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성공하면 된 거잖아요! 역대 초능력자의 자료를 분석하고, 그것을 데이터로 변환해서, 제 뇌에 주입하는 실험..! 그리고, 당신들이 말하는 그 [익스파]라는 것을 제가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잖아요! 월드 리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그 힘을 제가 쓸 수 있게 되었는데 무슨 실험이 더 필요해요!"
"그래. 너는 확실히 성공했어. 그것에 대해서는 축하한다고 말해둘게.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너 하나로 만족할 순 없어. 네가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하면..."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들이 [익스파]라고 불리는 뇌파를 방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힘으로 세계를 바꾸고 개변할 수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 힘이 위험하기에, 지금의 나는 구속구를 차고 있다. 이 구속구가 있으면 마음대로 내 힘을 쓸 수가 없다. 내가 힘을 쓸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원할 때 뿐. 그래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실험이 성공했으니 내 여동생이 이제, 더 이상 그런 끔찍한 실험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유나가 더 이상 그런 고통스러운 실험을 안 받아도 되니까. 하지만, 저들은 나만으로 만족하려고 하지 않았다.
유나에게도 계속 실험을 해서 나와 같은 힘을 만들겠다는 그 욕심이 추잡하기 그지 없었다. 당장에, 당장에... 어떻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구속구가 채워져있는 나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분노하고 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절망스럽고 피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저들의 추잡한 욕망에, 욕심에, 슬픔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차유리. 네가 무슨 말을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아. 너는 성공했지만 네 동생은 아직 성과가 나오지 않았어. 그러니까 너는 당분간 조금의 더 실험을 해보고, 유나는 계속해서 실험을 받게 될 거야. 그것이 이 나라를 위한 길이야. 힘들겠지만 버텨줬으면 해."
"...웃기지 마..! 웃기지 마! 뭐가 나라를 위한 길이야! 아직 어린 아이인데..! 이런 실험을 계속해서 받으면 버틸 수 없단 말이에요! 유나는! 지금도 얼마나 힘들어하는데! 그래서 제가 꾹 참고 더 받아온건데..!"
"네가 뭐라고 말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아. 우리는 실험을 계속하고 성공을 만들 뿐이야. 우리가 널 탄생시켰듯이 말이야."
그 말을 남기고서, 연구원은 나가버렸다. 문을 잠궈버린채... 당연하지만 유나는 지금 방 안에 없었다. 아까전에 끌려나갔으니까. 문을 열기 위해서, 잠긴 문을 두들기고 또 두들겼지만 문이 열리는 일은 없었다. 울음소리를 내면서, 소리를 지르면서 문을 두들겼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힘을 써보려고 해도 쓸 수 없다. 구속구가 내 힘을 억제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그렇기에...
"....으아아아아아아아!!!"
비명을 지르면서 절규하는 목소리를 내는 수밖에 없었다. 저 잔혹하기 짝이 없는 악마들의 손에서 유나를 구하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가 성공했는데..성공했는데..어째서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거야. 내가 지금까지 받은 것들을 전부 생각하면서 떠올렸다. 그것을 유나가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어. 나도 몇번이나 구역질을 하고 피를 토했는데. 그걸 그 어린 애가...
"도와줘요...아무나 좋으니까 제발 도와줘요. ...정말로 도와주세요."
"......."
"......!"
얼마나 그렇게 울부짖고 있었을까.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고개를 올려보니,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 사람은...그 사람은....
"...손 괜찮니? 피가 흐르는 것 같은데..."
"당신과는 상관없어요. ...내버려두세요... 부탁이니까."
이 연구소에서 나를 가장 걱정해주는 사람. 그 사람이 왜 이곳에 온건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저 사람도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문을 두들기다가 피가 흐르는 손을 감추려고 하면서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이런 모습.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 그렇게 이를 꽉 악물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방울이 뚝뚝 아래로 떨어졌다. 감추려고 해도 흐르는 것은 어떻게 막을 수가 없었다.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있기에 내 앞에 있는.. 경비를 서는 사람이 무슨 표정을 짓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귀가 막힌 것은 아니기에, 그 목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도와줄게. 내가."
"....네?"
"내가 도와줄게. ...그러니까 나가자. 여기서. 너의 여동생인 유나도, 그리고 너도 데리고 갈게. 유리야. 내가 너희들을 이곳에서 내보내줄게."
