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가의 저택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적당한 크기의 학교. 그러나 오늘은 조금 특이하게 되었다. 지인인 교장선생이 알폰스에게 이단심문관과 환상종에 대해 아이들에게 교육을 부탁한 것- 교단에게 직접 부탁하라고 일러뒀지만 교단에서도 한명 밖에 지원이 안된다는 터에 근처에 살고 또 지인인 알폰스까지 2명이라면 더 믿음직 스럽다기에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으로 알폰스는 그 부탁에 응했다. 그리고 그 결과-
"...."
알폰스의 눈 앞에는 예의 그 꼬맹이가 있었다. 언제나 지나가다가 마주치면 '흠 저런 정신사납고 깔끔하지 못한 무기를 사용하다니 전투 스타일도 추적의 방식도 전부 정신 사납겠군.' 이라고 생각하고 스쳐지나가던 그 꼬맹이가 오늘은 이단심문관과 환상종에 대해 알려주는 교사..역할로 왔다.
"안녕하세요- 아리아 라고 합니다. 교단에서 오신 분이라고 해서 저희 도련님 같은 사람을 떠올렸는데 귀여운 아가씨가 오셨네요." '이 인형은 뭐라고 하는거야.'
징계다. 징계. 아리나는 징계를 좋아했다. 하지만 이런 징계일 줄은 생각도 못했는 걸? 아리나는 특유의 그 비틀린 웃음을 지었다. 아리나는 뭐든 좋았다. 자신은 프로(웃음) 이단심문관이니 환상종에 대해 모든 것을 가르칠 생각이었다! 아이 기뻐라. 나 혼자로도 충분한데 다른 이단심문관이 있다더니 가끔 가다 만나는 여자였다. 그나저나 저 여자 이단심문관이었나? 늘 어떤 남자를 끼고 다니는데 오늘은... 역시 오늘도 그 녀석이 있었다.
자신의 민족은 멸망했다. 아니 사실상 화민족의 수장이었던 사세보씨가 멋대로 자기 마을을 팔아넘긴 것이니 사실상 팔려나갔다 봐야 옳다 생각한다. 이제와서 돌이켜 생각해본다면, 내가 화민의 문화에 오래 속해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주 어릴적에 우리 마을은 자치권을 잃었다. 아니 팔렸다고 봐야 옳다 생각한다. 이미 인간의 대부분의 사상에 깊게 침투하고 있는 양광 신성회가 우리 마을을 다스리기 시작했다. 폐쇠적이던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불자 재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나는 내 민족이 마음에 들었다. 힘은 부족하지만 대담히 환상종을 속여 단신으로 수백의 오니를 벤 무사의 전설부터 여러 특이한 환상종과의 관계가 깊던 화민족은 결국 돈에 의해 사라졌다. 나의 어린 시절은 결국 특권 중의 특권인 사세보일가를 받드는 일 이외엔 무능 했던 부모님 탓일까, 당장 먹고 자고하는 생존의 탓에 가난에 허덕였다. 개천에서 용이난다는 말이있지만, 나는 그런 보잘것 없는 잉어가 아니다. 철이 들었때는 이미 가족하고도 거의 연락 없이 지냈다. 어릴적 만난 살아있는 전설에게 영향을 받은 것인가, 일반인의 무력따윈 이미 한참전에 뛰어넘었다. 이 힘만 있다면 우리 민족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깝게도 나는 그렇게 타인을 위해 정열적인 힘을 낼만한 인재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센치멘털한 감상을 갖고 자신의 발원지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는 아무래도 며칠전 살아있는 전설씨와의 만남으로 자신이 감상적으로 바뀐것일까, 그것은 말그대로 언어도단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누군가를 위한다는 감정이 남아있을까.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한 우물만을 파느라 그러한 감정은 메말라 버렸다. 남을 저주할땐 구멍이 두개라는 말이 있지만 나는 손익의 감정으로 움직였기에 남을 저주하는것 마저 못했던 모양이다. 여기까지 펜을 놀리다보니 정말로 우울해졌다. 어찌보면 환상종이 되어야할 사람은 그 주정뱅이가 아닌 나였어야 했던게 아닐까. 이러한 생각도 하다니, 신성회 녀석들이 본다면 까무러칠 일이다. 결국 나는 주교라는 자리까지 올라간 것이다. 새삼 권력의 무게를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권력이란 검을 쓰기 위해선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일기가 남에게 보인다면 꽤나 문제가 되겠지만, 애당초 이곳까지 와서 자신의 일기를 탐독할 멍청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은 이쯤에서 정리하고 내일의 일정을 정리하자....
