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끝까지 제 성질 긁는 모습 보게, 누가 제 의견 못내고 살았다고 했나. 17년 생애에서 내 의지대로 흘러가지 않은건 단 한번 뿐이었다. 불, 불. 끝없이 타오르던. 하늘높이 타오르던. 순혈이란 말에 떠오른 건 단 한가지였다. 말이 나온지 언제라고 금방 귓볼이 뜨거워졌다. 네가 뭔데 단정지어, 네가 뭔데.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 뿐 말은 꺼내지 않았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몸이 떨려왔다. 당장 올 일이 아님에도, 언젠가 다가올 일에 불과함에도.
"적당히 하자. 찢어죽여도 시원찮을거같으니까. "
너 얘기하는거 아냐. 를 꼭 덧붙이는 걸 잊지 않고, 지긋이 노려다보며 지팡이 끝을 돌렸다. 생각할 수록 피가 거꾸로 솟아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아니 그만두기로 했다. 두렵다니 천만에. 나는 전혀 두렵지 않다. 愚民들을 누가 두려워하겠는가. 아무 정보도 제공된 바 없으니 방계는 전혀 두려워할게 없었다. 정작 두려워할 데는 따로 있으니 그의 시선은 어디에나 있었다. 언제든지 부수러 오겠다는 것마냥, 언제나, 뒤에서, 왜 그가 서방에 가지 않았는지 알고 있다. 내가 꼭 데리러올게요. 지금도 선연히 들리는것만 같았다. 지독한 새끼 어떻게 여기까지 쫓아오냐. 그렇게 ■■■■■■■. 고이 입안에 머금을 뿐 입 밖에 내뱉지 않았다. 제 분노를 드러내봤자 독이 되었다.
"할 얘기 대신 해줘서 고마운데 어디까지 도발할 셈이야. 그렇게 싸우고 싶어 너. "
밀려오는 감정에 소리가 떨려왔다. 지팡이를 네 쪽에 정면으로 겨누며 물었다. 난 정말이지 조절하고 싶었다. 더 이상 억누르는걸 유지하기 어려웠다. 더이상은. 무리였다.
>>899 와 진짜 여기서 동지를 또 한명 찾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음;;;하 칭찬스티커 백개드림 올 한해 통틀어서 가장 쩌는 반전일듯;;후 새로운거 ㅇㅈ합니다 썰 풀때마다 신선함을 느끼고 있어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초에 초기설정 엎을때부터 가시밭은 포기해서 말이져 ^-^*
>>90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거 진짜 비슷하게 얘기하면 영이 PK각 섭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완전 친근하게 말했죠 근데 듣는 영이는 소름끼쳐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08 아님 지금 걍 말싸움하다가 담에 모의전 뜨자로 마무리 짓고 담에 레쥬 계실때 함 뜨 어떠심?? 솔직히 경황상 진짜 둘다 주문쏘는게 제일 맞는 상황인거 같긴한데;;;;;;;;;;;;;;;솔찍히 지금 얘들 상황에서 바로 주문쏘면 쐇찌 교수님 찾아가구 그러지 않을 것 같지 않아여;;;;;;;?
>>91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다면 AU 끝나고 올려주세양 그때까지 얌전히 기다릴 자신 있음미다 '^'* 에에이 영주 독백 퀄리티 좋은거 다 알고 있으니까 그런 말씀은 마시져 ^^!그리고 왜여 귀곡산장 독백도 괜찮았던걸로 기억하는데!
"우리 하영씨도 남 모를 속사정이 잔뜩 있구나~? 그 누구였지? 소.. 여튼 걔도 모르는 비밀인가봐?"
상당히 찔렸나보네? 자신의 지레짐작이 그리 틀리진 않았다고 생각하며 슬쩍 눈웃음 지어보였다. 그 찢어죽여도 시원찮을 대상이 누군지 문득 궁금해졌다. 뭐, 보나마나 가문에 관련된 한 사람이겠지. 순혈가문에서 태어난 혼혈. 좋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자라왔을게 뻔하다. 그녀의 남 모를 비밀같은건 관심없다. 다만 그것으로 내가 좀 더 그녀를 자극할 수 있다면 그 부분을 찔러보고 싶었다. 살며시 고개를 기울였다. 저를 노려보는 푸른 눈동자를 가만히 응시하다가 평소처럼 생긋 미소지었다.
"나 그래도 절제력이 꽤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너만 보면 절제가 안 되네~ 대단해~ 우리 하영씨."
그녀의 목소리가 떨려오는게 느껴진다. 역시나 흔들렸다는 거겠지? 약한 부분을 발견했으니, 이제 이 부분을 후벼파면 되겠다. 눈을 가늘게 뜬채 자신을 향해 겨눠진 지팡이의 끝부분을 살짝 쳐내곤 얼른 주문을 읊조렸다.
"디핀도"
지금가지 몇번이나 서로에게 지팡이를 겨눴는지, 이젠 일일히 기억하기도 힘들다. 한 가지 확실한건 그녀와 나 사이엔 이런 결말이 어울렸다. 관계개선? 그딴건 관심도 없다. 아마 이는 우리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모르냐니, 당연히 모를수밖에. 순혈은 모를 수밖에 없었다. 몰라야 하고 모르고 있어야 했다. 다른 건 몰라도 너만은 몰라야 했다. 시선을 눈치채지 않길 바랬다. 네가 앎으로써 멀어질 게 두려웠다. 물론 너는 감당할 수 있겠다고 했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담아, 이 길의 끝은 결국 혼자만 남을거야. 제 생각도 모른채 생긋 미소짓는 그 태도가 미웠다. 태연하게 저를 떠보는 태도가 미웠다. 그저 이 순간만큼은 억눌러지지 않았다. 억누르고 싶지 않았다. 너, 너는 나만 보면 절제가 안된다고 했지, 그런데 어떡하지. 나 역시 마찬가지인데. 지금 너무 부숴버리고 싶은데 어떡하지. 진짜로 널 부숴버리면 어떡하지. 이미 수도 없이 지팡이를 겨눴음에도 나는 두려웠다. 정말로 부숴버릴까 두려웠다. 너에게 부숴지는 것보다 너를 부수는 게 두려웠다.
"프로테고. "
교수님이 빨리 오셨음 좋겠는데, 오시지 않는다면 찾아갈 생각이었다. 애시당초 네가 멈추리라곤 생각치도 않았다. 이대로 계속 공격주문을 반복할게 뻔하지. 제 쪽에서 반격을 개시하려면 교수님의 감독이 있어야했다. 지팡이를 휘두르면서도 내심 손이 떨려왔다. 이래도 되는걸까. 이대로 되는걸까.
"프로테고? 하아..~ 진짜 그걸로 화가 풀려? 언제까지 참고 살 거야? 하긴~ 익숙할텐데. 내가 잘 못햇네."
그녀가 외운 주문에 츠카사는 미간을 찌푸렸다. 저런 방어 주문만 읊조리려고 지팡이를 꺼낸게 아닐텐데. 내게 공격 주문을 날리고 싶잖아? 도대체 여기까지와서 무얼 망설이는지 모르겠다. 무어, 그 방어도 소용이 없어진 것 같지만. 혹시나 교수님을 기다리며 시간을 끄는 심산이라면 나 역시 그녀의 바램대로 행동해주지 않을 것이다. 비릿하게 입꼬리를 올린채 또 한 번 지팡이를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