그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들어서 멍하니 바라보았다. 눈앞의 남성. 그는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언제나처럼...나를 향해 짓던 그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하면서 나에게 손을 뻗고 있었다. 그 손을 잡아도 될지 알 수 없었다. 나를 속이는 거라면..? 나를 속이는 거라면..? 불안한 마음에 손을 내밀 수가 없었다.
"믿어줘. 내가, 반드시 너희 자매를 여기서 나가게 해줄테니까. 나도 더는 이 상황을 두고 보고 싶지 않아. 내가... 내가 도와줄테니까 자유를 찾도록 해."
"......"
"그러니까 믿어줘. 유리야."
그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나로서는 구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를 믿고 싶었다. 그 말을 믿고 싶었다. 그렇기에 나는 손을 내밀어서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조용히, 조용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14살이 되었다. 새삼스럽지만, 역시 그 때 조금만 어울려주겠다고 한 센하의 발언은 거짓이었나보다. 3년 이상이 되어버렸는데 그게 '조금'일리는 없잖아? 가을이 찾아와 우리는 놀이터 근처에 앉을 수 있는 넓은 자리가 있길래 거기에 앉아서 보드게임을 하기로 하였다. 주사위를 굴려서 말을 이동시키는 평범한 보드게임. 그러나 오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보드게임. 처음에는 생산성 없는 보드게임을 해서 뭐하겠냐고 퉁명하게 중얼거리던 센하였지만, 지금은 묵묵히 주사위를 굴리는 게 영락없는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상 내 제멋대로인 판단.
"아, 이럴 때 2가 나오냐..."
센하는 자신의 말 바로 앞의 칸을 보며 아쉽다는 듯 중얼거렸다. 왜냐하면 그 칸은 주사위를 한 번 더 굴릴 수 있는 칸이었거든. 봐, 이런 거에 아쉬워하니까 즐기고 있는 거 맞잖아. 한숨을 쉬면서 말을 두 칸 앞으로 옮기는 그 녀석을 보며 나는 짓궂게 웃었다. 좋아, 그럼 내가 4를 내서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해주지. 라고 일부러 얄밉게 말하면서. 센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여전히 짓궂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주사위를 굴렸다. 자, 어서 4 나오라고. 4! 4! ...4...아니, 또 2다. 우와아...이러기 있습니까. 무슨 이 주사위에 콩신의 가호라도 내렸나. 자꾸 2가 나와. 센하를 슬쩍 보니...저 녀석, 가소롭다는 듯 조소를 짓고 있다. 저 자식...!! 나는 그 녀석에게 "웃지 마!"라고 비통하게 일갈하고는 말을 두 칸 앞으로 옮겼다. 빈 칸.
"...뭐, 어쨌든 다음 차례......가 아직 안 왔네."
아, 앞서 설명하기를 잊었다. 우리는 지난 여름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아빠 분은 경찰이시고, 엄마 분은 전업 주부이신, 외동딸이라는 여자아인데.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우리에게 성큼 접근해와 넉살 좋게 말을 걸어온 것이었다. 아이스크림이 넘쳐나는데 같이 먹겠냐면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냉큼 받아들였다. 그러나 센하는 역시나도 조금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내가 옆구리도 찌르고 아이스크림 먹고 싶지 않냐고 혹하게 만들려고 하기도 했고...아무튼 나의 갖은 노력 끝에 센하는 경계심을 풀고 아이스크림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 답답한 녀석. 아이스크림 한 번 먹게 하기 힘들더라고. 아무튼 그렇게 그 뒤로 그 아이는 우리 둘과 같이 다니게 되었고, 금방 친해졌다. 아, 참고로 센하의 본래 정체는 모른다.
"음~료~수! 배달 왔습니다아!"
그리고 지금 온 아이가, 그 아이다. 타나카 카에데. 우리와 동갑이다.
"오오, 수고했어. 내가 주문한 건?" "있었답니다! 자, 성재의 코카콜라!"
카에데는 밝게 웃으면서 손에 든 두 음료수 사이에 끼우다시피 한 코카콜라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붉은 기가 살짝 도는 갈색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허리까지 오는 상당한 길이의 머리카락이다. 무겁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 내 몫인 코카콜라를 끌어왔다. 카에데는 음료수를 양손에 든채로 자기 자리에 앉았다. 나이치고 앳된 얼굴에 꼬리가 살짝 올라간 눈매의 주황색 눈동자. 음, 솔직히 말하자면 예쁘게 생겼다. 응. 객관적으로 보자면.
