽고 완전히 멈췄음을 느낄때 심장에 가져간 왼쪽 손을 앞으로 뻗었다.
소중한 무언가가 뽑히는 느낌이 온몸을 관통한다.
그리고, 감긴 눈 사이로 찬란한 별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운치 있지 않습니까?"
흉터 투성이의 손 끝에는 그와 대비되는 찬란한 별이 서장실을 가득 채우며 떠있었다. 이것에 이름을 붙이자면- 그래. '지상의 별'이 아닐까.
무엇을 보여주는가 했더니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행동으로 보았을 때, 그리고 그의 말을 들었을 때, 대충 무엇을 했는진 알 수 있었다. 찬란한 별이 떠 있는 것이 보이긴 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진 알 수 있었다. 별.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의 능력에 대해서는 알 수 있었으니까. 아마도 이건...오버 익스파 계열이라고 봐도 좋겠지.갑자기 뜬금없이 별이 나올리도 없고, 그는 지금 피를 뽑지도 않았으니까.
그에게는 참으로 실망스러운 반응일지도 모르지만, 운치를 느끼진 못했다. 오히려, 조금 걱정스러웠다.
"자네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진 알겠네. 하지만, 그거, 자네에겐 괜찮은건가? 지금 자네가 손을 댄 곳. 그곳은 심장 부분일세. 자네의 능력을 생각했을 때, 그것이 좋은 상황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 별을 보여주고 싶은 자네의 마음은 알겠다만...나에게 있어서 별은, 저 하늘에 떠 있는 별로 충분하네. 자네의 능력으로 그렇게 만들 필요는 없네. 특히 자네의 능력을 생각한다면 말일세."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확실하게 나의 생각을 밝힌 후에, 나는 조금 더 진지한 느낌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들었으면 하네. 허허허. 물론 내가 강요할 순 없네만... 그저 서장으로서, 아니, 강이준이라는 익스퍼로서의 말로 기억해두게. 일단은 마음은 고맙네. 그리고, 내 딸에게는 그것을 보여주지 말게나. 아주 난리가 날걸세."
누구보다도 타인의 건강을 걱정하고 민감한 하윤이가 본다면, 그것은 난리로 끝나지 않겠지. 그렇게 확신하기에 당부하듯이 나는 그에게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