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튼간에 낡아빠진 폐가 안으로 들어온 나는 다시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진짜 갑자기 천장이 무너지면서 목이 대롱대롱 매달린 시체가 떨어지면 어떡하지? 스산한 기분에 오만가지 잡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만약 진짜로 뭔가 튀어나온다면 난 유채헌을 버리고 도망갈 것이다. 거짓말 같지만 진짜 도망갈 생각이다. 살짝 긴장한 표정을 한채 걸음을 옮기는 와중에도 속으로 불경을 외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이씨, 뭐야?"
안그래도 예민한 상태인데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내 기분을 더욱 잡쳐버렸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채 고개를 돌려보니 어둠 속에서 무언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씨x! 놀래라. 저거 뭐야? 야, 유채헌 저거 봤어? 봤냐고."
갑작스럽게 시야에 노란 광채가 잡히자 소스라치게 놀라버렸다. 깜짝! 놀라버려 나도 모르게 지팡이를 꺼내며 다른 한 손으론 유채헌의 옷깃을 잡았다. 방금 전까지 무언가 웅크리고 있는 곳을 지팡이로 가리키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어느 때보다도 일찍 나설 채비를 끝내놓았다. 전에 내가 사수한 초콜릿 하나와 영이 형한테 받은 당밀파이 하나로는 도윤의 입을 충족시키지 못 했던 것이다. 오늘도 바쁘게 출근..아니,외출 준비를 하는 도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스타는,이내 더듬이를 살랑이며 조용히 뒷걸음질치더니 벽장 틈으로 기어 들어가려 했지만....도윤은 스타를 가만 놔둘리 없지.
"똑바로 서라,핫산!..아니,스타!"
안타깝지만 너에게 휴식따윈 없어.오늘도 일해라 핫ㅅ..아니 스타. 사악하게 미소지으며 스타를 낚아챈 도윤은 발광하는 스타를 조용히 주머니 안에 챙겨두었다. 그러고는 이내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자신의 기다란 지팡이를 들고는 밝게 웃으며 문을 쾅 열어재꼈다.
"자!그럼 오늘도 힘-차게 가보실까나아~!!"
오늘도 위풍당당.키는 작지만 자존심 하나만큼은 하늘을 꿰뚫고 저 멀리 은하계에.아니 더 나아가서 우주의 끝까지 신들의 나라까지 거침없이 닿아버릴 기세로 과자점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과자점 앞에 선 도윤이 발견한 건....
"........에?"
놀랍게도 안에 있는 먹을거리 전부를 포장하고 있는 과자점 주인의 모습이었다. 그 광경에 적젆이 충격받은 도윤은 아까 전까지의 위풍당당한 기세 따위는 스타나 줘버리고 허탈함+경악+당황스러움이 섞인 감정이 돠었다. 아아니,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 무진장 많았잖아!가게 문 안 닫을거 같았잖아!울화가 치밀어오른 도윤은 문을 벌컥 열어재꼈다.
"저기요!!!여기 오늘부로 문 닫는 겁니까아?!!!!!!네에?!!!!!?"
초콜릿 사려고 이렇게!돈까지 잔~뜩 들고 왔는데여!이건 있을수 없는 일 아닌가요! 도윤의 외침에 놀란건지,스타가 주머니 안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더듬이를 살랑이며 주위를 살피다가 잠깐 도윤을 보더니 그냥 다시 쏙 들어갔다.아마도 도윤을 향해 한심한 녀석.하고 말했겠지.정작 말을 할수 없기는 하지만.
"이건 있을수 없는 일입니다아!!문 닫으실거면 초콜릿은 전-부 저를 주고 가시죠!!!!"
그러고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죽치고 앉아있는 것이었다.진상도 이런 진상이 있을까. 가게의 광경에 정신이 팔려서,옆에 있던 여학생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도윤은 문득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한참을 올려다보았다.어라,어디서 본듯한 기분이..
"......아,안녕하신가요,누ㄴ......아니 형!"
일단 본거같은 기분은 둘째치고,누가 봐도 형은 아니었지만 키 크면 다 형이야.흥. 선배라는 호칭을 쓸수도 있었지만은 나이가 몇인지도 모르고,게다가 선배라는 호칭은 딱딱한걸?친근한 호칭이 낫지 않아? 아무튼 일어나면 좀 달라지겠지 하는 생각에 다시 벌떡 일어난 도윤이었...지만,역시 현실은 빅-엿을 날려주었고 도윤은 좌절했다.어쩜 이리도 운이 없을까,나는.
