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깊은곳, 햇빛조차 들지 않는 곳 한가운데 거대한 늑대가 땅을 파고 누워있다. 반짝이는 은빛 털과, 두 개의 꼬리. 어지간한 성인 남성의 키는 훨씬 뛰어넘는 덩치의 늑대는 제 털에 흙이 가득 묻어 너저분해지는 것도 상관하지 않는지 하품을 늘어져라 하며 꼬리를 살랑였고, 앞발을 쭉 뻗어 기지개를 핀다.
[......졸리다]
그르르릉. 목을 울리며 허공을 향해 멍하니 시선을 주던 늑대는 눈을 깜빡였고, 흙더미를 자신의 주둥이로 몇번 쿡쿡 쑤시는가 싶더니 몸을 둥그렇게 말아 제 코와 앞발을 꼬리에 파묻고는 눈을 감는다.
[.......]
자세가 마음에 안들기라도 한 것인지, 두세번 뒤척거리던 늑대는 귀를 접어 제 머리에 착 붙이고 나서야 잠을 자기 시작한다.
"글쎄- 요즘은 거의 1주일 주기로 흡혈하고 있는 것 같은데. 딱히 흡혈욕이 없네. 애초에 그런 쓰레기같은걸 입에 대는 것도 짜증나고."
간만에 꽤 친분있는 뱀파이어가 나의 저택을 방문했다. 흡혈에 대한 그의 질문에 탐탁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담담한 목소리를 건네었다. 본래 3일에 한 번은 인간의 피를 흡혈해야 직성이 풀렸다. 하지만 요즘은 흡혈을 위해 외출하는 것 조차 귀찮아서 저택에 틀어박혀 있는 날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텀이 길어져 버린 것 같다. 마소를 위해서라도 꾸준히 섭취해야 하는데. 오늘 밤엔 외출해볼까- 생각하며 검은 와이셔츠 위에 걸쳐진 흰색 넥타이를 매만졌다. 종족적 특성때문에 인간의 피를 섭취하며 살아가야 하지만 난 흡혈행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인간이 불쌍해서? 절대 아니다. 그딴 먹이의 안위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죽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니까. 그들의 더러운 피가 내 입안을 적시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지, 먹이를 향한 동정심 같은건 1도 존재하지 않았다.
"슬슬 일어나야지~ 다음엔 칵테일이라도 한 잔 하자. 예쁜 아가씨들도 잔뜩 불러서 마시는 거야."
"보고. 그 날의 내가 귀차니즘에 시달리지 않는다면 생각해볼게."
상당히 경박하게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에 작게 실소를 내뱉으며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영지 입구까지 그를 바래다 준 뒤, 잠시 근방을 둘러보고 돌아와야겠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지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집사가 검은색 정장자켓을 펼쳐보인다. 집사의 움직음을 따라 검은색 자켓을 검은 와이셔츠위에 걸쳤다. 거울을 통해 완전히 내려버린 앞머리가 제대로 정리되어있나 확인하곤 친구와 함께 저택을 나섰다. 대충 그를 바래다 준 나는, 인근에 위치한 숲 속으로 걸음을 돌렸다. 작게 한숨을 내쉬며 걸음걸이를 옮기는데 내 앞에 무언가 커다란 것이 누워있었다. 뭐야 저건? 늑대인가? 늑대를 피해 옆으로 돌아갈 공간은 충분했지만, 누군가 내 길을 막고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엘라리스와 셀 수도 없이 오랜 시간을 지내온 위트니에게는 그다지 심한 말은 아니었다. 방금한 불평은 그저 일종의 추임새에 가까웠을 것이니라. 이쯤되면 저 심해보이는 말도 위트니에게는 제법 즐겁게 들리기도 했다. 오히려 저런 삐딱한 대답이 아니라 상냥한 대답이었다면 어색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이것도 다 도련님에게 익숙해진 것이겠지. 어째서인지 그 사실에 뿌듯해진 위트니가 미세하지만 허리를 뻣뻣이 굳혔다. 메이드로서의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도련님이 주신 꽃이잖아요! 아, 혹시 그 말은 시들면 또 다시 꺾어주겠다는 말인가요?“
위트니는 경쾌한 어조로 답했다. 상대의 말에 주눅이 들만도 한데 그런 기색 하나 없는 것이 정말로 엘라리스의 메이드로서 적응을 잘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입꼬리를 슬쩍 들어 올린 웃음에는 장난기가 섞여 있었지만 약간의 기대감도 섞여 있었다. 그 사실은 눈썰미가 좋지 않다면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 도련님이 자신의 눈동자를 지긋이 쳐다보자, 위트니는 저절로 긴장되어 허리를 뒤로 살짝 젖혔다. 자신에게 시선을 맞춰오는 엘라리스의 눈을 위트니는 피하지 않고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것일까, 그의 붉은 적안이 강렬해 보였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그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 기분이 무슨 기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쁜 기분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히 알았다.
