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귀곡산장으로 들어가는 인원은 이제 없다.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는 분위기에도소년은 움직이지 않았다.여명이라는 곳이 이런 곳이였나.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며 코트 주머니에 넣은 핫팩을 손으로 문지르고 있다가 제 이름이 불리는 소리에 시선을 움직였다.
"아."
소년 특유의 한호홉을 끊는 감탄사와 함께 소년이 손을 빼고 목례를 해보였다.
"권지애 선배님. 늦은 시간에 여기는 왠일이십니까. 지금 들어가시면 좀 많이 무서우실텐데 말입니다."
깍듯한 목례를 마치고 소년이 지애를 향해 걸음을 옮기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변함없는 목소리였다.
失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는 수두룩하나 모든 얘기를 고할순 없다. 그저 서서히 가라앉았다고밖에 말할 방법이 없다. 나는 이렇게 서 있는데 나만 이렇게 서 있다. 흐르지 않는 海에서 홀로 흐르려하고 있는 것이다. 가라앉는 배에 갇혀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꼭 끝이 정해져 있다는 걸 알게 된 사람처럼,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을텐데, 처음부터 이러진 않았을텐데. 무엇때문에 이렇게 되었는진 지금도 알 수가 없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언어를 되찾은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나는 이를 고할 방법을 모른다. 그저 회색일 뿐이었다. 한없이 하얗지도 한없이 검지도 않고 오롯이 회색이었다. 시작은 白이었더라도 끝에는 灰가 되었으니 우리는 회색이었다. 탁할지라도 그 바탕엔 언제나 白이 있었다. 우리의 시작은 白이었고 언제나 그랬다. 단지 그들이 인정하지 않을 뿐이었다. 純粹란 무엇인가? 완전한 순수란 있을 수 있는가? 결국 우리는 모두 섞일 수밖에 없다. 모두가 섞여 흐드러질수밖에 없다. 흐르기 위해선 섞일 수밖에 없는 게 生이었다. 순수해지려 애쓸지언정 언젠가는 고이게 된다. 더이상 흐르지 않게 된다. 흐르지 않는 바다란 호수와 다를게 없다. 그저 그 시간에 멈춰 더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의 시작이 순수했으리라 생각치 않는다. 무수히 많은 色이 섞여 지금의 白이 되었다. 왜 검어지지 않았는지는 지금도 알수없으나 우리의 색이 강했기 때문이리라. 한 색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란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다. 나는 어떻게 유지했는지 알고있다. 어떻게 그들이 색을 유지했는지 알고있다. 그들의 시선이 여전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 이건 일종의 폭탄이다. 끝까지 핀을 뽑지 않고 갖고있어야하는 수류탄이다. 그저 가라앉혀둬야만 할, 잊은 척 모르고 있어야 할, 울어야 하나 나는 울 수가 없다. 울면 안되니 응어리진 채 남길수밖에 없다. 내가 아는 失은 禁言이었다.
산장을 찾은 이유는 시선이 없기 때문이었다.
물론 일부 담력시험을 하기 좋아하는 학생들에겐 인기있는 곳이란 건 알고 있으나 여기가 어딘가, 유령들도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곳이 귀곡산장이었다. 괴성이 들린다기에 가는 것조차 꺼린다하는. 역설적으로 바로 그 이유로 인해 나는 이곳을 찾았다. 이곳에선 아무리 소리친들 알지 못한다. 아무리 울어도 알려지지 않는다. 감정을 버리기에 가장 좋은 곳이었다. 작년에도 찾았었지, 이곳을 작년에도 찾았었다. 사람이 없을 때를 노려 밤에 왔었다. 몰래 산장을 찾는 느낌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이 짜릿했다. 물론 이것은 교칙을 어기는 것에 대한 게 아니라 순전히 해방감 때문이었다.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건 축복받은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감정적인 사람을 동경했다. 제 감정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을 동경했다. 제 생각을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동경했다. 그곳으로 가는 걸음은 아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았다. 버리러 가는 것이니 되려 가벼워야 함에도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니 어쩌면 무거운 게 당연하기도 하겠다. 나는 산장에 사람이 아무도 없기를 바랬다. 진심으로 아무 시선도 느껴지지 않기를 바랬다. 아무 목소리도 들리지 않기를 원했다. 그래야만 억누르지 않을 수 있으니 당연했다. 듣는 사람이 없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문을 여는 느낌이 묵직했다. 거대한 철을 홀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물론 문의 재질은 결코 무겁지 않았으나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는 얘기다. 조용히 문을 닫은 뒤 사람의 흔적이 있는가부터 살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 하나조차도 놓치지 않았다. 들린다면 찾아올 때를 잘못 노리고 왔다는 말이 되니 더 문제였다. 인기척이 없음을 확인한 뒤에야 나는 걸음을 옮겼다. 오래된 나무 판자 소리가 끼익거렸다. 밤이 어두워 온통 암흑이었다.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아 불을 가져오지 않았다. 그저 느낌만으로 계단을 올랐다. 소리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
