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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시케는 비비안의 말에 의구심을 가지더니 뜸을 잠시 들여 고민한다음 말을 아끼려고했다. 무언가 숨기고 있는듯한 분위기가 어느정도 읽혔다. 표정자체가 읽기 쉽게 드러났기때문이다.
"먼저 벚꽃나무라고 불리우는 저것의 정체를 말씀드리죠. 지금 이 땅에 솟아오른건 꽃도 나무도 아닌 강제적으로 탈취당한 영혼들의 집합체라고한다면, 인간도 환상을 품은자도 모두 뒤섞인 공간이라면 이해하시겠습니까?"
그녀는 벚꽃나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는 상식적으로 벗어난 이야기를 했다. 누가 보더라도 눈쌓힌 계절에 만개한점이나 크기는 비상식적이지만 벚꽃나무로만 보이는데 그것이 영혼의 집합체라고 한다. 과연 믿을수나 있는 말인가. 하지만 이어지는 그녀의 이야기는 그 허무맹랑한 이야기의 반증을 하듯 맞아떨어져갔다.
"최근에 환상종이나 인간이 이곳에서 죽어나간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을테죠. 그것은 이곳에서 모이고 있어 나날이 이 벚꽃나무는 커져가고있으니까요."
늑대의 말에 빠르게 반박하며 아리나가 외쳤다. 아리나가 만족한다면 이대로 내비둔다는 선택지도 나름대로 괜찮을 듯하다. 아리나가 늑대의 말에 무슨 소리를 했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난 먹는 걸로 장난 안쳐. 아깝잖아!”
진심이었다. 아리나는 어렸을 적 평범한 시골 농부의 집에서 태어났다. 평범하다 해도 농부의 집안,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하루에 한끼, 감자로만 때울 때도 많았다. 그런 과거의 기억 때문일까 아리나는 유독 식탐이 강했다. 음식이 남는 꼴은 보지 못한다. 아리나 앞에서 누군가 먹는 것으로 장난을 친다면 아리나는 당장 총을 꺼내들고 당장 그만두라고 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성체라니? 분명 저번에는 내 품에 안길정도로 작았는데...”
그러고보니 작은 에일린이 생각난다. 분명 이렇게 작았는데... 아리나가 저번의 에일린을 기억하며 손으로 대충 그의 크기를 어림잡았다. 늑대가 신경쓰인다는 듯 벚꽃나무를 보자 아리나도 고개를 돌리고 벚꽃나무를 보았다.
“내 다리가 다치지 않았으면 저기에 갔을 수도...”
아리나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가까이서 직접 보니 감이 좋지 않다. 머리에서 경종을 울린다. 무엇이든지간에 좋지 않다. 아리나는 목숨을 감수하는 위험천만한 일을 좋아했지만 이번에는 묘한 꺼림칙함이 있는 것이었다.
어, 치고 싶다. 진짜, 치고 싶다. 주교님. 응, 진심이야. 나는 꽉 움켜쥔 주먹을 부르르 떨면서 으드득 - 하고 이를 갈았다. 비웃듯이 웃는 저 얼굴에 딱 한대만 치고 싶은데요 헬리오스님. 물론 누가 질지는 뻔히 알고는 있는데, 진짜 한대만. 딱 한대만 때리고 싶다.
말을 아끼는 모습에, 비비안은 무언가 알수 없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요 ~ 시마! 맞아요! 저 여성은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가 아니에요! 그렇다고 ~ 환상종은 아닌 것 같고 ~ 으음~ 궁금한데 ~. 그녀는 혀로 입술을 살짝 핥으면서 프시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여성, 최대한 말을 아끼려는 것 같지만, 방금 전 그녀가 말한 사어, 에 필요 이상으로 드러난 표정을 그녀는 잘 알았다.