"...형도 가게 문 닫는거때문에 항의하러 오셨어요?좋네요!그럼 같이 항의하도록 할까요!"
하며 자신있게 외치고는 지팡이를 들었다.마법을 쓰려던 건 아니었고,그냥 해보고 싶어서..랄까.
>>427 솔찍히 예쩐에 올렸던게 가사쪽은 더 어울리는데 새로 올린 노래 제가 넘 좋아하는거라 어쩔 수 없었어요 ;;; 하ㅏㅏ 저도 사이카 목떡 한 번 더 들으러 갑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얘 진짜 깜짝! 놀랐다구요~~!@@@@@@@@@@@@@#########
주인장은 포장하느라 정신없어보이는 가운데. 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손님이 와버렸습니다. 와봤자 사갈 건 남지 않었겠지만요.
도윤이 형이라고 부르자 진짜 남자로 변신해 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부딪칠 필요가 없으니까요. 머리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자 머리카락이 짧아졌고, 도윤보다는 조금 더 큰 모습의 남자로 변했습니다. 음.. 최고이사님 장남st군요. 오팔아이까지 완벽하게 모사하고는(모사한다는 단어는 조금 맞지는 않았지만 어쨌거나) 그 눈을 휘며 웃었습니다. 이젠 형이나 동급생이 맞으려나요. 라고 느릿하게 말하다가 가게 문을 닫는다고 항의하러 온 거냐는 물음에 우아하게? 피식 웃고는
"유감스럽지만 내가 여기 있는 전부를 다 샀거든요." 그래서 포장 중이니 시끄럽게 떠들어대면 너무 색이 어지러우니. 조금은 진정해주지 않겠나요? 라고 나긋나긋하게 말하고는 지팡이검을 뽑아서 도윤의 어깨 위로 턱 올려놓으려 했습니다.
"당신. 이름이 뭔가요?" "혹시 뭔가를 얻고 싶다면 적당히 빌면 조금 불쌍히 여겨서 나누어줄 지도 모르잖아요?" 아 이건 진짜 성격 나빴던 친척 오라버니(?) 따라한 거라 합니다.
학생들의 심신 안정을 위한 여행이란다. 비나를 다시 찾고, 헤이타에게 편지를 보낸 후에는 어느 정도 괜찮아졌다지만 사실 아직도 정신 한쪽이 멍한 느낌이 다 가시지 않았다. 그나마 이제는 일주일이 지난 후라 그런지 조금은 말짱한 기분이 들어 다행이었다. 멍하다고 하면서도 여명에서의 생활을 착실하게 즐기고 있어 설득력은 전혀 없었지만. 한 손에 가득하게 들린 과자 봉지가 그것을 확연히 증명하고 있었다.
"헐."
뭐지. 나 언제 이렇게 많이 사먹었지? 멍한 채로 여명 거리를 쏘다니던 사이카의 정신이 다시 돌아온 것은 길을 걷다 문득 눈에 들어온 제 오른손을 보고 나서였다. 분명 과자상점에 처음에는 빈 손으로 들어갔고, 나왔을 때는 한 손이 빵빵하게 차 있었고, 그리고 다시 보니 또 아무 것도 없었다. 이 상황은 무엇을 뜻하는가. 자신이 먹어치운 열량에 대한 공포와 부정으로 사이카의 눈이 격렬하게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럴 리는 없다. 자신이 그 던은 것들을 죄다 먹어치웠을 리가 없다. 요동치는 현실의 무게에 자연스레 입이 열렸다. 그리고 자신이 선 자리가 길 한복판이라는 것도 잊고는, 사이카는 우렁차게 비명을 질렀다.
"...응?아니 잠깐만요 형아 아니 누나 제 앞에서는 안 그러셔도 되는데......누나인거 알았는데여 미안해요 정말..."
다시 또 커지는 모습에 도윤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웅얼였다. .....뭐야,이거 뭐야 나 확인사살 하려는 거야..?아까 전까지만 해도 조금만 고개를 들어도 됐었는데,이젠 조금 더 올려야 하잖아.이럴줄은 몰랐는데.. 어흑,슬프다.이게 바로 키 작은 사람의 서러움인가. 그리고는 이어지는 말에 경악한다.
