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있는 곳은, 성류시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아니, 떨어졌다기보다는 구석에 있는 납골당이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지금 내 앞에 있는 비석을 보기 위해서이다. 이곳에는 내가 사랑하는 여성. 그녀가 잠들어있다. 물론...그에 대해서는 조금 여러가지로 복잡하지만, 아무튼 이곳에 비석을 세웠다. 거기에 쓰여있는 이름 세 글자를 바라보면서 나는 이를 꽉 악물었다.
그때의 일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하윤이를 지키기 위해서 꼬옥 끌어안던 너의 모습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내가 지금까지 재혼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는 전부 그녀를 잊을 수 없어서다. 하윤이를 잘 부탁한다는 그 말. 자신이 더는 일어나지 못하더라도, 하윤이만큼은 잘 지켜달라는 그 말. 그 말 한 마디가 아직 내 가슴 속에 박혀있다.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리고 피를 토할 것만 같았다. 왜... 왜... 너여만 했을까. 차라리 내가.. 내가 너를 대신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분하기 그지 없는 이 마음, 슬프기 그지 없는 이 마음. 억울하기 그지 없는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손에 쥔 하얀색 국화로 만들어진 꽃다발을 조심스럽게 비석의 앞에 내려놓았다. 사실은, 다른 사람들처럼 납골함을 만들고 싶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여러가지로 복잡한 사정이 있으니까... 그리고 사실, 이 위치도 하윤이는 모른다. 하윤이는 자신이 어릴 적에, 성류시에 살았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으니까. 그렇기에.. 하윤이는 자신의 어머니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이 성류시에 이렇게 비석이 세워져있다는 사실도 모른다.
언젠간 밝혀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아직 때가 아닐지도 모른다.
"언제쯤, 그 애에게 이야기하고 하윤이와 이곳으로 올지 모르겠어. ...네가, 너무 보고 싶고, 네가 그토록록 사랑하던 우리의 딸. 하윤이를 데리고 오고 싶은데...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해."
아직은... 그래... 아직은... 언젠가 데리고 올 때가 올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다시 한번 그녀에게 사과를 표하면서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피라도 흐르는 것일까? 피 특유의 비릿한 맛이 입가에 번졌다. 그 비릿한 맛을 애써 삼키면서 나는 조용히 비석을 바라보았다. 오로지 너를 그리며, 너를 생각하며... 그리고 너를 바라보며...
"보고 싶어. 정말로... 언젠가, 내가 그곳으로 가게 되면 보게 될까?"
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며, 오로지 내 눈앞에 있는 비석. 그 너머에 있는 아내의 모습을 그렸다. 정말로 보고 싶기에... 보고 싶기에...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도저히 잊혀지지 않는 그녀이기에...
"안녕하세요 권주씨." 그러고보니 자신이랑은 처음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던가요? 라고 생각하고는 나름 타미엘이랑 비슷한 표정을 지으려 하다가 권주가 건네는 스마트폰을 보고는....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쪽은 완전히 맛이 갔고(다시 들어갔을 때 되찾아서 형체는 구분할 수 있다) 다른 쪽도 영 좋지 않아서..
"미안하지만 한쪽 눈이 잘 안 보여서.. 스마트폰을 보는 게 무리예요." "제 스마트폰도 전화밖엔 잘 안 쓰게 되었네요.." 음성인식으로 소리 설정 같은 게 있으면 괜찮겠지만요.. 라고 말하고는 기대하지도 않았다는 듯 고민합니다.
"누구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요.." 적어도 약국까지 가면 거기부터 경찰서까지는 몇 번 시뮬레이션 해 본 터라 눈 감고도 갈 수 있거든요. 라고 말하고는 약국 마크가 박힌 비닐봉지를 흔들거려 바삭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약이 가득 들어있는 것 같지만 그건 무시하도록 합시다.
으음... 리크리에이터님 = 하윤이 어머님 이란 가설이 맞다면 어머님의 시체가 없어서 임시로 묘비만 세워둔건가...? RRF에서도 위치를 찾는다는 둥의 말을 한 거 보면 리크리에이터의 능력을 가진 본체가 이동을 할 수 있는 상태란건데 파동만 존재한다면 위치라고 집어낼 게 없을테니... 실험의 결과가 신체 자체에 능력을 부여하게 된 것이라면 하윤이 어머님의 유골이나 뭐 그런 게 다른 이의 손을 통해 RRF에게서 도망치고 있다고 볼 수 있을....(아무말
어서 오세요! 유혜주! 흐음..흐음...하지만 그 가설이 맞으려면 월드 리크리에이터=하윤이 어머님이라는 결론이 나오게 되죠? 그리고 차민경은 그 동생이고 말이에요. 하지만 어제 올린 독백을 보시면 알겠지만 월드 리크리에이터의 동생의 이름은 차유나였답니다! 자..이건 어떻게 설명을..!(??
근데 이게 유리랑 유나의 독백 시간대를 몰라서... 어쩌면 차민경이랑 하윤이 어머님이 그들—유리나 유나—중 하나의 딸이라거나 할 수도....? 그렇게되면 리크리에이터 = 하윤이 어머님이란 가설은 깨지겠지만 노래소리가 익숙한 이유는 보통 자장가는 자기 어머님에게서 배우니까 하윤이이 어머님이 듣고 자란 자장가를 하윤이에게 불러주셨을 수도 있고..., 사실 이 가설은 너무 막장 드라마 같아서...(흐릿) 이건 그냥 소설이라 생각합니다...(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