"1번 연장자에겐 존댓말을 쓰십쇼 꼬맹이. 2번 사람에게 함부로 손가락질을 하면 혼난답니다. 3번 이제부터 어린이들이 있는 교육기관에 들러서 하루지만 선생이라는 직업의 대리를 할 예정인데 총 같은 건 보이지 않게 해주십쇼. 객관식 문제 같은게 아닙니다. 1~3번 전부 당신에게 해당되는 말이니까요. "
까다롭고 깐깐하게 알폰스는 단순하게 말하며 지팡이를 내려두고 다시 학교쪽으로 걸어들어갔다.
운동장에는 그들을 기다린 것 같은 수 많은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저- 죄송해요. 저희 도련님이 보시다시피 성격이 저러셔서 친구가 없어요.. 예전엔 한 분 있긴 했는데..."
시몬이 위키 수정된 거에 보면 이단심문관 아델하이트 폰 발렌슈타인, 열람자격 없음 1, 열람자격 없음 2와 함께 어떤 작전에 투입되어서 아델하이트, 열람자격 없음 1 사망에 열람자격 없음 2가 실종이랬죠. 그런데 시몬이 키우는 냥냥이는 각각 소류, 아델, 벨이라는 이름이었었잖아요 그 세 냥냥이는 그 사람 셋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시몬이 냥냥이를 들여올 때 본인의 동료였던 아델하이트, 열람자격 없음 1, 2의 이름을 따서 냥냥이들의 이름을 붙였다고 가정한다면 사망한 열람자격 없음 1 또는 실종된 열람자격 없음 2는 어쩌면 이자요이 소류일지도 모르고, 다른 하나는 벨이 들어가는 이름을 가진 누군가였을거라고 생각해요. 음... 역시 억측일까요? 근데 냥냥이들 이름이랑 시몬주 부캐 소류랑 뭔가 맞아떨어지고 위키수정된 거 보니까 뭔가 비슷한 이름의 인물도 있고... 잘못 추측한거라면 말해주세요!
>>267 아 그리고 소류는 무덤에서 깨어나기 전의 기억이 없다고 하는 것도 뭔가 걸리고 해서... 그렇게 되면 소류 쪽은 열람자격 없는 둘 중에서 사망한 쪽일 것 같고, 실종된 다른 한 쪽이 벨이 들어가는 이름을 가졌을 걸로 추정되는 누군가같네요. 그리고 시몬은 냥집사 3년차, 시몬이 이단심문관을 관둔 시기는 약 3년 전(4년 전+1년 3개월간 활동=약 3년 전)이니까... 뭔가 묘한 우연이라서...
지팡이가 제 손을 내리자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왜지? 아리나는 눈을 끔뻑이며 알폰스를 보았다. 알폰스가 딱딱한 어투로 길고 정렬된 말을 할때까지도 아리나는 그저 멍청하게 눈을 끔뻑일 뿐이었다. 그녀가 정신을 차린 건 아리아가 걱정 어린 말을 꺼냈을 때였는데 아리나는 태연하게 총을 제 코트 안주머니에 넣고 아리아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쟤 이름이 올라프 J 프렌들리라고? 그리고 나 쟤가 한 말 너무 빨라서 못 알아 들었는데."
아리나는 제 자신의 산만한 붉은 머리카락을 벅벅 긁으며 알폰스를 따라갔다.
"쟤가 이단심문관이면 넌 뭐야? 친구?"
아리나는 어딘가 초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아리아의 언저리를 보는 듯 싶더니 그대로 아리아에게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