나는 두렵습니다. 그토록 피해왔음에도 집요히 따라오는 것이 무섭습니다. 안식을 얻음에 안도해야 함에도 나는 두렵습니다. 남겨지는 게 두려우리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남겨두고 가는게 두려웠습니다. 두고 갈 걸 생각하니 그러고 싶지가 않아집니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집니다. ■■■■■■■■■■■■. 아직은, 아직은 버티고 싶습니다. 아직은 남아있고 싶습니다. 따라가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살고 싶습니다. "
수천번은 더 외었던 말, 나오지 않아 마음속으로 계속 외었던 말, 저번에 와서야 할 수 있었던 말. 한 글자 한글자 입에 담을 때마다 가슴 한 켠이 아려왔다. 표현할 걸 표현함에도 꼭 벽장 속에서 소리치는 기분이었다. 목이 메였다. 그 때로 돌아가지 않을 걸 앎에도 기분 나쁜 느낌이었다. 이건 그러니까, 절망이었다. 변하지 않을 사실에 대한 절망. 정의내리자면 그러했다. 그게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었다. 소리 내어 통곡하며 감정을 흘렸다. 그것은 한없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고 미지근했다. 섞일대로 섞인 채 흐르는 내 회색 피처럼. 어느 한 쪽에 속하지 않는 감정이었다. _ * 김이듬, 눈 뜨자마자
과거사테마 드디어 썼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위키에 올리기 좀 그래가지고 올렸다가 빼버렸는데 일단 대략적인 거 터트렸습니다! 남은 거 몇개 없네요! 그래도 꽤 있지만ㅇ__ㅇ!!!!!!
치찬이랑 선관 짜야하는데 제가 독백 가져오느라 좀 많이 늦어버렸어요....지금 5시잖아요ㅎ....눈물나네요 치찬주의 숙면을 기원하며 다음 기회를 노리겠습니다ㅠㅠㅠㅠ >>11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단명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일단 전 올렸어요 비설은 알아볼 수 없어야 비설이죠ㅎㅎㅎㅎ
>>117 그 드라이함이 쫌 맘에 안들어요전 감정이 다 담기지 않은거같아서ㅠ__ㅠ....그래도 오늘은 쫌 잘 쓴거같아요 새벽감성도 더해지고해서ㅎㅎㅎㅎㅎ 아맞다 개인적으로 지애주 문체 정말 좋아해요! 감정이나 생각 표현 정말 확실히 잘 알수 있어서 좋아해요 지애 생각 잘 알수 있기도하구'♡// 굉장히 맘에들어요 저
>>118 엌ㅋㅋㅋㅋㅋ 영주같은 금손께서 제 문체를 칭찬하시면 어떡합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의미가 확실히 전달된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저 영어번역체가 되게 심한데다가 문법도 이상하거든요ㅋㅋㅋ 그래서 전 글 쓸때 딴건 다 포기하고 의미전달만을 목표로 씁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러입니다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 해외 가본적도 없고 살아본적도 없습니다ㅠ__ㅠ......정초에 미국 시간에 맞춰 덕질하던게 지금까지 왔네요 세상에나
>>121 저 진짜 감정 잘드러나는 문체 좋아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문법 이상해도 상관없습니다 제 글을 보세요,.,.완전 문법 신경안쓰고 썼다니까요ㅠ__ㅠ 최고의 글은 그겁니다 의미 잘 전달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전ㅇ__ㅇ!! >>119->>120 아니현호주 언제부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은 아침입니다ㅎㅎ......뭐에요 다들 일어나계셨잖아 아무도 없을때 툭 던지고 갈 생각이었는데 글렀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어장 분들 전부 금손이신건 뼈저리게 ㅇㅈ하는 바입니다....다들 정말 잘쓰세요 개성도 넘치고정말ㅠ__ㅠ
>>126 저도 티백 홍차는 그래요ㅋㅋㅋㅋㅋㅋ 음 제가 커피는 냄새 때문에 못 먹거든요, 그래서 커피 살 돈을 아껴서 집에 홍차를 꼭 잎차 상태로 사두는데ㅋㅋㅋ 오늘 끓이다가 양 조절에 완전 실패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홍차가 아까우니 마시긴 다 마셨습니다. -> 그래서 현재.
>>130 영주 시공의 틈새에서 빠져나오셨군요! 그보다 짤 무엇ㅋㅋㅋㅋ 저도 잎차라고해서 막 영국 신사처럼 찻주전자에 끓여서 새끼손가락 들고 마시는 게 아니고ㅋㅋㅋㅋㅋㅋㅋ 라면끓이듯이 냄비에 물 끓였다 좀 식혀서 거기에 우려 먹어요ㅋㅋㅋㅋㅋㅋ 주전자따위 없습니다ㅋㅋㅋㅋ 저 되게 폼 안나는 여자에요ㅋㅋ
음 저도 좀 눕고 싶긴 한데 지금 누웠다 잘못해서 잠들면 오늘 아침에 있는 일을 못보는 대참사가 벌어질 것 같아서요...