요리에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위트니는 눈을 내리깔고 유려하게 메뉴를 읊었다. 엘라리스의 취향이 적극 반영된 음식이었다. 이 모습만 본다면 누구보다 잘 훈련된 메이드였지만 그 뒤에 활기찬 웃음과 함께 따라오는 말에 역시 메이드보다는 활달한 시골 아가씨를 연상하게 만들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능한 시녀라고 하시다니 과찬이세요.“
다행이다. 그 한마디가 위트니에게 크게 다가왔다. 위트니는 활짝 웃었지만 이어지는 엘라리스의 말이 점차 얼굴을 굳힐 수 밖에 없었다. 그가 걱정하는 것은 위트니가 아니라 유능한 시녀다. 하지만 위트니는 그저 억울해 할 수는 없었다. 그와 자신은 그저 주중관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 위트니는 눈을 아래로 깔고 풀이 죽어 조용히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지금 당장 답레 안하셔도 되요! 저 곧있으면 컴퓨터와 빠빠이 해서 답레 쓸 자신이 없어요; 느긋하게 쓰삼
설마 레오닉 입에서 저런 상스러운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는 듯 아리나가 깔깔 웃으며 허리를 접었다. 머리를 들썩들썩 거리며 낄낄대는 모습이 아무래도 레오닉의 말이 크게 작용했음이 틀림없다. 아리나는 너무 웃어서 이제는 배가 아파올 것 같아 다시 허리를 펴서 레오닉과 마주했다.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있을 정도였다. 단순히 웃음이 많은 건지 취기가 올라 제정신이 아닌 건지 가늠할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말해봐, 그 말 마음에 든다.”
아리나가 삐뚜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감자는 정말 맛있으니까 너같이 냉정한 사람이라도 금방 빠져들고 말지. 마치 나처럼!”
아리나는 그의 장난을 맞추어 허리를 꼿꼿이 펴고 도도한 제스쳐를 표했다. 그 모습이 마치 귀하신 집안의 아가씨가 같기도 하다만 그다지도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은 그녀의 옷과 머리카락에 우스꽝스럽기만 할 따름이다.
“안주! 좋아. 뭐든 좋으니까 니가 원하는 걸 먹어.”
아리나는 껄렁하게 의자에 기대 주위를 살펴보았다. 어두운 밤거리에 여러 조명이 더해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아리나는 조용히 이 풍경을 감탄했다.
“건강하지! 체기 말고 취기? 그거는 인정할게. 나 지금 좀 취한 것 같으니까.”
묘하게 대화가 잘 된다는 생각을 하며 아리나가 답했다. 보통 이쯤 되면 몇몇은 벌써 당황해하며 자리를 뜨거나 그 뜻이 아니었다고 말하는데 레오닉은 그런 낌새가 없었다. 레오닉이 내 말을 잘 알아듣는 것인지 자신이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정상’적인 것인지 아리나는 알 수 없었다. 제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레오닉이 무슨 생각을 도통 알 길이 없었지만 아리나가 딱히 신경 쓸 만한 부분은 아니었다. 아리나는 그저 어깨를 으쓱이며 그가 새롭게 내던진 화두에 집중했다.
“두 명의 촌놈이라... 맞는 말이지 뭐! 여기 사람들은 도통 시골의 아름다움을 모르니까. 냄새가 난다느니 더럽고 힘들다느니.”
흙을 덮다시피 하며 누워 있던 늑대는 누군가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 같자, 한쪽 귀를 살짝 들었다가 그것을 다시 제 머리에 착 붙힌다. 들은 건지 만 건지, 애초에 들을 생각을 있었던 것인지. 제 코를 덮고 있던 꼬리를 한번 살랑인 그는 꿈이라도 꾸는 것인지 작게 컹. 하고 짖고는 좀 더 몸을 움츠린다.
[......]
아니, 사실 늑대는 엘라리스가 자신에게 꺼지라는 소리를 하기 전. 정확히는 그가 자신 쪽으로 걸어올 때 쯤 이미 불어오는 바람을 통한 냄새로 누가 자신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 쯤은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자는 척을 하며 그의 말을 무시하는 이유는 글세, 단순히 귀찮아서 인 것일까. 엘라리스의 말이 그의 성격을 긁어서일까. 몸을 움츠린 늑대는 짧게 하품을 하는 가 싶더니, 한쪽 꼬리를 펴 상대가 옆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까지도 턱하니 막아버린다.
아 그리고 시이 연애심리테스트 결과. 이런 걸 해주는 게 좋아! 가 아니라 이런 걸 받는 게 좋아! 여서 좀 당황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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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정하는 말 상대에 대한 칭찬, 격려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말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성격, 외모 또는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한 일에 대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 이 언어로 말하려면 감사하거나 존중할 만한 면을 살핀 후 말로 표현해주세요. B. 함께하는 시간 진정한 대화, 취미활동 등으로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말합니다. 서로를 바라보며 진정한 대화를 나누거나 시간을 갖기위해 산책을 가는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때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C. 선물 가장 배우기 쉬운 사랑의 언어 선물을 받을 때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가장 많이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선물을 받으면 '나를 많이 생각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한답니다. 선물이 꼭 비싸야 좋은것만은 절대 아니며, 작은 장미, 엽서 등으로도 사랑을 전할 수 있습니다. D. 봉사 봉사 해주기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말보다 행동이 더 좋요합니다. 당신이 '고마워', '사랑해' 등의 인정하는 말을 하면 상대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좀 도와주는건 어때' 라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E. 스킨쉽 육체적 접촉을 통한 교감 스킨쉽이 주된 사랑의 언어인 사람에게는 적절한 접촉이 가장 깊이있는 사랑 표현 방법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