"자, 센하 거! 아무거나 사오라길래 환타 사왔어!" "무난하네."
센하는 무심하게 환타를 받아들었다. 그래도 카에데는 기쁘다는 듯 히히 웃었다. 그 아이의 손에 남은 음료수는 칼피스였다.
"아무튼 주사위 굴려, 카에데. 네 차례야." "응? 벌써? 앗, 알겠어!"
네 차례라고 말해주니 카에데는 고개를 갸웃하다가도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주사위를 집어들었다. 칼피스는 옆에 내려놓고 주사위를 두 손으로 감싸더니 "좋은 거 나와라"라는 말을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반복해서 몇 번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눈을 번쩍, 신의 계시를 받은 듯 기합을 넣으며 주사위를 바닥에 굴렸다. 카에데의 주문 같은 중얼거림의 기운을 받아 과연 얼마나 좋은 게 나올까, 하며 코카콜라의 뚜껑을 따며 바닥에서 구르는 주사위를 바라보았다. 내 분석에 따르면 여기서 제일 좋은 숫자는 3, 나쁜 숫자는 2이다. 나는 계속 주사위를 바라보았다. 센하도 묵묵히 주사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여기서 카에데가 제일 열심히 주사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대하는 눈빛을 하면서. 그리고 나온 숫자는...
"...엣, 2."
카에데는 시무룩해하며 어깨의 힘을 뺐다. 나는 멍해졌다. 또 2다. 정말로 콩신의 가호인가요. 정말로 콩신의 가호냐고요. 지금 당장이라도 콩드립을 치고 싶었지만 일본인인 센하와 카에데가 이에 대해 알고 있기는 하나 싶은 생각에 관두었다. 아무튼 카에데는 말을 들어서 두 칸 앞으로 옮겼다.
"아무튼! 이제 다시 센하 차례네! 나처럼 나쁜 거 나와라!" "시끄러워."
센하는 무뚝뚝하게 대꾸하고는 주사위를 굴렸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 즐겁게 보드게임을 즐겼다. 이 앞에 기다리고 있을 비극은 전혀 모른채...
○
"살인 사건이요...?"
모여들은 사람 중 한 명을 잡아서 상황을 물어본 나는 대답을 듣고 그대로 되물었다. 잠깐만. 사람들이 모여든 자리 앞의 저 집은...
"...누가 죽었는데요?"
대답이 들려왔고, 조마조마하던 나는 숨을 삼켰다. 눈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었다. 타나카 하루토, 타나카 마유미 그리고 타나카 카에데. ...타나카 일가가 몰살 당했다.
그 뒤로 센하도 만날 수 없었다. 나...새벽에 그 녀석 봤던 것 같았는데.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입을 틀어막으며 어디론가로 급하게 향하는 그 녀석의 모습을. 봤던 것 같았는데. 기분탓이었을까.
.....(동공대지진) 콩신 다이스는 함정카드였단 말인가...! 아..아니..근데..센하 주변에선 왜 이리 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나요?! 그리고..아무리 생각해도 저것은... 저것은..음..네.. 좋은 징조는 아닌 것 같군요. 센하가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면 말이에요.
제가 하는 일은 위키에 스토리 추가적 부분이랍니다. 스레주로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그리고 다음 사건도 조금 정리해야하고 말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스케일 큰 사건은 아이디어가 막막 떠올라요. 물이 공급되지 않는 사건이라니! (엄지척)
260After case - The edge of a precipice
(1861337E+6)
2018-02-05 (모두 수고..) 14:22:34
너는 언제나 그렇게 홀로 벼랑 끝에서. 벼랑 끝으로.
"울은?" "...출근했어." "그 애를 그렇게 그냥 보냈어?" "말려도 소용 없었어. 너도 알잖아, 걔 성격." "......젠장..." "......"
너무도 담담한 리키의 말에 프레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 사이로 짙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리키도 속으로 같은 숨을 내쉬며 거실 소파에 몸을 묻었다.
방금 전까지 울프의 집에 다녀온 리키의 상의엔 검붉은 피가 한줌 던진 것처럼 번져 있었다.
"왜...도대체 왜, 고작 그 때문에!"