"..네에 뭐-라구요?!!!이걸요?!전부 다요!!??"
말도 안돼!하며 포장중인 물건을 바라보다가 혀를 찼다. 하,이것은 픽션입니까 팩트입니까.초콜릿도 전부 샀다는 말 아니야 저거는. 좌절에 빠져 있다가 자기 어깨에 척 얹어지는 지팡이검에 화들짝 놀라던 도윤은 이내 두 손으로 지팡이를 꼭 쥐었다.
"하,싸우자는 건가요,이건?"
거절하고 싶진 않은걸요.하며 차갑게 중얼이고는 다시 자신만만한 모습이 되어서는 살기마저 약간 띈 눈빛으로 상대를 정면으로.똑바로 바라보았.....
".......어라?"
나,잘못 본건 아니죠?도윤은 그의 오팔아이를 바라보니고서는 눈을 몇번 깜빡이다가 지팡이를 얌전히 내려놓고서는 두 눈을 비볐다.그러고는 다시 세연을 올려다 보았다가,다시 또 제 볼을 쭉 잡아 늘리고는 이내 아야얏.하며 손을 놓았다. 헐.이게 꿈이 아냐?나...나 저 오팔아이를 가진 가문에 대해서 우리 가문 사람들한테 들어본적 있는데.
"....헐,와,실례지만 혹시,천간 분파쪽 사람들 중 한분이신가요?!!!"
그러고는 이내 아까 보였던 적대적인 모습마저 다시 길아치우고는 다시 눈을 빛내며 호기심 가득한 모습이 되었다. 와,잠깐.저 가문이 진짜로 존재하고 있었던 가문이었다니!전설에 가까운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는데 진짜 있었어!!
"와 어떻해 어떻해.악수 한번만 해 주실수 있어요?!"
정말로 꿈만 같아!하며 마치 아이돌 앞에 선 한 소녀팬마냥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야 당연하지.전설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실존하는 가문이었으니까!무엇보다 저 오팔아이.확실해!이건 트루야! 그러다가 들려오는 질문에 이내 밝게 웃으먄서 답했다.
>>44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라니는 지난번에 한 번 썼던 거라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맞다 근데 저 동물 비버가 아니라 마못이래요 헐 반전에 완전 놀랐슴다
>>44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3cm가지고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사이카 서러워서 울지도 몰라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그러면 '그러는 너는 우유 마셔? 근데 왜 나보다 3cm 밖에 안 커??' 이렇게 말할 것 같은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폐가 안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여기에 다른 사람이 들어온 것 같지는 않아서 유채헌은 그냥 이런 곳에도 쥐가 있구나 싶었다.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유채헌의 예상보다 조금 많이 큰 쥐가 보였다. 노란 광채에 반사적으로 눈을 찌푸린 유채헌이 지팡이를 쥐었다.
“아니, 어, 보긴 봤는데.”
떨떠름한 목소리로 대답한 유채헌은 지팡이를 까딱이며 짐승이 웅크리고 있던 곳을 유심히 바라봤다. 공격 의사는 없었던 듯 예의 그 그림자는 사라져 있었다. 공격 의사가 있었다면 지금쯤 유채헌의 목과 상체가 분리 되었을 지도 몰랐다. 장소를 몇 번을 확인한 후에야 짐승이 있던 자리에서 옷깃으로 시선이 옮겨갔다. 유채헌이 지팡이를 쥐지 않은 손을 들어 사기노미야의 손을 톡톡 쳤다.
“나갈까, 사기노미야.”
옷깃도 좀 놔주고. 저 쪽도 이 폐가에 더 오래 있고 싶어할 것 같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겁도 많았고. - 하 츠카사 넘 귀여움;;;;; 놀라서 욕하는 것도 귀여워;;;;
>>447 아니야 울지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도윤이도 사이카의 키에 대한 서러움이 공감되어서 같이 울지도 몰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그러면 도윤이 이제 할말 없어져서 막 시무룩해지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도윤이 의문의 1퍀ㅋㅋㅋㅋㅋㅋㅋㅋㅋ(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