무언가가, 찔린 것 같은 느낌 ~? 어머, 시마! 저는 바보처럼 굴어야죠 ~ 그러다가 들려오는 소리에, 비비안은 하 ? 하는 감탄사를 내던진다. 어머, 이게 무슨 소리에요? 저 벚꽃나무가~ 꽃도 나무도 아닌, 무언가의 집합체라구요 ~? 인간도 환상종도 섞여있다구요 ~? 비비안은 눈을 천천히 깜빡이다가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호기심이 잔뜩 동한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영혼~ 이 모이고 ~ 있다는 소리인가요 프시케님 ~? 그러니까 ~ 벚꽃나무가 아니라 ~ 인간과 환상종의 영혼이 모여서 만들어진 ~ 그런 것 ~ ? 어머나! 세상에! 프시케님! 나는 인간이든! 환상종이든! 상관없어요! 죽든지, 죽어나가든지! 나는 한사람만 소중하면 그만이니까!"
하지마안 ~ 이게, 문제라면 ~ . 하고 말끝을 늘리던 비비안이 무엇도 느껴지지 않은 노을색 눈으로 프시케의 벽안을 마주한다.
싱긋웃는 프시케의 얼굴이었지만 그것은 무언의 압박과도 같았다. 애초에 그녀는 협상의 달변가였으니까.
"귀족정에서도 이사태를 아마 주시하고있을테지요? 인간측은 이미 움직임이 시작되었으니 머지않아 인간들이 모일겁니다. 다만 그것으로 이 이변은 막지못하겠지요. 이것은 환상을 품은 자들이나 인간 모두에게 큰 위협입니다. 내 벗이 일으키는건 '세계의 멸망'이니까. 그러니 환상을 품은 자들도 이 정보를 전달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야만 합니다. 당신에게 그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비비안씨."
비비안은 잠시,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면서 프시케를 바라봤다. 아, 정~말~이~지. 시마. 오랜만에 느끼는데요 이 기분~ 아, 물론 누군가를 진심으로 먹잇감이 아니라 죽이고 싶어진다는 기분 말이에요 ~? 그렇게 생각하면서 소중한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프시케를 보면서 생각했다. 비비안은 짚고 있던 지팡이를 가볍게 돌려서 칼날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프시케를 향해 겨눴다. 우아하게 마치, 춤이라도 신청하는 것 같은 제스처였다.
무언의 압박과 홀릴 것 같은 달변이였다. 비비안은, 상대가 끔찍하게 협상을 잘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것만은 짚고 넘어가야했다. 비비안은, 오랜만에 느끼는 화에 베시시 - 하지만 서늘하기 짝이 없는 송곳니를 드러내면서 연극적이고 희극적인 어조로 말하며, 생긋 - 서늘하게 웃어보였다. 가늘게 뜬 노을색 눈에 붉은색이 짙어진다.
"그을쎄요오~ 제가 귀족분들과는 그리 친하지는 않아서~"
귀족정의 한분은 저택에서 인형과 놀고 계시고. 귀족정의 한분은 권태에 시달리고 계시고. 귀족정의 한분은 지나치게 인간을 좋아하셔서.
비비안은 그렇게 생각할 뿐, 입밖에 내지는 않고 여전히 지팡이를 돌려 나온 칼날을 프시케에게 겨눈 채 그 말을 들었다. 어머, 그런데. 벗~ ? 비비안은 천천히 송곳니를 굳이 감추지 않고 입을 연다.
"벗 ~ 이라는 것은, 이것은 프시케님 ~ 당신과 아 ~ 주 ~ 깊은 관계가 있던 이가 일으켰다는 것이군요 ~ ? 이런 이변이니 ~ 인간은 아닐텔진데 ~ 뭔들! 내가 귀족정 분들과 그리 깊은 관계가 없어서 ~ "
상식을 넘어서는 균형감각으로 피해내는, 캐서린의 모습에 나는 쯧 하고 소리없이 혀를 차면서 손을 거둬들이면서 수화를 한다. 물리적인 부상이 아니냐는 말에, 나는 냉소적으로 웃었다. 실소이자, 비릿한 비웃음이였다. 물리적인 부상, 맞지. 그럼, 물리적인 부상. 목을 지나치던 섬뜩함, 손가락 사이를 타고 흐르던 붉은 ㅡ . 나는 눈을 빠르게 깜빡인다. 미친, 헨리 하이드 정신차려.
[필요 없어요 더이상 징계를 빙자한 개인 면담내에서 하실 말씀이 없으시면 좀 가봐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