프레이가 분한 듯 슬픈 듯 북받치는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감정 덩어리 그 자체인 외침은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에 반해 리키는 한없이 조용했지만 얼굴에 떠오른 표정은 프레이의 외침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안쓰러움, 안타까움, 슬픔, 어이없음, 분함...
그 감정의 화살이 향하는 끝은 당연하게도 울프였다. 그들의 말은 뭐 하나 귀담아 듣지 않는, 제 몸 귀한 줄 모르는, 어리석은 한 여자 때문에 두 남자는 속이 까맣게 타다 못해 바스라져 내리고 있었다.
"하아...!"
욱 하는 기분에 프레이가 깊은 탄식을 터뜨렸다. 어떻게 해도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그녀가 이곳에 경찰로 남아야 할 이유는 없을진데, 어째서 남으려 하는 것인가. 왜 자신들의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 걸까.
사실 이유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납득하고 싶지 않을 뿐인, 멍청한 사랑 때문에 그녀가 자신들과 함께 가지 않으려는 그 사실을 이해하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전날 밤, 돌아오자마자 현관에서부터 붉은 덩어리들을 토하는 그녀를 붙잡고 프레이가 참다 못 한 말들을 터뜨렸었다. 리키가 그녀를 부축하며 프레이를 제지했었지만 막히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발악하듯 외쳤다.
"네가 그렇게 아파해도 그 사람은 한번 찾아오지도 않았어. 네가 사건에 지친 채로 돌아온 후에도, 연락 하나 없어! 봐! 그런데도 너는 도대체 무엇이 좋아서 여기 있겠다는 거야! 이제 있을 이유도 없잖아, 돌아가서 네 부모님이랑, 우리랑 같이 행복하게 살면 안 되는 거야? 저번에 그랬잖아.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다고."
현실 그 자체를 들이대며 돌아가자 갈구하는 프레이를 보며, 그녀가 비릿한 숨 사이로 말했었다.
"내가, 내가 좋아서 그래. 연락 한번 없어도, 찾아오지 않아도... 그냥 좋아하니까 그런다고..."
너까지 날 괴롭게 하지 말아줘, 제발.
힘없는 손이 프레이의 옷깃을 잡았다가 놓았다. 그 바보 같고도 가슴 아픈 말에 프레이는 망연해졌고, 리키가 그녀를 부축해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밤새 앓던 그녀는 아침이 되자 너덜한 몸을 이끌고 출근했다. '그 사람'이 있을 그곳으로.
"이해할 수 없어,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아! 너를 위해주는 것 같지도 않는 그런 인간이 뭐가 좋다고 매달리는 거야. 뭐가, 뭐가 널 그렇게 만드는 거냐고...그렇게...아프게..."
혼자 닿지 않을 외침만을 반복하던 프레이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꼴사납지만 지금은 그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프레이는 울고, 리키는 그 옆에서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입술을 짓씹었다. 피가 맺힐 정도로.
"......"
불 꺼진 거실의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서, 맹수의 것을 닮은 금빛 눈이 서늘한 안광을 빛내었다.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어긋난 톱니바퀴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선 무슨 수든 쓰겠다 생각하는 한 사람과 그저 슬픔에 잠긴 한 사람의 시간은 그렇게 속절없이 흘러만 가고 있었다.
>>259 추리적 요소까지 끼어든 스토리라서 스토리 정리라든가 짜는 것이라든가 상당히 힘들 거라 생각해요...센하주는 엄두도 못내는 일..(._. ) 대단해요 레주...!! 언제나 감탄해요! 정작 저번 이벤트에서는 추리부분에 많이 참가하지 못했지만.....(무한점)(추리물 매니아는 웁니다)
...화, 확실히 물이 공급되지 않는 사건은 큰일이네요..!!(동공지진) 씻는 건 어쩌고 빨래는 어쩌고 설거지는 어쩌고 애초에 밥을 못하고...아니, 이건 즉석식품으로 해결가능하다 치고 아무튼 근본적으로 물을 못 마시고...(흐릿)
>>262 사실 조금 힘들긴 해요. 짜는 것이라던가... 진상을 파악하게 하는 것이라던가.. 난이도도 너무 어렵게 하면 안되고, 일단 저 혼자 재미를 보면 안되니 어느정도 팁도 주면서 힌트도 주고... 하지만 사실 제일 힘든 것은 그거네요. 너무 완벽한 것에 집착하는 그런 거. 그냥 스레주는 상황극이고 픽션인만큼 완벽하지 않아도 그냥 재미있게 즐겼으면 하는 바에요. 이 스레가 스트레스 요인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스레주도 그냥 머리로 짜는 거라서.. 여러모로 구멍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런지라.. 으음..그렇다고 합니다. 네.
