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는 여러가지 판단나면 사살 허가도 나는데 네가 한 짓을 생각해봐. 폭파테러에. 무작위 병원행까지. 어떤 교단의 가스테러나 다름없고 빼박 테러리스트네." 이 멍청아. 까지 피..피라고 말하며 경찰이 그래도 되냐는 권뭐시기에게(...) 히스테릭하게 말하고는 센하의 근처에 있으니. 센하를 보면서 가서 한 방 날리던가. 라고 말합니다. 네가 안하면 내가 뺏어서 채운다. 라고 말하고는-그렇게 날카롭게 말하긴 했지만, 실재로 그렇게 하진 않을 것이었습니다. 설마. 진짜로 그렇게 할 리가요.-팔짱을 끼고는 예의주시합니다.
앞으로 전송된 푸른 수갑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움켜쥐었다. 정신이, 어느 정도 든 것 같다. ...그러니까 난 모두를 죽일 뻔한 거구나. 자신까지 포함해서. 그래서 저지당한 거고. 정당한 것이었다. 공허한 눈빛인채,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 시말서나 통증은 아무래도 좋았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세웠다. 눈을 살짝 내리깔면서 권찬기, 증오스러운 원수를 노려보았다. 코미키 코우스케를 죽인 인간. 내 사촌동생을 죽인 인간.
"...젠장...그 녀석은 겨우 18살이었다고..."
쥐어짜듯 겨우 목밖으로 말을 꺼내 중얼거리면서 수갑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니까, 코우스케. 그 때 내가 말했잖아. 따라오지 않겠냐고. 그런데도 바보같이 고집이나 피우고. 멍청한 자식... 난...10살 때 진 신세도 못 갚았단 말이야.
무겁게 발걸음을 떼 권찬기에게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잠시 우뚝 써서 그의 머리를 향해 검지만을 편 손을 겨누었다.
"...역시 죽여야..."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죽일 수 있다고. 지옥에 떨어져야할텐데. ...아. 코미키 텐마. 너는 성공한 거야, 그 때. 자신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든지 할 수 있는 이기심과 무자비함. 코미키 토오야에게 그것을 심는 데에 성공한 거야. 그를 어두운 방에 갇히게 하고, 나가기 위해 고양이를 죽이게 하면서.
"......"
억지로 손을 내렸다. 역시 당신의 뜻대로는 싫단 말이야. 코미키 텐마. 그대로 천천히 걸어가 권찬기에게 수갑을 채웠다. 복잡한 표정으로.
"...다시는 엮이지 말자."
나지막히 중얼거리듯 말하고는 가는 듯 싶었다가도... ...성이 안 찼다. 테이저건을 냅다 꺼내 세 발 정도를 그에게 막 쏘았다.
사건은 어떻게든 마무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일단 병은 무사했고 범인도 어떻게든 제압이 되었다. 메이비도, 센하도... 어떻게 보면 후련하진 않지만 자신만의 결론을 냈을지도 모른다. 어찌되었건 더 이상의 피해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고, 성류시를 위협하는 괴사건도 어떻게든 정리가 된 듯 보였다. 하지만 사건이 끝난 후에 아롱범 팀은 힘이 쭉 빠진 상태였다. 아직도 S급 익스파는 익숙하지 않은 것일까. 편법이라면 편법이라고 할 수 있는 랭크업이 이뤄졌으니 당연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서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고 하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모두를 바라보았다.
언제나처럼, 김호민 경위가 그곳으로 달려왔고, 체포되어있는 찬기를 이송했고, 메이비가 확보한 병의 약을 이용해서 쓰러져있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적어도 사건은 그렇게 해결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바라보는 이가 있었다.
"...과연. 점점 성장하고 있군. 아롱범 팀. 허허허."
지하철 역 안 쪽에서 모두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아롱범 팀을 이끄는 팀인 서장, 이준이었다. 그가 어떤 이유에서 거기에 있었는지, 어떤 이유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는진 알 길이 없었다.
그저 그는 훈훈하게 웃으면서 안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지하철이 달리고 있는 곳을 향해서 나아갔고,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로 나아갔다.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그저 그의 손에는 하얀 국화꽃으로 만들어진 꽃다발이 들려져있다는 것 뿐이었다.
"...인사를 가야겠지. 너에게."
그런 작은 말을 중얼거리면서 그는 저 너머로, 너머로 모습을 감추었다.
Fin.
//사건은 무사히 해결되었고 스토리도 이렇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이후 사이드 스토리와 Case 12의 예고편이 올라오겠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지하철 역 내부에서 조용한 전화 통화 소리가 울려왔다. 요원 출신의 R.R.F의 멤버. 용성은 안쪽의 화장실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전화 너머에서 들려오는 말은 상당히 나른하기 짝이 없는 여성의 목소리였다. 다름 아닌 민경. 바로 그녀의 전화였다. 그녀의 목소리에 용성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무뚝뚝한 느낌으로 대답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일을 만들 겁니다."
"리크리에이터를 발동시키기 위함이겠지? 그건?"
"...그렇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일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면, 결국 리크리에이터가 발동하게 되겠죠. 그래서 확실하게 위치를 알아낼 생각입니다."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찾으려는 노력이 참으로 보기 좋아. 하지만, 절대로 무리는 하지 마. 그리고...우리 하윤이에게 피해가 가면 안된다는 것은 알지?"
"...노력하겠습니다."
전화통화를 뚝 끊으면서 용성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핸드폰을 꺼냈고 거기서 요원이라면 접속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했다. 그리고 리스트를 쭈욱 둘러보다가 어느 한 리스트에서 멈춰섰다. 이어 그는 피식 웃으면서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당신이라면 이 성류시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 가능하겠지. 조만간에 찾아가도록 하지."
피식 웃는 그의 주머니 속에선 S라는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보라색 액체가 들어있는 작은 유리병 하나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 안의 보라색 액체는 참으로 불길하게 빛나며, 그 존재감을..정말로 강하게, 강하게 보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