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앵전 ~ 시공이 멈춘 앵화성역 이벤트 진행중. (1페이즈 1/22 ~ 1/25) 자세한 사항은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95%B5%EC%A0%84%20~%20%EC%8B%9C%EA%B3%B5%EC%9D%B4%20%EB%A9%88%EC%B6%98%20%EC%95%B5%ED%99%94%EC%84%B1%EC%97%AD 를 참조해주세요.
그는 무심히 말하며 조용히 잠긴 것 같은 문의 문고리를 잡으려다가 벨트에서 조금 굵어 보이는 탄을 꺼내 장전했다. 송신기에선 여전히 커튼이 처진 창문이나 붉은 피가 튄 창 밖에 보이지 않아 내부를 확인하긴 어려웠으나 그는 조심스럽게 문고리에 총구를 겨누고는 라이플을 휘감은 천을 벗겼다.
푸른색 바디에 검은 총신- 충격을 조금이라도 흡수하는 나무재질의 개머리판과 그 개머리판과 보디에 금색으로 수놓아진 장식. 평범한 머스킷 처럼 보였으나 이 것의 장점은 다용도다.
공기가 빠지는 소리와 함께 문고리가 날아간다. 문이 열렸다고 생각하자 조금 긴장이 된 듯 그는 소매로 땀을 훔치며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갔다.
그 순간, 그의 정면에 문을 치즈조각 처럼 부수고 이어 그 마저도 뜯어먹을 듯 한 상어의 모습이 그에게 달려든다. 잇몸과 이빨에 남아있는 핏기와 살점이 그들이 추적하고 있는 환상종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였다.
흉악한 이빨과 주둥이가 서서히 닫히며 그 상어는 승기를 잡았다는 듯,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흑색일색의 눈동자가 세로로 가늘어진다.
그의 무심한 말에도 한순간 기 죽을 뿐, 그 분홍빛처럼 머릿속에는 삼백의 벚꽃나무가 만개해 있는것인지, 그것조차도 마냥 좋다면서 실없는 웃음을 흘려보인다.
곧 환상종이 있을거라 유추되는 방 앞에선 둘. 그 순간까지도 캐롤리나는 다른 객실과 창 밖을 기웃대고 있었다. 러셀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아보고싶어하는 것 같았다. 정말 쓸데없게도. 그런 모습만 보자면 그의 말마따나 단순한 꼬마다. 이런 그녀가 도움이 되기나 하는걸까?
"선배에."
그때, 문이 부서지는 소리와 거의 동시에 그렇게 한마디만을 흘리며 알폰스를 몸으로 들이받아 밀쳐내고는 등 뒤로 손을 가져다 댄다. 순식간에 검은 천이 펄럭거리며 날아가고, 조립되어 그 모습을 이루는 대낫. 승무원의 시체만 보아도 저 환상종은 사람을 능가하는 근력을 가지고 있을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선 방어- 가 상식적이나, 캐롤리나는 오히려 낫을 휘두르면서 맞방향으로 달려들었다. 정확히는, 그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면서 가르고 지나가려한 것이었다. 그녀가 가진 왜소한 체격의 몇 없는 장점 중 하나였다.
"이제 조오금 사신같죠오? 니히히-"
바닥을 차고 일어나 몸을 일으키고 자세를 잡는 그녀가 방금 나누었던 말을 조금 굴절시켜 되돌려준다. 거대한 낫의 자루가 바닥과 부딫히며 절그럭거리는 소리를 냈다.
헛기침을 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상어 환상종은 비틀 거리며 이리저리 몸을 부딫히다가 몸의 관절을 기괴하게 틀더니 점차 인간으로 변한다.
"비스트 쪽 놈이군요. 해양생물이라 특이합니다." "으.."
아리아는 무서운지 알폰스의 등에 꼭꼭 숨어 남자의 기행을 보기만 했다. 그 환상종은 회색 머리를 쓸어넘기더니 피에 젖은 셔츠를 털며 광소를 흘렸다.
"흐힛- 꼬마씨 강하네에- 꼬마씨 그거지? 교단의 사신. 안다고 저언부 알고있다고오- 꼬마씨 몸에 베인 피냄새가 보, 보통이 아니니까아-! 히극! 너희들 내 사회현상 실험을 바,바, 방해 할려는 거지이? 그치-! 그렇담 너희도 이 열차와 같이.. 주거어어어어어어-! "
피를 흘리며 스스로의 얼굴을 감싸던 그는 이윽고 다시 거대한 상어로 변하여 달려든다. 객실의 여유공간을 무색하게 하는 그 큰 몸집이 달려들자 좌석들이 으스러지며 파편이 사방으로 튀지만 알폰스는 가면을 고쳐쓰고 무심하게 한손으로 머스킷을 잡는다.
이윽고 울려퍼지는 총성. 밝게 빛나며 섬광을 남긴 탄환은 상어의 얼굴에 박히고 이내 살점이 타는 향과 함께 상어는 쓰러진다.
"상어의 코에는 로렌치기관이란게 존재합니다. 통상 수십킬로미터에서 피냄새를 추적, 구분이 가능하죠. 그러나 로렌치 기관은 전류에 민감합니다. 그게 상어의 약점이죠. 비스트를 상대할 때는 변하는 동물의 습성이나 약점을 응용하라- 좋은 걸 배웠군요."
까마귀는 방금의 빛을 갚았다고 생각하는지 으스대었으나 기차가 크게 흔들리자 얼굴에 당혹감이 어린다. 슬쩍 창밖으로 고갤 돌리자. 기차는 거대한 호수위의 다리로 진입하였고 환상종은 기회라는 듯. 마비를 풀고 인간으로 변해 창문 밖으로 뛰어든다.
"도망? 추하군요.. 어차피 멀리 도망가지 못-"
알폰스는 거기까지 말하며 창문너머를 지켜보지만, 갑자기 기차가 크게 흔들리더니 객차의 상부가 날아간다. 튀어오르는 나무파편과 공기중에 퍼져나가는 물보라. 아리아와 알폰스가 질겁을 하며 바라본 호수에는 거대한 예의 지느러미가 빠르게 회전하다가 다시끔 기차를 향해 도약한다.
"무식한 크기.."
원래의 크기를 선보이듯이 환상종은 굉음을 내뱉으며 객실을 집어삼키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며 공중에서 기차를 향해 낙하한다. 황급히 알폰스는 다시 탄환을 장전하지만.. 이번에도 캐롤이 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