>>265 뭔가 레주의 고민이 묘하게 많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아니에요, 레주! 적어도 저는 엄청 즐기고 있는 걸요! 좀 궁예질을 해보자면(?) 다른 분들도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사건도 모두 훌륭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체포까지 성공했잖아요. 저는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레주의 스토리텔링 능력이라든가 진행 능력이라든가 말이죠. 그 퀄리티 높은 이벤트 뒤에 레주의 고민이 많이 들어간다는 걸 이번에 새삼 다시 깨닫는 느낌이네요. 레주가 말씀하셨던 걸 가져오자면, 전혀 스트레스적이지 않아요! 재미있어요! 저는 한편 레주가 스토리를 진행하시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레주도 즐기시기 위해서 익스레이버 스레를 이끄시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모두 즐겼으면 좋겠어요! 가볍게! 아, 말재간이 없어서 이렇게밖에 못 말하는 게 서럽네요 으아아 ;ㅁ;(제자신을 때린다) 결론은 모두 행복한 익스레ㅡ버☆스레가 되자는 겁니다! 유후!
>>266 아무래도 고민을 안할 순 없더라고요. 그냥 정해진 스토리대로만 짝짝 나아가면 편하긴 한데 그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런 것은 재미도가 조금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음..음..결론은 그렇습니다! 스레주도 그냥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한다라는 것만은 말하고 싶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면 정말로 다행이지만요! 저는 일단 여러분들이 즐겁게 즐기는 모습으 보면서 힘을 얻는답니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자..이제 Case 12니까.. 봅시다.. 앞으로 케이스 11개만 더 하면 끝이군요! 이제 진짜 50% 했네요. 정말로.
사건이 끝났다. 범인이 타고 있는 경찰차의 뒤꽁무니를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오토바이를 세워 둔 자리로 걸어 갔다. 갖은 피로와 부하가 한꺼번에 걸린 듯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 어젯밤에도 그저깨 밤에도 잠을 지세웠었으니. 하지만 이끌리는 것처럼, 비틀거리면서도 가족이 있는 곳으로 향하기 위해 오토바이의 시동을 건다. 병원 로비에 도착하자마자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수 없어 비상계단으로 뛰어올라간다. 5층 5161호의 개인병실,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었다. 떠들썩하게 서로 장난을 치고있는 강준이랑... 지연이. 기척을 눈치 챈걸까? 이쪽으로 돌아본다.
"아 오빠? 이제야 오면 어떻.... 화났어?" "...병실에서 떠드니까 형이 화난거잖아 권지연..." "엑? 아니아니, 그렇게 크게는 안 떠들었다고?"
___다행이야...
"그렇게 멀뚱히 서 있지 말고. 이쪽으로... 엇."
다짜고짜 지연이를 껴안아 버렸다. 당황했는지 어깨를 흠칫 떨었지만 다독이듯이 등을 토닥여준다.
"미안... 미안해..." "오빠가 왜 미안해 하는건데..." "미안해 정말..." " 이렇게 일어났잖아. 어떤 버섯머리 아저씨가 와서 고쳐줬으니까. 지금은 숨도 제대로 쉬어진다고! 의사쌤이 금방 퇴원해도 된다고 했어... 그러니까 울지마."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내가 바쁘지 않았더라면, 신경을 조금만 더 썼더라면, 만약 그 택배를 대신 받아줬더라면... 오만가지의 만약이 자꾸 떠오른다. 누워있을때 곁을 지켜주지 못해준것도 미안하고 미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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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엄청 깨네."
"그런 소리하지마..."
"하지만 니가 쓰러졌을때도 냉정하게 사무실로 가버렸었는데. "
"...하여간 너는 하나도 안 귀여워."
아 그래도 눈이 빨개질 정도로 울었던 건 좀 귀여웠는데, 그렇게 말하자. 얼굴이 새빨개지는 강준이.
하지만 나는 이해가 가는걸. 오빠도 그렇게 나가고 싶지는 않았을거다. 하지만, 마냥 슬퍼하는 걸로는 범인을 잡을 수 없었을테니까. 아마도 그저 침착한 척을 하고 있었을 뿐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